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에 하던 일이 내년 초로 미뤄지고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잠깐이라도 일을 알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구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최근에 면접 본곳은 최저 시급에 파트타임인데 1년 계약서를 써야한다고 하고 무슨 처음 세달 임금 10%를 교육비로 가져간다고 하질 않나...
여지껏 일했던곳들이 참 좋았다는것을 요즘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무슨 교육비며 이런거 전혀 없었거든요;
거두절미하고 음겔분 모두들 코로나 잘 극복하고 계시고 있길 바랍니다!
오늘은 프랑스 출신 가공육인 Pate de campagne(빠떼 드 깜빠뉴)입니다.
직역하면 Country style pate, 즉 시골식 빠떼란 뜻입니다.
프랑스 친구들이 자기 할머니들이 집에서 남는 고기있으면 이거저거 섞어서 자주 만드신다고 하더군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뭐 요리사 마음대로 인가 봅니다.
제가 전에 일했던 곳에서도 만들고 판매하고, 저도 거기서 만드는거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 집에서 만들어봤습니다.
레시피는 인터넷에서 찾은 것들 이거저거 섞어서 만들어봤네요!
대충 레시피들 이거저거 보고 맘에 드는것들만 가져오고, 좋아하는 재료는 더 넣던지 추가하고, 맘에 안드는것은 빼버리고 또 조리 방식을 다르게 하던 하는 방식입니다.ㅎ
바로 이녀석입니다. 때깔 참 곱죠? 비주얼은 정말 끝내줍니다.
우선 앞마당에 기르고 있는 허브들중 Thyme(타임)을 수확합니다. 튼실하게 잘자랐네요. 지난 겨울을 용케도 버텼습니다.
빠떼 제작을 위해 구매한 꼬냑입니다. 독주에 대해선 거진 문외한이라 주류점 아주머니께 적합한걸 추천받았네요!
버터를 녹이고 저중불로 채썬 적양파를 굽습니다. 태우는게 아니라 거진 땀뺀다는 느낌으로요.
자 어느정도 양파가 투명해지면 꼬냑을 투하합니다. 알코올 냄새가 없어질때까지 쫄여주고 전부 냉장 보관해요.
국물도 버리면 안됩니다! 국물이 엑기스니깐요. ㅎ
저는 돼지고기와 제가 직접 만든 베이컨 그리고 닭간을 사용했습니다. 제 프랑스 친구들은 보통 오리고기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전 비싸서 생략했네요. 오리고기 풍미가 좋으니 아마 추가했으면 더 맛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외에 향신료와 아질산나트륨등을 첨가하고 섞어서 하루 재웁니다.
빠떼의 겉을 감싸줄 것이 필요합니다. 제일 흔한게 베이컨과 도우같은데(도우를 사용하는건 Pate en croute라고 합니다.), 뭐 집에 맨날 만들고 남아 도는게 베이컨이라 베이컨 사용합니다ㅎ. 원래는 대충 손으로 써는데 이번엔 싸구려 육절기로 고생하며 썰었습니다. 제품같이 예쁘게 나왔네요!
전에 미트로프(Meat loaf)를 만들기 위해 구매했던 팬에 나열합니다.
그리고 계란과 생크림을 섞은뒤(아.. 생크림 너무 비싸네요. 봐서 다음에 만들땐 우유로 대체해서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맛과 비주얼을 위해 넣어줄 피스타치오와 크랜베리를 준비합니다.
어젯밤에 재웠던 재료들을 모두 갈고, 크림+우유와 크랜베리 피스타치오를 모두 섞습니다.
와우 껄쭉하네요. 들이 부어줍니다.
그리고 베이컨들을 감싸주면 됩니다. 참쉽죠?
그리고 오븐에서 구워줍니다!
결과물입니다. 겉바속촉입니다. 제 스타일이네요!
이제 냉장고에서 식혀줄텐데, 최대한 이게 모양이 잘잡히게 하기 위해서 위해 무거운걸로 좀 눌러줍니다. 전 웨이트를 사용하였네요.
식힌후 자른 단면도 입니다. 너무 예쁘죠? 돼지고기, 베이컨, 닭간 조각들이 다 눈으로 보이고 피스타치오와 크랜베리까지 있어서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도 너무 좋았네요. 정말 황홀할 정도였습니다.
보통 처음 만드는거면 좀 망해야 제맛인데, 이건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 잘나왔어요; 제가 여지껏 만들었던것들 중 제일 맛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재료가 많은데 하나하나 모두 너무 잘어울러져서 풍부한맛이고 입안에 깊은 여운도 남습니다.
와인을.. 그것도 드라이 와인을 부르는 맛이네요. 맥주보다는 와인각입니다.
처음 만들었을땐 일반 베이컨을 사용했는데, 제가 자주 만드는 버번 시나몬(Bourbon Cinnamon) 베이컨도 어울릴것 같아서 시도해봅니다.
버번 위스키와 계피냄새가 물씬 납니다. 군대 간 제 동생이 제일 좋아하는게 이 베이컨인데 타이밍 좋게 이번에 첫 휴가라 맛있게 먹고 복귀했네요. 벌써 보고 싶습니다 동생.ㅜ
동생 복귀 전에 만드려고 염지를 한 6일만하였는데 역시 소금과 아질산나트륨이 지방층을 깊게 침투하지 못하였네요.
그래서 일반 삼겹살같이 갈색인 부분도 있습니다. 어차피 금방 먹을거고 하니 크게 문제 될건 없습니다.
만드는 방식은 똑같으니 생략하고 완성품입니다.
자 거꾸로 돌려서
잘라봅니다. 흠... 버번시나몬 베이컨 향이 그렇게 충분하지 않고, 제가 아는 쉐프 친구의 피드백에 따라 고기 갈기를 좀 다르게 하였는데, 보는맛도 먹는맛도 전보다 오히려 못해진것 같네요. 정통 빠떼에 이게 더 가까울지 몰라도 전 처음 만든 방식으로 가게 될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충분히 맛있네요! 다음엔 겉에 덮는 베이컨 뿐만 아니라 속에 갈아넣는 베이컨도 버번 시나몬 베이컨으로 해서 한번 만들어봐야겠습니다.
단면도가 확실히 좀 더 심심해 보이네요.
이건 친구집에 놀러갔을때 입니다. 일요일 오후에 계란 풀어서 까르보나라 한 둘이서 4인분 해치우고 빠떼도 가져가서 썰어먹었습니다. 개꿀맛이네요. 확실히 크림 들어간 버전의 까르보나라도 맛있지만 전 계란으로 만든게 더 맛있는것 같습니다.
더 싸고 쉽기도 하구요!
전에 일하던곳에서 염장 돼지뽈살인 'Guanciale'를 구매해서 만들수도 있었지만 배송시간도 있고 해서 그냥 싸구려 베이컨으로 만들었습니다. 아... 제 베이컨은 빠떼 만드느라 다써서 없었네요. ㅠ
쿠팡으로 구매한 호밀빵에 빠데와 홀그레인 머스타드를 함께 얹어 먹어봅니다. 역시 와인 도둑이네요! 개꿀!
이건 친구집에서 친구들끼리 술마셨을때 입니다. 제가 만든것들은 싸워크라우트, 소세지류, 베이컨, 빠데, 그리고 양파 피클과 오이 딜피클이 보이네요. 그리고 친구가 핫소스를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꺼낸것들의 한 1/5도 사진에 담겼습니다. 진짜 한 20병? 가까이 가지고 있더군요.ㅋㅋ
얼마전에 만든 킬바사(Kielbasa) 소세지와 사워크라우트로 만든 핫도그입니다. 역시 핫도그 빵은 그냥 싸구려 핫도그 빵이 제일 좋은것 같네요. 싸구려 핫도그빵이 맛이 심심하니 오히려 다른 재료들을 빛나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이건 빠리바게트에서 대용품으로 산 잡곡빵이였습니다.
색은 누리끼리한게 좀 그런데 맛은 있었네요!
자 다음번에는 빠떼류 조금더 시도해보고, 미트파이를 만들어볼 예정입니다. 한때 KFC에서 팔았던 치킨 팟파이를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전 소고기를 사용해서 만들어보고, 치킨 커리파이도 만들어볼까 생각중입니다.
한 몇주후에 재료 공수해지면 만들어보지 않을까 싶네요.
그때 또 다른 게시물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제 개인 인스타입니다.
@zmbisrtsty
그리고 이건 육가공품 사진들만 올리는 계정입니다.
@seoul_sausage_daddy
사족 - 혹시 루리웹 게시판이 업데이트 하면서 달라지거나 한게 있나요? 이상하게 세로 사진을 올리면 죄다 가로로 누워서 올라가고 썸네일 고르는 것도 보이질 않네요.
그래서 일일이 세로 사진을 사진편집 프로그램에서 죄다 다른이름으로 저장하기 신공 일일이 하여서 올렸습니다. 그러면 또 제대로 세로로 인식하더라구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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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첨보는 햄인데 정말 맛보고 싶은 햄이네요.. 타임도 직접 기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서 하고자 하는일 진행됐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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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첨보는 햄인데 정말 맛보고 싶은 햄이네요.. 타임도 직접 기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서 하고자 하는일 진행됐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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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햄은 이상하게 만들면 좀 아쉬운감이 있어서 아직 연구중인데 얘는 정말 맛있네요! 서울에도 메종조나 소금집 등 만드는 곳들이 몇몇 있는데 시도해볼만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ㅎ 그리고 아 진짜 코로나... 맥스님도 잘 극복하고 계시길 바랍니다! | 20.05.26 04:35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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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00
정말 술에 너무 잘 어울리는 음식이네요! 오히려 소세지 베이컨 햄보다 훠~~~얼씬 넘사벽으로 술파티 각입니다. | 20.05.26 04: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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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혹시 도전해 보신다면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요. :) 그리고 감사합니다! | 20.05.26 05: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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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한입 정말 러블리 맞습니다ㅎ 감사합니다! | 20.05.26 05: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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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저도 그 맛에 이거저거 읽고 보고 배우면서 만들고 있네요.ㅎ 꿀잼입니다. | 20.05.26 17: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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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ㅎ 저도 정말 고수란 얘기 들을수 있을정도로 빨리 더 배우고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 20.05.26 17: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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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와인이 너무 고파지는 맛입니다! | 20.05.26 17: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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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톡스면 어떤거 섭취 불가인가요? 이건 탄수화물이 없긴 합니다ㅋㅋ | 20.05.26 17: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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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육같이 젤라틴이 들어가진 않아서 질감은 좀 많이 다르지만 생긴건 그럴사하게 비슷하네요 ㅎ. 안그래도 언제 젤라틴 사서 서양식 편육인 Head cheese도 언젠가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 20.05.26 17: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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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어떤 채널 보시나요? 빠떼가 유투브에 뭐 흔하게 나올만한 아이템은 아닌것 같아서 비슷한거 보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ㅎ | 20.05.27 02: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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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코로나 때문에 내년으로 늦춰졌네요ㅜ. 원래 같으면 올해 말인데 입주하는곳 건설이 늦춰졌습니다. 꼭 오실수 있으면 좋겠네요! | 20.05.27 02: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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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렌베리는 좀 그 꾸덕한 맛이 덜하고 가볍게 달달한 맛? 이게 강해서 어울리더라구요! 솔직히 건포도가 안어울릴것 같지는 않은데 크렌베리가 훨씬 잘 어울릴것 같습니다. 직접 먹었을때 맛있구요 ㅎ 그리고 진짜 좀 과일 많이 들어간 빵같긴 합니다 ㅋㅋ | 20.05.27 02: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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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중이니 존버가 답이였으면 좋겠네요 ㅎ 그나마 다행인건 어쩌면 주방용품 가격들이 중고가 많이 내려가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만감이 교차하게 만드네요 코로나가 참. | 20.05.30 23: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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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곳으로 스카웃인가요! ㅎ 말씀만이라도 너무 감사합니다. | 20.06.04 18: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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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도 항상 동생한테 그 얘기하네요 몸 건강한게 먼저라고.. 진짜 이상한 일 시키면 영창 가는일이 있더라도 몸부터 챙기라구요. | 20.06.05 0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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