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만의 TV가 갖고 싶다고 처음 생각이 든 건 아마도 열 살이 되기 전이었을 겁니다.
거실에만 단 한 대 있던 TV의 리모컨의 주도권은 항상 아버지에게 있었죠.
닌텐도 패밀리의 전원을 켜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던 미취학 아동은 부모님의 외출이 그렇게나 간절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요.
이 때의 저는 결혼만 하면 TV는 제 차지가 될 거라는 극도로 시대 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던 철 없는 꼬마에 불과 했습니다.
삼십대 초반,
집에서 독립하여 6평 원룸에 입성 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듯만 하였습니다.
책상과 침대 사이엔 작은 상 하나, 사람 두 명 앉을 자리 밖에 없던 그 작은 방 책상에 24인치 모니터를 두 개 올려 놓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게임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고 그게 그렇게 기뻤습니다.
하긴, 실로 그러했습니다. 결혼을 하기 전 까진 말이죠 하하하하.
55인치 대형 TV가 벽걸이에 걸릴 때만 해도, PS4와 XBOX One을 연결할 때만 해도,
저는 그들과 동거동락하며 삶을 만끽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드라마는 실로 위대하더군요. TV를 소유 했으나 점유할 수는 없는 그 상실감이란.
이사를 하며 대부분을 내무부 장관님의 취향에 맞춰 원하시는 대로 했습니다만,
저는 '단 한 가지, 그러나 모든 것인 하나'만 취하기로 하고,
집의 80%는 아내의 취향이 되었지만 드디어 제 공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방문 앞에서는 "HAPPY"라는 글자가 들어오는 절 반겨 줍니다.
수줍게 서있는 스탠드와 화려하게 쳐져 있는 앵두전구가 어서 들어오라 손짓하는 듯 합니다.
TV가 뭔가요?
드라마 재생기 같은 건가요?
천정에 달린 빔프로젝터가 자뭇 당당합니다. 아쥬 당당합니다.
문자 그대로 "YES I can"을 말하는 듯 합니다.
감격스러워서 한장 더 찍었습니다.
Optoma의 UHD35+, 구매한 곳(AV땡땡땡)에 따르면, 이 제품, 지난 주에 출시 되어 제가 대한민국 1호 구매자 라고 합니다.
하긴, 어쩐지 기종명으로 검색하니 대만어 밖에 안 보이더라니 (...)
제가 이 공간이 너무나도 소중했던 이유는 아래의 이 친구들 때문 입니다.
캐럿마켓을 수 주동안 잠복해서 드디어 얻어낸 XBOX Series X와,
5번째 사전구매 (아니 출시 된지 반년이나 되었는데 사전 구매라는 표현이 맞는건가?)에서나 겨우 구매하게 된 PS5.
드디어 진정한 주인을 만난 이 기기들이 영상으로 자신들의 엄청난 성능과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지 못 하는 현실이 있어도 되는건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30대 후반에 이르기 까지 저의 짧은 인생 중 가장 긴 투쟁의 역사르..
...아니, 쟁취하기 까지의 과정이 너무도 험한했기에 그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쟁취 해낸 것이 중요하지.
소개 합니다. 저만의 Man's Cave.
작은 방이지만, 방을 꽉 채워주는 90인치 스크린 화면,
4K 60Hz, FHD 240Hz를 완벽 지원하는 초 고해상도 게이밍 특화 빔 프로젝터!
크흡 이게 내 방이라니 실화냐?
잠깐 눈물 좀 닦고,
PS5와 XSX, Shield TV, Nintendo Switch의 안식처이자,
Google Nest Mini가 모든 것을 제어하는 Smart multi room.
삼십대 후반의 허세를 위한 작은 와인셀러는 덤입니다.
퇴근하고 리클라이너에 앉아 강아지를 쓰다 듬으며 맥주를 마시며 보는 빔프로젝터!
이거시 행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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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임은 못하고 부인분과 영화 보는 홈시어터룸으로 변하게 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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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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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멋집니다! 저도 언젠가 결혼을 하면 멋진 취미 공간을 갖고 싶네요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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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멋집니다! 저도 언젠가 결혼을 하면 멋진 취미 공간을 갖고 싶네요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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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투쟁과 쟁취! 프롤레타리아여 일어나라! .... 아니 애초에 투쟁할 일이 없으면 좋습니다. Needle is.. | 21.03.22 23: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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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폭 하지 말아주십시오. 폭력 반대 우우우우. | 21.03.22 23: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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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아기 놀이방이 될 장소군요 | 21.04.03 13: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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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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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합니다 으하하하 플스와 엑스박스를 타고 날아다니는 구름과 같은 기분 | 21.03.23 15: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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