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 레고 게시판에
레고 리뷰인지 건담 잡설인지 모를
이상한 이야기를 올려도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레고와 건담이 버무려진
비빔밥같은 이야기를 조금
들려드릴까 합니다 ^^
저는 건담을
좋아하는 아재입니다.
근데 ...
실제로 건담 애니를 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엥? ㅎㅎ)
^ ^;;;
지방 소도시 살던 꼬맹이에게
건담은 구하기 쉽지 않은 영상물이었든요.
물론 나중에 성인이 되어
퍼스트 건담을 정주행 하려고
시도해 본 적은 있었지만
진짜 재미 없...-_-;; 흠흠..
＼(*｀д´)∠ E=E=┌(;; -_-)┘
어쨌거나 시골 꼬맹이를
건담의 세계로 인도해 주었던 건
친구집서 만난 건담 대백과였습니다.
추억의 건담 대백과,
아직도 소장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
그 당시 로봇 덕후라면 필구템
무서운 군인 아재들이
호령하던 쌍팔년도에 발행된
대백과라 그런 걸까요?
이름도 쌍제트건담 ㅎㅎ
여담인데...
그 군인 아저씨 중 한 분께서는
우리들을 골치 아픈 정치로부터
눈을 돌려 자유를 얻게 하시려고
3S라는 정책을 폈다고 합니다.
Sports
Screen
그리고..
모빌 Suit (슈트)
＼(*｀д´)∠ E=E=┌(;; -_-)┘
그래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문화 소외 지역에 살던 저에게
이 대백과 사전은 정말 단비와도 같은
보물이었습니다. ^^;;
인물 설명부터 간략한 줄거리,
주요 기체 전반에 대한 상세한 설명,
애니 전투 장면의 스틸 촬영 컷 등...
(저는 특히 기체투시도를 좋아했습니다.)
아마 일본에서 발행된 것을
거의 그대로 옮기거나 편집해서
만들었던 거라 생각되는데
정작 애니는 보지 못했지만
방대한 세계관, 흥미진진한 스토리
뛰어난 메카닉 디자인과 작화 퀄러티
건담의 매력에 빠져드는 데는
이 백과사전 한 권이면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책으로....
건담을 배웠습니다. ^^;;
*
*
*
그로부터 한
10년쯤 지난 어느 날
책으로 건담을 배운
얼치기 건담 마니아에게
놀라운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때가 군 제대 후
처음 맞는 여름 방학이었는데
남들은 어학연수다, 배낭여행이다,
착실하게 스펙과 경험들을 쌓아나가며
저만치 앞서가는 것 같은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마음만 그저 다급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무료하고도 초조한
첫 여름 방학을 보내던 중...
강남 코엑스에서
건담 월드 박람회가 개최되는데
한국 최초로 실물 크기 18m의
건담이 전시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 포스터의 광고 문구를 보면
경악! 전장 18m 실물크기 건담!
출처 입력
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시... 실물 크기?
18m?
동네에 새 호프집만 Open 해도
두 발 벗고 뛰어나갈 판국에
얼치기 건담 마니에의 귀에 접수된
실물크기 18m 건담의 전시 소식
그때 그 소개 기사입니다.
(시간 나시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14010000/2001/08/014010000200108221855010.html
'기동전사 건담'이 한국에 온다 : 경제 : 하니리포터
[an error occurred while processing this directive] 하니리포터 > 경제 '기동전사 건담'이 한국에 온다 반다이 코리아는 오는 8월25일과 26일 양일간 삼성 COEX 컨벤션 홀과 오디토리움에서 '건담월드 2001'을 개최한다.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다양한 매력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대형 이벤트이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한국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방송되지 않았지만, 프라모델 등을 통해 그 이름을 널리 알고 있다. 원작의 ...
legacy.www.hani.co.kr
행사를 요약해 보면
크게 네 가지의 어트랙션이
있었습니다.
1. 시어터 존
건담의 매력을 설명키 위해
건담 역사와 세계관을 압축 정리하여
짧은 영화로 상영하는 존
2. 오퍼레이션 룸
실제 크기(18m)의 RX-78 패널 사용
모빌 슈트의 스케일감을 실물크기의
박력으로 구현.
3. 디오라마 존
건담 시리즈의 역사를 프라모델을
사용하여 디오라마로 소개
톱 모델러들의 20작품 전시
4. 배틀 존
대형 스크린과 입체 음향을 이용하여
박진감 넘치는 건담의 전투를 체험
+
거기다 700명 선착순으로만 주는
한정판건담 피규어
이거슨 도저히 안 가고는 못 배길
풍성한 이벤트였습니다.
비록 얼치기 건담 마니아였지만
우리나라에서 실물 크기의 건담을
가장 빨리 만난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물론 선착순으로 주는 피겨도^^;)
그래서 좋은 입장 순번을 받기 위해
하루 먼저 도착해서 밤샘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사실 다음날 아침 일찍 가도
700등 순위 안에 들어갈 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좋아하는 거라면, 어떠한 고생도 사서 하는
마니아로서의 '열정'을 한번 느껴 보고 싶었습니다.
정확히는 열정을 부려(?) 보고 싶었달까요?
아빠 넥타이를 목에 걸고 멋부리던 아이처럼.
그래서 행사 시작 하루 전
코엑스행 지하철이 거의 끊길 무렵
전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도착해보니 전시장 근처에는
부지런한 동지들이 벌써 삼삼오오
모여 있더군요.(역시나..)
그 당시 스마트폰이 있나, 아이패드가 있나
가진 건 입밖에 없던 그 시절
심심해 보이는 동지들 몇에게
어디서 오셨냐며 슬쩍 인사를 붙이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정보 교환의 장이
벌어졌습니다.
이 행사서 주는 한정판 피규어를 노리고
지금 일본에서 엄청난 인원의 오타쿠들이
대거 입국 했다는 음모론부터
(역시 일찍 오길 잘했어!!)
이번에 전시할 18m 건담이 실은
일본서 미리 전시했었던 건담을 들여 오는 건데,
이게 머리도 움직이고 눈에서 불빛도
나온다더라~는 희망론까지...
(그 정도일줄은 몰랐는데..+_+)
저는 그렇게 동지들과
가슴 벅차 오르는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면서
지루하게 버티고 있던 여름밤을 조금씩 밀어 내고
대망의 박람회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개장 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관람객들이 끊임 없이 밀려들어와 저희 뒤쪽으로
긴 꼬리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어디선가 나타난 관계자들과 행사 진행 요원이
분주히 움직이며 입장을 준비했습니다.
10시가 되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드...드디어...)
입장과 함께 진행요원으로부터
한정 피규어를 포함한 여러 기념품을 받고
첫번째 어트랙션인
시어터 존으로 들어 갑니다.
「시어터 존」
말그대로 극장입니다.
거대한 스크린에
건담 소개 영상이 비춰집니다.
79년 방영했던 TV판 기동전사건담
1화의 내용이 소개되기 시작합니다.
앞서 잠깐 이야기했던 것처럼
전 그때 까지도 단 1편의 애니도 보지
않았던 건담 마니아였습니다.
손바닥만한 백과사전,
끽해야 모니터로만 봤던 건담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크허허허.. 주모....ㅠ_ㅠ)
민간인이었던 주인공 '아무로'가
우연히 퍼스트 건담 RX-78에 탑승하여
자쿠를 두동강 내며 물리치는 내용이 펼쳐집니다.
그 때 아무로가 매뉴얼을 뒤져가며
속성으로 조작법을 공부하여
처음으로 건담을 일으켜 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갑자기
객석의 동지들로부터 터져나오던
우뢰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 소리!!!
와!! 짝짝짝짝 ~
참고로 1화 제목이
'건담, 대지에 서다'입니다. ^^
이는 건담 첫 등장에 대한
상징적 표현 문구일 뿐 아니라
건담 역사상 첫 실전 데뷔 과정을 그린
에피소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그 전설의 시작과도 같은 기립 장면에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아... 이것이 건담의 팬덤이구나
ㅠ ㅠ)
얼치기 마니아는 뜨거운 동질감을 느끼며
함께 열렬한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짧은 소개 영상으로 워밍업을 마친
저와 동지들은 극장 옆구리의 방음문을 통해
드디어 두번째 어트랙션에 들어갑니다.
「오퍼레이션 룸」
진행 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어둡고 광활한 전시장 내부로 안내됩니다.
벌써부터 몸과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초대형 스피커의 웅장한 베이스음과 각종 효과음은
우리들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 시켜줍니다.
그리고 일순 전시장 한가운데로
모아지는 하이라이트 조명들!!
저기다!!
저게 바로
실물 크기
18m 짜리 건담....이
아니라...
.... 브... 브로마이드 ??
(￣△￣);;
네..
정확하게
18m 짜리 현수막이
걸려있었던 겁니다.
이 대단한 사진을
누군가 보관하고 있었네요 ㅎㅎ
제가 좋아하는 투시도 스타일도 중간중간 보입니다.
지금보니 다리도 발목에서 짤림. -_-;;
그리고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이 현수막 한 켠에는 공사할 때 쓰는
아래와 같은 유압 리프트에
연합군 복장을 한 사람이 올라타서는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건담의 주요 파트에 조명을
비추어가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부분의 기능이 어쩌고 저쩌고...
저 현수막 건담 + 유압 리프트
프리젠테이션을 본 순간
희망과 설레임의 스팀팩으로
밤을 꼴딱 새며 버텨온 나의 의식은
그만 저~ 먼 안드로메다로...
신문 기사의 홍보 문구를
다시 한번 확인해 봅니다.
모빌 슈트의 스케일감을 실물크기의
박력으로 구현.
출처 입력
실물 크기의 박력으로 구현?
햐~
이거 누가 쓴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기똥찹니다.. 거짓말이 아니네요.
18m 현수막을 이렇게 표현해 내는
능력이라니.. ㄷ ㄷ ㄷ
그 다음 순서였던
디오라마 존, 배틀 존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 것을 보면
아마 당시 받았던 충격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지
건담 높이가 18m라는 건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는 그렇게 속은 내가 바보지..
라고만 생각하고 말았지만
지금 같았으면, 푸른기와집 청원 게시판에
공연 사기로 처벌을 건의 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공수처(공연 사기 전담 수사처)신설을
촉구하면서요
남는 건, 사진과 기념품뿐이라던데.
이제 남은 건 기념품 몇 가지와 더불어
씁쓸했던 추억이네요. ^^
그래도 그때 받은 기념품 중
투명 건담 피규어는 나름 괜찮은 퀄러티였습니다.
기본 무기들이 포함 되어있어
꽤나 괜찮은 구성이었고
가끔 2001년 코엑스 건담 월드를
추억하는 소재로 애용되었습니다.
그렇게 몇년간 방치 되었던 이 투명 건담은
건담 본연의 영역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부활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 곳은 바로 다름 아닌 '레고'
이후 어쩌다 보니
레고를 이용한 창작을 취미로 삼게 된 저는
하나의 제품 세트만 가지고 창작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사실 세트가 하나 뿐 였기 때문에 진행한
것이기는 합니다. ^^;;)
어쨌거나 시스템 계열 레고 중
유일하게 보유중이었던 4404 랜드버스터를
이용하여 '4404 2nd 모델 만들기'에
도전 해 보았습니다.
└ 당시 유일하게 보유했던 제품, 4404 랜드버스터
(Released 2003, Elements 772 )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뉴비틀, 에바00기, 운동화, 아키라바이크
등등 10 종의 대체 모델을 만들어 내었고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테마가 바로~
'경운기'였습니다.
그리고 투명 피규어 건담이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경운기에서
담당했던 역할은
경운기 드라이버 !!
탈탈탈탈~
레고와 건담의 첫 콜라보!!
경운기 모는 건담은 이렇게 탄생되었습니다.
전부터 건담과 레고가 관련된 이야기를
한번 써봐야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올해가 건담 40주년이라는 소식을 듣고
아직 많이 부족한 지식과 경험이지만
더 늦어버리기 전에 시작 해 봅니다.
건담과 레고 이야기.
건담, 레고를 만나다.
<계속>
2편으로 이어집니다.
'Real Grade Gundam'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18/read/3056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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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딩이 긴 플스2건담 게임... 솔직히 제 인생 최악의 건담 페스티벌중 원탑이었네요 | 20.08.26 16: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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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여!! 반갑습니다. ㅠ ㅠ | 20.08.27 0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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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받으셨어요.. 그 허탈함이란.....20년여가 지난 지금 루리웹에 글을 올리게 만들었습니다 ㅠ ㅠ | 20.08.27 06: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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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입에 착착 붙지 않나요? ㅎㅎㅎ | 20.08.27 06: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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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 것 까지 기억해주시는.. ^^;; 이제는 4404 가지고 계신분들 많지 않쥬~. ㅎㅎ | 20.08.27 09: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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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 건담 ㅋㅋ. 왤케 웃기져!! ㅋㅋ | 20.08.28 22: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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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 역시 안뜯은채로 보관해야 ㅎㅎ. 근데 아마 변색이 왔을 거 같아요 ㅎㅎ | 20.08.28 22: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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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동지가 계시네요 ^^ | 20.08.28 22: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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