때는 토요일 아침, 전날 늦게 퇴근하고 느지막히 일어나 게시판 눈팅을 하던 중에,
개막식 글들을 보고 급작스럽게 올림픽이 보고싶어졌습니다.
기왕 큰 맘 먹고 올림픽 보러 가는 거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인기 종목 쇼트트랙 피겨는 자리도 없거니와 사회 초년생이 보러 가기에는 너무 비쌌고,
바이애슬론 / 보드 / 루지 같은 경기는 실외라 너무 추울 것 같았고,
나머지 실내 종목은 시간이 너무 애매하더군요
여러 조건들을 제하고 나니 하나 남았습니다.
평창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 표를 찾는데,
표가 생겼다 사라졌다가 하길래 생겼을 때 바로 질러버렸습니다.
제가 보러간 경기는 바로
믹스더블 컬링인데요, 말그대로 남녀 각 1인 조합으로 컬링을 하는 경기입니다.
이기정 선수와 장혜지 선수가 대한민국 대표 믹스더블 컬링 선수입니다.
표 끊자마자 바로 강릉가는 KTX와 돌아오는 막차 버스를 끊고 출발했습니다.
청량리에서 타러 내려갈 때, 검색대를 통과합니다. 강릉까지 1시간 반이면 가더군요.
이왕 강릉 가는 거 최대한 빨리 가서 뭐라도 먹고, 찍으려고 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3시에 강릉에 오니 정말 사람이 많았습니다.
친구, 커플, 가족, 외국인, 기업에서 단체응원 오신 분들, 자원봉사자, 강릉 주민분들까지 아주 인산인해였습니다.
그 사이를 홀로 요리조리 빠져나와 짧게나마 밥도 먹고 관광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5시쯤 컬링 경기장 도착해서 들어가려고 하니, 들어가는 입구는 "북강릉IC방면"이라고 따로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삥~돌아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갈 때 티켓 확인 및 검색대 통과 절차가 있습니다.
기업 홍보부스, 전시물도 여러개 있지만 몇 개만 올려봅니다.
코카콜라
굿즈 판매샵 입구의 수호랑
내부 들어가자마자 찍은 사진
평창올림픽 기념 2000원짜리 지폐
지르고 나오니 반겨주는 기발한 외관의 맥도날드
저 디자인은 진짜 봐도봐도 감탄이 나옵니다.
올림픽 홍보 및 자기 어필을 하던 수호랑 로봇
여러군데에 있으므로 줄 없는 곳에서 사진 찍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코카콜라 핀 트레이딩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 알려진 취미 같지만, 앉아계신 분들 수집한 걸 보고 있자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돌고 돌아 경기시작 1시간 반 전, 컬링 경기장에 입장했습니다.
이렇게 휑했던 경기장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이하 경기장 내부 및 선수 사진 몇 장 올려봅니다.
몇 라운드 째였는지.. 마지막 스톤을 준비하는 장혜지 선수
컬질하는 핀란드 선수
경기 막바지, 운 좋게 담은 격려 사진
경기가 끝나고 악수하는 상대 스위스 선수들과 장혜지 선수
이기정 선수는 먼저 악수하고 코치쪽으로 갔습니다.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지만, 역시 경기장에서 보니 훨씬 재미가 있었습니다.
관객석에서 나오는 각국의 응원-쉽게 들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미국이나 중국 응원이지만-도 재밌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나되어 다 같이 박수치고, 환호하고, 탄식하는 것도 역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끝나자마자 막차를 타기위해 부리나케 "남강릉, 강릉역방면"으로 나와 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버스를 탄 뒤로는 택시타고 집에 오기까지 내리 잠만 잤네요.
굿즈샵 들렸다 나오니 손에 들려있던 굿즈들 사진입니다.
수호랑 인기가 은근히 많더군요.
아쉽게도?? 인면조 굿즈는 없었습니다.
글을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할 지 몰라, 갔다오고 느낀 점 등을 쓰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1. 교통편 : 올림픽을 맞아 무료 셔틀버스도 많이 돌고, 기존 노선도 무료로 이용 가능합니다.
다만 버스로 올림픽 이외의 관광지를 가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노선이 복잡한데다 어느 노선이든 사람이 서울 만원 지하철 뺨치게 많이 타고 내립니다.
역에서 경기장까지는 그렇게 멀진 않으므로 시간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도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차가 있다면 이동은 편할 것 같지만 주차가 곤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2. 음식 : 저는 원래 목적지가 있어서 다녀왔지만, 딱히 생각해둔 곳이 없으시다면
역 주변이나 터미널 주변이 어떨까 싶습니다. 처음 올림픽파크로 입장할 때 음식물 반입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네요.
경기장 내부에도 식당이 있습니다만, 여기도 줄이 매우 깁니다. 5시에 들어갔다가 줄 보고 나왔습니다.
3. 주전부리 : 저는 피자를 먹었고, 핫도그 주문한 사람, 떡볶이 주문한 사람을 봤습니다.
맛은 모르겠지만 저보고 또 가서 주문하라면 떡볶이나 어묵 주문하겠습니다.
4. 자원봉사자 및 경찰 : 곳곳에 자원봉사자 및 경찰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 자원봉사자분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분들께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더군요.
긴장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았지만 정말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저라면 더 못했을테니까요.
5. 올림픽파크 내부는 '비자'만 거래 가능합니다. 국내 신용카드고 뭐고 대응이 안 됩니다.
맥도날드 및 타 기업부스는 확인 못해봤습니다만, 아마 안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짧게 사진만 올리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이상 글을 마치겠습니다.
충동적으로 다녀왔지만, 다녀오고나서 후회는 없습니다.
서울 사시는 분들이라면 이색적인 데이트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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