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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죄인도시(베르겐)]는 잔혹했고, 약한 라일라에게 있어서는 과혹 그 자체였다.
그렇다 해도 라일라는 착실히 목표달성을 위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성가신 죄인들에게 사역당한지 약2년, 생쥐처럼 통기구와 하수로를 기어 다니는 그녀만이 [죄인도시]의 그물망 같은 [뒷 통로]를 파악해가고 있었고, 작은 라일라만이 사용할 있는 [뒷 통로]였다.
라일라는 탈출을 위해서 [지도]를 작성해나가고 있었다. 굶지 않을 정도의 먹이—썩은 식료품와 간수들의 방에서 훔쳐온 과자들—가 주어지고 있는 몸은 조금이지만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
이 몸이 통기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죄수들은 자신을 [다른 도구]로 바꾸어 계속 학대할 것이었다. 욕심 같아서는 정확한 [지도]를 완성시키고 싶었지만 더 이상 유여가 없었다.
죄수들이 잠들어 고요한 밤, 라일라는 자신을 계속 혹사시켜온 감옥구역에 침을 벴고 혼자서 탈옥을 감행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탈옥은 실패했다.
출구근처의 통기구에서 나온 순간, 여자죄수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던 것이었다.
[네 녀석 이구만, 밤마다 간수실에 숨어든 바보녀석은---- 우왓 냄새!? 엄청 악취가 나잖아!? 어떤 생활을 하면 땀 냄새나는 드워프들의 코가 비뚤어질 정도의 악취가 나는 거야!! 아!!~~정말 , 너희들 우선은 이 시궁쥐를 목욕통에 집어넣고 와!!]
[어, 어이, 뭐하는 거야, 그만해, 우와아아아아아!?]
매일 하수도를 기어 다녀서 제대로 몸을 씻지 않고 있던 라일라를 깔보는 것과 동시에 코를 막고 뒤집어진 것은 담뱃대를 물고 있는 여자의 엘프였다. 리더라고 생각되는 그녀의 지시에 따라 여자죄수들은 납치한 한 라일라를 억지로 물통에 집어넣은 것이었다.
여자엘프의 이름은 [류루]라고 했고, 라일라는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간수실에서 교재대신 슬쩍 훔친 책안에 있었던 이름이었다. 분명히 고대의 음유시인이 자신을 그렇게 불렀다고 하던 가짜이름 이었다.
그렇기에 십중팔구 그녀의 그것도 가짜이름 이었을 것이었다. 악취가 안 없어지자 좋은 비누까지 사용해서 철저하게 씻겨진 라일라는 여자들만 있는 아지트의 안으로 들어오자 금발을 묶은 류루가 값을 매기는 듯이 유심히 라일라를 쳐다보았다.
[간수들에게 통기구를 기어 다니는 <<쥐새끼>>가 있다고 상담을 받아서 말이지. 보수를 받는 대신에 우리들이 생포하도록 준비해 두었지. 마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은 지도를 간수실에 놓고, 일부러 훔치게 하도록 말이지.]
자신이 눈앞의 여자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라일라는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지금의 라일라보다 교활한 자가 얼마든지 있다, 라는 그녀의 세계가 확장된 순간이기도 했다. 방심하는 라일라에게 류루는 질문을 계속했다.
[네 이름은?]
[라일라......]
[들어 본적 없는 이름이군. 죄수번호는?]
[.......없어 그런거, 여기서 태어나서.....<<부품실>>에서 도망쳐 나왔어.]
부하의 죄수들에게 칼날을 들이밀어진 라일라에게 거짓말은 용서되지 않았고, 포기한 듯 고백하자 류루의 탁한 회색빛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과연, 밖에서 잡혀온 얼간이가 아니었나, 그럼 쓸데없는 의심받지 않고 그것을 새길 수 있겠네.]
[그것.......?]
[신의 은혜 말이지. 너를 감수들에게 넘기지 않기로 했어, 그 대신 오늘부터 나의 장기말이 되어주어야겠어.]
그렇게 말하고 갈팡질팡 하면서 라일라는 한명의 남신의 앞에 끌려왔다. 류루와 교섭을 하자 죄인도시(베르겐)를 관리하는 신들 중 한명이라는 남신은 재미있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라일라의 등에 [은혜]---스테이더스를 새기고만 것이었다.
[베, 베르겐에 처넣어진 죄수들은 [스테이더스]를 봉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거 아니었어.....?]
[하지만 너는 죄를 짓지 않았어. 거름구덩이에서 태어난거 뿐이야. 그럼 아무문제 없잖아? 신들에게 있어서 죄인도시가 누구도 도망칠 수 없는 감옥인 체로 유쾌한 지옥이 되어준다면 뭐든 상관없으니까 말이지.]
죄인도시(베르겐)을 창설한 것은 명계를 다스리는 신들로 알려졌었다. 그들은 하계에 흩어진 다른 신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계약을 맺은 것이었다.
[하계의 끝자락이라도 상관없고, 절대피해를 주지 않겠다. 우리들에게 [반이상향(디스토피아)]를 만들게 해달라.] 라고.
-절대 바깥세계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
-처리 곤란한 대 죄수들의 처리를 전부 맡겠다.
그런 조건과 함께 명계의 신들은 미궁도시보다 거대하며 차가운 벽을 준비하고, 거기에 지하까지 파고들어가 던전과는 다른 탈출 불가능한 지하 감옥----이곳 죄인도시(베르겐)을 만든 것이었다.
[영혼]만이 아닌, [육체]도 수반된 [정신]이 도착하는 곳, 즉 죄수들이 역어내는 [반이상향(디스토피아)을 그들은 관측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정확하게는 죄인도시는 일부의 신들의 취미와 기호가 많이 섞인 [작은 세계]였다.
그런 [작은 세계]의 안에서 집단탈옥을 허락하는 페밀리아는 결코 용서치 못했지만, 다소의 [자극]은 명계의 신들도 원했던 것 같았다.
라일라와 같은 특례를 제외하더라도 혼돈을 만들기 위한 무법지대의 악법이 필요해져, 일부의 죄인에게도 바깥세계에서는 비밀리에 [스테이더스]가 주어지고 있었다. 감옥 안에서 대창부의 지위를 확립한 류루도 그런 세력을 이끄는 [대 죄인]중 한명이었다.
[이제 너는 보통사람이상의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어, 오늘부터 나를 위해서 노새처럼 일해주어야겠어.]
[......이 망할 할망구가]
그날부터 라일라와 류루의 주종관계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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