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마블의 인지도는 아이언맨 전후로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워낙 대중적인 IP가 되어서 삼척동자도 알고 있습지요. 물론 그전까진 아니었습니다
아마 대충 애매하게 기억하고 있는건 오락실에서 보던 마블VS캡콤이나 엑스맨 칠드런 오브 아톰 정도였겠죠
그런 시대였습니다만 그래도 마블의 작품들 자체는 마이너하지만 꾸준히 한국에 들어오고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대신... 일반적인 만화책이 아니라... 이렇게 영어교재라는 형식을 빌려서요
최근 스파이더맨 영화가 개봉했기에 제가 가지고 있는게 생각나서 찾아봤습니다
둘은 같은 책입니다. 발매 년도만 다릅니다. 왼쪽 건 1990년, 오른쪽 건 1984년에 나왔습니다
대화영어사라는 회사에서 발매했습니다. 80~90년대에 있었던 회사 같은데 지금은 검색이 안 되는군요. IMF로 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뭐 90년대 이후로 소식이 끊긴 기업들의 운명이 대개 그렇죠
참고로 저는 이번에 나온 스파이더맨 영화 안 봤습니다. 애초에 마블 영화 자체를 잘 안 봤습니다
시기를 놓쳤다... 라고 해야할지 그렇습니다. 어벤저스도 모두 안봤고, 대충 아이언맨 1, 2 정도만 봤군요
샹치는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탈 컴뱃의 기운이 느껴지길래... DC 영화는 좀 본 편입니다
사실 애초에 히어로 영화 자체에 별 흥미를 못 느꼈는데 아쿠아맨으로 입문했거든요. 그후로 샤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정도
위가 90년도판, 아래가 84년도판입니다
내용물은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왼쪽에 원작 만화가 있고, 오른쪽에는 그 만화 컷에 따라 해석과 숙어 등이 쓰여있죠
정성스럽게 왼쪽 만화를 따라 컷을 나눠서 그 위치에다가 저렇게 대사들을 써놓은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그... 콘돔과... 물안경... 을 동시에 머리에 뒤집어쓴 것 같은 악당이 나타나서 JJJ를 잡아갑니다
찾아보니 비틀이라는 이름의 악당이라고 하는군요
저는 미국 코믹스에 그렇게 빠삭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게 원판도 그런지 이거만 이런지 모르겠는데
방금전 페이지하고 색감이 좀 많이 달라집니다. 파란색이었던 부분이 왠지 녹색 비슷하게 됐죠
그리고 좀 지나니까... 어... 모탈 컴뱃 3의 서브제로... 가 나타납니다
얘도 누군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그냥 서브제로라고 하겠습니다. 넌 이제부터 서브제로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모탈 컴뱃 3편의 서브제로
중간엔 광고 페이지가 있습니다
정황상 이게 다 한국에 발매됐을리는 없고 그냥 원작의 광고 페이지까지 그대로 옮겨온 것 같네요
90년판 84년판 둘 다 있습니다. 광고를 보는 것도 나름 영어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땐 생소했지만 지금은 다 아는 얼굴들이 나오죠
스파이더맨, 미국대장, 이상한 의사양반, 울버린, 샹치, 무쇠인간...
마블이 원작은 아닌 코난 더 바바리안이나 스타워즈 코믹스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 대화영어사의 마블 만화책을 2권 더 가지고 있는데 그건 인디아나 존스 만화책입니다
1부 잃어버린 성궤의 추적자를 2권으로 압축한 내용입니다
닥터 둠의 회견장에 도착했는데 기자 출입증을 제시해달라는 말을 듣고
출입증에는 피터 파커라는 본명이 쓰여있으니 난감해하다가 '나는 스파이더맨인데 어떻게 안되냐' 라면서
'스파이더맨만 할 수 있는 재주'라며 거미줄 타기를 선보이는 피터입니다
뭐 어쨌건 원칙은 원칙이니 스파이더맨은 정문으로 못 들어갑니다
그렇습니다. 닥터 둠도 나옵니다
회견장에 나타난 닥터 둠이 방어막을 치고 회견장 내의 기자들을 인질로 잡자 구하려고 하는데
방어막때문에 내부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창문에 거미줄로 메시지를 씁니다. '(방어막의)플러그를 뽑아!' 라고
그리고 방어막이 꺼져서 계획이 틀어지자 뭘 더 해볼 생각도 안하고 용맹하게 빤스런하는 닥터 둠
이거 사실 스파이더맨은 안 와도 되는거 아니었을까요 그냥 방어막 꺼졌다고 도망갈 정도면
빤스런하다 얻어맞는 닥터 둠
위쪽의 90년판은 인쇄가 잘못 되었습니다. 입체안경 쓰고 보는 그런 게 아닙니다
이 책이 나온 시기였다면 이런 파본은 교환감이겠지만 지금같은 시대에는 나름 희소성 있는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근데 뭐 그건 아무래도 좋고 인쇄가 잘못됐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제가 알아낸 정보를 보면 이 책의 원본은 77년에 발매된 스파이디 슈퍼 스토리즈의 22호 같습니다
표지에 미즈 마블과 스파이더맨, 비틀이 그려져 있거든요.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원본의 경우 지금 구해도 중고가로 10달러 내외더군요. 별로 귀한 책은 아닙니다
그리고 뭐 테이프를 함께 판매했는지 카세트 테이프에 관한 광고가 있습니다
근데 이 광고는 84년판에만 있고 90년판에는 없습니다. 6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가격이 쓰여있군요
84년판은 2500원이고 90년판은 9000원입니다. 6년 사이에 6500원이나 오른 겁니다
내용이 달라진것도 아니고, 페이지가 늘어난것도 아니고, 인쇄용지가 고급화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보통 물가의 기준을 '짜장면 값'으로 잡곤 하는데, 찾아보니 84년의 짜장면 가격은 대충 600~700원 했던 것 같습니다
90년의 짜장면 가격은 1400원정도 했다네요. 2배쯤 오른건데 이 책은 2배가 아니라 대충 3.5배쯤 오른겁니다. 무섭다 물가상승!
자세히 보니 위쪽의 90년판은 '카세트 테이프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고 84년판에는 없습니다
이러면 카세트 광고가 없는 이유도 설명이 되는군요. 90년판은 끼워 팔았으니까 그만큼 카세트 가격도 더해진거겠죠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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