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이병철 삼성 회장이 즐긴 양식 풀코스

[코바토]

분위기가 참으로 옛스러운데요, 메뉴판 글자부터가 그 역사를 짐작케 합니다. 제가 시킨 건 삼성 이병철 회장이 주문한 삼성세트인데 메뉴엔 없는 숨겨진 메뉴입니다. 꽤 잘 갖춰진 코스로 에피타이저, 메인디쉬, 디저트 순으로 계속해서 나옵니다. 

먼저 나오는 건 마늘빵. 갓 구워 매우 뜨겁고 마늘향이 느껴지지만 요즘 나오는 마늘빵처럼 마늘향이나 단 맛이 과잉에 가깝게 강조되지 않아 은은하고 담백합니다. 

그 다음은 양파수프. 아주 뜨겁게 팔팔 끓였는지 마늘의 건더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모짜렐라 치즈가 올라가 있군요. 감칠맛과 양파의 단 맛이 시원스럽습니다. 그런데 분명 이탈리아 요리지만 개운한 맛이 한국의 국요리들과도 통하는 게 있어요. 

봉고레 스파게티. 여기의 봉고레 스파게티는 현지화를 많이 시켰습니다.국물이 흥건하고 고춧가루가지 쳤어요. 하지만 대충 만든 건 아닙니다. 면은 푹 삶은 게 아닌 적당히 딱딱하게 익혔고(단 알 덴테는 아님), 국물은 마치 조개를 넣은 해장국처럼 맑고 속을 편하게 합니다. 살짝씩 올라오는 저 스파게티와 버터 풍미가 아니면 해물국수를 먹는 기분이네요. 

수제 피클. 직접 만든 듯한 맛과 비주얼이고 올리브가 한 알 올려져 있습니다. 

셀러드. 드레싱 선택이 가능한데 전 이탈리안을 뿌렸습니다. 올리브오일과 식초 등이 베이스죠. 

대망의 스테이크. 스테이크는 웰던으로 속이 붉지 않게 구웠지만 육질이부드럽고 얇아서 나이프로 잘 썰립니다. 주변에는 감자튀김과 캐첩(...), 요구르트 소스로 보이는 소스를 친 삶은 브로콜리, 달게 졸여낸 당근이 있습니다. 그리고 구운 마늘과 홀그레인 겨자 소스가 있군요. 모두 무난하고 먹을 만 했습니다.  여기까지 보고 느낀 점은 라칸티나는 분명 양식을 파는데 그 맛이 옛날 세대 사람들이 먹던 한식과도 어느정도 닮아았네요. 담백하고 개운한 국물이 특히요. 

모두 먹은 후에는 후식이 옵니다. 음료는 커피와 홍차 중 홍차. 아마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티에 레몬 한 조각, 그리고 설탕이 있군요. 나쁘진 않은데 얼그레이 같은 가향차면 어떨까 하는 약간의 의견을 드러내 봅니다. 과일은 수박과 파인애플. 수박은 애플수박인지 껍질이 얇군요.

이 모든 코스 가격은 48,000원입니다. 가격이 꽤 나가죠. 하지만 구성과 분위기 등을 보면 싸게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굳이 저처럼 저 코스를 시킬 거 없이 저 봉고레 스파게티나 라자냐, 양파수프 등을 단품으로 시키면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전 모든 걸 다 먹겠다는 욕심으로 플랙스 했을 뿐.. 미리 예약할 가치가 있습니다. 

베스트 감사합니다. 이 식당은 드래스 코드도 없고, 복잡한 테이블 메너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들 편하게 입고 편하게 먹네요. 엄격하고 엘레강트한 고급식당이라기보다 편한 노포의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분위기와 맛, 인기는 한때 한국 최고의 식당이었다는 게 느껴집니다. 

[비둘기맨]

여기 봉골레는 꼭 먹어보고싶네요

[루리웹-2468852802]

좋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병철 회장이 즐겨 먹었다는 이 요리들을 즐겁게 웃으면서 식사할 수 있는 경험이 재미있긴 하겠습니다.

[MadMaxx]

울부모님도 저런 국물흥건한 조개파스타를 좋아하시는데 확실히 현지화 잘 시켰네요.

[공허의 노제♥]

봉골레 맛나보여용 +_+

[제비꽃색]

우리나라 첫번째 레스토랑이라고 하더라고요 ~

[티모오브레전드]

여기 예전에 사딸라 형님 짤에 나온 가게 같네요 ㅎㅎㅎ 한번 가보고 싶은데 맨날 가본다 가본다 하고 까먹...

[원래 까부냐]

백반기행에 나왔던 곳인데...한번 기회되면 가보고 싶네요..양파스프 궁금해요..

[수라의 고양이]

와 이런곳 좋네요

[☆★五德友☆★]

이병철은 일식을 즐길줄 알았는데

[Hawawa여고생쟝]

ㅎㅎ... 이병철씨가 식사를 즐길때 한국에일식집이 거의 없엇어요..(거의라고한건 혹시라도 있을수있으니까)
이건희씨가 일식을 즐겨해서 처음 스시집을 만들었을거에요 일식당 아리아케가 그것이죠
그니까 아무래도 일식을 즐기시긴 힘드셧을거고 즐기셧다면 따로 식당을 만드셧을텐데
안즐기신거같네요

[행복발전소]

우와…
꼭 가봐야겠군요!

[麻友]

저 봉골레 시켜서 면은 안먹고 국물만 먹고 간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다른사람이던가..

[†-Kerberos-†]

가보고싶어요!!
거의 한국 1세대 양식당? 그런 집 같던데 ㅎㅎ

[탐파스타]

그야말로 분위기로 가볼만 하네요.

[Laura Kinney]

와 봉골레 좋아하는데 저렇게 한번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기자]

와 이곳을 아시고, 또한 삼성코스를 아시네요! 저 양파스프 참 별미입니당 ㅋ

[루리웹-8489978582]

을지로쪽 거주자라 지난주 월요일날 대학 후배데리고 갔었는데 저 봉골레 파스타가 존맛입니다. 올드하지만 전체적으로 가격대 맛은 확실히 괜찮습니다.

[모덴카이넨]

뭔가 부모님 세대들이 좋아하는 풍의 양식같네요 그것도 하이엔드로

[DoraVenter]

돈병철

[루리웹-7103427163]

뿟산 풀코스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Bailbondsh]

이름만 보고 멕시코 스타일 선술집인줄 알았네요

[흑맥주_매니아]

한번은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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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스프에서 마늘이 안 보인다고 하신 건 프라이드 갈릭의 오마주인가요.

[루리웹인간들=무뇌]

가격도 그 때 그 가격 아님? 저렴해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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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삼성회장님이 검소했군요

[유이유주니]

검소하다기보단 그 옛날엔 인프라가 진짜 후진국이라 처참했음

[전장의 늑대2]

제주도에 항상 보이는 여자도 궁금

[걸어도 걸어도]

회장님들이 조개국물로 해장하는 걸 좋아해서 저런 봉골레가 만들어졌다는 썰을 들은 거 같네요 ㅋㅋㅋ

[까렌다쉬]

계산서 잉크가 청색이네요.

[신념과 꿈]

참으로 소탈한 분이셨군요.. 아무리 우리나라가 성장기였어도 호텔의 식당은 그래도 괜찮은 수준이었을텐데..

[서부제로]

딴지는 아닌데 레스토랑 홀 중간에 밀로의 비너스가 좀 생뚱맞음.... 저 석상은 그리스에서 발굴 현재는 프랑스 루브르에 있는거라 이탈리아랑은 전혀 상관이 없는...

[Hawawa여고생쟝]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한 때가 기원전 160년경입니다.
밀로의 비너스는 기원전 130~100년사이에 만들어진것으로 보이고요
밀로의 비너스는 놀랍게도 로마제국의 물건이랍니다. 그러니 이태리식당에 있어도 문제는 없겟죠

[PHETO]

이 세상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케첩을 준답니까??

[이즈미 MK2]

오래돼서 퀴퀴한데 전통이니 뭐니 써 붙인 가게들 반성해라
신장개업했다고 해도 믿겠다

[H009]

맞아요 "노포"랍시고 기본적인 것도 챙기지 않은 그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포기한 꼰대노땅 마인드
전통맛집이라고 여기저기서 찾아와주니 브레이크도 없이 그냥 천박하게 팔기만 하는 집 너무 많죠

[게이밍감자탕]

언젠가 가봐야겠네요 ㅎ

[elenor]

우와 역사적인 곳이네요 부모님 모시고 가보고싶어요

[무영수라]

지금도 맛있겠지만 저 집이 처음 생겼을 때에는 진짜 맛의 신세계였을 것 같네요

[극프]

와이프랑 결혼전에 오페라 보러가는 길에
저녁 먹으려고 우연히 들려서 먹은곳이였는데
올라왔네요 지난번에도 한번 올라온거같은데
메뉴 머가먼지몰라서 이거저거 시켰더니
라쟈냐같은건데 안에 그 밀가루면같은거 없이 소스만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급하게 마늘빵추가하고 ㅎㅎ

[루리웹-0320697278]

저도 가보고 싶네요 ㅎ

[babysoul]

삼성전자 미팅하니까 여길 데려가더라고요(실화) 아저씨들 많음

[대충불량닉네임]

가서 삼성세트 주문하면 되는 건가요?
가격도 그렇게 비싼 건 아니네요.

[멍구물방]

내가 기대했던게 아니었군

[Kaede Takagaki]

이병철 회장은 저 봉골레를 조개와 국물만 먹었다길래 어지간히 소식하는구나 싶었는데
사실 스테이크랑 이것저것 다 먹어서 그런 거군

[레전설미중년]

잘 봤습니다. 역사가 뭍어나는 음식이네요.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