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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구야히메의 예언을 따르는 것처럼 카구야는 [조정]을 떠났다. 일족의 안에서도 [최고걸작]이라고 유명한 친여동생도 고죠우도 버리고, 극동도 버리고 갔다.
대륙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주신의 모습을 싫어도 생각나게 하는 긴 머리카락조차 잘라버리고 바깥세상으로 자신이 죽을 장소를 희망했다.
[정의]에 대한 체념의 깃든 카구야는 하지만 절망한 체로 숨을 거두는 것은 화가 났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의]를 길동무로 삼겠다고, 지긋지긋한 고죠우를 기술을 써서 몇 번이고 눈에 거슬리는 녀석들을 베었다.
대륙에서도 당연하듯이 만연하는 목숨의 착취를 카구야는 남아있는 [정의]의 조각이라는 양심이 무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었고, 극동 에서온 검객, 죽고 싶어 하는 망령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미 제우스와 헤라의 흑룡토벌이 실패한 세상이었다. [세계의중심]에서의 파급된 혼돈과 소란은 카구야은 전해들음과 함께 체감을 하면서, 처절하게 죽을 곳을 찾고 있던 그녀는 이끌리는 것처럼 대륙의 가장 서쪽---미궁도시 오라리오로 향했다.
그때쯤이면 이미 길러진 기품도 교양도 엉망이 되어있었다.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카구야는 이미 자포자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카구야를 갱생시켜준 아스트레아는 틀림없는 여신이었을 것이었다.
시끄러운 아리제와 함께 만난 정의의 여신은, 관장하는 것을 듣자마자 매도의 말을 뱉는 카구야를 싫은 표정 하나 없이, 마치 정의를 짊어진 존재로써 익숙 하나는 듯이 얌전히 받아들였다.
최악의 만남이 지났어도 아스트레아는 권속도 대리지 않고 몇 번이고 카구야를 찾아왔다. 그때마다 카구야는 짜증이 났고, 외치면서, 그리고 격한 온갖 욕설이 단순한 화풀이로 바뀌었을 쯤, 결국 말라버렸을 눈물을 흘렸다.
아스트레아는 껴안아 주지도, 손을 내밀지도 않은 체, 쭈그리고 앉아있는 카구야가 일어설 때까지 계속 지켜보았다.
[카구야. 머리를 길러보자?]
꼴사납게 어린아이처럼 울부짖은 다음날 아침, 아스트레아는 그런 말을 했다.
[사쿠야히메 하고는 천계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나도 알고 있단다. 조금 심술궂은 아이 때문에 네가 자유롭게 솔직해지지 못하는 것도 화가 나잖아?]
한때의 주신을 [조금]이라고 표현하는 걸로 보아서, 그녀도 여신이다, 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카구야에게 아스트레아는 말을 계속했다.
[계약이 해제되었어도 너의 가슴에는 벚꽃이 연기만 타는 불꽃으로 계속 남아있어.]
[이번에는 너 자신이 불을 끌 차례.]
[거기다, 이것 보렴. 머리를 기르면 네가 유일하게 칭찬해준 내 머리랑 같아지잖아.]
계속되는 여신의 방문의 중간에, 더러움을 모르는 그 호두색의 머리카락을 선망해서 카구야는 실수로 말이 나온 적이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말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는 것인지 쑥스럽다는 듯이 부끄러워하는 라스트레아를 보고 카구야는 무엇인가가 녹아내리는 것처럼 희미하게 웃었다.
고향을 버리고 온 이후 오랜만의 미소였다.
-이것이 [정의], 이것도 [정의].
-올바른 언동은, 황폐해져 황야로 변한 사람의 마음에 다시 한번, 비와 빛을 가져다주었다.
-[정의]에 죽은 카구야는, 아스트레아의 [정의]에 구해졌다.
-[정의]에 대해 단념하고, 체념을 품으면서도, 하지만 [미련]을 포기하니 못한 아이는, 다시한버 아름다운 환상을 찾는 여행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카구야는 개종했다. 벛꽃의 주박을 끊는, 그녀자신의 최초의 불끄기(火消し). 보통의 [고죠우 카구야]는 아스트레아의 권속이 되었다.
[머리를 기른다고? 괜찮네! 가쿠야는 속이 답이없을 정도로 뒤틀려 있고 뾰로통하지만, 외모만은 분명 요조숙녀가 라는 것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냥 날버릴까. 고 생각한 아리제와 함께, 그때부터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카구야 이상으로 귀찮은 파룸이 더해졌고, 그때부터 동료들이 늘어 과거의 자신이 웃어버릴 정도로 미궁도시에서 [세상 바로잡기]에 힘쓰는 나날, 괴롭고도 즐거운 매일이었다.
[정의]에 절망하는 일도 많았었다. 하지만 닳고 떨어져 나가는 이 과정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고, [올바름]의 실천을 소녀의 가슴 한구석에서는 알고 있었다.
[류 리온 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의의 권속의 말석으로 그녀가 더해졌다. 그녀를 말로 표현하자면, 뭐라고 해야 할까. 고결하고 미숙해서 카쿠야는 코를 막고 토하고 싶은 것을 참을 수 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충돌이 잦았고, 몇 번이나 싸우기도 했다. 몇 번이고 싸울 정도로 그 엘프의 소녀는 그 소년과 닮았었다.
그 고지식함과 융통성이 없는 결벽스러움이 소년과 똑같았다. 아니 어쩌면 소년을 능가할 정도로 동화속의 요정(비웃음)일지도 몰랐다.
소년보다 현명하지 않은 만큼 그 귀찮스러움은 끝을 몰랐고, 카구야가 눈을 떼지 못하고 질려버릴 정도였다.
그리고 웃는 것이었다.
입술을 심술궂은 모양으로 치켜 올리고, 소년에게 말하지 못했던 진심을 숨김없이 털어 노음으로써.
[바아~~~~~~~~~~~~~~~~보녀석!!]
-소녀도, 카구야도, 앞으로 몇 번이고 절망 앞에서 무릎을 꿇을 지도 몰랐다.
-걸음을 멈출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등을 손바닥으로 치면서, 무엇인가를 깨우치게 할 정도는, 카구야는 앞으로도 미움 받을 말을 뱉으면서 지켜볼 것이었다.
-소년의 옆을 같이 걷지 못했던, 한때의 고죠우 카구야의 감상이면서, 지금의 카구야의 바램.
-모든 것을 축복하는 벚꽃은 더 이상 필요 없었다.
-피안에 피는 긍지 높은 꽃도 이미 눈 밑에 있었다.
[정의의 검과 날개에 맹세하니.]
-소녀는 이제 하늘을 날 수 있는 날개를 가지고, 빛나는 별에 손을 뻗을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