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아예 가본 적 없느냐고 물으면 뭐 작성글을 보면 일본도 가고 미국도 다녀왔지만
일본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옆동네 다녀오는 국내여행 느낌이고, 미국은 두번 다 출장이라
방콕을 간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도 드디어 니가 해외여행을 간다는 소리를 해주십니다.
하지만 여행은 시작부터 난관이었습니다. 비행기 시간을 잘못 알아서 비행기를 놓쳐버렸거든요.
평소처럼 혼자 가는 여행이면 어쩔수 없다 치고 그냥 돌아올 수도 있었겠지만 가족여행이다보니 현장 구매로 급하게 비행기표를 사야 했습니다.
결국 경우에도 없던 에어아시아라는 새로운 항공사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저가항공 주제에 1열 9석인 꽤 큰 비행기를 쓰네요. 실제로 탑승인원도 엄청 많았습니다.
방콕으로 가는 한국인도 많지만 한국에 오는 태국 사람도 엄청 많더라구요. 그리고 딸기를 엄청 많이 사가시더라구요. 가서 현지 딸기 먹어보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도착한 방콕
뭐 여기도 똑같이 12월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한창입니다. 근데 날씨는 한여름인데 크리스마스라는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적응이 전혀 안되네요
맨날 가던 일본은 아무 정보가 없어도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도 대충 의사소통이 되지만 방콕은 태어나서 처음 오는 곳이다보니
이번 여행은 제가 아닌 가족들이 가자는 곳으로 따라가기만 하는 플랜입니다.
호텔은 짜오프라야강이 보이는 곳입니다. 건너편에는 최근 새로 지어진 호텔인 아이콘시암이 보이네요.
짜오프라야강은 방콕의 한강같은 포지션입니다. 아침부터 정말 엄청 많은 배들이 돌아다니는 방콕의 동맥같은 강이죠.
사실 호텔 위치 자체는 방콕의 유명 관광지나 중심지에서 좀 떨어져 있는 편이긴 하지만, 사람 세명이면 마음껏 그랩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뭐 교통이 불편하고 그런건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되더라구요. 주변에 식당이나 상점 없는건 좀 아쉬웠지만요.
방콕 도심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 멀리 방콕의 스카이라인도 보이고요.
동남아에서도 꽤 잘 사는 나라의 수도답게 고층 건물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12월부터 1월까지는 방콕의 얼마 안되는 건기인데, 온도도 높아봐야 30도고 습도도 높지 않아 그냥 걸어다니기 정말 좋습니다.
보통은 택시 타고 목적지에서만 후딱 다니고 실내로 가야 하는 동남아 여행이지만, 워낙 날씨가 좋다보니 왠만하면 밖으로 나가서 계속 걸어다녔습니다.
덕분에 3일의 짧은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발이 아작났지만요 ㅜㅜ
여행 다니면서 더 뼈저리게 느끼는거지만, 방콕은 "어 여기 일본인가?' 싶을 정도로 일본 상권의 장악이 어마어마합니다.
다니면서 제일 많이 본 가게가 이 세븐일레븐이죠.
물론 본토 세븐일레븐에서 하는 행사같은걸 여기서 하지는 않지만, 들어가면 가격 빼고 진짜 내가 일본에 온건가 싶은 착각이 일어날 정도죠.
일본에도 길거리를 걸으면 작은 화단이 많은 것 처럼, 방콕도 길거리에 작고 귀여운 화단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이랑은 품종들이 차이가 많지만요. 그리고 불교국가다보니 연꽃도 많이 보입니다. 아래에 향을 올리기도 하고요.
낮에는 방콕의 신시가지로 갑니다. 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수많은 거대 쇼핑몰입니다.
아무래도 적도에 가까운 동네다보니 1년의 대부분이 찌는듯이 덥고 습한 기후라 밖에서 활동하는건 전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모든걸 실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초거대 쇼핑몰들이 엄청 많이 있습니다.
쇼핑몰은 하루 종일 다녀도 다 못돌아다니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대합니다.
근데 쇼핑몰 대부분이 일본 백화점 계열이더군요. 이곳도 이세탄 백화점 체인. 내부의 상점들도 일본 계열이 많고 식당들도 일본 음식점들이 정말 많군요.
태국에 왔으니 태국 음식을 처음으로 먹어줘야 예의입니다. 시작은 가장 무난한 뿟빳뽕 커리와 똠양꿍
게 커리는 껍질이 손질된 것을 주문했습니다. 한국에서 먹은 것보다 게살도 더 풍부하고 단맛보다 그 특유의 향이 더 많이 올라오는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똠양꿍도 이제 두번째 먹어보는데 저 레몬글라스의 맛이 너무 좋더라구요. 이후에 똠양꿍은 시킬 수 있으면 무조건 시키게 됩니다.
아무튼 저 두 음식의 궁합이 정말 최고입니다. 뿟빵뽕 커리는 누구에게나 맛있지만 아무래도 좀 느끼하고 물릴 수 있는 반면
똠양꿍은 좀 시큼하고 자극적인 향이 있어서 어려워할 사람도 있지만, 뿟빳뽕의 느끼하고 단 맛을 깔끔하게 지워줍니다.
마치 보쌈과 김치의 조합처럼 음식을 정말 끝도 없이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마성의 궁합이죠.
그리고 열대 동네답게 길거리에서도 과일을 잔뜩 팔고 있습니다. 열대 과일의 대표인 코코넛과 망고를 샀습니다.
두 과일 모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과일이지만 전 둘 다 너무 좋아해서 없어서 못먹습니다. 코코넛은 저 안에 있는 국물을 마시고 과육도 다 먹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는 사탕수수를 파는 곳도 많습니다.
뭐 사탕수수에서 어떻게 가공을 하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분쇄기로 사탕수수를 으꺠기만 하는데 사탕수수 주스가 마구 나옵니다.
사탕수수는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진짜 한눈에 반해버렸습니다. 이후로 길거리에서 사탕수수 파는 가게만 있으면 무조건 사마시게 되었죠.
그리고 그 다음으로 들른 곳은 고-앙이라는 치킨라이스 가게입니다. 무려 미쉘린 가이드에 선정된 맛집이라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도 수많은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먹고 있었죠. 이곳 뿐 아니라 방콕 곳곳에 체인점이 있지만 어딜 가든 자리가 꽉 찬 곳입니다.
사실 엄청 대단한 요리는 아닙니다. 그냥 닭육수에 밥을 한 것 뿐이죠. 그래도 닭육수로 간이 배서 풀풀 날리는 밥을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만 한 요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같이 나오는 닭육수도 진해서 꽤 괜찮고요. 그밖에 닭 내장 수육도 주문하면 나오죠.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엄청 대단한 요리까지는 아닙니다. 그냥 닭백숙 비슷한 맛 나거든요. 물론 아주 안정적이고 진한 육수맛은 누구나 좋아할테죠.
이 가게의 무기는 맛도 아닌 바로 가격입니다. 사진에 나오는 밥 2개 + 닭 내장 수육 여러개 시킨게 다 합쳐서 5천원도 안합니다.
물론 태국 물가가 싸기는 하지만 그거 감안하고 도심 한복판에 있고 사람이 이렇게 몰려오는걸 생각하면 엄청 저렴한거죠.
짧게 와서 딱 한끼만 먹으면 좀 아쉬울 수 있겠지만, 만약 여행을 엄청 오래 온다면, 정말 저렴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엄청 좋은 식당입니다.
방콕 중심가는 BTS(방탄 아님 ㅎ) 라는 거대한 전철을 중심으로 거대한 쇼핑몰들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태국도 베트남정도는 아니지만 길거리에 엄청 많이 오토바이가 다니고, 자동차 자체도 엄청 많기 때문에 교통편은 솔직히 좋지 않습니다.
그랩을 통해 택시로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약 러시아워 시간에 걸리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펼쳐지죠.
제일 기온이 낮은 12월도 영상 30도를 훌쩍 넘기 때문에 사실상 1년 내내 따뜻한 기후인 덕분에
이렇게 건물 베란다에 엄청나게 식물을 심어댑니다. 물론 저 식물을 이용해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고요.
조금 오래 키웠다 싶으면 베란다에 큰 나무가 자라는 풍경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가면 짐 톰슨의 집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짐 톰슨은 방콕의 백화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꽤 유명한 명품 브랜드이기도 하죠.
짐톰슨은 과거에 태국에 현대식 양잠 문화를 도입해 태국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준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투어 신청을 하면 양잠에 대한 설명과 짐톰슨의 집에 대한 설명을 해주죠.
하지만 저는 실크도 명품도 태국 근대식 가옥도 그다지 관심은 없는지라... 관심 있으신 분들은 투어 신청을 한번 해보세요.
물의 도시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방콕에는 운하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이 운하를 따라 다니는 배들도 방콕의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 중 하나죠.
그리고 방콕에는 고양이가 정말 많습니다. 게다가 다들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손을 내밀면 친절하게 다가와줍니다.
그리고 고양이 뿐 아니라 길거리에 개도 많습니다. 개는 좀 무섭긴 한데 막 사람 보고 짖고 하는 개는 없습니다. 다들 착해요.
다음 목적지는 짜뚜짝 주말 시장. 말 그대로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이랍니다.
무슨 특별한 주력 상품이 있고 그런건 아니고 그냥 잡다한거 다 팝니다.
주말에만 여는 시장이다보니 관광객들이 주말이면 일단 이곳에 오는 모양입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시장은 좁은 골목에 건물들이 여러개 있어서 좁은 길목에 사람들이 몰리면 좀처럼 앞으로 걸어갈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이곳만의 무언가를 파는건 아니고 대부분은 방콕 어딜 가도 살 수 있는 것들이긴 합니다.
이곳에서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코코넛을 까서 코코넛 밀크로는 얼려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과육은 긁어서 파내고 거기에 아이스크림과 코코넛과육, 각종 토핑을 올려 먹는 아이스크림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토핑은 마음대로 올릴 수 있고, 코코컷 처돌이인 저는 그냥 이걸 계속 먹어야 하는 운명입니다.
방콕 다른 곳에서도 팔기는 하는데 일단은 여기가 가장 많이 팝니다. 가장 큰 거리에 나가면 이거 파는 가게만 한 10개는 있습니다.
태국 여행의 최대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겠죠.
사실 원래는 더운 날씨에 걸어다니는건 ■■행위인데 12월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계속 걸어다니다보니 발이 엄청 아픕니다.
다른 나라 여행을 가면 다리 아프면 어떻게든 카페 가서 좀 쉬고 다시 걷고의 반복이지만 여기는 그냥 마사지로 다리를 풀어버리면 그만이죠
날이 저물기 시작합니다. 길거리에 그렇게 오토바이가 많은 만큼 오토바이 주차장에도 엄청난 수의 오토바이가 있습니다.
워낙 오토바이가 많기 때문에 택시까지는 몰라도 도저히 방콕 시내에서 렌트카를 할 엄두는 나지 않습니다.
태국의 상징인 시장의 길거리 음식!!
과일도 팔고 생선도 팔고 고기도 팔고 정말 온갓 것을 다 팝니다.
길거리 음식인 만큼 확실히 저렴하지만 사실 맛이 반드시 좋다는 보장은 안된다는 것이 또 길거리 음식의 특징이죠.
하지만 태국 특유의 강한 향과 맛 덕분에 어지간하면 맛이 없기 힘든 것도 태국 음식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다음날 아침에도 그냥 도심을 걸어다닙니다. 호텔에서부터 보이던 정말 인상깊은 빌딩이 보이네요
건물을 한바퀴 돌면서 이 빠진 것 마냥 지어진 고층 건물입니다. 느낌상으론 방콕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아닌가 싶네요.
이날은 푸드스쿨이란 곳에서 직접 태국의 요리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해봤는데요 그건 나중에 별도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엄청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거든요. 게다가 만든 요리의 수도 5가지가 되어서 꽤 길어질 것 같으니 다음 글을 기대해주세요
한국의 매운맛이 전세계에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고 있다는데, 정말인가 봅니다.
아무리 봐도 불닭볶음면의 짝퉁(...)인 컵라면이 마트에 있네요
조금 오래된 느낌의 방콕의 거리
큰 상점가가 있는 메인 스트리트들은 잘 빠진 신식 건물들이 잔뜩 있지만, 조금만 나와도 건물들이 바로 낡아지고 전기줄도 복잡하게 섥혀 있습니다.
아무래도 빈부격차가 큰 것이 한눈에 보이는 것도 일본같은 나라와 동남아시아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죠
쿠킹스쿨에서 거의 5끼를 먹어서 오후에는 그냥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너무 도시만 돌아댕긴 것 같으니 관광지다운 곳도 한번 가볼까 합니다. 이곳은 새벽의 사원이라는 이름의 왓 아룬 사원
태국을 상징하는 장소에서는 거의 반드시 거론되는 곳 중 하나기도 하죠.
태국은 일단은 국교는 없는 나라지만 그냥 불교의 나라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전파된 불교가 아닌 인도 오리지널에 가까운 불교라 느낌은 전혀 다르죠
태국의 불교 역시 화려함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 거대한 탑의 모든 면이 자기로 만든 장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처음에 보면 그 규모에 감탄하고 올라가면 그 디테일에 감탄하게 되죠.
물론 미풍양속을 엄격하게 따지는 것은 태국의 불교도 똑같습니다.
부처의 문신을 하고 들어가면 안되고 특히 여자의 경우는 한여름에 더울 때 정말 고생이겠네요
그 다음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넙니다. 짜오프라야 강을 타는 배는 엄청 많지만 그냥 건너기만 하는 배는 매우 저렴합니다.
그나마 여기는 관광지라고 좀 비싸게 받아서 9바트(우리 돈으로 360원)이지만 다른데는 4바트짜리도 종종 있거든요.
수도의 한복판을 흐르는 강이지만 다리 자체가 많지 않아서 이렇게 강을 건너는 배편이 많이 마련된 편입니다.
배 위에서 본 왓 아룬 사원
확실히 크긴 크네요
강을 건너서 도착한 곳은 마찬가지로 태국의 대표적인 사원 중 하나인 포 사원
특히 이 사원은 태국 왕궁과 바로 붙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왓 아룬 사원만큼의 거대한 탑은 아니라도 마찬가지로 도자기로 꾸며진 큰 탑들이 훨씬 많이 있는 것이 특징이죠.
포 사원의 탑들은 왓 아룬 사원의 탑보다 크지는 않지만 화려함 면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탑에 장식된 꽃 하나하나가 전부 자기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이런 탑들이 수십개는 이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포 사원의 대미는 누가 뭐래도 초거대 부처 와상이죠.
전체가 금박된 거대한 부처의 와상이 건물 하나를 꽉 채워서 있는 것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달팽이가 수백개 있는 것 같은 머리도 대단하지만 단연 하일라이트는 부처님의 발바닥
지문(...)도 그렇고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것 같은 그림들 역시 그 디테일과 화려함이 엄청납니다.
게다가 이거 아마 자개로 하나하나 칠한 것 같아요.
태국도 대표적으로 식당을 가던 어딜 가던 물 공짜로 안주는 나라긴 한데, 이곳은 입장 티켓을 사면 티켓 당 하나로 물을 공짜로 주고 있습니다.
사실 입장료가 말도 안되게 비싸긴 하지만요
근데 불교 사원에서 물을 주는 곳이 하필 창... 창은 태국의 가장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입니다
포 사원을 봤으니 당연히 태국 왕실도 구경...을 해야 하지만 이쯤에서 다리가 너무 아파져서 그냥 겉면만 보고 말았습니다.
이미 왕궁을 본 적이 있는 동생 왈 화려함은 확실히 보장이 되지만 건축 양식 등은 포 사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그 와중에 저희 앞으로 타이 버스 푸드 투어가 지나갑니다.
이 버스 푸드 투어 사무실이 호텔 바로 앞에 있어서 그때는 그냥 "아 버스 타고 맛집 이곳저곳 돌아다니는거구나" 싶었는데
이제 보니까 아예 버스 안에서 음식을 주는 그런 엄청난 기획이군요
솔직히 방콕을 또 오게 되면 이거 한번 타보고 싶네요 정말로
왕궁을 스킵하고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카오산 로드
약간 방콕의 구도심같은, 한국으로 치면 종로 뒷골목? 같은 느낌의 장소입니다.
신시가지처럼 고층 건물이 즐비한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간판, 수많은 관광객과 호객꾼들이 가득 찬 그런 활기찬 곳이죠.
사실 카오산 로드를 온 것은 관광이나 쇼핑은 원래 관심이 없어서 그런건 아니고, 바로 갈비국수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유명하다고 뜨고 있다는(여기 적혀 있어요) 나이쏘이
유명하대서 혹시 백종원이 푸드 스트리트파이터에서 드셨나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이곳 역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엄청난 볼륨은 아니지만 저 갈비 토핑의 양이 참 충실하고 고기의 맛도 엄청 좋거든요.
사실 갈비가 들어가서 갈비 국수지만 사실 면은 쌀국수이기 때문에 그냥 베트남 쌀국수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고수 토핑이 적어서 고수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은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정도?
그런데 ㅋㅋㅋ 누가 한국에서 나이쏘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으셨나보네요
거기랑 여기는 전혀 상관 없다고 한국어로 적혀 있는...
그리고 다음 목적지로 갈 때 드디어 툭툭? 을 타보았습니다.
툭툭은 사시 별거 없고 손님을 태울 수 있는 오토바이인데요. 대충 세명까지 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택시의 발달로 사실 대중교통으로서의 의미는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는데, 관광객들을 모으기 위해 툭툭 주변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경쟁을 하더라구요.
방콕이 워낙 차가 많아서 공기의 질이 좋지 않아 툭툭을 많이 타는 것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지만, 짧은 거리정도면 관광 기분으로 타는건 나쁘지 않습니다.
가격을 흥정하고 해야 하는게 좀 귀찮긴 하지만요.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저녁 식사를 위해 들른 팁 싸마이
사실 주력 관광지나 도심, 상점가에 있지 않아서 찾아가려면 택시나 툭툭을 꼭 타야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생이 적극 추천한 팟타이집인데, 사실 팟타이는 결국에는 그냥 볶음 국수? 정도의 음식이라 뭘 그걸 먹으러 이 먼 곳을 와야 하나 싶지만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이세계에 들어온 것 마냥 그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정말 그야말로 팟타이 하나만으로 구석진 외곽에서 엄청난 성공을 한 맛집이기도 합니다.
불과 1년 전에 동생이 왔을 때만 해도 아까 그 나이쏘이같은 조금은 초라하고 구식의 식당이었다는데, 그런 식당을 이렇게 리모델링 한 것을 보면 말이죠.
이곳의 팟타이는 확실히 비주얼부터 많이 다릅니다.
그냥 계란이 스크램블 되서 섞인 일반적인 팟타이와 달리, 계란을 얇게 오믈렛 해서 겉표면을 씌우다보니 겉보기에 대단히 깔끔해보이죠.
저 계란피를 벗기고 먹게 되는 팟타이도 속이 대단히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맛있다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맛집이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기존의 팟타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배도 부르고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꽤 넉넉한데, 할게 없어서 정말 궁금했던 숙소 건너편의 아이콘시암을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여기는 별거 아니고 정말 최근에 지어진 백화점인데요
사실은 타카시마야 계열(...) 백화점입니다.
뭐 어제 갔던 센트럴도 이세탄 계열이고 태국에 있는 거대 백화점들은 사실상 일본 자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에 지어진 초호화 백화점답게 내부는 그야말로 명품 천지입니다.
태국에 이렇게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도 바글바글하고요.
하지만 호텔 바로 옆의 크롱산 시장을 보면 결국 가난한 나라에서 보이는 극심한 빈부격차를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가난함 속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웃고 있다는 것이 동남아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여행의 마지막날 아침
어제 봤던 그 좀 조각난 것 같은 건물이 보이네요.
방콕의 스카이라인은 생각보다 훨씬 이뻤습니다.
이날은 아침부터 마사지를 받으러 왔습니다. 방콕 왔으면 한번은 제대로 된 마사지를 받아봐야죠
와... 근데 딱봐도 2인실에서 혼자 받으니까 좀 분위기가 그렇
다고 느낄 새도 없이 마사지 받는 순간 비명을 지릅니다.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몸을 혹사시킨 대가인가 하는 생각도 몰려오고
다만 한두번 마사지 받는다고 풀릴 피로는 아니라는 것도 느껴집니다. 꾸준하게 받으면 좋을텐데
이래서 사람들이 방콕 자주 가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고통스러운(?) 마사지를 받은 뒤에는 태국 음식을 먹으러 가봅니다.
그 마사지 샵에서 추천한 음식점인데, 태국 음식을 최신 트랜드로 퓨젼해서 파는 곳이라고 하네요.
똠양꿍과 비슷하지만 닭이 들어가고 매운 맛 대신 코코넛이 들어간 스프, 팟타이같지만 먹어보면 확실히 다른 팟타이, 빵에 찍어먹는 태국식 카레 등등
향신료의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저한테는 태국 요리는 사실 천국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날이라 대충 쇼핑하고 공항으로 가야 하는 일정인데
사실 크게 할 게 없으니 "그곳", 방콕 애니메이트 점을 가보기로 합니다.
한국은 최근에서야 애니메이트 지점이 생겼지만, 방콕은 애니메이트가 생긴지 꽤 되었죠.
방콕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은 여기도 대만 수준으로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라는 점이었습니다.
여행의 진짜 마지막을 장식할 곳은 딸랑롯빠이 야시장
방콕 시내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공항과는 가까운 곳이기도 한...데 이 말도 안되는 인파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하필 도착한 시점에 중국 관광객 무리와 겹쳐서 그야말로 사람반 공기반의 극심한 교통체증이 펼쳐집니다.
딸랑롯빠이 야시장은 짜뚜짝 주말시장과는 달리 상점의 대부분이 포장마차 및 노점상에 가까운 곳입니다.
대신 물건 파는 것이 메인인 짜뚜짝과 달리 여기는 음식이 메인이고, 평일에도 문을 연다는 장점이 있죠.
동생이 그렇게 맛있다고 추천했지만 이상하게 방콕 다른데서는 찾아보질 못했던 로띠
밀가루전병에 바나나, 각종 과일과 시럽, 누텔라 등을 올려서 먹는 크레이프 비슷한 음식입니다.
솔직히 저런게 잔뜩 들어가는데 어떻게 맛이 없을 수 있을까요?
이곳에선 정말 다양한 음식을 파는데, 이건 맛있을거란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그냥 신기해서 시켜본 악어고기 꼬치
약간 닭고기 비슷한 맛이지만 양고기 비슷한 잡내가 나면서 좀 더 고기가 질기고 쫄깃합니다.
파충류 고기는 처음 먹어보는데 그게 다른 것도 아니고 악어 고기라니 좀 신기하네요.
그리고 이곳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먹어서 한번 시켜본 등뼈찜
등뼈를 그냥 푹 삶고, 거기에 한눈에도 매워보이는 고추 국물을 부어버리는 아주 호쾌하고 심플한 요리입니다.
고기 자체에는 간단한 소금간 이외에는 전혀 되어있지 않지만 저 고추들이 느끼한 맛을 확 잡아줘서 저렴하면서 생각보다 먹을만한 요리였네요.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동남아 여행이 끝을 맺었습니다.
근데 돌아오는 길도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저 풍경은 한국인데, 구름 밑에 깔린 저게 다 미세먼지 & 안개입니다...
심각한 안개와 미세먼지의 합작으로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김포공항에서 두시간 가까이 비상착륙해있다가 다시 인천공항에 겨우 내릴 수 있었습니다.
거의 비행기에 9시간을 있었는데, 비행기에서 도저히 잘 수 없는 체질이다보니 9시간을 꼬박 깨 있었거든요
정말 상상도 하기 힘든 끔찍한 경험을 출국 입국 모두 겪었지만, 그럼에도 좋았다고 말할 수 있던 방콕 여행이었습니다.
솔직히 또 가고 싶네요. 물론 이 날씨를 느낄 수 있는 12월 한정이겠지만, 지금까지 일본만 가던 저에게 조금은 다른 나라로도 시선을 돌리게 만들기 충분했던 여행이었네요.
(IP보기클릭)175.212.***.***
(IP보기클릭)121.138.***.***
(IP보기클릭)115.95.***.***
(IP보기클릭)223.38.***.***
어라 그러게요 이게 무슨 일이지???? | 23.03.27 16:3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