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교토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4일을 오롯이 교토에만 머무르며 즐겼습니다.
지난 이야기는 아래의 링크로 볼 수 있습니다.
[ 홀로 떠난 교토 : 3일차 ]
3일차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좋았던 추억이 떠오르기를,
또 누군가에게는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Beer Thirty ]
이곳은 아침에 지나가다가 발견한 곳인데 바로 써먹네요.
마침 목적지가 없기에 검색도 하고 맥주 한잔할 겸 들어갔어요.
일단 맥주 한잔 주문
여긴 안주 없이 맥주도 주문 가능하기에 왔어요.
다음 목적지를 검색하고 고민하기에 환상적인 환경이죠.
머릿속에 떠오른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아라시야마', '금각사', '은각사'가 후보
자~ 정리해봅시다...
'아라시야마'는 매력적이지만 지금 위치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한번 다녀와봤기에 탈락
'금각사'는 검색해 보니까 호수에 비치는 전각과 정원이 볼만한 곳이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땡볕 밑을 다녀야 하고 버스로 40분 거리라서 탈락
그럼 '은각사'는?
사실 은각사는 크게 관심이 없던 곳이지만 인근의 '철학의 길'에는 관심이 있던지라 당첨
목적지도 정해졌으니 컵에 엔젤링의 흔적을 남기며,
시원하게 힐링 포션을 마시고 길을 나섭니다.
"기사님~ 은각사로 가주세요."
구글지도 안내대로 내렸는데 알고 보니 잘못 내렸네요 ;;;
전철역도 버스역도 익숙하지 않고 이름도 비슷해서 헷갈렸어요.
그래도 목적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내렸기에,
지도를 보며 방향만 잡고 걸어가 봅니다.
이렇게 찐 주택가를 걷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관광지가 아닌 주택가를 이럴 때 구경해 보지 언제 해보겠어요.
[ 철학의 길 ]
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던 곳
딱히 이정표나 안내판이 없었음에도,
여기가 '철학의 길'임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냇가 옆의 작은 산책길
벚꽃이 피는 봄이나 단풍이 지는 가을에 오면 제격이겠지만,
어쩌면 특별할 것 없는 듯한 모습이 나름의 운치와 매력이 있습니다.
단순히 자전거를 타는 두 아이를 발견했을 뿐인데,
이게 제 눈에는 그림 같은 광경이었어요.
누군가에게는 일상에서의 모습이 생전 처음 본 저에게는 색다른 모습이었죠.
이 기억과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으로 남기는 행위는 즐겁습니다.
평범한 자판기와 자전거마저도 당시 느꼈던 감정을 담아내면,
몇 년이 지나서 다시 봤을 때 당시 느낌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웬만한 기념품은 사고 싶은 맘이 안 드는데 이건 좀 탐났습니다.
[ 은각사 ]
드디어 '은각사' 도착
그리고 입장
고느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나무 숲길
'아라시야마' 대신 대나무 다 봤습니다 ㅎㅎ
인터넷, 유튜브에서 많이 봤던 정원 장식
어렸을 적 동네 공사장에 쌓여있던 모래 무덤이 생각났다면,
안목이 없는 거겠죠? ㅎㅎㅎ
솔직히 '은각사'는 크게 볼거리가 있지는 않았어요.
다만 차분하게 산책하는 느낌으로 왔기에,
오히려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나라에 가든 동전을 던져서 행운을 비는 마음은 마찬가진가 봅니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을 느끼며 걷는 산책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운치와 조용함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여행 내내 땡볕 밑으로만 다니다가,
이렇게 나무 그늘 밑을 걸으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푸르고 푸른 나무
파랗고 파란 하늘
거기에 뭉게구름을 담아내서 제 눈과 기억에 그림을 그립니다.
'은각사'에서 내려가는 길에 마주친 작은 꼬마숙녀
와... 이렇게 더운데도 풀장비를 갖추고 길을 오르는 아이가 대견했어요.
성인 남성도 뒤지게 더워서 그늘에서 쉬고 있는 날씨인데...
흐트러짐 없이 정말 묵묵히 걷더라고요.
와... ㄹㅇ 리스팩!!
자판기 뒤에 숨어서 절 지켜보던 '월E'
간지가 철철 흐르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철학의 길'을 떠납니다.
언제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인상 깊은 장소였습니다.
이제 교토 시내로 돌아갑니다.
어느덧 하늘은 불게 물들며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숙소 인근으로 돌아왔어요.
진격의 엄마 ㅋ
안내판의 엄마가 겁내 쌔 보여서 딸은 무조건 안전할 듯 ㅎㅎㅎ
'13-24'는 아마도 13~24명까지 상대 가능하다는 뜻일 거예요.
무계획인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가려고 맘 먹었던 라멘집 가는 길
라멘집 앞에 도착해서 줄을 섰는데 직원이 와서 하는 말 "고멘나사이"
재료 소진으로 딱 제 차례에서 마감을... T-T
배는 엄청 고픈데 마땅히 정해놓은 곳도 없어서,
이때부터 살짝 멘붕이 왔습니다.
[ 산초 가라와마치 ]
마음에 드는 식당을 찾아 방황을 하다가 선택한 식당
여행하는 동안 이 식당을 지나갈 때면 항상 웨이팅이 많았기에 궁금했던 곳
정작 제가 여기서 웨이팅을 할 줄은 몰랐네요.
더 이상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일단 줄부터 서서 메뉴를 검색해 봤어요.
30분 정도 웨이팅하고 드디어 입구 앞까지... 크흑 TㄱT
웨이팅 하는 동안 선택한 메뉴는 이겁니다.
제일 맛있어 보였어요.
드디어 식당 입갤
이렇게 밥 먹기 힘들어서야...
주방이 훤히 보이는 바자리로 안내 받았는데 그리 깨끗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노포 느낌의 경양식집이었어요.
반면에 홀 서빙 직원들은 정말 친절했던 기억이네요.
메뉴 대부분에 샐러드가 포함인지라,
채소 썰기부터 소금간, 오일링 등등 샐러드 만드는 과정이 눈앞에서 펼쳐집니다.
단순히 채소 위에 소스를 뿌리는 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이래서 상호에 '샐러드'란 단어가 붙었나 봐요.
[ 함박 정식 ]
함박스테이크와 크림고로케
어쩌면 이곳의 메인메뉴처럼 느껴지는 샐러드 & 토마토가 포함된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샐러드가 아무리 자랑할만해도 풀때기일뿐...
역시 메인 자리는 고기 차지죠.
다만 좀 아쉬웠던 건 소스였어요.
소스가 아마도 순수 100% 케찹인듯한데...
수제 데미그라스 소스였다면 제 평점은 100점 만점이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고로케는 딱 봐도 정말 잘 튀겨져서 나옵니다.
상호에 '샐러드'가 박힌 만큼 샐러드에 진심인 듯...
마요네즈를 기본으로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간, 감칠맛을 낸 맛입니다.
토마토도 정말 신선하고 개운해서 곁들이기 좋았어요.
옛날 경양식당처럼 식사 메뉴는 밥과 빵 중 택 1입니다.
전 밥을 선택했어요.
고기에는 역시 밥이 최고죠.
나이프로 가르면 육즙이 좔좔 흘러 나오는 함박
사진을 찍을 때 침이 좔좔 흘러 내리는 나의 구강
밥 위에 샐러드와 얹어서 맛을 보면 기다림에 대한 보답을 받게 됩니다.
고기의 풍미와 육즙 그리고 야채의 조합이 입맛을 돋우네요.
바삭한 튀김옷 안에는 게살과 크림이 보드랍게 자리 잡고 있어요.
방심하면 큰일 납니다.
입천장 홀랑 까집니다.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올드스쿨 경양식집인데...
밥과 이렇게 맛을 즐기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밥과 함께 고기, 튀김, 샐러드의 어우러짐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예전 같았으면 근처 술집을 찾아 헤매며 술 한 잔 찌끄렸을 텐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술, 음식을 포기하고 숙소로 향하네요.
빨리 샤워 때리고 에어컨 빵빵한 방에서 쉬고 싶을 뿐... T-T
인상 깊었던 장면
꾸밈 치장을 가방에 제한적으로 맘껏 표출한 여고생
꾸밈 치장을 화장, 헤어, 옷차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성인
이런 대조적인 모습이 지나가듯 겹치는 우연이 재밌었습니다.
늦은 시간의 교토 거리는 한산한 모습입니다.
길을 걷다가 보이는 건너편 길에는 손님을 마중 하는 호스티스 누님이 보입니다.
교토의 낮과 밤은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조용했던 낮의 교토의 좁은 골목길은 밤이 무르익을수록 활발해지겠죠.
하루 종일 뿅~뿅~ 소리를 내며 시끄러웠던 게임센터도 조용해지는 시간입니다.
즐거웠던 교토에서의 3일차를 마무리 할 시간
적막이 흐르는 호텔 로비
교토에서의 마지막 밤을 이대로 보내기엔 많이 아쉬웠지만...
아이스크림 하나 까먹을 기운도 없기에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하루의 피로를 샤워로 씻어내고 에어컨 바람을 만끽하면서 잠자리에 듭니다.
휴식도 여행의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교토 여행 3일차를 마무리 합니다.
교토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4일차 이야기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고대하고 고대했던 라멘의 맛을 드디어 맛볼 수 있었기에,
마지막 날의 교토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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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좋게 봐주셔서 더 감사하구요~ | 24.11.10 2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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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켈베님 가족 여행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충(?)도 느껴지고요. 암튼 잘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 24.11.10 2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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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대로 눈이 즐겁고 제 기억도 즐거웠던 여행이었어요 :) | 24.11.10 2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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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진짜 행운이었죠~ 사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 | 24.11.10 2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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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공감해주셔서 더 힘이 나네요~ | 24.11.10 20: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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