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몬 시리즈가 몰락한 이유를 고찰한 글이 올라와서 저도 2002년에 들어서 몬스터물이 가파르게 몰락한 이유에 대해서 써 보고자 합니다. 1999년 포켓몬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까지는 그야말로 몬스터물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지배했던 시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포켓몬이 1999년부터 2000년까지 크게 히트했고, 2000년부터 2001년까지는 디지몬이 강세를 보였는데, 중간중간 4차원 탐정 똘비, 몬스터팜, 데블파이터 같은 작품도 있었고, 국산 애니메이션인 유니미니펫도 나름 흥행에 성공했으며, 이런 몬스터물이 흥하니까 이들의 위상을 꺾기 위해 제작했다는 카더라가 있는 애니가 바로 채채퐁 김치퐁입니다.
그런데 이런 몬스터물 장르들이 2002년에 들어서 급작스런 하락세를 겪게 됩니다. 특히 포켓몬, 디지몬, 몬스터팜, 데블파이터 이 4작품의 지상파 방영의 끝이 모두 상당히 안 좋게 끝난 편인데, 포켓몬의 경우에는 성도지방 들어서 주 1회 방영으로 줄어든 이후부터 시청률이 크게 부진했는지 앤테이와 온천에서 생긴 일에서 뜬금없이 조기종영이 되었으며, 디지몬의 경우에도 주 1회 방영으로 줄어든 테이머즈부터 하락세가 가속화되었고 KBS도 테이머즈를 끝으로 디지몬 수입을 끊어버렸습니다.
몬스터팜의 경우에는 2기 에피소드가 있음에도 SBS에서 1기만 방영하고 조기종영했고, 데블파이터는 최종화 착각, 더빙 원판 손상 등의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며, 후속편인 데빌 칠드런도 KBS가 아닌 대교어린이TV에서 방영되었습니다. 그나마 KBS에서 방영된 요리킹 조리킹이 이후 재능TV에서 많이 재방영이 되었고, 대원이나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디지몬 프론티어가 나름 인기몰이를 했지만 과거에 비할 바는 못 되었고, 포켓몬스터 AG의 경우에도 달라진 성우진, 게임의 미한글화 등으로 고전했습니다. (그나마 포켓몬은 dp부터는 한국닌텐도, 포켓몬코리아가 설립되면서 다시 국내에서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었죠.)
물론 이렇게 된 것은 탑블레이드 같은 새로운 작품들이 히트하면서 몬스터물의 유행이 지나간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실제로 몬스터팜 2기는 일본에서도 원래 4쿨 예정이었지만 시청률 부진으로 2쿨에서 조기종영이 되었고, 1기도 시청률이 크게 나오거나 한 것도 아니었으니 SBS에서도 일본에서도 조기종영된 2기 수입을 하지 않았습니다.
데블파이터의 경우에도 방영 시간대가 일요일로 옮겨가는 등 탑블레이드 등에 밀려서 시청률 면에서 많이 고전했던 걸로 보이며, 후속편 데빌칠드런도 일본에서 평가가 썩 좋았던 편은 아니었고 결말도 최종보스 에녹 부활 떡밥만 남긴 채 어정쩡하게 끝나버렸습니다.
그리고 포켓몬하고 디지몬의 경우에는 몬스터물의 유행이 지나간 것 외에도 다른 이유가 몇 존재하는데, 국내 한정이지만 포켓몬의 경우에는 본래 관동 리그까지 80화 정도까지만 편성이 될 예정이었는데 이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해서 후속작 금은도 준비되고 하면서 장기 방영으로 노선이 바뀌게 됩니다. 이 때문에 성도지방 들어가서는 체육관전 등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 속도가 많이 느려졌는데, 여기서 왜색으로 인해 체육관전이나 전설의 포켓몬 관련 에피소드들이 잘려나가기까지 하니 시청자들이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이건 지상파의 심의 문제나 2003년까지만 해도 왜색이 들어간 내용을 내보낼 수 없었던 사유도 있지만)
포켓몬 무인편이 뜬금없이 종영된 가장 큰 이유는 일본판하고 방영 격차가 너무 좁혀졌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미 일본판과의 방영 격차를 의식해 방영 격차가 6개월로 좁혀졌던 2001년 5월 23일부터 주 2회에서 주 1회 방영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앤테이 에피소드 방영할 때가 2002년 11월 27일, 일본 무인편 마지막화 방영일이 2002년 11월 14일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만약 왜색으로 잘려나간 에피소드가 그대로 다 방영만 되었어도 이 사단이 나지는 않았을 겁니다.
디지몬의 경우에는 디지몬 RPG가 테이머즈를 기반으로 하거나 프론티어가 지상파 방영이 안 되었음에도 흥했던 등 테이머즈 입장에서는 좀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만, 굳이 이유를 찾자면 주인공 교체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애들한테 호불호가 많이 갈렸던 점이 있겠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포켓몬하고 디지몬은 모두 주 2회 방영에서 주 1회 방영으로 줄어들 때부터 하락세가 가속화되었다는 겁니다. 애니/드라마가 주 1회 방영이 이뤄지는 일본과는 달리 우리가 주 2회 방영이 더 친숙한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 1회 편성이 애들한테 익숙하지 않았던 원인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요약
1. 1999년 포켓몬을 시작으로 흥했던 몬스터물은 유행이 지나감에 따라 2002년부터 하락세가 시작. (몬스터팜, 데블파이터 같은 건 이미 일본에서도 하락세)
2. 국내 한정으로 포켓몬의 경우에는 왜색으로 잘려나간 에피소드나 스토리 진행 속도가 느려지면서 시청자들의 흥미가 줄어듬. 여기에 대원강점기까지... 그나마 이 쪽은 4세대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으면서 한국에서의 인기를 회복함.(수정)
3. 디지몬의 경우에도 세나의 일본식 가옥 등 왜색 심의 때문에 파워 디지몬 종영 후 방영이 늦어졌고, 프론티어가 흥했음에도, 디알이 테이머즈를 기반으로 함에도 포켓몬과 달리 주인공 교체라든지 스토리가 호불호가 갈렸음.
4. 일본과의 방영 격차 때문이라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애들한테 주 1회 방영이 좀 많이 낯설었던 것으로 보임.
(추가)
5. 인터넷의 보급, 한일 월드컵 때문에 애들이 tv 만화영화에 관심을 덜 가지게 됨.
6. 미디어 믹스, 파생상품 출시의 부실. 특히 똘비, 데블파이터, 몬스터팜이 그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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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르가 인기를 끌다가 그것을 카피한 장르가 많이 나오고 결국 사그라든다음 원조격 작품만 남아서 명맥을 유지하는건 몬스터물 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가 다 해당되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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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타 마시로
뭐 지금도 포켓몬이 원탑이니 국내 한정이 맞습니다. 국내에서 포켓몬이 다시 살아난 데에는 한국닌텐도, 포켓몬코리아 등에서 지속적으로 프랜차이즈 관리를 해주는 등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건 그렇고 디지몬 테이머즈의 방영이 지연된 이유는 세나의 일본식 가옥 문제라고 합니다. 월드컵 등의 이슈도 있었던 거 보면 정말 여러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한 것 같네요. | 20.04.09 10: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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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라타 마시로
그리고 '지상파에서 외산애니메이션도 이상할 정도로 안 들어오던 시기가 2001~2003년입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이 봇물처럼 쏟아진거도 저 때였고요' 이유는 애니메이션 쿼터제가 실시되기 시작한 때가 바로 저 무렵입니다. 똘비나 몬스터팜, 데블파이터는 관련 상품 출시가 부진했다는 점, 케이블 방송의 출연, 인터넷의 보급 등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었네요.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 20.04.09 10: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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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르가 인기를 끌다가 그것을 카피한 장르가 많이 나오고 결국 사그라든다음 원조격 작품만 남아서 명맥을 유지하는건 몬스터물 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가 다 해당되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