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당이 폐업한다 해서 가봤어요.

[코바토]

서울역 그릴이 11월 30일자로 폐업한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습니다. 

서울역 그릴은 1925년부터 있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당이죠. 

오늘 시킨 건 그릴 정식. 

자기 이름을 내건 메뉴 답게 신경쓴 부분이 많습니다. 

먼저 함박은 수제로 만든 부드럽고 쇠고기 함량 높은 물건입니다. 

그 옆의 꼬치구이 엳시 쇠고기와 야채를 구워낸 건데 고기가 적절히 잘 익었고 육즙이 있네요. 스테이크의 품질도 대충 알만한 기분입니다. 

그 외에 생선가스, 새우튀김 모두 적절한 편.

여러가지로 고급스런 정식에 걸쳐 있는 메뉴로 만족감이 큽니다. 

후식은 작가 이상이 마시던 원두 커피. 

씁쓸하면서도 산미가 적고 부드러운 향이 올라옵니다. 

오늘 이렇게 역사의 한 장이 닫히는 걸 보고 옵니다. 

이제는 여기보다 더 오래된 양식당은 일본의 렌가테이, 시세이도 팔러 뿐이군요. 

여러가지로 아쉽고 아쉽고 또 아쉬운 일이에요. 

[†-Kerberos-†]

잠실롯데에 있는 지점에 별 생각없이 들어갔다가, 다소 창렬스러워서 첫인상이 좋지 않았으나...알고보니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던 양식집이더라구요.
기회가 된다면, 없어지기 전에 본점도 다녀와보고 싶네요ㅠ

[코바토]

잠실 쪽은 이름만 빌린 비정통이라고 들은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옛스러운 스타일이 비슷해 보이네요.

[환경보호의중요성]

거긴 진짜가아닙니다!

[복동이형]

여기, 저에게도 추억의 한 부분입니다.
아버지가 어릴 때 자주 데려가주셨던 돈까스 식당이였어요.
아빠도 저도 많이 아쉬운 마음입니다.

[코바토]

저희 집의 경우 증조할아버지께서 여기 처음 가셨고 할아버지도 서울 가시면 먼저 여기서 식사하시곤 하셨죠. 4대에 걸친 인연이 제 시기로 끝나버리네요.

[異邦人]

저도 여기서 보고 올해 봄에 가봤었는데, 오랜 역사가 깃든 곳이 폐업한다는게 아쉽네요.
이글 보니 지금 가볼까 고민하게 되네요.ㅎㅎ

[異邦人]

오늘 아니면 시간이 안될거 같아서 바로 왔네요.

[코바토]

스파게티? 전 스테이크나 돈가스류만 먹었는데.. 좋아 보여요. 좀 더 일찍 문 닫는걸 알았다면 메뉴 있는 거 다 도전했을 텐데 아쉽네요.

[異邦人]

치즈돈까스입니다.
전에 기본 돈까스는 약간 실망스러웠는데,
치즈돈까스는 상당히 만족스럽네요.

[코바토]

아, 그렇군요. 저거 비슷한 치즈돈가스를 인첨의 잉글랜드 왕돈가스에서 본 거 같네요.저렇게 바깥에 뿌린 거. 그릴 것도 맛있게 생겼어요.

[異邦人]

아니 치즈양이ㅎㄷㄷㄷ
분명 가격도 더 저렴하겠죠?ㅋㅋㅋ

[코바토]

https://m.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635698?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1256927
예전에 갔는데, 위치가 동인천이에요. 거긴 90년대부터 상권이 죽어서 저 가격이 가능해 보여요.

[쿠로사와다이아]

일찍 알았음 한번 가봤음 했는데... 지방사니 이런것도 모르고 지나가네요

[코바토]

저기가 사라지면 한국에서 양식 전체를 통틀어서 명동 라 칸티나 정도가 가장 오래된 곳이 되는데 거긴 1967년 열었고.. 경양식으로 치면 일본 렌가테이나 시세이도 팔러 정도나 여기보다 더 오래된 곳이 될 겁니다. 역사 하나가 끝나는군요.

[정심일도]

아 이제가긴 너무 늦었구만....

[reonhart]

헐... 언젠가 가보고 싶었는데 폐업하는군요 ㅠㅠ

[서울물곰]

이렇게 한 시대가 또 막을 내리네요... ㅜㅜ

[코바토]

서울역과 역사를 같이 한 명물이었는데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했네요.

[동산에있는토끼]

저곳이 그렇게 유구한 역사가 있는지는 몰랐네요 ㄷㄷ 사실 음식맛은.. 유명세라고만 생각했지만
저런 역사와,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 분들께는 정말 아쉬운 소식일듯 하네요... 최근 장승배기 영빈관도 그렇고..

[동산에있는토끼]

와.. 근데 저 커피가 저런 사연이 있었나요?? ㄷㄷㄷㄷ

[코바토]

작가 이상도 단골 손님이었어요. 특히 커피를 좋아했죠. 그의 작품 <날개>에도 언급되죠. 한국에서 당시 가장 정통 양식 풀코스를 잘 만드는 곳이었다고 해요.

[놀횽]

이런곳 좀 역사보존의 의미로 좀 지원해주면 안되는건지..

[LCH]

한번도 안가본곳이지만 없어진다고 하니 뭔가 많이 아쉽네요 ㅠ

[환경보호의중요성]

이런곳은 제발 정부차원에서 좀 서포트해서 지켜주면좋겠어요 단순한 돈까스집 이런 수준이 아닌데.

[Barret Wallace]

우리나라는 유행 지나고 젊은 사람들 안가주면 아무리 유구해도 없어지는게 당연해지는 듯 하네요

[루리웹-4152967]

그렇죠, '단순한 돈까스집'이 아니죠. 가격은 미친듯 비싼데 맛은 한없이 그 가격에 미치지 못했던 집으로 유명했죠. 단순 추억팔이라고 가기에도 가게도 원래 그 장소도 아니여서 추억이랄것도 없고.

[oldbutgold]

이런 상견례했던 곳인데.. 예식장도 없어지고, 이젠 상견례했던곳도 없어지는군요..

[JungleFish^^]

아휴 밀레니엄힐튼도 매각된다하고 서울의 추억을 새길수있는 장소들이 다 없어지네요.. 아쉬워요 많이

[Soular]

저도 가보긴 했었는데 사실 맛이 특별하다는 느낌은 잘 받진 못했습니다. 다만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이 서빙보시면서 서비스가 좋으셔서 그런점은 상당히 좋게 인상이 남더라구요.
어찌됐건 없어진다니 좀 아쉽긴 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