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주문받은 편곤을 만들었습니다.

[G.Blackscale]

편곤은 농기구인 도리깨와 비슷한 무기로써

직관적이며 단순한 사용방법, 그리고 농민들에게 익숙하다는 장점을 가진 무기입니다

특히나 저 장대 앞에 쇠사슬로 달린 자편(子鞭)이 일반적인 무기로는 상대하기 힘들다는 장점이 있어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를 통해 조선에 들어오면서 조선에서도 제식병기로 사용되었습니다.

역사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제가 받았던 주문은 당시 보병들이 사용하였던 보편곤(步鞭棍)이었습니다

자편이 400mm, 모편이 1500mm나 되는 아주 커다란 녀석이었으나

주문하시는 조선군 재현가 분께서는 이것도 보병용 편곤치고는 상당히 짧은편에 속한다고 하더군요..

뭐 어찌됬던간에 주문을 받았으니 만들긴 해야겠지요

주문받은 편곤의 개수는 총 4자루입니다.

 참고했던 편곤의 모습은 육군박물관의 편곤이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모습의 편곤이죠. 징이 박힌 대가리에 구멍 뚫은 소켓을 박고서 사슬을 3개 걸어놓은 녀석입니다

중국쪽 유물도 이와 비슷하고 심지어 서양의 PHM문서에 수록된 삽화에도 위와 비슷한 플레일이 나옵니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겠지요

뭐 이 형태로 한번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화로에 불을 지핍시다

저는 왠만해선 불을 세게 지피는걸 좋아하는 쪽인데

이러면 꼭 아는 대장장이 할아버지한테 탄이 남아도냐는 쿠사리를 먹죠

하지만 화로는 화끈해야 제맛 아니냐고요

솔직히 화로 구조상 약하게 지피기가 또 힘들기도 하고요

원형 파이프를 달구어줍시다. 이 파이프는 편곤에 들어갈 소켓이 됩니다.

앞쪽을 둥글게 말아줘서 나무 부분을 보호해줄 부분을 만드는 것입니다.

금형을 준비합니다

모루의 네모난 구멍에 합체시켜줍니다

그리고 저 단두대같은 부분에 달군 부분을 가져다대고

파이프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망치질을 해주면 깔끔하게 파이프 앞쪽이 말립니다

마치 비엔나소세지처럼 계속 두들긴 부분이 좁혀지면서 말려들어가게 되는데요

더 두들겨 좁혀지게 한 뒤에 절단기로 잘라주면 됩니다.

이걸 모편에 한개, 자편에 두개씩 편곤 하나당 3개, 그러니까 총 12개를 만들어야합니다

8mm 환봉을 두들겨서 고리를 만들어줍시다

이것도 환봉 하나당 고리 3개씩, 총 12개가 필요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모루 뿔을 이용해서 두들겨서

 고리 모양을 만들고 끌을 이용해 잘라줍시다.

대략 이런식의 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고리 만드는 일은 은근히 빡센 작업입니다...

모양이 똑바로 잘 안나서 다시 두들기기도 하고

또한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서 다시 두들기기도 하죠

뭐 실력이 아직 딸린걸 어쩌겠습니까...

될때까지 하는거죠

그래서 위에서 두들겨낸 소켓에 10mm 구멍을 뚫고서

고리 하나씩 끼워줍시다

어떻게 끼웠냐고요?

완성된 고리를 한번 더 바싹 달군다음 물렁해지면

집게 두개를 이용해 저 아구를 벌려놓고서 구멍에 집어넣고 다시 두들겨서 아구를 맞추는 식입니다.

둘 가운데에 고리 하나를 또 걸어주면 완성입니다.

그리고 고리 연결부분을 용접해주고서

그대로 한번 더 약 400도정도의 불로 달구었습니다.

표면에 삼산화철 피막을 만들어서 녹이 덜 슬게 할 목적이었습니다

동시에 달구어진 고리를 한번 더 두들겨서 용접흔적도 좀 깨끗하게 처리했죠

자편에 소켓을 하나 박았습니다

소켓에는 한줄에 3개씩 4방향, 총 12개의 구멍을 뚫고서

두정으로 박아줍니다.

이렇게 보니까 이 편곤이 얼마나 커다란지 실감이 갑니다

 그리고 위에서 봤던 고리 소켓을 자편에 꽂아줍시다.

두정의 머리부분은 이후 그라인더로 잘라낼 예정입니다.

모편(母鞭)의 바닥쪽에도 파이프를 하나 박아줍시다

바닥쪽 나무부분이 깨지거나 갈라지는것을 막아주는 용도입니다

그리고 주문자 요청대로 저기에는 피탈방지끈을 달아줄 구멍을 하나 뚫어줍시다

대략 어느정도 모습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뭔가 정리가 되지 않은것처럼 보이므로

한번 더 다듬어주고 그리고 나무에는 옻을 칠해줍시다

옻을 한 4번정도 칠해준 모습입니다.

옆에 기존 목봉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색이 진해졌죠...

이렇게 주문받은 4개의 편곤이 완성되었습니다.

항상 작은 것들만 만들다가 이렇게 큰건 되게 오랜만에 만들어봐서 감회가 남다릅니다.

조선군 재현가분들이 잘 써주셨으면 하네요.

그렇게 차에 고이 모셔서 오늘

배송까지 마치고 왔습니다.

프리코네 클전 기간인데도 주문 착수하면서 물건 만든 나, 수고하셨습니다.

[찡빵패밀리]

대장장이 마스터!

[메밀밭의파수꾼]

앗!! 왜구뚝배기 브레이커!!!

[그랑블루 슴타지]

와~ 대단합니다.

[엔요이시카]

낫과 망치...?

[공허의 오다논♥]

와 직접 때려민드는 무기...!
근데 갑자기 분위기 소비에트ㅋㅋㅋㅋㅋ

[앞/점/멸]

잠시 소련이 있엇어오

[백부장]

혹시 지금도 주문을 받으시나요?

[캬루사장]

받긴 합니다. 다만 본업이 생긴지라 조금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백부장]

구매하고 싶은데 어떻게 연락 드려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