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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경양식, 일식 두가지로만 구분하고는 있는데
사실 일식 돈카츠도 최근 트렌드에 맞춰서
두 가지로 구분해야되긴 한다
미소야 같은 일식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많이 보던
두드려 펼친 고기에 습식 빵가루를 쓰고
소스를 찍어먹는 90년~ 2천년대 스타일
그리고 서울에서 시작되서 최근 몇년 간 유행중인
이른바 '프리미엄 돈카츠' 라인이 있는데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숙성육, 두껍고(2cm이상) 지방붙은 등심,
와사비 소금, 미디움 조리 정도가 주요 특징이 되는 돈까스인데
요즘 돈까스 트렌드는 이게 이끌고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일단 모르는 동네가서 돈까스집을 찾을때
동네이름 + 프리미엄 돈까스
이런식으로 검색을 돌림
이번엔 시흥 갈일이 생겼다
그러다 이런 사진을 발견했으니
당연히 이 가게로 가기로 했는데
배곧 신도시 제일 구석에 위치한 주택가촌
인적이 매우 드물고 힙스터스러운 가게들이 많이 보이는
상점가쪽에 위치해있다
제주청정도야지 프리미엄 돈카츠
제대로 찾아왔다 싶어서 일단 들어갔다
일단 주문을 하는데
항상 시켜먹는 등심 + 안심 세트나
가브리살 붙은 특등심 카츠가 안보이길래 좀 이상하지만
등심카츠 + 카레 추가로 주문
프리미엄카츠집마다 하나씩은 있는 가게 안내문구
미오글로빈, 핑킹현상, 와사비, 트러플소금 등
항상 보던 문구들이라 그냥 넘겼는데
드디어 나온 제주산 등심 돈카츠 (11,000원), 추가카레(3.000원)
굉장히 때깔좋고 이쁘게 튀겨진 등심카츠인데
어?
어어??
이거 프리미엄 아니잖아!!
미오글로빈 어디가고 붉은색 어디갔어!!
당연히당연히당연히 미디엄으로 익은 부드럽고
육즙 넘치는 고깃덩어리가 나올줄 알았는데
아주 잘익고 얇은 예전스타일 돈까스가 나와버렸다
아니 뭐 프리미엄 돈까스는 이런거라고 누가 법으로 정한것도 아니고
국어사전에 프리미엄 돈까스 뜻 정의된것도 아니니까
그냥 잘만들어서 프리미엄이라고 하면 할말은 없는데
뭔가 뒤통수 맞은 기분은 어쩔 수가 없음
만약 맛까지 없었다면 근본없는 형편없는 집이라고
온갖 욕을 해줬겠지만
다행인건 그래도 맛있게 잘튀긴 돈까스였다는 것
밑젖음 피분리 없고 누린내 안나고 빵가루도 가볍게 사각사각
그리고 카레를 제외해도 메뉴 구성이 비교적 다양한게 장점인데
새우젓, 와사비, 트러플 소금
한국, 이탈리아, 일본이 한접시에서 만나는 진풍경이다
와사비는 가는곳마다 있으니 특별할게 없고
새우젓 주는집은 있다고만 들었지 여기서 처음봄
트러플 소금은 저번 안양 곤돈에서 먹었을땐
향이 너무강해서 거부감이 심했는데
여기 트러플 소금은 향이 약한 편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돈까스와 조화가 잘됨
소스는 케찹이 들어갔는지
상당히 달고 새콤한 편
이 장국은 진짜 한입먹으면 웃음이 터져나오는게
생긴건 미소장국인데 먹어보면
짜고 구수하고 칼칼한 조선된장 맛이난다
이쯤되니 이집 대체 뭐하는집인가 진짜 재밌어짐
전형적이고 무난한 일식 프리미엄 카츠집일줄 알았는데
뭔가 개성이 엄청나게 강한 혼란한 컨셉의 돈까스집
카레는 진한 한국카레고 손질하고 남은
안심과 등심을 다 때려넣었는지
고기는 꽤나 많이 들어있었다
이걸로도 밥 한공기 쑥쑥 들어가는 맛
전체적으로 구성품도 많고 맛과 개성이 강한 구성이라
질리지 않고 끝까지 먹을수 있었는데
다먹으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주는게
뭔가 돈까스가 아니라 감자탕집에서 국밥먹고
아이스크림 한스쿱 퍼서 나오는 느낌이네요
의외의 펀치를 맞아 상당히 혼란스러웠지만
진정되고 차분히 생각해보니
맛있는 집은 맞나봐요
생각했던거랑 다른 타입인것만 제외하면
딱히 아쉬운점이 안떠오릅니다 가격이 조금 있는 정도
그런데 그걸떠나 뭔가 내 사고가 너무 편협했던게 아닐까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가게였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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