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잘 만들지 않는 특이한 디저트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도라야키에 꽂혔습니다.
이왕 만드는 거 팥부터 빵까지 전부 만들어보고자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양 따위 신경 쓰지 않고 팥 한 봉지 (800g)를 전부 냄비에 붓습니다.
물을 넣고... (냄비가 작아서 바꿨습니다.)
강불에 올리고 물이 끓으면
물을 버리고 잘 씻어줍니다.
다시 물을 넣고 이번엔 중약불에서 천천히 팥을 익혀줍니다.
바닥이 타지 않도록 30분마다 물을 넣어주며 천천히 저어줍니다.
손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뭉개지면 OK.
골고루 으깨줍니다.
골고루 다 으깨졌으면
큰 통에 거름망을 대고 물을 부어 조물조물 껍질을 걸러냅니다.
(믹서기로 갈아버리는 방식도 있지만 조금 더 정성을 들여보고 싶었습니다.)
20분 동안 조물조물 걸러낸 껍질들... 더 걸러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제 팔의 한계가 왔습니다.
물과 섞여 엄청난 양이 된 팥.
보자기에 넣어 물만 빼내줍니다.
엄청나게 곱게 걸러진 탓인지 생각보다 수분이 안 빠지는 팥...
여기서부터 또 인내의 시간입니다.
꿀과 설탕을 넣고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저어줍니다.
어머니께서 조심하라고 했는데 팥을 이렇게 끓이다 보니 엄청 튀었습니다.
손에도 몇 번이나 튀어 상당히 아팠습니다. ㅎㅎ
2시간의 노력 끝에 완성되지 않을 것만 같던 팥앙금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생크림을 만들어
팥앙금에 넣어서
부드러움을 더해줍니다.
다음은 빵에 도전.
핫케이크 믹스를 쓸까 하다가 중력분으로 직접 만들어보았습니다.
반죽을 만들어 30분간 발효시킨 다음 굽기에 들어갑니다.
생각한 대로 안 만들어지는 빵...
왜 표면이 깔끔한 빵이 안 만들어질까...
반죽이 잘못됐나... 불이 잘못됐나... 계속해서 구우며 도전한 결과 깔끔한 빵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원인은 "기름"이었습니다.
깔끔하게 빵을 뒤집으려면 기름이 많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기름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야만 표면이 깔끔한 빵이 만들어졌습니다.
빵을 다 구웠으니 마무리 작업에 들어갑니다.
남은 생크림에 녹차가루를 넣고
꿀을 넣어 단단한 녹차 크림을 만들어줍니다.
먼저 실패한 빵으로 모양내기 도전.
만들자마자 잘라서 조금 내려앉지만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바로 양산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녹차 크림 도라야키 완성~!
예상대로 하루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니 모양이 잡혔습니다.
빵 자체가 생각보다 크게 만들어진 바람에 조금 더 빵빵한 모습이 아니라 아쉽지만...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녹차 맛이 강하게 나 꽤 먹을만했습니다.
시식 겸 아침식사를 했을 때 빵이 조금 질겨 아쉬웠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빵이 조금 질기다고 했었는데
나눠주며 한 번 더 먹어보니 습기가 어떤 작용을 했는지
빵이 더 부드러워져 아침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ㅎㅎ
주말 동안 시간을 많이 쓰고 만드는 동안 실패가 눈앞에 아른거려
(특히 빵 만들 때...)
아 괜히 시작했나 생각했었는데 결과물이 썩 나쁘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좋은 반응을 해주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빵을 다 만들고도 팥 앙금이 남아 이 앙금으로 밤 양갱도 만들어볼까 합니다.
밤 양갱은 또 어떤 맛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183.97.***.***
저도 주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23.62.***.***
와 진짜 맛있겠네요 계란말이에만 기름 최소 써야 표면 깔끔해지는데 빵도 마찬가지였군요
1.221.***.***
이야.. 녹차(진짜 안 맞음, 목마름을 부름) 팥(속쓰림) 어느하나 안 좋아하는데, ㅋㅋㅋㅋ 정말 맛나 보입니다.
118.238.***.***
도라에몽!
121.159.***.***
단팥은 끓여 물을 버려주는 게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입니다. 그래야 탄닌이 충분히 빠져나와 부드러운 맛만 남습니다.
223.62.***.***
와 진짜 맛있겠네요 계란말이에만 기름 최소 써야 표면 깔끔해지는데 빵도 마찬가지였군요
39.113.***.***
보통 때 같으면 포기해 버렸을 텐데 앙금 만든 게 너무 아까워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 23.05.22 09:37 | |
106.102.***.***
39.113.***.***
도라에몽 난 다 필요 없고 "티끌 모아 태산 은행" 하나만 줘... 제발...;ㅅ; | 23.05.22 09:39 | |
1.221.***.***
이야.. 녹차(진짜 안 맞음, 목마름을 부름) 팥(속쓰림) 어느하나 안 좋아하는데, ㅋㅋㅋㅋ 정말 맛나 보입니다.
39.113.***.***
맞지 않는 음식이 맛있어 보였다니 감사합니다. ㅎㅎ | 23.05.22 09:40 | |
211.36.***.***
118.235.***.***
211.196.***.***
221.151.***.***
183.97.***.***
저도 주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39.113.***.***
주변 사람은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 23.05.22 09:41 | |
118.238.***.***
도라에몽!
61.247.***.***
182.215.***.***
121.159.***.***
단팥은 끓여 물을 버려주는 게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입니다. 그래야 탄닌이 충분히 빠져나와 부드러운 맛만 남습니다.
39.113.***.***
정확한 이유는 모르고 첫 팥물을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만 알아서 버렸는데 맛과도 관련이 있었군요. 지식이 늘었습니다. | 23.05.22 09: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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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징그럽기도 하죠. ㅎㅎ | 23.06.03 07:16 | |
168.126.***.***
180.182.***.***
제과제빵은 몇 번 해본 적 없지만 변수가 엄청난듯합니다. 조금의 차이로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ㅅ; | 23.06.03 07:17 | |
59.11.***.***
2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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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고 도구가 없어서도 있지만 이걸 매일 만들다간 정말 팔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 23.06.03 07: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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