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루리웹에 글을 올려봅니다.
캠핑이라던지 여행은 계속 해왔습니다만..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 새로 시작한 취미가 있다면
낚시입니다.
이제 시작한지 1년 조금.
지금까지 해온 낚시를 사진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최대한 한국어로 적절한 말로 옮겨보려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한국에 있을때 시작한게 아니라..
일본에서 시작한 거라..
가끔씩 일본어식 표현이 나와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때는 제 작년말.
코로나 시대의 한가운데
사람과의 만남이 계속 줄어들기 시작하던 그때.
무언가를 계속 할 것을 찾아왔네요.
선박 면허를 따 본다던지..
아무도 없는 산길로 드라이브를 즐긴다던지..
그중에서도
계속 관심은 있었지만..
손을 대지 못했던 낚시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당시 낚시 = 갯지렁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선뜻 손을 못대로 있던때..
검색을 하다가 처음으로 지그헤드 와 웜이라는 존재를 알게됩니다.
아.
갯지렁이를 안 만져도 되는구나.
"그럼 시작해보자."
라는 생각과 함께 처음 타켓으로 잡은것은
전갱이(일본어로 鯵:아지)
맛도 좋고
부담도 없을거라는 생각에
지그헤드와 웜으로 전갱이를 노리는 낚시
속칭 아징구(アジング)를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 구입한 낚시대.
아부가르시아의 컬러즈시리즈의
STCS-774LT-NG
이 놈을 구입한 이유는 단지 가볍고.
낚시대가방이 세트라는 점이었지요.
그리고 처음 구입한 스피닝릴
아부가르시아의 카디널SX 2000번대
일단 검색해서 낚싯줄을 구입해서 감고.. 출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1그램의 지그헤드에 웜을 셋팅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아이들을 재우고
늦은 밤 아쿠아라인을 넘어 치바로 향합니다.
물론 맨 처음의 성과는
0였지만요.
일본에서는 아무것도 낚지못한것을
속칭 보우즈라고 합니다.
그렇게 몇번의 빈털털이 성과후에
처음으로 물고기를 잡는데 성공합니다.
조그마한 전갱이와 꼬치고기(カマス:카마스)
역시 전갱이는 어떻게 먹어도 맛납니다.
역시 프라이로 먹고 싶었지만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마나님께 나메로(생으로 다진 전갱이에 된장등을 넣은 치바현의 음식)를 해서 바치고..
꼬치고기는 구워서 먹었네요.
민어(にべ:니베)
민어는 살을 발라내고 믹서기에 돌린후 어묵으로 해서 먹었습니다.
저는 날것을 먹지않기 때문에 회의 맛은 항상 마나님의 몫.
이놈은 당시 먹을 방법도 몰랐고 작았기 때문에 릴리즈.
정어리(鰯:이와시)
이 녀석들은 압력솥으로 조림을 해서 먹었네요.
이때부터 지그사비키(검색을 해봐도 한국어로 번역하기가 어려워서 그냥씁니다.)
도 도입했습니다.
조금 짧은 사비키(물고기의 주위를 끄는 가짜 먹이 장식의 붙어있는 바늘이 여러개 달린 낚시구)와
메탈지그(물고기의 모양을 한 금속제 루어)
10센치 정도의 녀석에 먹는 법을 몰라서 릴리즈.
바다의 귀염둥이.
복어
복섬(くさふぐ:쿠사후구)
하지만 낚시꾼들에게는 성가신 존재지요.
이빨이 강해서 미끼를 먹어치우기도 하고 웜을 너덜너덜하게 하기도 하니까요..
손을 대서는 안될 존재이기에 당연 릴리즈.
꼬치고기
전갱이
그리고 줄도화돔(ネンブツダイ:넨부츠다이)
역시 작은 녀석들은 살을 발라서 어묵으로.
전갱이와 꼬치고기
그리고 도쿄에서의 마지막 낚시길.
처음으로 30센치가 넘는
잿방어(かんぱち:칸파치)를 잡았습니다.
최고 기록갱신을 한 크기의 고등어와 전갱이도 함께요.
잿방어는 조림으로.
고등어는 구이. 전갱이는 처음으로 프라이를 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항구에서 정어리와 고등어.
고등어는 구이.
정어리는 전부 앤초비를 만들어서
파스타 만들때 사용하고 있어요.
반년 동안 돌아다닌 낚시터들...
소토보(外房:치바현 보소반도의 태평양 쪽)의 온쥬쿠어항(御宿漁港)
이 곳은 서퍼들에게도 인기의 스포트지요.
우치보(内房:치바현 보소반도의 도쿄만쪽)의 토미우라 신항(冨浦新港)
우치보(内房:치바현 보소반도의 도쿄만쪽)의 호타항(保田港)
소토보의 하마오기항(浜荻港)
이 곳은 자주가긴했는데 한번도 물고기를 낚은 적은 없다는...
미우라반도의 요코스카(横須賀)에 있는 우미카제 공원(うみかぜ公園)
친구들과 캠프가기로 하고 합류하기 전에 시간 보내기위해서 잠시 들른곳.
성과는 없었네요.
그리고
15년이라는 도쿄생활을 마감하고
홋카이도로 이주를 하게 됩니다.
삿포로로 이주를 하고 가장 좋았던것은
바다가 가깝다는 거.
도쿄에서도 바로 눈 앞이 바다이긴 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도쿄에서 낚시할 기분이 안나서
낚시를 위해 2시간 가까이 이동하곤 했었지요.
이제는 30분정도에 바다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타루까지도 1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
거기에
와이프 사촌도 낚시를 좋아하는지라..
낚시 친구도 생겨서 즐겁네요~!
연어 낚시를 하는 사람들.
처음으로 와이프 사촌과 함께 도전한 것은 연어 낚시.
이 때가 제한이 걸리기 전날이라 강 하구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연어낚시는 보통 낚시와 달리 특별하다고 할까요..
평소에 낚시를 안하는 사람들도 연어낚시만은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지요.
연어낚시는 알을 낳기위해 강으로 올라오는 연어를 이미 식욕이 있는 것도 아니라
도발해서 낚시를 합니다.
적이라고 인식시켜서 공격하게해서 낚는거지요.
일단 강으로 들어오면 잡아서는 안되고 (밀렵취급받습니다. 잡혀감)
장소에 따라서는 시즌에 따라 강 하구에서 몇백미터의 제한이 걸립니다. 그곳에서 낚시하다가 경찰에게 걸리면 잡혀갑니다.
이곳은 제한은 없었지만.. 그다지 성과도 잘 안나오는 곳이었습니다.
새벽 3시부터 커다란 루어가 달린 낚시대를 계속 던지고 감고...
그 반복입니다. 6시간 정도.
한번만 연어가 걸리긴 했는데...
눈 앞에서 놓친것이 아쉽습니다. 초심자의 행운을 그렇게 써버렸네요.
3번 정도 갔는데 결국은 한번도 못 낚았습니다.
뭐 주위의 사람들에게 들어봐도
실제로 연어를 낚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연어낚시만 그런건 아니지만..
절반정도는 행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 같습니다.
홋카이도에 와서 처음으로 잡은 건 역시
고등어!
홋카이도 낚시에서 자주 볼수 있는 물고기
탁자볼락.
일본에서는 에조메바루(蝦夷メバル), 혹은 홋카이도에서는 가야(ガヤ)라고도 불리웁니다.
볼락인지라 맛은 있긴한데.. 그다지 인기는 없는 물고기 입니다.
잡히면 릴리즈..
처음으로 잡은 점가자미(クロガシラガレイ:쿠로가시라가레이)와
황어(うぐい:우구이)
황어는 홋카이도 낚시꾼들에게는 귀찮은 존재 취급을 받는 물고기입니다.
잡히면 릴리즈
토마코마이(苫小牧:홋카이도의 태평양쪽의 항구도시)에서 잡은 고등어와 전갱이.
홋카이도에서는 전갱이를 못 만날줄 알았는데....
온난화로 예전 홋카이도에서 안잡히던 물고기들이 잡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네요.
치바의 항구에서는 고양이들이 살고 있었는데..
홋카이도의 항구에는 여우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
일본 오징어(ジンドウイカ:진도이카) 홋은 마메이카.
10~20센치 정도의 작은 오징어 입니다.
역시 오징어는 뭘 해 먹어도 다 맛남.
딸내미들과 함께 잡아온 날빙어(チカ:치카)
홋카이도에서 가족 낚시의 대표적인 타켓중 하나지요.
튀겨먹으면 꿀맛
망상어(ウミタナゴ:우미타나고)
그다지 인기가 많은 물고기는 아니지만
알이 아닌 새끼를 낳은 특이한 물고기 입니다.
생긴것은 그로테스크한데...
홋카이도의 향토요리에서 카지카나베(カジカ鍋)는
나베고와시(鍋壊し:너무 맛있어서 다들 젓가락으로 냄비를 달려들다보니 냄비를 망가뜨림)라는 별명으로 불릴만큼
별미 음식입니다.
삼세기의 알.
개인적으로는 연어알보다 맛있었습니다.
개체에 따라 가끔씩 연녹색의 알도 나와서 민트맛 알... 이라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친구와 카지카나베 파티.
그리고,
그다지 군대에서 좋은 기억은 없지만...
홋카이도의 겨울~봄을 장식하는 타켓.
홋카이도의 대표 물고기!
바로
임연수어(ホッケ:홋케)입니다.
11월말 알을 밴 임연수어는 이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별미이지요.
친구랑 둘이서 적당하게 30마리 정도 잡아왔습니다.
일본에서 임연수어 하면
이치야보시(一夜干し:생선등을 소금등에 절여 하루밤을 말린것)이 유명합니다만..
홋카이도에서 바로 잡은 임연수어는
프라이!
주위에 물어봐도 프라이!
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다른 곳에서는 그다지 맛볼 수 없지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선도의 문제가 있는듯 해요.
임연수어와 강도다리 회.
11월에 시작한 임연수어가,12월 들어서면 청어의 시즌이 시작됩니다.
잔뼈가 많아서 손이 많이 가긴하지만
청어가 나는 곳에서만 맛볼수 있는
청어회도 별미지요.
가끔씩 잡혀주는 문절망둑(はぜ:하제)
튀겨먹으며 맛납니다.
2월이 되면
청어들의 파티가 시작됩니다.
청어들의 산란.
암컷들이 해초등에 알을 낳으면
수컷들이 정액을 뿌립니다.
이것으로 인해 홋카이도 각지에서
바다가 하얗게 물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홋카이도에서 이것을
쿠키(群来)라고 부릅니다.
하얀 바다는 낚시꾼들을 부르고
또 임연수어들과 다른 물고기들을 부르지요.
쿠키가 발생한 그 날은 청어가 엄청나게 잡힙니다.
그 뒤로는 청어의 알을 노리고 임연수어와 다른 물고기들이 몰려듭니다.
그 물고기를 노리고 또 낚시꾼들이 몰려들지요.
저도 운 좋게 쿠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청어알
한겨울이 지나면 가자미들이 알을 낳기 위해 물가로 옵니다.
가자미의 시즌이 시작되지요.
점가자미(クロガシラガレイ:쿠로가시라가레이).
살도 도톰해서 조림하기에 딱 좋습니다.
용가자미(宗八:소우하치가레이)
강도다리(カワガレイ:카와가레이)
다른 가자미와 다르게 강도다리는 눈의 방향이 광어랑 같지요.
홋카이도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물고기 입니다.
홋카이도의 북쪽에서..
가자미세트
참가자미(マガレイ:마가레이)
강도다리(カワガレイ:카와가레이)
점가자미(クロガシラガレイ:쿠로가시라가레이)
돌가자미(イシガレイ:이시가레이)
이외에도
오쇼로가레이라고 해서
가끔 산란기가 겹치면 다른 가자미와 강도다리가 교배되어 양쪽의 특성을 가진
흔치않은 가자미가 태어나곤 합니다.
덤으로 삼세기도 한마리 있어요.
홋카이도로 이주하고 나서
낚시를 가는 날이 많이 늘었네요.
평일 밤에 애들이 다 잠들고 나면 가까운 바다로.
그리고 애들이 깨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영하의 밤새..
복잡한 심정에 어지럽던 마음도..
물고기가 잡히던 안 잡히던...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항구에서
아침해가 떠오르는 순간의 평온함
그리고
홋카이도의 풍경은 덤입니다.
낚시대 하나.
릴 하나로 시작했던 낚시도
홋카이도에 와서
장비도 많이 늘었네요.
와이프의 사촌과 맨날 작당모의를 하다보니..
그래도
혼자가도
둘이가도
셋이가도
물고기가 잡혀도
물고기가 안 잡혀도
즐거운 걸 보니..
낚시가 성격에 딱 맞는 취미인가봅니다.
횡설수설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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