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칠레 사람인데 이번에 아이의 첫 돌을 기념해서 가족들 방문도 할 겸 칠레 여행을 갔다왔습니다. 음식 먹은 것들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 1-3일차 (산티아고) ***
칠레의 국민 음식이라고 하면 꼼쁠레또(Completo)라는 핫도그에 아보카도와 마요네즈, 사우어크라우트와 토마토등을 얹은 음식이 있는데, 도미노라는 체인점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피자 체인 아님? 하고 물어봤더니 칠레에서는 이쪽 도미노가 먼저라고... (물론 도미노 피자도 칠레에 들어와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건 프랑크라는 새로 나온 메뉴로 브리오쉬 빵에 콘프레이크와 아보카도 치즈 바베큐 소스등이 들어있었네요. 긴 비행 끝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입니다.
던킨 도너츠가 할로윈이 다가오는 시기에 맞춰 도넛들을 재미있게 바꿔놨네요. 칠레에는 만할(manjar)이라고 하는 우유 베이스로 만든 카라멜 소스 재료가 있습니다, 맛은 카라멜 캔디 맛 생각하면 비슷하실거에요. 아르헨티나등 다른 나라에서는 둘세 데 레체라고 불리기도 하죠. 하지만 여기서 둘세 데 레체라고 하면 눈으로 심한 욕 들을 겁니다. 칠레랑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하고 일본 같은 느낌이거든요. 여하간 대부분의 간식 판매점에는 만할이 들어간 뭔가가 있는데 역시 칠레 던킨 도너츠에도 만할이 들어간 도너츠가 있네요.
코스따네라 센터라는 곳에서 쇼핑을 마치고 4층의 푸드 코트에 올라가서 엘 아뽀네스라는 일본 음식점 프렌차이즈에 갑니다. 보통의 스시도 팔지만 여기서는 닛케이 스시라는 걸 시켜서 먹어봅니다. 닛케이 스시는 페루에 이민간 일본사람들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페루식 스시인데 페루 음식 재료를 사용하고 특유의 소스를 끼얹는 등 일반적인 스시와는 식감과 맛이 다릅니다. 굉장히 맛있으니 기회가 되면 드셔보길 바랍니다.
아라우꼬 공원 쇼핑몰이라는 몰에서 세씨봉이라는 길거리 카페에 들립니다. 점심 스페셜 메뉴중 하나인 참치 육회 (타타키) 샐러드. 양도 나쁘지 않고 굉장히 신선한데 가격이 9900 페소 (대략 만 오천원, 1000페소가 1500원 정도입니다). 정확하게 육회는 아니고 약간 소스에 버무러져 있는데 상큼한 것이 샐러드랑 같이 시킨 패션프루트 레모네이드랑 잘 어울립니다. 우리 입장에서야 참치 육회가 만오천원? 이지만 현지인 기준으로는 비싼거 맞습니다. 샐러드도 아보카도가 들어있습니다. 이 나라의 아보카도 사랑은 진심이에요.
숙소에서 간단히 저녁대신 먹는 음식. 첫날 간 도미노에서 남은 튀김 음식들과 선물로 받은 알파오레스(Alfajores) 그리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아우스트랄 깔라파테 에일 맥주입니다. 아우스트랄 양조장은 칠레 남쪽에서 제조하는 양조장인데 한때 빙하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깔라파테(Calafate)는 블루베리 비슷한 열매로 칠레/아르헨티나 남쪽인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만 나는 열매인데 깔라파테를 먹으면 파타고니아로 돌아오게 된다는 민담도 있습니다. 저도 먹었지만 언제 다시 가보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ㅠㅠ
저 맥주를 처음 먹었을때 인생에서 베스트블레테렌 12 다음으로 맛있는 맥주라고 생각했었는데 일단 약간 묵직한 베스트블레테렌하고는 정 반대로 가벼운 청량감이 올라오면서 지나치지 않은 과일향과 홉이 적당하게 맞춰진게 에일임에도 라거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제가 너무 좋아해서 장인 어른이 갈 때마다 4개들이 한 박스씩 사주시네요. 그런데 역시 맛있는 맥주는 숨길 수 없는지 2022년 월드 베스트 맥주 과일향 맥주부문 칠레 우승자라고 스티커가 붙어버렸습니다. 나만의 작은 맥주였는데...
알파오레는 칠레 전통 간식인데 초코파이같은 비주얼이지만 더 단단하고 속에는 잼이나 만할이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견과류까지 들어있으니 맥주하고 너무 잘 어울리네요.
*** 4일차 (발파라이소) ***
수도인 산티아고에서 와이프의 고향인 발파라이소로 가는 도중 들린 휴게소. 여기에서도 할로윈 스페셜로 과자등을 판매중이고 장식도 해놨네요. 위에 달려있는 꼼쁠레또 광고가 인상깊습니다. 여기서 왼쪽에는 조리된 음식을 파는 장소가 크게 있습니다.
파는 간식들의 종류도 다양하네요. 익숙한 것들부터 잘 모르는 것도 많습니다. 오른쪽 아래의 트렌시또, 슈퍼8, 촉맨정도면 국민 간식입니다. 이런 매대가 한 3개 정도 늘어서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겉표지에 뭔가 검은 딱지들이 붙어 있는데 각각 당 함량 높음, 칼로리 높음, 불포화지방 함량 높음, 소금 함량 높음의 경고입니다. 칠레 사람들도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어서 정부에서 실시하는 방침인데 사람들은 오히려 저게 많이 붙어 있을수록 맛있는 음식이라고 농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침으로 먹는 달걀/베이컨 빵과 오렌지 주스/요구르트. 요구르트는 아이 주고 나머지는 제가 다 먹었습니다. 올때마다 느끼는건데 저는 "칠레 식재료의 신선도는 차원이 달라" 병에 걸려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고향의 맛.jpeg 참고로 칠레 맥도날드에는 아보카도가 들어있는 햄버거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네요). 이 나라의 아보카도 사랑은 진심이에요.
발파라이소에 도착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페루 음식점 프렌차이즈인 사존 나즈카(Sazón Nazca)로 향합니다. 갑자기 왠 페루 음식? 하시겠지만 여기 정말 맛있거든요. 올 때마다 들리는데 인기가 많아서 여기저기 분점이 있지만 빅토리아 광장 옆의 이 곳이 제일 맛있다고 장인어른이 말해주십니다.
김이 올라오는 갓 나온 따끈한 빵에 나온 소스를 발라 먹습니다. 옆에 시킨 음료는 치차 (Chicha)라는 포도를 발효시킨 남미 술입니다. 달콤한 맛에 계속 마시다가는 훅 갑니다.
최애 칵테일중 하나인 피스코 사워. 피스코 사워는 페루하고 칠레가 누가 오리지날인지 분쟁이 있는데 두 나라에서 만드는 방식이 약간씩 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달걀 흰자 거품이 들어간 페루식을 좋아해서 맨날 와이프한테 피스코는 페루산이 짱이라고 놀리는데 와이프도 사실 마추피추 마을 기차역 맞은편 2층 식당에서 같이 마셨던 피스코가 넘사벽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분을 삭이면서 넘어가는 게 일상이었죠. 하지만 며칠 후에 인생 피스코를 마시게 되는 일이 생기네요. 어쨌거나 여기 피스코는 여느때처럼 강합니다.
스테이크에 해산물이 들어간 랍스터 크림으로 만든 소스를 들이부었네요.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유카 (카사바) 튀김. 유카는 버블티에 들어가는 타피오카를 만드는 전분을 뽑아내는 뿌리 채소인데 씹으면 달고 맛있습니다. 와이프는 세비체라는 해산물 샐러드를 시켰네요. 소스에 들어가는 레몬향이 강한데 저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장인어른은 고기와 리조또가 같이 나오는 음식. 한때 정육점을 운영하셨던 분이라 고기가 없으면 식사가 아니라고 하실 정도입니다 (아니 근데 항구 도시가 고향인 분이...) 옆에 식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음식 사이즈가 꽤 큽니다.
식사를 하고 있자면 이렇게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시는 분들이 가끔 들어와서 연주를 합니다. 딸아이가 정신놓고 구경중이네요. 이러다가 밴드 따라다니는 그루피 되는거 아니냐고 했다가 등짝 스매싱이 날아옵니다. 관심을 보이면 테이블까지 와서 연주해주시기도 합니다. 연주가 끝나면 몇백페소에서 천페소까지 팁을 드립니다 (천페소부터 지폐가 있어서 한 장 드리면 편하네요).
*** 5일차 (발파라이소) ***
2주동안 있을 예정이므로 식자재 쇼핑을 옵니다. 여기는 칠레의 이마트같은 줌보(Jumbo)입니다. 엄청 크고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줌보 발파라이소점이라고 적혀있네요. 캐릭터가 코끼리인데 코끼리 인형도 팔고 왼쪽 가게 안쪽에 보면 큰 인형 사진찍으라고 전시도 해놨습니다.
쇼핑 전에 먼저 아침을 먹습니다. 츄라스코 3장을 달걀하고 같이 빵에 끼워주는 샌드위치인데 츄라스코는 보통 브라질 바베큐를 연상하시겠지만 칠레에서는 츄라스코라고 하면 저렇게 양념이 된 고기를 얇게 썰어서 샌드위치에 넣을 용도로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간이 조금 쎈 데 빵하고 같이 먹는 거라 밸런스 좋고 맛있습니다. 커피는 말리 커피 브랜드인데 말리 커피 맛있네요.
남미식 만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엠파나다. 집에서 해먹을 수 있게 냉동으로 팝니다.
제가 칠레에서 제일 좋아하는 초콜렛 바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헤이즐넛이 들어간 사네누스를 꼽을텐데요, 사네누스 맛 요구르트 간식이 나와 있어서 아침으로 먹을 겸 집어들었습니다. 칠레에는 이런 요구르트 간식 (약간 고체화된 요구르트)들이 많이 나와 있네요.
아보카도를 만져 보시면 아시겠지만 딱딱하고 어떻게 먹어야 할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며칠 놔두면 물렁해지면서 먹기 좋을 때가 옵니다. 이때 껍질째 반으로 자른 다음 껍질을 숟가락으로 발라내고 슬라이스로 먹던지 잘게 갈아서 빵에 발라먹던지 하는 건데요 (소금 간을 적당히 합니다). 여기는 당장 오늘 먹을 수 있는 것/내일이나 모레 먹을 수 있는 것/좀 더 지나야 하는 것 등으로 세분해서 팔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아보카도 사랑은 진짜에요.
신선한 나머지 냉장고에 넣을 필요가 없는 팩우유들이 줄을 서서 진열되어 있네요.
이 나라도 술에는 진심이라 마트 한 쪽이 그냥 술 진열입니다. 칠레라면 유명한 자국 와인부터 맥주나 다른 술들도 많습니다.
떼레모또는 지진이라는 뜻인데 화이트 와인 + 파인애플맛 아이스크림 + 시럽을 섞은 칠레산 칵테일입니다 (재료가 술이 아닌게 많이 보이는데...). 이름이 지진인 이유는 달콤한 맛에 술술 들어가다보면 어느새 지진이 난 거 처럼 걷기기 힘들어져서라고 하네요 (술취하면 땅이 올라와서 면상을 강타하는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보네요 ㅎㅎ). 보통은 집에서들 타 마시는데 미리 만들어져서 나오기도 하네요.
공식이 말아주는 잭앤코크. 7% 정도이고 왠지 김빠진 맛이 났습니다. 공식이 뭘 알아!
아침 시리얼이 가득한 선반인데 뭔가 이상한게 느껴지시는지요? 겉 표지에 캐릭터같은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영양이나 맛이 아닌 캐릭터를 따라서 시리얼을 선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이라고 하네요.
예를 들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이 분도 여기서는 말 그대로 숟가락만 얹었네요.
장인어른이 추천해주시는 냉동 츄라스코 고기.
이 츄라스코는 줌보 식당에서도 쓰고 있는 고기라서 믿음이 갑니다. 3장이 들어있어서 샌드위치 하나에 딱 알맞네요.
장인어른이 추천해주시는 냉동 햄버거 패티. 포장만 봐도 나는 남자! 고기 먹는다! 라는 느낌이 오는 포장입니다. 맛있어서 나중에 하나 더 샀습니다.
발파라이소 시청? 도청? 옆으로 돌아가면 꾸밍이라는 관광지틱한 곳이 나옵니다. 발파라이소는 항구도시지만 언덕이 많은데 여기를 또 올라갈거에요. 사실 여기는 주말 밤에 오면 이것이 보헤미안이다 희망편! 같은 느낌으로 분위기 살아나는 곳입니다만 우리는 이제 애기가 있어서 밤에는 올 수가 없어요 흑흑
와이프가 자주 먹던 튀긴 생선 요리 가게. 위의 지도에 15번 가게네요.
그런데 메뉴에 한국식 소스?와 생선 튀김이 있어서 혹시 들어가는 코리안 소스 뭐냐고 물어보니까 스리라차랑 레몬...지구-31의 한국입니까 아주머니
중간중간 언덕을 올라가는 푸니쿨라가 도시 여기저기 있어서 그 중 하나에서 줄서서 기다리면서 아까 사온 튀긴 생선을 열어봅니다. 실하네요.
타고 올라가면 이런 느낌
알레그레 언덕이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길에 줄서있는 레스토랑들 앞에서는 호객행위가 있었는데 해산물이 먹고 싶어서 좀 비싸보였지만 엘 떼랏(El Terrat)이라는 여기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1층/2층은 카페고 3층이 식당이라고 해서 또 계단을 한참 올라갑니다만...
...그럴 가치가 있었네요. 이 식당의 뷰가 최고의 뷰지(...)
저녁이라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5시 경) 아무도 없어서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저희가 앉자마자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카페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QR코드 메뉴를 열어봅니다. 스텝이 영어를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저는 IPA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라고 해서 먹어봤습니다. 해산물하고 잘 어울리네요.
와이프가 시킨 참치 타타키. 산티아고랑 비교해보기 위해 시켰는데 그냥 관광지 레스토랑 음식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맛있었습니다. 칠레 식재료의 신선도는 세계 제이이이일!
저는 세비체를 시켰는데 물론 맛있었지만 배를 채우기에는 조금 부족했습니다. 옆 테이블을 보니 고기 요리를 시켰으면 정말 맛있었을 거 같은 비주얼의 요리가 나와서 만약 다음에 또 온다면 그걸 시켜봐야겠습니다.
언덕을 다 내려와서 지나가는 길에 들린 스테파니 베이커리. 1949년부터 시작했다고 적혀있네요.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서 온 폴란드 사람이 시작한 곳이라고 합니다. 굉장히 작은 곳입니다만 분위기가 좋아요. 그리고 독일 제과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와이프는 학생때 여기가 좀 가격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나쁘지 않다고 하네요. 서는 곳에 따라 공기가 달라지는...
벨리너 도넛 하나 집어들고 나옵니다.
밤에는 출출해지니 간식을 꺼내봅니다. 트렌시또는 원래는 초콜렛인데 브라우니 쿠키로도 만들어져 나왔네요. 원래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차 그럼이 그려져 있어야 되는데 점차 기차 그럼은 없어지고 이름만 남았다는 트렌시또...또르륵 하지만 맛있어서 다 먹었습니다.
치즈맛 라미따는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짭짤하고 맛있네요. 맥주랑 술술 들어갑니다.
대각선으로 접어서 열면 한쪽에 있는 시리얼이 다른 요구르트쪽으로 떨어져 섞이는 간식. 중간에 작은 숟가락이 들어있습니다. 간단한 아침으로 좋네요. 하지만 시리얼이 양이 적어서 위 사진에 보이는 작은 초코 크리스피 백을 하나 더 사서 나중에 채워 넣습니다.
낮에 샀던 사네누스 요구르트는 결국 또 나중에 또 사게 됩니다. 왼쪽의 간식은 아이 몫.
*** 6일차 (비냐 델 말) ***
집에 잠시 들러서 쇼핑한 걸 내려놓고 친척들을 만나러 다시 나갑니다. 더워서 산 아이스크림인데 발파라이소에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네요. 한 입 베어먹을 시간도 없이 또 나섭니다.
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바로 옆 도시인 비냐 델 말 (Viña del Mar)이라는 해양 휴양지 도시로 왔습니다. 여기는 약간 부촌답게 거리도 예쁘고 깔끔하고 그러네요. 발파라이소가 약간 거칠거칠한 면이 있다면 여기는 좀 샤방한 느낌?
와이프 사촌과 친척 어른을 만나러 Boca Chica라는 여성들만 일한다는 카페로 왔습니다.
칠레의 저녁은 사실 우리처럼 저녁밥을 많이 먹는게 아니라 온세(Once)라고 하는 티타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경우 온세는 빵과 버터, 아보카도, 햄과 치즈등을 가지고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곁들여 빵을 먹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당일 저녁에 먹을 빵과 아보카도를 그날 사는 사람이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빵이 신선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틀에서 삼일 정도 놔둬도 괜찮습니다). 또는 위처럼 간단한 음식을 먹는 것도 온세라고 해도 되겠네요. 그래서 처음엔 저도 아니 왜 이 사람들 저녁을 안 먹지? 그랬는데 이제는 적응을 했습니다.
와이프의 사촌이 여기를 오자고 한 이유는 엠파나다가 맛있는데 특히 만할이 들어간 엠파나다가 있다고 해서입니다. 음식이 나왔는데 와이프 사촌의 어머님(호칭이 복잡하네요)은 아이를 돌보시고 싶어하셔서 카페를 걸어다니는 아이와 놀아주십니다.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감사하게도 다 이해를 해주시네요.
꾸덕한 치즈 맛있쪙!
제가 시킨 엠파나다는 치즈와 햄이 들었던거 같네요. 짭짤하니 맛있었는데 만할이 든 엠파나다는 사실 너무 달아서 혀가 힘들었습니다.
*** 7일차 (발파라이소) ***
금융가에 있는 칠레은행 (한국은행처럼 중앙은행이 아니라 그냥 이름만 칠레은행입니다) 바로 앞에 마주한 라 로톤다라는 식당입니다. 오래된 영화를 보면 나오는 막 마피아들이 시가 하나 물고 술 따라마시면서 이야기 하는데 옆에는 라이브 음악이 연주되고 있고... 그런 분위기네요. 와이프는 어릴때부터 항상 여기를 들어와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은행가들이 여기서 점심을 먹고 사업 이야기를 하고 이럴거 같았다고 ㅎㅎ 근데 정말 메뉴에 시가가 있습니다!
아이를 캐리어로 매고 다니느라 더워서 입고 있던 린넨 셔츠는 벗고 티셔츠만 잠시 입고 있었는데 손님이 아무도 없었지만 분위기 봐서 다시 린넨 셔츠 입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좋은 이미지만 남기고 싶어서 그랬네요. 주인 가족에 온다고 해서 테이블 세팅이 저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이스 커피를 시키면 나오는 뭔가뭔가입니다. 여기도 유럽식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아아라는 개념이 없어요. 그래서 스벅이나 던킨 도너츠를 자주 애용하게 됩니다만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하지만 저는 피스코 사워를 시킵니다.
하필 시키려고 한 메뉴가 없다고 해서 따로 시킨 생선 구이인데 짭짤하고 부드러운 흰 살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레이네따(Reineta)라고 인근 연안에서 잡히는 생선인데 다른 소스 필요 없이 피스코 사워하고 같이 술술 들어갑니다. 피스코 사워를 거의 다 마셨을때쯤 서버분이 갑자기 리필을 해주시는데 놀라서 물어보니 니꺼 만들고 병 안에 남은 건데 낭비하면 안되지! 이러면서 웃으면서 주셨습니다.
저녁은 요리사 지망생인 와이프 친척 동생이 만들어준 페루 음식. 닭고기에 소스를 얹고 올리브/감자/밥/달걀등 다른 사이드들과 같이 나옵니다. 맛있어서 두 그릇 먹었네요. 위에 보이는 잉카콜라는 페루에서 코카콜라를 제친 페루 국민 콜라인데 페루 음식을 만들어준다고 해서 한 캔 사서 먹었습니다. 이름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 콜라 맛이 아니라 좀 더 달짝지근한 사탕같은 탄산수 맛입니다. 예전에 마셨을때는 좋다고 마셨는데 입맛이 변했는지 이제는 너무 다네요.
이른 저녁을 먹었지만 오늘도 온세는 빠지지 않습니다.
*** 8일차 (발파라이소) ***
아침은 집에서 해먹습니다. 냉동 고기는 줌보에서 샀던 츄라스코 + 스테이크 대용 햄버거 패티입니다. 아보카도는 빠지면 섭섭. 소금 간 약간 또는 마요네즈 뿌려먹기 중 오늘은 마요네즈 뿌리기로 갑니다.
다시 꾸밍으로 가서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서 알레그레 언덕으로 갑니다. 와이프 사촌이 경영하는 로스마리노(ROSMARINO)라는 레스토랑입니다. 여기는 진짜 미슐랭 스타 받아도 안 아까운 곳입니다.
만약 어쩌다 발파라이소에 오실 일이 있다면 여기는 진짜 강력 추천 드립니다.
늦은 점심시간 - 이른 저녁시간쯤에 사람이 잠깐 다 빠지고 오너겸 주방장인 와이프의 사촌이 같이 앉아서 와인을 땁니다. 예전에는 고등학교도 졸업을 못해서 약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는데 (특히 특급 쉐프인 형과 비교해서) 지금은 어엿하게 고급 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니 이것이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요. 가정집을 개조한 곳이라 규모는 작은데 분위기가 좋습니다.
메뉴는 그날그날 주방장이 시장에 가서 만들고 싶은 음식의 재료를 사는 곳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겹치는 메뉴들이 있으니 올려봅니다.
엔트리 메뉴에 기본적으로 엠파나다나 세비체등은 있습니다만 치즈와 같이 나오는 마차스 (Machas - 맛조개)를 시킵니다.
서비스로 식전에 나오는 빵과 고기 수프. 빵을 찍어먹으면 고향의 맛이 납니다. 고기를 못 먹는 와이프도 이건 맛있다고 할 정도.
저는 매니저분의 강력 추천으로 진앤토닉, 와이프는 피스코 사워를 시켰는데 둘 다 대박이네요. 진이 이렇게 깔끔했나? 싶을 정도고 단 맛은 억제시켰습니다. 이게 사진의 저 토닉과 함쳐져서 약간 레몬맛? 도 나는 듯 하면서 시원하네요. 머리에 꽃이 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피스코 사워는 인생 피스코 사워입니다. 이걸로 페루보다 칠레 피스코 사워가 더 맛있다고 할 수 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진은 이 레스토랑과 협업을 해서 로컬업체에서 만든다고 합니다. 나중에 한 병 얻어왔습니다만 여행 가방에 자리가 없어서 칠레에 놓고 왔네요. 토닉도 칠레산입니다.
맛조개에 파마산 치츠를 얹어서 나온 이 요리는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올라오는데 먹은게 아니라 둘이서 그냥 들이 마셨습니다. 너무 맛있어!
로페즈 판구에 (López Pangue) 와이너리라고 로컬 와이너리의 주인과 같이 협업해서 레스토랑용으로 로제 와인을 공수해 왔다고 하는데 2025년산이라 심지어 병에 아직 라벨도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 로제 와인도 해산물이랑 너무 잘 어울리네요. 로제 와인은 보통 단 편인데 달지 않은 로제 와인은 거의 처음이었습니다.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 진짜 한 입 먹고 라따뚜이 영화처럼 베네치아에서 같은 메뉴를 먹었던 기억이 폭풍처럼 밀려오는데 거기보다 몇 배는 더 맛있습니다. 뭐라고 할까 해산물을 주먹으로 꽉 쥐어짜서 나온 즙을 농축해서 넣은 것 같은 맛이 납니다. 거기에다 테핀(Tepin) 이라는 고춧가루를 살짝 넣어서 입맛을 돋궈줍니다. 보통 칠레에서는 매운 맛을 내려면 고춧가루와 여러 스파이스를 혼합한 멜켄(Merquén)이나 아히(Aji)등을 사용할텐데 테핀은 멜켄보다 좀 더 맛이 강한 편입니다. 단 이게 지속되는 화끈함이 아니라 확 터지고 사그라드는 느낌이라 계속 먹어도 질리지가 않네요. 서버분한테 이태리에서 먹은 것 보다 맛있다고 해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네요.
와이프는 메뉴에 없지만 그냥 먹고 싶다고 시킨 튀긴 생선. 솔직히 이것도 맛있었지만 위의 파스타가 너무 맛있어서 가려집니다.
레스토랑 구글 리뷰에 한글로 올라오면 저인줄 아십쇼 주인장
로스마리노 식당에서 얻어온 술들인데 다 놓고 왔네요. 저 진은 진짜 깔끔한데 칠레에서 만든거라 여기서는 아직까지는 어떻게 구할 수가 없네요. 다음에 갈 때 가지고 와야겠습니다. 옆에 있는 병은 약용 리퀴르인데 칠레판 예거마이스터라고 하더군요(...) 한 병 주는데 이것과 진, 토닉을 1:1:1로 섞어서 마시라고 하네요. 이것도 결국 놓고 왔습니다...
*** 9일차 (발파라이소) ***
칠레 월마트인 리델에서 사온 냉동 돈코츠 라멘. 사실 9000페소라는 가격이 좀 나가기는 하고 일식집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사먹으려면 나가서 사먹을 수도 있지만 궁금해서 사봤습니다.
대강 이런 구성입니다. 전자렌지에 6분이라고 하는데 숙소에 전자렌지가 없어서 끓는 물에 데웠네요.
그런데 국물이 나쁘지 않습니다. 건더기도 실하게 들어있는 편입니다. 단 국수가 너무 적어서 두세입 먹으니까 끝난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국수 좀 더 넣어줬어도 될텐데요.
이건 같이 산 미소 라멘.
대강 이런 구성인데 깜빡하고 안 먹고 놓고 왔네요.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잠이 듭니다.
*** 10일차 (발파라이소) ***
마르코폴로라는 동네 식당을 왔습니다. 와이프가 꼼쁠레또를 먹고 싶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서입니다. 여기는 발포에서 꽤 역사가 있는 식당이라고 하네요. 여기 꼼쁠레또가 크기도 크고 맛도 있다고 합니다.
꼼쁠레또만 파는게 아니라 간식, 아침, 샌드위치등을 파는 다이너입니다.
보통 식당에 가면 오늘의 추천 메뉴가 있는데 장인어른과 처제와 저는 이걸 각각 시키는 걸로 합의를 봅니다. 저는 수프와 밀라네사, 장인어른과 처제는 샐러드와 챨키칸이라는 음식을 시킵니다.
식전 빵과 페브레(Pebre). 페브레는 칠레 전통 살사인데 약간 멕시코 살사와도 비슷하지만 좀 더 마늘향이 강하고 재료들의 크기가 좀 더 작게 잘라져 있습니다. 빵에 발라 먹던지 나오는 음식에 넣어 먹던지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처음 메뉴는 고기 수프. 크게 인상이 깊게 남는 맛은 아니고 적당하게 식전에 먹을만한 고기 수프였습니다.
와이프가 시킨 꼼쁠레또. 꼼쁠레또 크기가 어른 손보다 크네요. 그리고 칠레에서 마요네즈는 소스가 아니라 재료라고 할 만큼 마요네즈를 넉넉하게 넣습니다. 와이프는 겨자소스를 좋아해서 저기다가 좀 더 얹었네요. 유명한 미국의 요리사겸 방송인인 앤서니 보데인이 꼼쁠레또를 처음 보고 한 말이 도대체 얼마나 술에 취해 있어야 이걸 다 먹음? 이었죠 ㅎㅎ
장인어른과 처제이 메인 메뉴로 시킨 챨키칸(Charquicán)이라는 칠레 전통 음식입니다. 간고기와 여러가지 계절에 맞는 야채들을 넣고 스튜로 만든 음식인데 보통 저렇게 계란후라이 하나와 함께 나오는 듯 합니다. 오늘은 호박과 감자가 주로 들어간 듯 했습니다. 약간 으슬으슬하게 추운 날씨에 딱 맞는 정말 좋은 음식이었지만 장인어른의 음식을 계속 뺏어먹을 수는 없으니 제 음식을 기다려봅니다.
이것은 제가 시킨 밀라네사라는 메인 요리인데 아르헨티나의 영향을 받아서 생긴 요리라고 합니다. 돈까스와 비슷한 비주얼이었지만 사실 빵가루는 눅눅하고 고기는 얇은 고기를 여러개 겹쳐서 합쳐져 있습니다. 바삭한 식감에 두툼한 고기가 들어가고 소스에 찍어먹는 돈까스에 익숙한 저로써는 개인적으로는 물음표를 띄우게 된 음식이네요.
안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배터지게 나오네요.
저녁은 궁금해서 줌보 마트 냉동 피자를 사봤는데... 식감이 종이 씹는 느낌이네요. 칠레에서 밀라네사 다음으로 후회하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피자를 찾아 먹어서 이 기억을 지워야 한다고 와이프하고 합의를 봤습니다.
*** 11일차 (발파라이소) ***
언덕을 올라가는 중간에 있는 작은 모퉁이 가게에서 마시는 작은 콜라 한 병 (200페소). 이 병은 가게 안에서 마시고 병을 다시 그 자리에서 반환하는 구조인데 그 덕분에 가격이 싸고 병도 재활용도 가능한 것이죠. 재활용된 병이 찝찝하신 분들은 새 병도 물론 조금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합니다. 재활용은 의외로 잘 되는 편이라 큰 마켓(줌보/리델등)에서도 재활용된 패트병에 든 2리터짜리 콜라는 새 패트병 옆에서 가격이 낮게 책정되어 같이 판매하며 재활용된 병이라는 라벨이 따로 붙어 있습니다.
낮이라 너무 힘들어서 237미리짜리 한 병이 그냥 들어가는데 힐링 포션 마신 거 처럼 힘이 조금 솟아납니다. 이 기세를 몰아 남은 언덕도 올라갑니다.
저녁에는 또 다른 친구들이 숙소로 옵니다. 언더피자라는 피자 프렌차이즈에서 고기를 먹지 못하는 와이프를 위해 베지테리언 피자를 들고 왔는데 맛있네요. 냉동피자의 기억이 싹 날아갑니다. 피자 이야기가 나와서 서로 이야기를 했는데 예전부터 유명한 피자집과 그 맛과 비슷하게 나온 다른 피자집이 있다고 해서 다음날 가보기로 합니다.
*** 12일차 (발파라이소) ***
어제 친구들이 이야기해준 동네 새로운 강자 피자집 쥬세페(Giuseppe). 원래 라 리비에라라는 피자가 발포에서 유명했는데 주인장 어른이 돌아가시면서 하필 레시피를 남기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조 집이 좀 맛이 떨어진다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 이 집이 라 리비에라 원조 레시피와 비슷한 맛으로 뜨게 되었다고 하네요.
벽에는 사람들이 해놓은 낙서가 가득합니다. 저희도 펜을 빌려서 한글로 왔다 갔다고 써 놓습니다. 걸려있는 노란 셔츠는 마라도나 셔츠. 나폴리 피자를 지향한다고 하는 곳이라 마라도나가 걸려있나봅니다 (마라도나는 나폴리 팀에서 뛴 적이 있죠).
사진들이 정말 힙하네요. 발퀄 합성으로 미스터 비스트가 여기 와서 피자 먹는 사진도 걸려있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치즈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보자! 이런 느낌으로 치즈를 얹어주네요. 사실 이 피자는 진짜 나폴리 피자와는 10억광년 떨어져 있는 느낌인데 맛있기는 또 맛있습니다. 와이프는 아마 아르헨티나식 피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게 아닌가하고 말하네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저렇게 치즈 폭탄인 피자를 만들어 주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주인장의 권유대로 칠레의 고춧가루격인 멜켄을 카운터에서 받아와서 아주 살짝 뿌려먹었더니 폭풍 흡입 가능했습니다. 포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크기가 엄청 크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8개 들이로 파는게 한 판인 듯 한데 맛있어서 혼자서도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네요.
점심은 다시 사존 나즈카로 갑니다. 점심 메뉴가 너무 땡기네요. 하지만 일단 생선을 시켜봅니다.
튀긴 생선에 타르타르 소스. 언제나 기본은 합니다.
이것은 페루식 중화요리 로모 살따도(Lomo Saltado)입니다. 페루식 중화요리는 페루에서는 통칭 치파(Chifa)라고 불리는데 이는 1930년대부터 중국 광둥의 페루 이민 인구들이 페루에서 식당을 열면서 생겨난 페루-중국 퓨전 요리를 통칭하는 이름입니다 (饎飯 - 치판 - 요리를 하다 - 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 제일 유명한 것의 하나가 이 로모 살따도입니다.
간장 소스에 밥과 고기 야채들이 잔뜩 나옵니다. 맛은 분명 중식맛이 아닌네 묘하게 중식인 것도 같고 오묘합니다. 재료들이 중식에 들어가는 기본 식재료가 아니라서 그런걸까요? 고기는 분명 스테이크인데 간장 소스에 담궈진 느낌(절인 것은 분명 아닙니다)입니다. 거기다가 프렌치 프라이까지 나와주니 국적이 불명이지만 그게 또한 퓨전 요리의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발포에서 원래 유명했다는 피자가게 라 리비에라입니다 (구글 사진 펌). 꽤 바빴는데 어떻게 변했을지 다음날 가보기로 합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여기는 위에 주세페보다는 치즈를 덜 주는데 오히려 약간 더 짭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짠 음식을 약간 기피하는 저와 와이프로서는 주세페가 더 맛있었습니다. 와이프왈 자기 기억으로는 주세페가 옛날 라 리비에라맛에 더 가깝긴 한 거 같다고 하네요.
*** 14일 (뽀마이레) ***
14일차인 오늘은 할로윈날입니다. 칠레에서는 모든 성인 축일인 11월 1일이 휴일인데 할로윈은 그 전날이네요. 장인어른과 처제네 가족들과 함께 뽀마이레(Pomaire)라는 근처의 작은 관광 도시로 향합니다.
장인어른과 처제가 작년에 왔다가 발견했다는 레스토랑인데 양이 엄청 많기로 알려진 레스토랑인가봅니다. 사실 여기는 메인 거리에서 살짝 떨어져있는 마을 광장 바로 맞은 편에 있습니다.
1인 1 엔파나다로 시작했는데 엔파나다 크기가 벌써 사람 손보다 크네요...그리고 메인 식사는 또 따로 나오는데 이미 배가 부릅니다.
페브레와 식전 빵을 같이 합니다.
저는 메인 메뉴중 위에서 두번째 걸 시켜봅니다. Con 은 ~와 같이, Agregado는 사이드(밥/으깬감자/튀긴감자/샐러드 등등)이고 Filete는 스테이크 덩어리 고기라고 합니다.
그...덩어리 고기가 참 크네요. 뭐 미디엄 레어 이런거 없습니다 그냥 적당히 나왔어요. 장인어른도 같은 걸 시켰는데 자기거 보다 더 크기가 크다고 삐지셨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 드시지 못하셨어요(...). 같이 나온 국물은 고기 국물인데 밥에 뿌려 먹으니 감칠맛이 좋았습니다. 단 고기는 간이 크게 되어있지 않아서 약간 수육 느낌이 났네요. 같이 나오는 매콤한 소스인 아히(Aji)를 뿌려 먹으니 딱 좋았습니다.
...만 너무 배가 불러서 GG쳤습니다. 다행히 동서가 남은 고기를 다 먹는 저력을 보여줘서 끝낼 수 있었네요.
동서가 시킨 블러드 소세지. 순대처럼 잡채가 들어가 있는게 아니라 고기로 꽉 차 있습니다. 약간 소금 간을 더해야 간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소금이든 아히든 페브레든 사실 테이블에 같이 나오는거라 자신이 맞게 간을 해먹으면 되는 거네요.
처제가 시킨 옥수수파이(Pastel de Choclo). 개인적으로 보통 좋아하는 음식인데 여기는 좀 많이 달게 나오네요. 여기는 아히도 좀 매운것 보다는 달게 나오고 하는 걸 보면 설탕을 많이 쓰는 식당인가봅니다. 장인어른 당뇨 있으신데 괜찮은가...
이건 장인어른이 시킨 저와 같은 음식(사이드는 으깬 감자). 고기의 양이 차이가 저렇게 나버리니 장인어른이 열받으신 것도 이해는 갑니다 흐흐
*** 15일 (발파라이소) ***
이틀후면 집에 돌아오는 일정이라 오늘은 숙소 정리를 하기로 합니다. 그동안 마셨던 술들을 정리해봤네요. 아우스트랄 또레스 델 파이네는 칠레 남쪽의 유명한 산봉우리 이름을 따 왔습니다. 청량한 라거네요. 5.0은 독일 작은 마을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인데 와이프가 마을 이름을 보더니 자기 친구 약혼자가 그 마을 출신이라고 해서 하나 집어들었습니다. 맥주를 마신다고 할 때 일반적인 맥주의 맛이었어요. AC/DC 맥주도 독일산인데 말 그대로 AC/DC Rock or Bust 음반을 틀어놓고 마셔봤더니 왠지 맛이 더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깔라페테 맥주는 좀 더 마시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 16일 (발파라이소) ***
며칠전에 들렀던 시장의 2층으로 가면 이런 식당가가 있습니다. 호객행위가 장난 아니게 시끄럽고 여기 사람들보다는 관광객을 노린 것 같은 실내 구성이긴 한데 그래도 해산물을 먹겠다고 여기 식당을 골라봅니다.
식전 수프는 어렸을때 먹었던 제첩국같은 맛이 나네요.
여기의 특별한 메뉴같은 느낌인 해산물 메들리를 시켜봅니다. 중간에 처제가 이 집의 인스타를 보여준거 같은데 거기에 이게 있었던 거 같습니다. 같다...고 하는 이유는 아이에게 점심을 먹이고 옆에는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시끄럽고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까지 온데다 저는 스페인어를 잘 못해서 메뉴를 진득하게 읽을 시간이 없어서 와이프가 정신이 없이 음식을 시켜서입니다. 4명이 나눠먹으려고 시킨거고 맛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가격대가 좀 있었네요 (3만원대를 넘어가는).
1인당 하나씩 시킨 튀긴 생선. 멜루자(Merluza)라고 하는 연안에서 잡히는 흰살 생선입니다. 맛은 있었지만 아저씨가 뼈를 다 발랐다고 했는데 사실 잔뼈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맛있게 다 먹지는 못했네요. 멜루자는 원래 잔뼈가 많은 걸로 유명한 생선이라고 합니다. 처제와 동서는 사실 호객행위에 지치고 해서 이런 시장에서 식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저를 위해서 와 주었다고 합니다.
*** 17일 (발파라이소) ***
원래는 스벅이나 던킨도너츠때문에 자주 왔던 쇼핑몰인데 오늘은 푸드코트 사진을 찍어봅니다. 후안마에스트로라는 곳이 유명한가 봅니다. 옆에 We Love Valparaiso라고 써있는게 인상적이네요.
트렌시또맛 밀크쉐이크라니 아니 자네들 내가 이런걸 좋아하는 걸 어찌 알았는가
저걸 다 먹을 수 있진 않고 한 입씩 먹어보라고 처제가 사주네요. 3만원이 넘게 나왔는데 처제 신용카드 할인이 40%가 들어가서 다행입니다. 이렇게 지인찬스를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은 건 가지고 가서 장인 어른을 드린다고 합니다. 영수증은 가지고 있다가 이름이 불리면 영수증을 보여주는데 저렇게 두 줄을 그어서 음식이 나왔다는 확인을 해주네요. 중간에 치킨버거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건 엘 구아똔(El Guatón)이라고 하는 여기 5 지역에서만 있는 프렌차이즈라고 합니다. 칠레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나라죠. 한국에서 도가 나눠져 있듯이 지역이 나눠져있는데 특이하게 번호로 되어있습니다. 산티아고와 발포는 제 5 지역입니다. 그리고 엘 구아똔은 5 지역에만 있는 프렌차이즈라고 합니다. 꼼쁠레또가 저번에 갔던 마르코폴로 식당보다 더 크네요.
이렇게 칠레 여행을 가서 먹은 음식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음식 제외 다른 사진들은 최대한 덜 올리려고 했는데 혹시 음식 외에도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해외여행 게시판에 여행기를 올려놨습니다 (여기 사진들은 중간중간 재구성 한 게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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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요리가 다양한 문화의 요리의 영향을 받아 독특하게 발전한 덕도 있고 그 동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도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 25.11.23 23: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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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직항으로는 10시간이 조금 넘지만 그래도 남북으로 지구 반대편이긴 하네요. 블러드 소세지는 한국 순대처럼 다른 재료들이 든 게 아니라 피순대식으로 꽉 차 있어서 약간 퍽퍽한 식감인데 간이 또 감칠맛이 있게 들어간게 아니라 옆에 페브레나 아히에 찍어먹으면 괜찮았습니다. | 25.11.23 23: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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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갈 때 마다 잘 먹으려고 노력중입니다! | 25.11.23 23: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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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감자가 더 주식입니다. 쌀은 제 안의 동양인 유전자가 쌀을 원하고 있어서 감자와 쌀을 선택할 수 있을때 쌀을 먹었습니다 후후 | 25.11.23 23: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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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글 길이는 좀 고민하다가 그냥 하나로 몰았습니다. 실제 여행기는 6부로 나누다보니 뒤의 글들이 좀 묻히는 듯 하다 보니... | 25.11.23 23: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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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말고도 다른 칠레의 모습도 구경하고 싶으시면 여행기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 25.11.23 23: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