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얼마 전, 마포에 사는 지인분이 자기 동네에 바지락술찜이 기가 막힌 곳을 알게 됐다고 막 설명을 해주는데 그 얘기가 얼마나 맛깔나던지, 곧바로 술약속을 잡았습니다. 장소는 망원역과 홍대입구역의 각 1번 출구에서도 800~900m 정도 애매하게 먼 거리였습니다.
마포구 성산동의 "한술", 말 그대로 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동네 술집 느낌입니다.
가게 안은 작은 테이블이 7개 정도 있었고, 주방담당은 남편분, 서빙 및 메뉴 설명해주는 분은 사모님이었던 거 같습니다. 보통, 술집이면 시끄러운 음악과 술에 취한 옆테이블 소리가 한데 섞여서 맞은편의 상대방 목소리도 잘 안들리게 마련인데, 여기는 지나친 소음은 지양하고 마시자는 분위기가 있어서 일행들과 정말 편안하게 대화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바지락술찜이 나왔습니다. 국물 먼저 맛을 봤는데, 청양고추를 냅다 때려넣어서 무작정 칼칼한 그런 맛이 아니라 마늘과 청양고추를 버터가 부드럽게 감싼 육수에 바지락의 감칠맛이 더해진, 한 입 먹어보면 하아~! 하고 감탄사 한 마디가 자동으로 터지는 맛이었습니다.
바지락 먼저 다 먹었다면 뭔가 사리를 추가하는 게 순서겠죠. 여기선 면 대신에 구운 황태를 사리처럼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는데, 전혀 비리지 않고 깔끔했습니다.
내친 김에 삼겹살 튀김이란 것도 주문했는데, 이것도 한 조각 집어서 청양고추 소스에 찍어먹어봤더니 아주 별미였습니다. 다만 바지락술찜과 다르게 요리를 계속 데워주는 미니화로 대신에 기름을 흡수할 종이만 밑에 깔아놔서 요리가 빨리 식는 점은 좀 아쉬웠어요.
아무튼 이런 맛있는 안주들을 놔두고 술을 더 안 시키는 건 범죄죠. 메뉴 중에 하이볼이 있길래 오랜만에 주문해봤더니 사모님이 직접 잔이랑 술을 테이블로 가져와서 곧바로 하이볼을 만들어줬습니다. 여기선 하이볼 주재료로 일품진로를 쓰더라고요. 좀 특이하다 싶었지만 앞서 먹어본 안주들 덕분에 의구심보단 기대감이 더 컸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산뜻하고 깔끔해서 계속 홀짝거리게 만드는 맛이었습니다. (사모님이 하이볼을 만들어 주면서 일품진로는 작은 잔으로 3번만 따르고, 머들러로 잔을 저을 때 꼭 12바퀴 반만 저어야 된다고 계속 강조했는데, 저는 이런 고집있는 가게들이 좋습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맞은 편 벽면을 한 번 찍어봤습니다. 칵테일바들의 세련된 조명도 좋아하지만 이런 수수한 인테리어도 '맛'이 있죠.
사진은 미처 못 찍었지만, 옛날 통닭 스타일에 가까운 후라이드 치킨도 처음에 시켰었네요. 저는 치킨은 별로 안 좋아해서 안 먹었는데 다른 일행들은 그 치킨맛도 각별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다들 슬슬 배가 불러왔지만 마무리 안주로 갈릭어니언쉬림프를 주문했습니다. 역시 실패하지 않는 맛이었어요. 여기서 내오는 안주들은 여느 술집들과 다르게 자극적이지 않고, 식어도 짜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회식이 끝나가기 전에 안에서 바깥 쪽을 한 번 찍어봤습니다.
바깥은 칼바람 부는 겨울밤이었는데 여기 안 쪽은 맛있는 안주와 술, 좋은 사람들, 친절한 사모님네 덕분에 훈훈했습니다.
219.250.***.***
제가 바지락찜 안좋아하는데 사진을 너무 잘찍으셨네요
221.167.***.***
[망원 술집] 너무 맛깔나게 작성하셔서... ㅎㅎ 책갈피 안 꼽을 수가 없네요. ㅎㅎ
219.250.***.***
제가 바지락찜 안좋아하는데 사진을 너무 잘찍으셨네요
211.219.***.***
저도 평소엔 그렇게 생각나는 음식이 아닌데. 저 날은 마침 날도 춥고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였습니다. 실물이 훨씬 더 먹음직스러웠는데 사진으로는 느낌이 많이 죽네요ㅎ | 23.02.05 20:26 | |
118.33.***.***
211.219.***.***
저길 소개해 준 지인도 저기가 회사 앞이라서 한동안 그냥 저 앞을 지나가기만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들어가서 바지락술찜을 먹어본 거라고 합니다. | 23.02.05 20:24 | |
110.14.***.***
61.82.***.***
바지락찜 때문에라도 한 번 더 가야 될 곳이에요ㅎ | 23.02.05 21:17 | |
221.167.***.***
[망원 술집] 너무 맛깔나게 작성하셔서... ㅎㅎ 책갈피 안 꼽을 수가 없네요. ㅎㅎ
61.82.***.***
이 가게를 알려준 지인이 이 가게 바로 옆에 붙어있는 횟집의 모듬회도 괜찮다고 해서 이번 달 안에 가 보고 또 글과 사진을 올려볼까 해요ㅎ | 23.02.05 23:07 | |
221.147.***.***
61.82.***.***
원래 그래요. 저도 제가 지금 10년 넘게 사는 동네에서 한 번도 안 들어가 본 식당, 술집들이 너무 많네요ㅎ | 23.02.06 00:58 | |
106.101.***.***
211.219.***.***
지금도 저 술찜 국물이 생각나요. 청양고추, 바지락, 파, 버터, 술 국물에 푹 삶아서 삶은 감자맛이 나는 마늘까지 | 23.02.06 18:37 | |
115.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