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아내가 계획한 여름휴가 1편'에 이은
여름휴가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작년 여름 어느 날,
지겨운 장마가 물러가고 찾아온 불볕더위.
아내가 두 번째 여름휴가를 계획했습니다.
이번 행선지도 어김없이 시골입니다.
사실 제주도 여행도 염두에 두었지만
시국이 시국인 지라 무기한 연기를 했답니다.
출발 전, 추억을 담아 줄 아이템들을 챙깁니다.
출발하자마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많은 비로 인해 고속도로는 정지 상태..
시골까지의 거리는 약 310KM입니다.
평소 같으면 4시간 이내에 도착했겠지만..
가다 서다 반복하면서 7시간 가까이 걸렸네요.
반가운 부모님과 담소를 나누고
그야말로 꿀맛 같은 잠을 청합니다.
오랜만에 꿀잠을 잤네요...^^
이른 아침, 아내와 단둘이 집을 나섭니다.
가까이 있는 건흥산에 오르기로 했거든요.
비가 많이 와서 나무뿌리가 드러났습니다.
초록색 공기 때문인지 호흡이 즐겁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땐 다람쥐가 반겨 주더니
오늘은 청설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네요.
조그만 폭포수에 어푸어푸 세수도 합니다.
거미줄을 뜨고 있는 거미가 바빠 보이네요.
한걸음 한걸음 잘도 올라가는 아내입니다.
산 중턱에 데크가 깔려 있네요.
하부 약수터입니다.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좀 쉬기로 합니다.
거꾸리 마니아인 아내가 지나칠 수 없지요.
조금만 올라가면 거열산성이 있다고 하네요.
건흥산에서 많이 보이는 각시멧노랑나비.
으악.. 거대한 송충이를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질러버렸답니다.
거열산성에 도착했네요.
거열산성은 사적 제559호로서, 신라에 망한 백제의 충신·열사·의용군들이 나라를 재건하려는 목적으로 쌓은 성입니다.
꼬마 드론이 활약할 타이밍입니다.
미리 원스탑 항공촬영을 승인 받는 센스^^
머리 위에서 호버링을 하며 땀을 식혀줍니다.
드론의 프로펠러 풍력은 어마어마하거든요.
하늘에서 본 거열산성의 일부입니다.
마치 삼국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하산하는 길에 발견한 버섯입니다.
이미지 검색을 해봐도 이름을 알 수 없어서..
생긴 모양으로 유추하여 '노랑 그물버섯'을 검색하니 '노랑 그물 망태 버섯'이라는군요!
세상엔 참 신기하고 예쁜 것들이 많네요.
등산로를 내려와서 드론으로 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으려 했는데..
갑자기 기체와 연결이 끊어지면서 화면 전송이 중단되었습니다.
RTR 기능이 정상 작동한다면 돌아오겠지..
작은 기대를 안고 기다렸지만 몇 분 후..
기체와 재연결이 되고 아래 영상이 보입니다.
나무에 걸려서 애처롭게 구조 요청을 하네요..
마지막 포인트 몇 미터 반경 내에 있을 겁니다.
황급히 GPS 좌표를 향해 달려갑니다.
30여 분 헤매다가 너무 가파른 절벽이라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내려왔지만..
다음에 꼭 구출하리라 다짐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그제서야 온몸에 통증이..
팔, 다리, 발, 허벅지까지 긁히고 베었네요.
민소매티에 반바지 차림으로 정신없이 산으로 뛰어 올라갔으니 안 다칠 수 없었겠지요.
많이 안 다친 걸로도 다행이라 위안합니다.
드론 추락의 슬픔은 잠시 잊어버리고..
아이들을 불러서 선물을 꺼내 옵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는요...
무더위를 식혀 줄 '대형 풀장'입니다.
아직 풀장 설치를 시작도 안 했는데...
동생들 데리고 준비 운동부터 하네요.
자.. 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해 볼까요.
모두가 나서서 풀장 조립을 돕습니다.
여과기까지 설치하면 일단 조립은 끝!
이제 그릴을 청소할 차례입니다.
아이들이 영차영차 기합을 넣으면서
숯가마에서 공수한 참숯을 나르네요.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타오르고 있습니다.
와.. 이 냄새 현실인가요?
힘을 빼서 그런 지 뱃속이 요동을 칩니다.
물이 언제쯤 가득 찰까요..ㅋㅋㅋ
차박차박 물장난 치며 잘도 놉니다.
시작은 바비큐의 기본인 목살 구이부터!
고기를 자르자마자 순식간에 동이 나네요.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미니가 추락했으니 네가 추억을 담아다오..
꼬맹이들이 노는 모습을 예쁘게 담아봅니다.
"얘들아~ 고기 먹고 놀자~ 컴 온~"
타월을 말리고 풀장 속 이물질을 건집니다.
점심은 삼겹살이네요.
밭에서 갓 따 온 토마토도 곁들입니다.
이 녀석들.. 고기 한입 먹더니 다시 풍덩..
고기보단 물놀이가 더 좋을 때입니다.
생 LA갈비를 올립니다.
제 동생은 풀장보다 냇가가 좋은가 봅니다.
"할아버지~ 잘 보세요~ 다이빙할게요!"
"지맹아~ 할아버지도 다이빙할 수 있지롱~"
아버지께서 어푸어푸 물놀이 홀릭이십니다.
"아빠! 사진만 찍고 뭐 하는 거야! 컴 인!"
지맹이의 부름에 즉각 입수합니다.
"아빠도 들어오니까 너무 좋앙~ 얏호!"
고기 집게를 아내에게 잠시 맡기고..
비행을 준비합니다.
고추 말리는 그물망으로 만든 그늘막!
샤방샤방한 게 딱 제 스타일입니다.ㅋㅋㅋ
짧은 영상입니다.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하루 종일 물속에서 나올 줄을 모릅니다.
마무리는 등갈비로..^^
아들, 며느리, 손주들을 위해 미소 띤 얼굴로 고기를 굽고 계신 아버지의 뒷모습..
사랑 가득한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입니다.
해가 질 때 쯤 풀장을 정리하기로 합니다.
저는 풀장 정리, 아버지는 자라난 잔디 정리.
초강력 송풍기가 진가를 발휘하네요.
사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짐 정리를 마무리하고 처가댁으로 이동해서
장인어른과 감자탕에 반주를 곁들입니다.
아내가 계획한 첫 번째 휴가에 이은
두 번째 여름 휴가도 성공적입니다.
시댁을 여름 휴양지로 선택한 아내..
그 탁월한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코로나로 인해 울타리 밖으로 나갈 순 없지만
풀장 하나로 온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다니..
행복이란 건 정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맘먹기에 달려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네요.
올여름도 시골 풀장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모두 모두 행복한 여름휴가 계획 세워보세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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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장려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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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그림 같은 풍경이네요.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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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그림 같은 풍경이네요.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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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도 시골에서 휴가를 보낼 것 같네요^^ | 21.06.14 10: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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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분에게 여쭤보니 그 쪽이 워낙 험준한 곳이라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을거래요.ㅜㅜ | 21.06.17 09: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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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타깝네요 ㅠㅠ 아깝지만 그래도 위험한건 안하시면좋겠습니다 까이꺼 더조은넘으로 장만하시죠 ^^ | 21.06.17 12: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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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은 아깝지 않지만 미처 백업하지 못한 메모리카드가 자꾸만 맘에 걸리네요 ㅠㅠ | 21.06.18 1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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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물곰님도 시원하고 행복한 여름 보내세요! | 21.06.24 1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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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최고입니다^^! | 21.06.24 1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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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어가며, 세상 어디 나를 바라봐줄 수 있는 사람 하나가 그리워갈 시점이 되니 난 가족에게 어떤 사람이었나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정말 새길 말씀입니다. 가족이 최고... | 21.06.29 1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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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일정을 좀 더 늘려야겠어요. 아이들이 물놀이를 너무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올해의 후기로 다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 | 21.06.24 12: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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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냇가 사랑이 어마어마했답니다.ㅎㅎㅎ | 21.06.24 12: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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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하길 바란답니다^^ | 21.06.24 1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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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제한, 지역제한 있는 곳이 있는데 저기는 어떤지 모르겠네요.ㅋㅋㅋㅋ | 21.06.22 23: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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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RO] 국내 150m고도제한이 있고요, 비행제한 및 금지구역은 지역마다 다르고 제한구역이 아니면 승인없이 비행 가능합니다. 단 영상 촬영은 모든곳에서 사전승인을 받아야 할 거에요. | 21.06.24 12: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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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요. ㄳ합니다. | 21.06.24 22: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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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장려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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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한달도 안돼서 후회했지 뭡니까. 왜 이제서야 했나..하고요. 진심입니다^^ | 21.06.24 12: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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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었던가요? 검색 들어갑니다! | 21.06.24 12: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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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드론은 dji 매빅 미니1이고 물놀이 때 비행한 것은 dji매빅 에어입니다. | 21.06.24 1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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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똑바로뜨라고님 가족분들도 늘 행복하세요! | 21.06.24 1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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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길... | 21.06.24 1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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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계획을 하긴 했었지만 조금씩 미루다보니 이제는 너무 늦은 것 같습니다ㅜㅜ | 21.06.24 12:23 | |
(IP보기클릭)124.111.***.***
(IP보기클릭)39.7.***.***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 21.06.24 12: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