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DYNAZENON
괴수 따윈 나타나지 않는 것이 좋을 테지만
일상, 비일상 그리고 다시 일상
괴수의 습격과 그걸 막아내는 다이나제논
그리고 그 속에서 일상을 되찾는 사람들이 있다.
가우마 부대는 각자의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우마는 조언자이자 설정을 끌고 가는 역할을 맞다가 개인의 서사를 그리드맨 유니버스에 가서 마무리 짓지만 다른 4명은 모두 본편 안에서 서사를 매듭짓죠.
코요미는 자신의 후회를 똑바로 마주하고, 치세는 스스로가 가진 감정을 깨닫습니다.
유메는 영원히 풀 수 없는 문제라는 저주를 인연으로 풀어내고, 요모기는 남들에 맞추는 것이 아닌 스스로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인물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유메와 요모기의 이야기는 작품의 메인 플롯인 만큼 풀어내야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이야기 이전에 작품이 내세우는 주제와 설정들의 의미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적대세력인 괴수 우생 사상은 전작의 아카네와는 달리 꽤나 복잡한 인물들입니다.
이야기가 아카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그리드맨과 달리 다이나제논은 괴수 우생 사상과 괴수들을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여러 방면으로 해석될 여지도 많죠.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한 인물이 있습니다.
작품의 최종보스이자 질문하는 자, 시즈무이죠.
괴수가 실체화되고 우리가 보는 형태로 변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에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는 설정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진짜 괴수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면 그건 시즈무의 대사들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자유로움, 해방의 창구이죠.
'학교 애들 평범해 보이지만 무언가에 속박 되어 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사귀며 자연스럽게 사회에 섞여 살아가는 것.
시즈무는 그것 자체를 부자유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간의 감정에서 영향을 받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괴수만이 자유로움과 해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이 생각은 괴수 우생 사상 모두가 기본적으로 깔고 있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즈무가 다른 3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즈무는 자유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해나간다는 데 있습니다.
시즈무가 뜬금없이 학교에 전학을 오는 건 요모기와 유메의 관계에서 큰 정동을 포착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이 부자유라고 생각하는 틀을 관찰하고 규칙을 지키는 것에 대해 알아보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저 요모기와 유메가 만드는 정동만을 원했다면 둘이 보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곳에서 인간들이 만든 규칙인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버리는 등의 시스템에 얽매이는 일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런 것들을 따르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이 반대하는 부자유에 대해 알아보는 과정이라 볼 수 있죠.
"진짜 괴수술사는 잠에 들지 않아."
-시즈무-
이 대사 또한 시즈무와 다른 3명을 나누는 부분입니다.
설정으로 한정하면 바로 정답이 나옵니다. 괴수술사 중에 유일하게 잠에 드는 묘사가 나오지 않은 것은 시즈무이고 나머지는 모두 잠을 자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죠.
괴수와 연결되어 있을 때의 무지나와 오니쟈의 대사, 그리고 시즈무가 체내에 괴수를 품고 있었다는 반전을 생각하면 설정 상 시즈무는 괴수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잠을 자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내기에는 조금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왜 시즈무는 굳이 진짜 괴수술사는 잠에 들지 않는다고 했을까 입니다.
시즈무는 자신만이 진짜 괴수술사라고 생각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거든요.
괴수 우생 사상은 항상 같이 행동하고 괴수를 조종해 파괴 행각을 하는 만큼 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전부 다른 곳을 보고 있습니다.
오니쟈는 순수한 파괴와 살인, 쥬우가는 가우마에 대한 동경과 배신으로 인한 분노가 뒤섞인 애증의 표현, 무지나는 아예 이유를 알지 못해 방황하는 인물이죠.
하지만 시즈무는 다릅니다. 괴수를 앞세운 진정한 자유에 대해 고민하고 부자유로 정의한 규칙에 얽매여있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탐구하는 인물입니다.
정동을 모으기 위해서만 행동 했다기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부자유라 여기는 규칙을 지키는 일을 할 이유가 없거든요.
그렇다는 건 시즈무가 괴수에 대해 고찰하고 괴수가 가진 자유라는 것에 대해 관철하는 진정한 괴수술사로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적어도 시즈무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했다고 볼 수 있겠죠.
다시 말해 시즈무가 생각하는 자유는 괴수를 통한 인간 감정의 해방이고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요모기와 유메에 붙어있으며 정동을 모으는 한편 부자유에 얽매여있는 사람들을 이해해보려는 시도 또한 하고 있습니다.
최종전에서 침묵하는 시즈무 또한 이와 이어지는데 그가 침묵하는 이유는 자유와 부자유 사이에서 시즈무는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동을 모아 가규라를 각성시켰지만 자신이 생각했을 때 부자유에 해당하는, 다시 말해 무가치한 것들에 힘을 모아 대항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죠.
"역시 모르겠어"
-시즈무-
시즈무는 작품 내내 부자유에 얽매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감정을 폭주시키고 규칙을 역행하더라도 자유를 추구하는 괴수 우생 사상, 시즈무의 이상은 결국 변하지 않았고 정동을 흡수하면서 직접 가장 강력한 괴수로 각성했지만 그 정동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보편적으로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자유. 무언가에 얽매이는 부자유는 억압, 속박 등의 부정적인 단어로 대체되기도 하며 뭔가 자유보다 나쁜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이죠.
특히나 창작물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일상적인 풍경 보단 무언가 사건이나 비일상적인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창작물에선 부자유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별로 없죠.
하지만 부자유한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이나제논의 주인공 요모기 내린 답,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자유는 작품을 모두 감상한 우리는 그게 자유보다 가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제한하고 둘만으로 한정하는 관계. 분명 여러 제약이 생기고 서로의 자유를 억압하는 관계이나 동시에 인류사 보편적인 가치로서 인정받는 그것.
바로 사랑이죠.
"나는 자유를 잃게 되는 게 아냐. 값진 부자유를 손에 넣어가는 거야"
-요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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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나는 그렇게 보내기엔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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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러모로 아쉽죠. 아무래도 전개상 정해진 결말이었지만 극장판 나오곤 굿즈 조차 못 나오는 걸 생각하면 많이 아쉽긴하죠. | 24.09.08 15: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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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주제의식과 그걸 전달해내는 연출, 구성이 뛰어난 작품이지만 역시 눈을 사로잡는 건 거대 로봇과 아름다운 히로인들이죠! | 24.09.08 1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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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아름다웠죠... | 24.09.08 21: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