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에 올린 글에 댓글이 달리고 업적이 뜨고 뭔가 했더니
'오른쪽' 이란 곳에 갔군요;;
사이트 성향에 맞지 않는 취미라고 생각도 했지만 뭐 어때요
전 락스미스로 기타를 시작했는걸요
기왕 오신 김에 며칠 전 고인이 되신 에디 반 헬런 옹(1955. 1. 26 ~2020. 10. 6)의 곡 두개 보고 가시죠
'레디 플레이어 원' 의 OST로 삽입되어 많은 분들이 아실 Jump(1984) 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반 헬런의 곡인 Panama(1984) 입니다.
둘 중에 하나 틀어놓고 내려가시죠!
----------------------------------------------------------------------------------
취미로 기타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많은 기타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싸고 좋은 기타를 추천받아서 시작했다가,
조금씩 욕심내면서 약간 비싼 기타를 손대기 시작하고,
맛(?)을 알게 되면서 다른 맛의 기타를 눈독 들이게 되고,
프로가 치는 기타를 보면서 '나도 저런 기타 갖고 싶다' 생각해서 돈 모으고...
그러다 보면 기타가 여러 개 되어 갈 때 집이 좁아지기 시작하면서
'아 이거 어떻게 좀 해야겠는데' 생각이 들게 됩니다.
*기타를 잘 모르는 분께 설명:
기타는 기본적으로 목재로 만드는 악기인데다
얇은 철사로 된 줄이 외부에 달려있는 구조이므로
온도와, 특히 습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기본적으로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게 되어 있으므로 기타 1~2대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만...
~개판~
(당장 안쓰는 기타들을 창고에 넣고 넣었다 뺐다 몇번 한 상태)
그래서 기타를 적당히 보관할 수 있는 진열장의 필요가 절실해진 때에
완성품으로 파는 기타 진열장은? 있습니다. 구글에 '기타 진열장'으로 검색하면 나오긴 합니다.
"그 돈이면 차라리 뜨끈~한 기타 한대 더 사고 말지"
(아무리 자동 온습도 조절기능이 있다고 해도;;)
외국 사이트들을 검색해 보니 의외로 기타 진열장은 완성품으로 파는 곳이 별로 없고
대부분 자기가 직접 만드는 개성 넘치는 DIY진열장들이 많았습니다.
직접 만드는 과정같은 걸 보니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싶기도 하고...
(개성 넘치는 자작 기타 진열장들 중 가장 평범하고 괜찮다 싶은 한 장)
그래서 기타 진열장을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일단 바탕이 되는 기본 진열장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진열장과 다른 점은 사방이 유리면 안되고 최소한 뒷쪽은 나무로 되어야 하고
크기도 적당히 큰 사이즈로, 최소 기타 6개는 수납할 수 있는 크기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검색 끝에 찾은 적당한 후보 3~4개를 선정하고 실물 확인 끝에 최종낙점된 진열장은
https://www.ikea.com/kr/ko/p/regissoer-glass-door-cabinet-brown-70342081/
생각보다 비쌌지만 크기가 넉넉하고 튼튼해 보여서 결정했습니다.
위쪽 선반 3개를 빼고, 아래쪽 선반 1개를 빼면 위에 기타 6대 수납하고
아래쪽에 앰프나 여러가지 용품을 수납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다
진열장 아래에 다리가 달려서 약간 떠 있는 것도 맘에 들었습니다.
(각종 케이블류를 아래로 빼기도 좋고 공유기와 멀티콘센트 등을 진열장 아래에 숨길 생각)
대충 실어와서... (무거움: 71kg) 여기서 부터는 '이케아 해킹'의 시작입니다.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다가 원래 용도와는 다르게 개조하는 걸 '이케아 해킹'이라고 한답니다. 기타 진열장 검색하다 알게 됐음.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뒷판이 나무판이 아니었습니다.
얇은 합판으로 뒷면을 처리한 구조였습니다. 쇼룸에서는 벽에다 붙여놔서 몰랐지!
어쩔 수 없이 선반 중 하나를 세워서 뒷면에 고정하기로 합니다.
고정하기 위해 양쪽에 나사못을 박아야 하니 드릴로 구멍을 내줍니다. 바로 나사못을 박으면 나무판이 갈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측정을 잘 못해서 구멍을 여러 번 내주다 보니 드릴 머리가 부러졌습니다. 드릴 머리가 원래 드릴 비트라고 한대요.
아직 킹 키탄이 남아있어!
선반을 세워서 뒷면에 고정하고, 벽걸이형 스탠드를 고정시켜서 기타를 한 대 걸어봅니다. 잘 고정된 것 같습니다.
더 무거운 기타도 걸어봅니다. 잘 걸립니다.
뚝딱뚝딱 나머지 벽걸이도 고정시켜 줍니다.
(벽걸이 행거는 Zero 스페이스 월용 기타행거 JX-11 을 사용했습니다
어차피 뒷쪽을 볼트로 고정시키기 때문에 JX-11B 모델을 사용해도 상관없습니다)
1차 완성입니다. (뿌듯)
하지만 갈 길이 남았습니다.
1. 조명을 달아 줄 겁니다. 센서로 작동해서 문을 열면 켜지고, 닫으면 꺼지게.
2. 맨 왼쪽 빈 공간에는 머리가 없는 기타를 걸어 줄 겁니다. 일반적인 벽걸이 기믹으로는 안걸리니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
3. 기타 6대면 최소 18kg가 되다보니 뒷판과 진열장 전체에 걸리는 부하와 무게중심이 엉망입니다.
이 상태로도 걸어만 두는 건 꽤 안정적이지만 기타를 들었다 놨다 해야하니 기타 아래쪽에 받침대를 만들어 주기로 합니다.
조명을 달고 검은색 시트지로 눈부심을 방지할 겸 가려줍니다. 위에 네모난 구멍이 센서부분입니다.
문을 열면 켜지고, 닫으면 꺼집니다.
이 조명도 이케아에서 구매했습니다. 원래 이 용도는 아닙니다만 크기와 조명색이 가장 적합해서 선택했습니다.
https://www.ikea.com/kr/ko/p/omlopp-led-lighting-strip-for-drawers-aluminium-colour-30284356/
맨 왼쪽에는 머리없는 기타를 걸어줍니다.
적당한 기타 스탠드의 받침대 하나를 떼서 다이소의 수예용 고무줄과 케이블타이로 신축성 있게 고정할 수 있는 지지대를 만듭니다.
받침대는 다이소의 나무제품들 중 적당한 높이의 여러가지를 골라서 락카칠을 해준 뒤 기타 밑에 괴어줍니다.
의외였던 점은 신문지를 구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종이 쓰레기 버리는 곳에 가도 신문지가 없네요.
대략 완성입니다.
10kg 가까이 되는 하드케이스를 들고 기타를 꺼내서 다시 넣고 하는 일에서 해방입니다.
보기도 좋고 편의성도 좋은 만족도 높은 진열장의 완성입니다.
마무리로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습기먹는 제습제 3통 정도 넣고 습도계 달아놓으면 끝입니다.
~후기~
글로 정리해 놓으니까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 같지만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이 있어서 작업기간은 1달 좀 넘게 걸렸습니다.
기타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은 최종완성사진에서 기타가 좀 변한 걸 알아채실 수도 있고요.
국내에서도 기타 진열장을 자작하신 분은 있지만
아예 도면설계부터 시작하시는 등 흉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외국의 자료들을 참고해서 이케아 해킹의 형태로 만들어 봤습니다.
기타가 쌓여가는데 보관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하시는 미래의 기타덕후님들께 이 글이 검색되길 바라면서 이만...
(IP보기클릭)124.197.***.***
멋집니다!! 솜씨가 좋으시네요. 스트랜드버그 빼곤 팬더 계열 아님 깁슨 계열로 모으신 것 보니까 하드락이나 블루스 좋아하실 것 같네요^^
(IP보기클릭)175.194.***.***
네 하드락 사랑합니다! 반 헬런 옹이 엊그제 돌아가셔서 슬픕니다ㅠㅠ Panama, Jump 정말 좋아했는데...
(IP보기클릭)124.197.***.***
멋집니다!! 솜씨가 좋으시네요. 스트랜드버그 빼곤 팬더 계열 아님 깁슨 계열로 모으신 것 보니까 하드락이나 블루스 좋아하실 것 같네요^^
(IP보기클릭)175.194.***.***
네 하드락 사랑합니다! 반 헬런 옹이 엊그제 돌아가셔서 슬픕니다ㅠㅠ Panama, Jump 정말 좋아했는데... | 20.10.10 19:37 | |
(IP보기클릭)124.197.***.***
하늘에서 지미 헨드릭스를 만나서 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열나게 라이트핸드를 해가면서 | 20.10.10 21:29 | |
(IP보기클릭)221.143.***.***
(IP보기클릭)175.194.***.***
이케아에서 파는 비트는 너무 약하더라고요... 동네 철물점에서 산 비트가 최고임 어렸을 때 취미생활 하다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당한 경험은 누구나 흔하게 있는듯 해요;; | 20.10.19 12:40 | |
(IP보기클릭)121.151.***.***
(IP보기클릭)175.194.***.***
받침대를 자작이라고 하면 민망한 게 다이소에 나무용품 파는 곳에서 핸드폰 받침대, 양념통, 필기구통 등 높이 적당한 거 골라서 제가 한 건 락카칠 한 거 밖에 없어요;; | 20.10.19 12:42 | |
(IP보기클릭)116.47.***.***
(IP보기클릭)175.194.***.***
네 뒤에 기대고 너트에 푹신한 재질의 받침대를 덧대서 걸어 놓은 건데 저 헤드리스(스트랜드버그)는 무게가 2.3kg 밖에 안되서 꽤 안정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래칸으로 내려서 보관하고 있어요 저 이후로 기타가 너무 많아졌고 스트랜드버그는 가벼워서 아래칸에 보관해도 꺼내기가 쉬워서... | 20.10.19 12:50 | |
(IP보기클릭)173.173.***.***
(IP보기클릭)175.194.***.***
부작용이라면 내 취미가 기타 연주인지 기타 모으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는 거네요 진열장 만든 이후로는 기타 볼 때 목재, 픽업보다 외관과 탑에 뭐가 올라갔는지 같은걸 보게 되는... (어쿠스틱 시뮬 효과를 잘 보려면 할로우 바디 기타가 필요해! -> 진열장에 파란색, 흰색 기타가 있으면 이쁘겠지?) | 20.10.19 14:11 | |
(IP보기클릭)1.237.***.***
(IP보기클릭)175.194.***.***
와! 잭슨! 게다가 브이ㅎㅎ 잭슨은 몇번 인연이 닿을 뻔 했지만 너무 메탈이라(?) 써보진 못했는데 게다가 브이면 오로지 메탈을 위한.. 멋지네요 저도 메인기타로 스커베슨 한 대 갖고 있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기타생활 접더라도 이 기타는 끝까지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착이 가더라고요 | 20.10.19 16:09 | |
(IP보기클릭)58.238.***.***
(IP보기클릭)175.194.***.***
안목이 있으신 분이군요ㅎㅎ 저도 메인으로 쓰는 스커베슨 기타 빼면 스트랜드버그를 정말 좋아합니다. 가볍고 넥감 좋고 사운드는 해상도가 높은 느낌이라 이펙터를 잘 먹어서 이것저것 재미있게 치기 좋지요. 무엇보다 가벼운게 부담없이 손이 자꾸 가는 장점인듯 해요. 게다가 스트링 바꿀 때 마다 기조가 많이 변해서 계속 다른 줄로 바꿔가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전 트루템프라먼트 모델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 주제넘게 7~8현도 도전해 볼까 고민중이네요 (애물단지가 될 것 같은) | 20.10.19 16:27 | |
(IP보기클릭)58.238.***.***
정말 성향이 비슷하시군요. 저도 스커베슨 랩터 6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 20.10.19 23:48 | |
(IP보기클릭)61.98.***.***
(IP보기클릭)175.194.***.***
사실 보관만 생각하면 세로로 차곡차곡 넣으면 10대도 들어가겠지만...(실용적이고) 밖에서 보기에도 좋은 형태로, 꺼내기도 쉽게 하려다 보니 비스듬하게 배치하는 방법 외엔 떠오르지가 않더군요 | 20.10.19 17:39 | |
(IP보기클릭)122.42.***.***
(IP보기클릭)175.194.***.***
전 락스미스로 기타를 배워서 ㅎㅎ 지금이야 커다란 앰프에 물려서 이것저것 치면서 놀고 있지만 처음 3년간은 맥용 개러지밴드에 들어있는 기타 강습이랑 락스미스만 치면서 놀았어요 정식으로 기타 배우신 분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취미기타로 락스미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20.10.19 19:07 | |
(IP보기클릭)211.213.***.***
(IP보기클릭)175.194.***.***
아 생각도 못했는데 군대에서 K2 총기 수납장 닮았네요 진짜 | 20.10.19 21:46 | |
(IP보기클릭)112.149.***.***
(IP보기클릭)175.194.***.***
저도 5단 스탠드 썼어요 지금은 빨래 걸이 비스무리하게 되어 있지만ㅎㅎ 물먹는 하마가 중요하죠 암 | 20.10.19 21:50 | |
(IP보기클릭)119.148.***.***
(IP보기클릭)175.194.***.***
전 아직 경험이 부족한지 여름철 지나고 나면 습기로 넥 휘는 경험은 종종 해봤는데 (트러스로드 조정 필요) 겨울에 갈라지는 경험은 아직 못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겨울엔 적당히 가습기 틀어서 습도 40만 안내려가게 맞춰주고 로즈우드, 에보니 목재 애들은 스트링 갈때 오일 한두방울씩 펴발라주고... 그정도만 해줍니다. 일단 검색해보니 목표 습도 설정해서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있는 가습기도 있네요 http://prod.danawa.com/info/?pcode=12395729&cate=1022486 (따뜻하게 데워서 분무하는 기능도 있고 좋네요.. 비싸서 그렇지) | 20.10.19 22:32 | |
(IP보기클릭)110.47.***.***
어쿠스틱이였습니다. ㅋ 두께가 얇아서 온도에도 민감하게 금이 가더라군요;;; 하드케이스에 있다고 겨울에 찬바닦에 놓다보면 일정기간후 크랙을 경험하실수 있답니다... | 20.10.20 20:14 | |
(IP보기클릭)211.206.***.***
(IP보기클릭)116.33.***.***
(IP보기클릭)119.74.***.***
(IP보기클릭)118.32.***.***
(IP보기클릭)175.194.***.***
아ㅋㅋ뮤직맨 마제스티 탐나죠ㅎㅎ 페트루치 아저씨가 얼마전에 앨범 낸 거에 '터미널 벨로시티' 연주하는 거 보면 뮤직맨 마제스티가 그렇게 멋져보일 수 없고 나도 그 기타만 있으면 최소한 도입부 정도라도 따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가격보고 악보보고 정신줄 잡고 그러죠 ㅎㅎ | 20.10.20 03:14 | |
(IP보기클릭)59.25.***.***
(IP보기클릭)125.138.***.***
맥만 있군요ㅠㅠ아이패드에도 있는 줄 알고ㅠㅠ | 20.10.20 14:24 | |
(IP보기클릭)175.194.***.***
기타 레슨은 맥용 개러지밴드에만 있습니다. 아이패드용 개러지밴드에는 어째서인지 없고요.. https://support.apple.com/kb/PH24954?locale=ko_KR&viewlocale=ko_KR (맥용 개러지밴드의 레슨 설명입니다. 기초 강사인 팀아저씨 레슨이 있고, 추가로 아티스트 들이 올린 레슨도 많습니다) 맥이 있고 기타를 배우고 싶다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레슨이라고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222.99.***.***
(IP보기클릭)175.194.***.***
그 때는 일반적인 기타 거치대의 받침대 하나를 떼서 벽걸이에 고무줄로 신축성있게 연결한 뒤 스트랜드버그의 헤드머신 아래 위치에 걸어 놓는 방법으로 걸었습니다만, 지금은 다른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바로 '글라이더 롤링 카포' 라는 이름의 카포를 쓰고 있는데, 원래는 프렛위치를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카포입니다만 스트랜드버그에 장착시 일반 벽걸이 거치대에 자연스럽게 거치할 수 있게 됩니다. 헤드 피스와 제로프렛 사이에 위치하게 장착하면 톤에 영향도 주지 않고 디자인도 나쁘지 않습니다. 3만원대의 정품과 5천원대의 카피제품이 있는데 사용은 문제없지만 재질이 고무와 플라스틱으로 차이가 많이 나니 참고하세요~ | 21.10.06 13:51 | |
(IP보기클릭)210.95.***.***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아이템이 또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 21.10.06 22:3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