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어머니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다행히 한쪽 마비만 온 상태에서
어느정도 거동도 하시고 회복을 하셔서 내심 괜찮을 줄 알았는데....
밑변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치매'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어,
이것저것 생각 하지 않고 어머니를 돌보게 되었습니다.
2017년도 쯤 '어머니와 짜디짠 된장국'이라는 음식 게시물 올렸었는데,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577743
아~~ 격려의 쪽지가 정말 많이 왔고, 추천도 받으며 오른쪽도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전 쪽지가 또 왔습니다. 제가 올린 어줍잖은 글로 많은 부분 자신을 되돌아 보고 지금은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황송한 말씀의 쪽지 였습니다.
격려 감사 드립니다.^^
그 이후로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정말 '치매'라는 병은 많이 힘들 더군요.
요즘엔 치매라는 감옥에 갇혀 계신, 어머니를 제가 매일 면회 간다는 느낌입니다.
그런 어머니가 봄이 오는 즈음에 음식을 또 하셨습니다.
제목 글에도 썻듯이 '수육'을 삶으셨습니다.
"집에와서 꼭 밥먹어야 한다"라며 신신당부 하십니다.
어서 와서 먹거라, 꼭 와야 하시기에 , 서둘러 집으로 가서 상에 마주합니다.
네.. 아들 먹기 좋으라고 살만 골라서 그리고 기름한점 없이 발라 놓으셨네요...
맛나게 먹습니다.
찬들과 함께 먹습니다.
제가 먹는 거 역시나 바라만 보시며 미소 지으십니다.
해가 갈수록 미소는 짙어 지시지만,
빛나시던 눈동자의 총기는 흐려 집니다. ㅠ.ㅠ
역시나 그렇지만 먹다보니 어머니 다움이 느껴집니다.ㅠ.ㅠ
반찬들 유심히 보시면...
물김치 , 갓 김치, 배추김치 , 겉절이, 열무 김치 등
오로지 김치와 수육 만 있습니다.
밥먹으로 해서 왔지만, 밥은 없고 수육과 김치에 김치에 또 김치..
무엇보다 어머니께서는 치매이전에도 약간은 음식의 간이 짰었는데
지금은 미각의 거의 없으십니다. 물론 본인은 인정을 잘안하시기에 저는
그냥 먹습니다. 그러니 저와 아버지 아니면 거의 주변 분들은 못먹습니다....
그래도 저는 '맛'이 있다고 먹습니다.^^
네 '맛' 있습니다.
짜디짠 맛이겠지만 그 짠맛은 ,
저 생각 하며 만드신 어머니의 눈물의 맛이라 생각 하기에
소금을 한되빡 더 쳐서 간을 하시더라도 먹을수 있습니다.
수육 접시를 비울때까지, 어머니는 밥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ㅠ.ㅠ
밥은 정작 한그릇 가득 담아 수육 삶던 솥 옆에 두셨던데...
작년 까지는 수육 삶으셔서 저를 주신뒤 며칠후에 또 수육 먹으라고 하시더니
얼마전 부터는
'수육이 먹고싶다. 수육 언제 한번 삶을테니 꼭 와서 먹거라'라고 하십니다.
몇년 되지않는 동안 어머니 간병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치매는 주변 사람에게 내리는 형벌' 이라는 말에 공감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를 제일 힘들게 했던 사람이 아버지와 저 였던것 같습니다.
지금 아버지도 당뇨와 고혈압으로 거동 불편 장애인이 되신터라
당신께서도 어머니 저리 되신게 본인 탓이라며 회한의 눈물 흘리십니다.
저도 이제 어머니, 이제는 아버지 두분모두 돌봐야 하기에 이틀 이상 집을 비울수가 없네요.
전쟁세대 부모님들
평생 가족을 위해서 희생만 해오셨던 분들이 많은데,
맛난거 좋은거, 흔한말로 부귀영화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돈벌어서 효도할께요, 성공해서 효도할께요,,가 아니고
그저 지금 할수 있는것을 하는게 현재 제가 할수 있는 도리라 생각 합니다.
그러니
설사 소금으로 정제되어 더 짜디짠 수육에 김치라도 더 먹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또 치매라는 감옥에 갇혀 계신 어머니 면회 갑니다.^^
Ps/ 그리고 몇년간 쪽지를 주신분들이 꽤 계신데 일일이 답변 못드려서 죄송 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Ps/2 이번 글에도 많은분들이 격려해주시고 추천 해주셔서 오른쪽 베스트가 되었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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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퇴근길에 정말 많이 돌아보게 되는 글을 봤네요 힘드시겠지만 정말 잘하고 계신듯 합니다 멋진 분이에요 추천드리고 갑니다 ㅠ 효도는 추천이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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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눈물 맛이라는 구절에 마음이 저리네요.. 글쓴님 같은 분이 아들이셔서 어머니께서 정말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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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로서 감동입니다 ㅠ 효도는 추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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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무서운 병이 치매같습니다. 아무쪼록 두분 건강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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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본인도 힘드시겠지만. 화이팅 하시고 잘 모시고 사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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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눈물 맛이라는 구절에 마음이 저리네요.. 글쓴님 같은 분이 아들이셔서 어머니께서 정말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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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한두가지면 될터인데, 김치에 김치에 또 김치에 김치를 차리시면서 여러 생각 하셨을 것 같습니다.저도 그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할뿐이어서 맘이 무거울때가 많습니다.^^ | 19.03.20 15: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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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퇴근길에 정말 많이 돌아보게 되는 글을 봤네요 힘드시겠지만 정말 잘하고 계신듯 합니다 멋진 분이에요 추천드리고 갑니다 ㅠ 효도는 추천이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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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말씀을요... 제가 일반적인 가정을 꾸리고 처자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 아마도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신다고 결정하는데 많이 어려웠을겁니다. 주변에 그런분들이 많거든요... 나이먹도록 혼자이지만 그나마 그게 오히려 부모님 모시는 선택을 .. 아니 어쩌면 자식된 도리로 당연지사 이겠지만,,,, 하고 싶어도 그럴 만한 환경이 안되시는 분들 주변에 많더군요... 돈이 많다고 잘되는것도 아니고, 돈이 부족하다고 할수있는게 없는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격려 감사드립니다.^^ | 19.03.20 15: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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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본인도 힘드시겠지만. 화이팅 하시고 잘 모시고 사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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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준에서의 효도는 제가 할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부모님이 특히 전쟁 겪으신 세대분들이 자식들 위해 희생하고 감내 하신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듯 하여 맘이 무거울때가 많습니다. 격려 감사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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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로서 감동입니다 ㅠ 효도는 추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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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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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다 무서운 병이 치매같습니다. 아무쪼록 두분 건강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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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무섭습니다. ㅠ.ㅠ 어머니가 저를 완전히 못알아 보는 날이 점점 더 자주 ,, 그리고 가까워 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 하면 정말 무서워서 잠을 못이룰때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 억만금이 있다고 해도 고칠수도 없고...거기에 아버지까지 힘들어져 버린 상황이니 ... 돈벌어서 효도할께요가 아닌 , 지금 여기에서 할수있는 최선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격려에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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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감사 드립니다.^^ 저뿐아니라 말씀들은 안하시지만 우환 없으신 가정이 없을 겁니다. 이제 전쟁 겪으신세대분들이 세월이 많이 흘러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지니 자연의 흐름이기도 한것 같고... 그나마 최근에 두분 모두 완전 회복이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들 인지 하셔서 그나마 맘이 가벼워 졌긴 합니다^^ | 19.03.20 15: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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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말씀을요^^ 격려해주셔서 저도 정말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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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격려 감사드립니다.^^ | 19.03.20 15: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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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하셨을까요... 얼마나 한이 서리실까요~~ 가늠키 어려운 시절의 삶들을 헤쳐나오신 세대분들이시니 그저 눈물만 ~ 격려 감사드립니다.^^ | 19.03.20 15: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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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니 감사합니다.^^그 시절 왜 그리 그말이 저의 가슴에 아리던지 ㅠ.ㅠ , 정말 야속 하리 만치 시간의 흐름이 빠른듯 합니다. ㅠ.ㅠ 이젠 아버지 까지 병중이시니, 실제 많이 어렵고 힘들긴 합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뭔가 할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 합니다. 부모님 치매나 병환으로 형제 자매 가족들간 분쟁이 일어나고 안좋은 상황으로 연결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인지,,, 오히려 혼자인 제가 다 짊어 질수 있으니 그저 최선을 다해 보려 합니다.^^ 매우 힘든 상황이 많지만 그럴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상황 어머니 였다면 ... 나를 버렸을까? 힘들어 했을까?!' 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답이 자명해져서 또 열심히 뭔가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제자신과 마주합니다. ^^ | 19.03.20 15: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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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돌아가시고 나면 더 복잡한 감정이 생기거든요 한없이 그립다가도 이제는 고통없는 곳으로 가셨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돌아가신지 10년이 좀 넘었는데 이젠 부모는 부모고 자식은 자식이라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만 남더라구요 이제 저한테는 다 부질없는 생각이 되버렸지만요 | 19.03.20 16: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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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감사 합니다.^^ 눈물은 짭니다. ㅠ.ㅠ | 19.03.20 15: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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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격려에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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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저도 좋은일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격려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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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와 힘을 주셔서 감가 감사 드립니다.^^ | 19.03.20 15: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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