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중의 3성 업장인 JL Studio에 방문 했습니다. 제가 여행하면서 다니는 레스토랑 중 가장 좋아하고, 또 여러번 방문한 타이베의 Nobuo를 추천해줬던 사람이 높이 평가하길래, 전부터 꼭 한번 가고 싶었네요. 저같은 경우 1년에 세번은 포켓몬고의 대형 행사 참여차 해외로 나가는데 이번에도 타이난에서 열린 칼로스 투어 참석 하는 와중에 짬을 내어 방문 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건 대만 특산 피카츄 입니다.
제 테이블에서 보이는 풍경 입니다. JL Studio에서는 싱가폴 전통 요리를 베이스로 해서 여러 동남아 요리들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킨 요리가 나옵니다. 중간 중간 김풍 작가 마교 요리 마냥 웃으면서 먹을 수 있는 접시들이 좀 있었고, 전체적으로는 심플한 외견 아래에 디테일이 숨어있는 모습에 감탄하게 됩니다. 맛은 재료에 대한 호불호 없이 직관적으로 맛있고, 동남아 요리 베이스라 향이 강한것이 특징 입니다.
바로 첫번째 코스, 말레이시아에서 유래하고 싱가폴에서도 자주먹는 뇨냐식의, 일종의 매운탕을 차가운 애피타이저로 재 해석한 요리 입니다. 주 재료는 방어이고, 방어회와 jackfruits라고 해가지고 일종의 두리안 친척 쯤 되는 과일을 무로 감싼 다음 starfruits로 국물을 낸 스프를 부어 줍니다. 그리고 스포이드로 삼발 핫소스를 떨어뜨려 주네요.
전체적으로 새콤 달콤한 가운데 저 방울 방울 떨어뜨린 소스가 꽤 매웠습니다. 노란색이 대만산 jackfruits, 거기 섞인 코리엔더와 함께 적절한 킥이었습니다.
메뉴에 없이 나온 새우 요리…레드 슈림프라는 설명이었는데 우리말 품종명은 잘 모르겠네요. 사진에 잘 안보이지만 중간 중간 마디마다 소스 방울이 떨어져있고, 거품 아래에도 따로 소스가 있습니다. 거품 아래의 소스는 발효장 계열로 전체적으로 달콤한 가운데 아주 약간의 맵기가 있는 정도 입니다. 일단 거품과 소스를 따로 맛보고, 새우를 한마디 썰어서 함께 혹은 따로 맛본 다음 방울 진 소스가 있는 마디로 입가심을 하는 느낌으로 즐겨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이날 먹었던 요리 중 가장 인상깊었던 세가지 중의 하나, 대만과 싱가폴 특유의 오믈렛을 재해석한 요리입니다. 계란은 거품을 내고, 안에 프랑스의 질라르도 굴과 바다 포도, 타피오카 젤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중간 중간 아삭거리는 생 야채가 씹혀서 텍스쳐가 너무 흐물 거리는걸 방지하고 향에도 첨가가 되는 느낌 입니다.
식감의 단계적 변화가 굉장히 인상적 이었습니다. 거품낸 계란에서 굴의 연한 부분, 단단한 부분의 육질에서 타피오카 젤리와 바다 포도의 탱글거림, 마지막으로는 야채의 아삭거림까지 맛과 식감이 전부 만족 스러웠고, 심플 그 자체인 외견에 비해 굉장히 여러가지 고려가 되어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싱가폴 전통의 국수 요리, 락사의 JL Studio 버전 입니다. 오너 셰프인 지미 림 셰프가 직접 서빙해 주었네요. 위에 생선은 우리나라에서는 메로라고 자주 부르는 비막치어 입니다. 보통 락사가 코코넛을 쓰는데 비해 여기는 파인넛, 즉 잣을 써서 부드러움을 더 강화했다는 설명 입니다. 잣은 소스 뿐만 아니라 건더기로도 씹히고 죽순을 넣어서 식감도 주려고 시도 하였습니다.
아주 맛있었지만 오리지널을 못 먹아봐서 코코넛 밀크가 국물의 베이스가 되었을때와의 차이를 비교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쪽도 간단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 여러가지가 들어가있는 식으로 오늘 코스는 전체적으로 그러한 테마로 설계된 느낌이 들었네요.
단언코 오늘 가장 맛있었던 코스, 산크리스트 어원 상 빵을 뜻하는 로띠, 그 중에서도 로띠 프라타의 재해석 입니다. 역시 지미 림 셰프가 직접 내왔고, 본인도 자랑 스러운지 설명할때 눈이 유난히 반짝 거리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그럴만도 했구요.
일단 빵은 윗쪽 반은 밀푀유, 아랫쪽 반은 브리오슈 입니다. 두가지의 식감을 함께 즐기기위해 세로로 반으로 갈라 먹어보라고 권유 받았습니다. 빵 안쪽에는 매운 소스와 새우로 국물을 낸 스프레드가 발라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 흰 스프 같은 건 윗쪽 층은 버터, 아랫쪽에는 매운 카레 아이스크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버터는 뜨겁게 내왔구요. 빵을 한번에 덩크해서 뜨겁고, 차갑고 또 밀푀유의 바삭거림과 브리오슈의 부드러움까지 한꺼번에 맛보는게 포인트 입니다. 거의 흡입하듯이 먹어 치웠네요.
메인 산 랍스터에, 가운데 넓게 펴진 것은 대만산 자색 고구마를 반죽에 섞어 만든 국수에, 같은 재료로 소스를 내고 진주 양파를 위에 조금씩 썰어서 내왔습니다. 오늘 먹었던 요리 중 가장 단순하고, 그냥 아는 맛이라 잘 만든 점을 좋게 보더라도 제일 인상에 덜 남는 한 접시 였네요.
메인, 훗카이도 산 립아이 스테이크와 싱가폴의 가정식 정찬을 재현한 반찬 모듬 입니다. 우선 스테이크는 미디움으로 적당히 잘 구워져서 내왔구요. 반찬은 왼쪽부터 히카마 피클, 대만산 야채 (local green이라는 설명), 바나나 잎과 바나나 튀김, 마지막으로 새끼 매오징어 입니다. 이게 가정식 구성인 만큼 밥도 함께 나왔는데 서로 다른 세가지 품종의 쌀을 섞어서 약간의 버터와 사프란으로 향을 내서 내왔습니다.
디저트 전 입가심, 말레이시아의 나시 레막을 디저트로 재해석한 셔벗 요리 입니다. 나시 레막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코코넛 밀크와 판단 잎의 맛이 다 느꺼지구요, 온통 하얀 가운데 특유의 매콤함과 멸치 맛과 오이 맛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김풍식 마교요리 1번이네요.
제가 술을 하지 않는 관계로 넌 알콜 페어링을 주문 하였습니다. 전부 모아서 한컷 찍어 봤습니다.
김풍식 마교요리 2번, 큰 사진에서 보이는 반쪽짜리 달걀을 통째로 입에넣어 즐기는 시그너쳐 디저트, 요쿤 카야 로티 입니다. 카야 토스트와 커피 한잔을 통째로 한입 디저트로 재현 하였습니다. 첫번째로 놀라울 정도로 재현도가 높고, 두번째로는 달걀 껍질까지 입에 넣지만 실제로는 달걀 껍질이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지요. 역시 지미 림 셰프가 직접 내왔고, 사실 싱가포르 카야 토스트의 정식 명칭인 야쿤 카야 로티에 지미림 셰프의 중국어 이름인 Yaw-Kun을 섞은 말장난 이라는 점을 설명으로 들었습니다. 싱가폴 요리를 코스로 접한건 처음이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맛있었다는 소감을 전달했네요.
같이 나온 디저트, 이름을 놓친 야채로 만든 스펀지 케잌과 장미수를 속에 넣은 초콜렛 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만의 제철 과일 입니다.
서비스와 업장 분위기, 예약을 잡을때의 커뮤니케이션까지 흠잡을데가 없었고, 세시간에 달하는 식사 내내 맛이 없던 접시가 없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3성 업장 치고 가성비도 나쁘지 않은 편으로 뉴욕의 정식당의 반값 정도의 가격이 나옵니다.
현재 코스는 단순한 외관아래에 여러가지를 숨겨놓는 방식으로 전개를 하였는데, 이전에는 훨씬 화려한 프리젠테이션을 보여주기도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타이난과 타이베이에서 고속철로 40분 정도 거리이니, 메뉴가 바뀌면 꼭 한 번 더 가보고 싶네요.
스크롤 압박이 있었지만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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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수정 하겠습니다. | 26.03.08 1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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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전에 찾아보았습니다만, 로띠의 어원은 산크리스트어가 맞는데, 프라타는 말레이 어고, 이 둘을 합쳐서 쓰는건 싱가폴 호커 문화권 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카야도 야쿤 카야 로티 라고 하길래 말레이 어마냥 싱가폴에서 쓰는 말이 따로 있겠거니 짐작 했었습니다. | 26.03.08 1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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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타는 힌디어로 납작하다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합치면 납작한 빵이라는 뜻이 되겠죠. 싱가폴은 말레이, 화교, 인도 등 다양한 문화권이 섞여있고 로띠 프라타는 싱가폴로 넘어온 인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식 이지만 한식이 되어버린 짜장면하고 비슷한 느낌이겠네요. 호커 센터 (Hawker) 는 개방형 푸트코트를 뜻하는 말이고 호커 문화권은 적합하지 않은 표현 같습니다. 말씀하신 표현이나 음식들이 싱가폴에서 즐겨쓰는 건 맞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싱가폴어는 따로 없습니다. | 26.03.08 18: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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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타가 말레이어가 될 수 없는게, 말레이에서는 같은 음식을 로티 차나이라고 부릅니다 | 26.03.08 19: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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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쿤 카야는 싱가폴에서 가장 유명한 토스트 가게 브랜드 명입니다. 카야는 말레이어이고, 야쿤 카야에서 파는 카야잼 토스트가 가장 유명합니다. | 26.03.08 19: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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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알고 있는 게 많았네요. 많이 배워갑니다. | 26.03.08 19:1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