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게시판을 갈까 하려다 먹을 게 있으니 음식게로..
어제 옆지기네 회사에서 신년 파티가 있었습니다.
옆지기네 회사는 특징이 있는데 직원의 100%가 전.현직 군인이라는 점입니다.
회사 안에 직원들 바가 있는데 거기 바텐더도 전직 참전 용사임.
회사 안에 시가 라운지. 바. 플스와 닌텐도 컴퓨터 등이 풀로 갖춰있는 게임룸. 스크린 골프 등도 있고 필라델피아 풋볼경기장 VIP실도 직원들을 위해 1년치 대실을 한다 던가 복지 개쩌는 회사라 이직하길 잘했다. 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전부 사용 무료.
어쨌든 애국자들의 회사인데 그런 회사에서 신년 파티를 한다는 데 아무데서 할 리가 없습니다.
당연히 필라델피아의 더 유니온 리그에서 합니다.
더 유니온 리그가 어디냐!
저녁에 도착해서 건물 사진은 퍼옴.
외관부터 아주 클-래식 하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제가 필라델피아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미국의 구수도였던 만큼 이런 과거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있는 미국 도시입니다.
1862년에 아브라함 링컨을 정치적으로 지지하기 위해 모인 애국 사교 모임 클럽입니다.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다른 나라 대통령들이나 유명 인사들이 모임하는 미국 남북 전쟁 이후 각종 전쟁이나 정치 활동을 지원하는 그런 모입니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고 드레스 코드도 빡쎈 좀 돈있는 분들이 가시는 곳이라 저같은 쩌리는 오늘 같은 날 아니면 구경 못하는 곳입니다.
옆지기 회사 CEO가 여기 클럽 회원이십니다.
여튼 여기 들어가기 전에 옆지기 동료가 자기 일하는데에서 한 두 시간 시간 보내다가 파티 가자고 해서 그쪽을 먼저 가기로 합니다.
옆지기 동료는 미국 주방위군인데 이게 뭐하는 직업인가 하면 대충 출퇴근하는 군인입니다.
평소에는 일하다가 훈련 받고 일하고 그러는.
이 동료가 일하는 곳은?
필라델피아 병기고입니다.
이 사진도 전체 사진은 퍼왔습니다.. 해가 일찍 떨어져서.. ㅎㅎ
필라델피아의 23번 가와 Armory (병기고)가가 교차하는 곳에 있습니다.
1916년에 지어진 건물로 역시나 오랜 전통을 가진 히스토릭 건물입니다.
보통 1층엔 험비가 있는 홀이 있고 (여기에선 이벤트도 하고 그러나 봄) 2층은 박물관과 병기고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갔을 땐 험비 정비 맡기러 가서 텅 비어있었습니다.
오피스의 모습입니다.
각종 유니폼과 군수품이 전시되어있고 위에 사진들은 역대 캡틴들의 초상화인 것 같습니다.
전부 유화로 작업 되어 있더군요.
2층 박물관으로 올라가 봅니다.
프랑스와 같이 전투를 했을 때 썼던 깃발이라고 합니다.
왼쪽 상단이 초창기 미국 깃발이었다고.
13줄의 스트라이프에 유니온 잭이 있습니다.
왼쪽에 서 있는 인디안은 13개의 깃털을 갖고 있는 평화의 상징이고 오른쪽은 로마의 평화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중간에 꽃이 그려진 건 미국의 애국자 하면 다들 떠올리는 퍼플하트입니다.
유니폼. 벽에는 총과 검 등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WW2 낙찌를 조지고 얻은 전리품. 자동차 번호판입니다.
이라크를 조지고 얻은 전리품. 바그다드.
아닛! 문 옆에 특대형 피규어가!
이건 찐인다.
우버를 타고 밥 먹으러 이동해 봅니다.
하 사진 좀 건져보나 했는데 흔들려서 망함.
셔터가 내려진 곳 뒤가 평소에 험비가 있는 광장? 주차공간? 입니다.
필라델피아의 야경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필라델피아 시청 옆면.
자. 밥먹으러 더 유니온 리그로 왔습니다.
내부도 아주 클래식하고 아름답습니다. 20세기 초의 미국 느낌이 물씬.
역시 애국자들 정치 클럽 답게 벽면엔 각종 군인들의 초상화가 가득합니다.
* 사진이 없는데.
코트를 맡겨둘 수 있는 곳이 입구에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보통 미국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곳은 코트룸이나 바텐더, 또는 화장실에서 타올 나눠주는 사람에게 팁을 주는 게 관례인데 이곳엔 정중히 팁을 받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라고 적혀있더군요.
이익 목적이 1빠인 자본주의의 천국에서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를 보니 낯설군요.
흠터레스팅.
식사 전에 술과 간식을 주워 먹으면서 잡담을 할 수 있는 공간.
오른쪽 끝에 바가 있는데 사람들에 가려져셔 안 보이는군요.
이 사진은 사실 식후 파티 타임에 찍은 거라 사람이 적은데.
저희가 도착했을 땐 사람이 정말 많이 왔더군요.
옆지기왈 고오급 식사 한다니까 재택 근무하는 직원들까지 다 온 것 같다고 ㅋㅋ
중간중간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칵테일 새우나 미니 에그롤 (소고기와 치즈가 들어있는) 등을 에피타이저로 제공했습니다.
사진 상 멀리 오른쪽 테이블엔 치즈와 바게트.. 또 뭐 있었는데.. 주워 먹을 수 있는 스낵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저녁 먹을 거가 중요하죠.
와인알못이라. 가격대를 보니 이건 특별한 건 아닌듯?
일반적인 식사용 와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단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데 이건 산미가 강하고 드라이했습니다. 으음..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며)
식사는 깔끔한 3 코스네요. 샐러드. 식사. 디저트.
샐러드는 크랜베리. 호두. 고트치즈. 발사믹 비네거를 얹은 믹스 그린.
잔에 담긴 예쁜 음료는 결국 와인은 못먹겠어서 내버려두고 바에서 받아온 논 알콜 칵테일. (제가 약 때문에 알콜을 마시면 안댐.)
오렌지와 체리그리고 진저에일이 들어가는 걸 보니 체리 오렌지 올드 패션이 아닐까요?
메인 디쉬는 아주 미국스럽습니다.
토마토와 로스트 페퍼를 올린 비프 텐더로인 그리고 jus (그레이비는 아니고 요리할 때 나오는 육즙? 기름? 이라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습니다.)
랍스터 케이크.
갈릭. 올리브 오일이 들어간 매쉬드 포테이토.
그린 빈.
랍스터 케이크.
이건 랍스터를 살만 발라내서 반죽과 함께 둥글게 구운 음식입니다.
큼지막하고 탱글탱글 육즙가득한 랍스터 살이 씹히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잘라 봅니다. 훌륭하네요.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텐더로인이 이렇게 부드럽다고?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스테이크 하우스같은데에서 파는 필레미뇽보다 훨신 부드러운데..?
뭔가 요리사가 고기를 기가 맥히게 굽는 것 같습니다.
위에 토마토와 로스트 페퍼를 갈아 만든 붉은 소스도 감칠맛이 기가 막힙니다.
사실 저는 위가 벼룩 사이즈라서 입이 매우 짧습니다.
빵 한입. 그린 빈. 매쉬드 포테이도랑 랍스터 케이크 절반 먹으니 배가 다 차서 정작 텐더로인은 두 세 조각 밖에 못 먹었는데.
아 이거 박스 있냐고. 남은 거 가져가도 되냐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이었는데.
부자님들은 음식 남은 거 안 가져가나 봅니다.
옆지기에게 남은 텐더로인을 먹였습니다.
왼쪽 은박지 같은 게 뿌려진 시꺼먼 게 더티 차이 치즈 케이크.
한입 베어무는 순간 차이 특유의 향신료 향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옆지기 : 와 이거 그린 빈즈 (카페 이름) 차이 스무디 맛 나는데?
옆에 동료 : 왐마 나 그린 빈즈 잊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터지네. 이라크에서 맨날 마시던겈ㅋㅋ 미국 동부에는 없지.
오른쪽 동그란 건 설명에는 Flourless chocolate cake 이라고 써있는데 카카오닙스와 초콜렛칩이 들어간 쿠키? 비슷한 거더군요.
이걸 받치고 있는 초콜릿 무스.
이렇게 먹었습니다.
식후 파티 타임에 디저트 트레이를 한 컷..
각종 쿠키과 과일. 치즈 그리고 단 것들이 있었는데 저는 배가 불러서 더 이상은 불가능..ㅠ
이곳에서의 식사와 파티를 끝마치고 나가는 모습..
여기서 나와서 다른 바로 2차를 갔는데 저희는 빨리 집에 가서 개 밥을 줘야 하므로 20분만 있다가 우버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CEO님이 매우 혜자스러우신 게 직원 1인당 우버 값으로 100달러씩 지원해주심. (흐뭇)
애사심이 샘솟네요.
내년 식사를 또 기대해 봅니다.. 쩝쩝쩝..
99.167.***.***
오 병기고랑 유니온 리그 잘 보고 가네요ㅎ
100.11.***.***
다 같은 군대 출신이어도 부사관 출신과 장교 출신 주방위군 출신인지에 따라 군대 이야기 하면 반응이 다 다르더군요 ㅋㅋ 장교들 사이에 있으면 주방위군 출신은 멍때리고 있곸ㅋㅋ 주방위군 출신들 사이에서는 부사관이 멍때리고 있곸ㅋㅋㅋ
221.138.***.***
병고기로 보고 들어왔는데..
100.11.***.***
감사합니다 ㅎㅎ
99.167.***.***
오 병기고랑 유니온 리그 잘 보고 가네요ㅎ
100.11.***.***
MadMaxx
다 같은 군대 출신이어도 부사관 출신과 장교 출신 주방위군 출신인지에 따라 군대 이야기 하면 반응이 다 다르더군요 ㅋㅋ 장교들 사이에 있으면 주방위군 출신은 멍때리고 있곸ㅋㅋ 주방위군 출신들 사이에서는 부사관이 멍때리고 있곸ㅋㅋㅋ | 23.01.22 09:18 | |
87.208.***.***
100.11.***.***
재미진 하루였습니다. 이럴 땐 위가 넓은 분들이 부럽습니다.. 저 맛난 거 전부다 맛볼 수 있었는데..ㅜㅠ | 23.01.22 09:19 | |
71.193.***.***
100.11.***.***
디저트에 라이스 푸딩 못먹은게 하 진짜..ㅠㅠ | 23.01.22 12:04 | |
123.213.***.***
100.11.***.***
크림치즈도 맛있지요! 쪽파 들어있는게 최고! | 23.01.22 12:04 | |
221.138.***.***
병고기로 보고 들어왔는데..
100.11.***.***
병기고! 병기고! | 23.01.22 15:19 | |
211.109.***.***
100.11.***.***
오래 살고 애착이 있음 그게 고향이지요! 잘 보셨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 23.01.22 23:03 | |
116.122.***.***
69.249.***.***
아하..!! 어쩐지 존맛이더라니..! 사진 보니 또 먹고 싶네요 ㅠㅜ 토마토 칠리 위에 얹은거랑 찰떡이었는데.. | 23.01.24 04:18 | |
116.122.***.***
174.198.***.***
어휴 별 말씀을요. 댓글 감사합니다! | 23.02.04 01:13 | |
119.194.***.***
174.198.***.***
저같은 쩌리는 못가는 곳이니 기회가 될때 즐겨야합니다 ㅋㅋㅋㅋ | 23.02.04 01:13 | |
174.236.***.***
100.11.***.***
같은건가요 ㅇㅇ? 고기 사러가면 마트에는 따로 적혀있고 가격도 다르던데.. 보통 필레미뇽이 더 비쌌던듯. 고기알못이라 지금 검색해봤는데 Filet Mignon is part of the Tenderloin, which is why some see Tenderloin and Filet Mignon as one in the same. Filet Mignon is cut from the tip of the Tenderloin, a delicate and tender area of the loin primal. 라고 하네요. 필레미뇽이 텐더로인인건 맞는데 텐더로인이 전부 필레미뇽은 아닌 듯.. 그런데 제가 더 유니온 리그에서 먹은 건 고기 생긴 것도 그렇고 필레미뇽인데 텐더로인이라고 적혀있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것이 영어를 사랑하는 애국자니까. (두둥) | 23.02.04 05:21 | |
100.11.***.***
겁나 쪼금 나오네요. 어쩐지 맛있더라. 쩝쩝쩝.... | 23.02.04 05:25 | |
174.236.***.***
한번 또 배우게 되네요 | 23.02.04 05:27 | |
210.183.***.***
100.11.***.***
처음 들어보는 제목이라 검색해서 들어봤는데 아는 노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4z2DtNW79sQ 뮤비에 보이는 필라델피아 배경이 참 독특하죠. 고층 빌딩이 있는 금융과 의료의 도시이면서도 특유의 녹 쓴 냄새가 강한 도시. 제게 필라델피아의 색은 러스트입니다. | 23.02.04 13:03 | |
221.154.***.***
69.249.***.***
건물이 참 예쁘죠 ㅎㅎ | 23.02.05 10:40 | |
220.88.***.***
100.11.***.***
goodkey
감사합니다 ㅎㅎ | 23.02.05 13:23 | |
121.176.***.***
69.249.***.***
배우자. 와이프. 남편. 집사람. 아내. 바깥양반 등을 아우르는 단어입니다.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성별을 드러낼 필요가 없는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기에도 좋은 단어이지요. ㅇㅇ | 23.02.06 04:42 | |
39.116.***.***
69.249.***.***
옛날 건물 같은 걸 그대로 보존하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23.02.06 04:42 | |
210.204.***.***
100.11.***.***
미국은 역사가 300년밖에 안되서인지 좀 오래된 것에 광적인 집착을 합니다 ㅋㅋ 그런데 이걸 어떻게 잘 모셔 놓고 구경해야지. 라기 보다 이걸 어떻게 보수해서 써먹지? 라는 느낌? 일반 주택도 가차없는데. 이게 장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이모네는 옛날에 레알 노예있던 건물 6개짜리 히스토릭 농장 저택입니다. 300년 넘음. 그런데 재작년에 태풍 때문에 Barn (가축이랑 작물 창고 같은 거)이 무너져서 수리를 해야 했는데 이걸 부수거나 현대식으로 다시 짓는 건 불법. 선택지는 옛날 방식으로 수리를 한다와 파손된 채로 놔둔다가 있습니다. 전자는 수리비가 한화로 약 7억. (무너진 벽을 옛날 방식으로 돌 쌓고 대들보 세워서 수리해야 함.) 이모네는 보험이 있어서 수리를 했는데 보험이 없는 분들은 수리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주인이어도 재건축이나 무너뜨리는 것 법적으로 불가능함. 깨끗하고 빠른 건축을 원하는 한국과는 거리가 먼 그런 시스템이라. 보존과 발전을 같이 지키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 23.02.06 15:13 | |
100.11.***.***
그리고 또 잡소리인데 필라델피아만 해도 박물관이 1000개가 넘습니다. 이걸 전부 국가나 주에서 관리할 수는 없고 개인 박물관이 대부분인데 이렇게 활성화가 되려면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개인의 덕질이 아주 중요합니다. 미국 동부는 골동품(앤틱) 문화 자체가 아주 활성화가 잘 되어있고 (일반 가정에서도 앤틱이나 컨츄리 데코레이션이 아주 흔함) 생활 자체도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라 변화가 적은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오래된거 좋아하는 건 미국인 종특인듯.. | 23.02.06 15:18 | |
222.96.***.***
69.249.***.***
유물관련법은 진심 바껴야합니다. 내돈으로 유물파고 나라에 기증해야한다니. 묻어버리는거 이해갑니다 ㅜ | 23.02.24 09:59 | |
175.223.***.***
하다못해 문화부 예산으로 파는거면 공사는 늦어져도 이해라도가지 뭐 이런 악법이ㅜㅜ | 23.02.24 12:4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