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름이네요. 여름은 뭐죠?
그렇습니다. 냉면이죠 냉면.
그중에서도 물냉면.
그리고 (호불호가 갈릴듯한) 지금 올리는 오장동 함흥식 물냉면.
작년 초가을 방문했었던 오장동의 함흥냉면 노포 2군데 간 사진을 올립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함흥냉면은 메밀이 아닌 감자전분으로 만들어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로 유명하지만 그중 특히 매콤하게 비벼먹는
비빔냉면이 유명하지 않습니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함흥냉면 두집이 몇십년 동안 터주대감으로
자리잡고 오장동 함흥냉면 골목으로 널리 알려진 그곳.
(사실 3곳이었지만 한군데는 십여년전 경기도로 이사갔죠.)
저는 사실 오장동가게되면 남들 먹는 비빔냉면보다 물냉면을
먹습니다. 오장동식 함흥냉면은 타 함흥냉면과도 다르게
맛간장으로 맛을 내는 육수에 면을 내와서 국물맛이 독특합니다.
항상 다른사람들과 같이 갈땐 "왜 함흥냉면집에서 비빔아닌 물냉면을 먹느냐?"는
문의가 많은데 저도 다른 동네 함흥냉면집에선 비빔 주로 먹지만 오장동에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물냉면입니다. 부먹이냐 찍먹이냐 만큼의 오랜
논쟁거리죠. 물냉파와 비냉파.
두군데 중 혼자서 먼저 간 "오장동함흥냉면". 여기도 그렇고 나머지 냉면집도 그렇고
상호에 오장동이라는 지명을 아예 붙여 상호등록을 하셨네요. 1953년 개업한 곳입니다.
냉면장사로만 3층 건물 올려서 상당히 새건물 느낌이 납니다.
미슐렝가이드 빕구르망에 선정도 되고 서울시 100년가게도 지정되기도 하고.
사실 저는 이곳보다 다른 한곳을 더 좋아해서 이 "오장동함흥냉면"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갔었네요. 즐거운 점심시간~
자, 그럼 두말할거 없이 오장동식 물냉면을 시켜볼까요?
저는 물냉면을 시키면 항상 가오리회무침을 함께 주문해 먹습니다.
중간중간 회무침을 면에 감싸 먹는 재미가 쏠쏠하죠.
가자미 회무침. 여기는 회무침을 숭덩숭덩 덩어리감있게 썰어내고
양념이 꽤 강한 편입니다.
어휴- 이 육수 색깔 진한거 보소... 간장의 존재감이 상당하네요.
거의 콜라색에 가까워질 정도의 강한 색깔의 육수.
육수를 먹어보면 간장맛 뿐만아닌 복합적인 감칠맛이 돕니다.
일부 한방재료도 들어간 듯 하구요. 고기밑 다대기도 많이 들어간 편.
면은 탱탱하면서도 타 함흥냉면집보다 아주 살짝 두께가 있습니다.
평양냉면과 육수색깔 비교를 위해 장충동 동국대학교 근처 "평양면옥"의 물냉면 사진도 올려봅니다.
여긴 거의 투명할 정도로 색이 없는 육수죠.
후딱 먹고 나와 냉면집 바로 길건너 중부건어물시장에 들러봅니다.
이따 한군데 냉면집 더가야해서 소화도 시킬겸.
국내 최대 건어물 시장이라죠?
시간이 주중 오후 3시쯤 된지라 그리 붐비지는 않습니다만
입구에는 반찬집/젓갈집들도 많습니다.
이때가 햇대추가 막 나올때였어서 대추를 많이 파시더라구요.
엄청 실하네요. 추석 직전인 셈이니 대추가 인기였겠죠?
건어물 뿐만 아닌 견과, 국수, 당면, 과자류 등등 물기없는 식품류는 다 파는 듯.
멸치 종류만 해도 이렇게나 많네요.
종류도 맛도 가격도 천차만별.
저는 이때 북어껍질과 쥐포 넉넉히
사서 왔던 기억이 나네요. 아직도 좀 쟁여져 있죠.
너무 많이 사긴 했나봐요. 근데 저렴해서 후회는 없죠.
두세시간 정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두번째집에 갑니다.
두번째집에서는 지인도 합류했네요.
"오장동흥남집" 이곳도 1953년 개업했고 3층 건물
통째로 냉면집으로 사용중입니다.
오후 6시 조금 안된 시간에 이미 손님들이 붐비는 이곳.
여기도 그렇고 첫번째 집도 그렇고 계산은 선불입니다.
뭐, 저는 오장동 가면 항상 시키는게 정해져있는 관계로...
물냉면과 회무침! 여기도 간장 들어간 육수라서 색이 진합니다.
다대기도 고기밑에 올려져 있습니다.
첫번째집보다 간은 슴슴한편이지만 절대 싱겁지는 않습니다.
첫번째집은 어슷하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 오이가 올라가는데
오장동흥남집 경우 생오이채가 올려져 나옵니다.
특이하게 찬물에라도 씻어나온건지 오이향이 강하지가 않아요.
냉면사리를 하나 더 시켜 둘이 나눠먹겠다고 추가한 사리.
보시면 아시듯 육수 없이도 아예 맛간장 양념을 면에 얹어서 나오네요.
저 간장양념만 먹어보면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살짝 달아요. 멸치? 같이
건어물 느낌도 약간 있고...
지인이 시킨 고기비빔냉면. 고기가 어딨냐~ 물어보신다면
저 면발속에 있다고 알려드리는게 인지상정.
면 삶아 찬물에 헹궈 내올때 고명용 고기를 둘둘 면속에
말아서 내주십니다. 예의 그 간장양념에 매운양념장을 함께
얹어 나오는 듯합니다.
물론 회무침도 빼먹을수 없습니다.
여기는 회무침이 적당한 크기로 잘려나와 먹기가 편합니다.
양념도 덜달고 덜시고. 자극적이지 않아요. 빨갛지만 그리 맵지않고.
그래도 감칠맛이 엄청납니다. 생선 자체의 맛을 더 살린 양념맛.
요렇게 회무침을 면에 올려서 먹음 꿀맛.
지인이 시킨 비빔냉면에도 회무침 듬뿍 올려 비벼먹습니다.
맛이 없을리가 없죠.
매번 먹고날때마다 생각나지만 저 간장육수가 최고비법일듯.
하루에 오장동에서 함흥냉면집을 두곳이나 가다니...
혈당치가 팍팍 솟아나는 날이었네요.
일단 오래 다니기도 했고 다리를 혹사 시킨 다음에 가기도 했지만
역시나 제 개인적 입맛에는 두번째 간 "오장동흥남집"이네요.
첫번째 집은 좀더 자극적이고 달달하게 현대화돼 요즘 분들에게도 맞는 맛이라면
두번째 집은 옛느낌의 양념에 투박하지만 슴슴하면서도 재료의 맛을 살린 집입니다.
여러분들도 더워지는 여름 시원한 국수 한그릇 드시고 기운내세요~
이번 여름에도 차가운 국수 많이 먹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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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오른쪽 베스트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매번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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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저는 그저 7천5백원짜리 돈냉세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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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남집 어려서부터 부모님이랑 다니던 집이라 강추에요 저도! 외국 생활 중이라 못 가고 있는데 사진 올려주신 덕분에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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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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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흥남집이 더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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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죠... | 21.06.16 22: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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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흥남집이 더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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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눈치 안보고 냉면에 돈까스 먹고 냉면국물에 밥말아먹을수 있겠네요. | 21.06.23 1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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