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와일드 하츠 | 출시일 | 2023년 2월 17일 |
개발사 |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 | 장르 | 헌팅 액션 |
기종 | PC / PS / Xbox | 등급 | 12세 이용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의 오메가 포스 팀이 제작하고 EA가 퍼블리싱하는 ‘와일드 하츠’. 갑작스레 공개된 해당 타이틀은 헌팅 액션 장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타이틀이었다. 당장 오메가 포스 팀이 제작했던 ‘토귀전’ 시리즈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었고 새로운 요소로 ‘카라쿠리’라는 시스템을 추가하여 다른 맛의 플레이를 만들 것임이 보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헌팅 액션 장르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았다. 거대한 몬스터의 패턴과 액션이 제대로 맞물리게 만드는 것은 아주 오랜 시간과 노력. 시행착오들이 있어야만 나오는 것이어서다. 토귀전의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게임 플레이의 형태와 구성이 바뀌는 만큼, 온전한 것이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었다.
지난 2월 17일 정식 발매된 와일드 하츠는 최적화를 비롯하여 산재한 문제들이 있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토귀전에서 실험적으로 시도했던 요소를 계승하는 한편, 헌팅 액션 장르의 긴장감과 극복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게임 플레이의 중심에 카라쿠리라고 부르는 요소가 자리하면서 정체성을 명확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해당 리뷰는 PS5 환경에서 플레이 이후 작성되었습니다. 참고바랍니다.
● 필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 나만의 필드 나만의 루트
개발진인 코에이 테크모의 오메가 포스팀은 헌팅 액션이라는 장르(혹은 플레이 경향)에서 출발한 ‘토귀전’ 시리즈를 세상에 선보인 바 있다. 명확하게 벤치마킹한 타이틀이 있었던 것은 부정하기 어려우나, 개발진은 후속작에서 몇 가지 빛나는 발상들을 적용한 바 있다.
2016년 발매된 토귀전 2에서는 오픈월드가 적용되어 넓은 필드를 무대로 삼는다는 발상을 게임 내에 적용하며 새로움을 선사했다. 필드와 인스턴스로 무대를 나누는 한편, 넓은 필드를 질주하며 이끌어나가는 플레이를 선사했다. 여기에 오니노테라 부르는 신규 시스템 / 무기의 추가. 전작에서 선보였던 스킬 시스템 ‘미타마’ 등을 통해서 액션과 헌팅 측면에서 다른 지향점을 확실하게 구축했다.
비록 판매량이 높은 편은 아니었기에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토귀전에서 시도했던 발상과 다른 방식의 플레이는 어느 정도 살아있다. 개발진은 토귀전의 유산을 바탕을 활용하여 ‘와일드 하츠’를 설계하고자 한 것처럼 보이며,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후술하겠지만, 와일드 하츠를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중심부에 자리하는 것은 ‘케모노’라고 불리는 거대 몬스터. 그리고 핵심적 메커닉인 ‘카라쿠리’다. 필드는 이 두 요소들이 만나게 되는 지점이며, 플레이어는 빌딩 시스템인 카라쿠리를 통해 필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라보게 된다. 케모노는 플레이어가 마주하기에 너무도 거대하며, 카라쿠리를 통해서 제작하는 건축물 또한 상대적으로 크게 설정되어 있다.
초반부터 딱 보여준다. 이런 거대한 녀석들과 사투를 벌일 것이라고
바로 여기서 필드의 구성이 시작된다. 거대한 몬스터와 구조물 설치라는 발상이 만나며, 필드는 토귀전2의 오픈월드가 아니라 지역별 하나의 필드를 구성하는 형태가 됐다. 전투의 대상은 아주 거대한 케모노 하나 뿐이며, 플레이어는 오롯이 목표가 된 대상에만 집중해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이 된다. 따라서 필드는 너무 넓어서도 안되고 너무 좁아서도 불편함을 일으킬 여지가 있었다.
개발진은 이를 고려하여 오픈월드가 아니라 필드의 형태로 규모를 줄여 무대를 구축했다. 몬스터에 따라서 전투를 하는 지점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들이 이 사이를 이동하며 정비와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게 유도한다. 동시에 필드는 평면적이지 않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필드는 평면적인 지점들과 수직적인 부분들이 혼재되어 있다. 심지어 설정을 따르면서 폐건물과 사원들이 필드 곳곳에 자리한다.
와일드 하츠의 전투는 전체 필드 중에서 정해진 지점에서만 싸운다. 그런데 구조가 복잡하다
정해진 장소에서 전투가 진행되는 플레이에 기반을 두면, 건물로 채워진 장소들은 플레이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동에 시간이 걸리게 하는 구성이면서 사람에 따라 다른 루트로 진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그리고 여기저기 자원을 흩뿌려두며 필드를 탐색하도록 했고 하나의 장소를 여러 각도와 시각에서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영구적인 건축물인 ‘용 카라쿠리’는 플레이어마다 다른 사냥 루트와 시각을 갖게 만드는 장치다. 고정된 장소만이 아니라 자유로이 설치할 수 있는 특성은 어떤 몬스터를 파밍할 것인지 / 플레이어가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지점은 어디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누군가는 뛰어서 갈 수도 있고. 누군가는 비행덩굴을 타고 고지대와 저지대를 왔다갔다할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떨어지는 지점에 상승기류를 설치해, 다른 루트로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플레이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용 카라쿠리가 흥미로운 것은 ‘자원의 한도 내에서 설치할 수 있다는 점’ / ‘멀티 플레이 시 호스트의 설치물을 따라간다는 점’이다. 자원의 한도 내에서 설치할 수 있기에 필드를 용 카라쿠리로 뒤덮지 못하고 적절한 위치를 탐색해야만 한다. 게다가 멀티 플레이에서 호스트의 설치물 기준으로 운용되므로 멀티 플레이를 할 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몬스터에 접근하고 전투하는 경험이 이어진다.
필드마다 자원의 한도 내에서 설치할 수 있는 용 카라쿠리는 이동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음식을 말리고 훈제하거나. 광석과 같은 자원 수급 / 특별한 재료를 수집하는 설치물 / 무기와 방어구 제작을 하는 설치물 도 존재한다. 이러한 설치물을 각 필드마다 배치하여 수집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도 한다. 거점 - 퀘스트가 아니라 필드에서 바로 퀘스트 도전과 수렵까지 이어지게 했으며, 캠프도 게이지 한도 내에서 어디든 설치할 수 있게 하여 정비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이를 통해서 필드는 사람마다 다른 이동 경로 / 각 필드마다 다른 유형의 설치물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플레이가 누적될수록 배치한 오브젝트의 수가 증가하기 마련이며, 점차 거점 대신 필드에서의 출발하는 경우가 주를 차지하게 된다. 필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도록 만들며 크래프팅이라는 요소가 꽤 중요함을 깨닫게 한다.
그렇다면 필드를 이용해 펼쳐지는 전투는 어떨까? 와일드 하츠는 거대한 적을 잡는다는 헌팅 액션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타이틀과 다른 지점을 향한다. 형태는 비슷할지 몰라도 그 내부를 채우는 액션과 플레이가 아주 다른 경험을 마주하게 하고 있다. 전투를 통해 다른 타이틀에서는 볼 수 없던 흥미로운 요소들이 두각을 드러낸다.
● 불합리와 재미 사이에서 - 케모노의 패턴과 무기별 액션
헌팅 액션은 일반적으로 ‘거대한 몬스터를 플레이어(무기)의 액션으로 제압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패턴의 합리성이다. 플레이어는 몬스터의 패턴을 파악하고 빈틈을 찾아야 하며, 그 순간에 피해를 주는 것의 반복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지는 액션과 패턴의 공방이 긴장감과 정복의 순간을 만들고. 이것이 카타르시스로 이어진다.
하지만 와일드 하츠의 전투는 조금 다른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요소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는 몬스터인 케모노의 패턴이 때때로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초반부를 벗어나 거대한 케모노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불합리는 더욱 두드러지기 시작한다. 적들은 강력한 공격을 연속으로 해오며, 무기와 액션 대응만으로는 치열한 공방을 만들어내기 어려워진다.
근접 기준으로는 이걸 피하라고요? 싶은 패턴이 많다. 용수철 카라쿠리를 애용하자.
케모노들의 패턴은 연속적인데다 아주 강력하게 설정되어 있다. 심지어 일부 케모노들은 유도 성능을 가진 것처럼 움직이며, 플레이어를 집요하게 괴롭히기도 한다. 때때로 예상했던 경로를 벗어나 플레이어에게 직접 날아들며,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악랄한 패턴을 선보이는 케모노들이 플레이어를 반긴다.
두 번째는 무기 액션의 구성 측면이다. 와일드 하츠의 무기는 카라쿠리 카타나 / 우산 / 활 / 비연도 / 노다치 / 카라쿠리 곤봉 / 손대포 / 망치까지 총 8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방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카운터에 치중된 우산뿐이다. 무기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방어 역량을 극단적으로 줄인 구성인 셈이며, 플레이어가 공격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도록 설계했다.
무기별 액션이 단순한 편은 아니지만,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 무기마다 스테미너인 기력을 소모하는 액션들이 들어가 있기에 최대 공격 횟수도 제한을 받는다. 자칫하면 기력이 모자라 회피할 수 없는 상황도 자주 나온다. 꾸준한 공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케모노의 빈틈을 노려 공격을 쏟아붓는 형태에 가깝다. 공격 중에도 기력 수치를 신경 써야 하는 한편, 언제 어떻게 공격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래도 전투는 적의 패턴을 보고 빈틈을 노리는 것이란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공격의 기회를 자유롭게 가져가지 못하는 대신, 개발진은 ‘해방’이라 불리는 기능을 집어넣었다. 무기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는 일반 공격으로 쌓이는 게이지를 이용해 단시간에 강력한 공격을 일시에 가하는 기능이다. 따라서 와일드 하츠의 전투는 강력한 공격을 최대한 피하며, 일반 공격 등으로 해방 게이지를 쌓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가끔 찾아오는 빈틈을 파악하고 강력한 공격을 꽂아 넣는 플레이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무기마다 극단적으로 다른 메커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이 공격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액션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무기인 카타나가 일반 공격과 해방 공격이라는 기초적인 형태를 따르고 있다면, ‘비연도’와 같은 무기는 입체기동과 같이 공중에서의 빠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적에게 와이어를 꽂고 공중전을 이끌어나가는 무기인 셈이다.
손대포의 경우 한정된 횟수를 가진 강력한 공격을 보유하고 있고 두 개의 게이지를 관리하며 전투를 이끌어 나간다. 게임의 컨셉과 가장 어울리는 ‘카라쿠리 곤봉’은 단순한 공격 액션을 가지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한 번에 강력한 피해를 가하는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무기에 따라 다른 운용법을 가지고 있으며, 전투의 양상이 극단적으로 바뀐다. 방어적인 플레이보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더 이점을 가질 수 있는 설계이다.
개인적으로는 카타나와 곤봉이 취향에 맞았다. 각자 개성이 극단적이라 재미가 있다
공격적 측면에 집중한 만큼. 그리고 케모노의 패턴이 악랄한 만큼 무기와 방어구에 붙는 스킬도 다른 지향점을 향하고 있다. 특히, 무기는 강화 트리가 종이 아닌 횡으로도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무기를 제작함에 있어서 이전 무기에 붙었던 스킬들을 가져오는 구조로 만들었다.
즉, 파생되는 무기를 확인하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플레이어의 전략에 맞춘 스킬 구성을 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그렇기에 무기트리는 꽤 복잡하다. 다음 무기인데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고 속성 피해를 주는 형태로 극단적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이 무기 트리를 고민하며 이리저리 시험을 해보라는 의미와 같다. 이를 위해서 강화 단계를 언제든 이전으로 돌릴 수 있도록 했으니, 여러 방법론을 시험할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무기에 스킬을 붙여나가며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일방 통행이 아니라서 루트가 이리저리 이동한다
방어구 또한 방어력만을 증가시키는 강화가 없다는 점 / 속성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는 다양한 방어구를 만들고 파밍을 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업그레이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방어력이 아닌 인간 / 케모노 수치를 올려주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일부 스킬의 경우 인간 / 케모노 수치에 따라서 적용 여부가 갈리는 구조다. 따라서 어떤 방어구를 인간 / 케모노로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나에게 맞는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서 어떤 트리를 따라야 하는지가 플레이어의 전략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방어구와 무기에서 스킬을 가져오는 방법론. 그리고 의도적으로 설정된 케모노들의 기괴한 패턴을 고려하면, 무기별 액션만으로는 흥미로운 전투를 이끌어나가기 어렵다. 물론, 플레이어의 조작 능력에 따라서 무기만으로도 충분한 사냥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는 무기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전투를 이끌게 한다. 게임의 중심부에 자리한 요소 ‘카라쿠리’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다.
캠프 꾸미기가 아니라 전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카라쿠리'
● 모든 것을 해결하는 해법 - 연결 카라쿠리의 활용
마법과 같이 다뤄지는 카라쿠리는 와일드 하츠 전투의 알파요 오메가다. 게임 초반부가 상대적으로 지루한 이유도 카라쿠리의 존재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초반부를 넘어 중반부를 지날수록 조합할 수 있는 카라쿠리의 종류도 늘어나게 되며, 동시에 게임 플레이가 아주 복잡하고 비는 타이밍 없이 꽉 짜여 돌아가기 시작한다.
연결 카라쿠리라 부르는 요소는 케모노들의 가차없는 패턴을 파훼하는 용도가 가장 우선시된다. 무척 넓은 공격 범위를 가진 제왕 멧돼지의 돌진을 벽을 세워서 막아내고 카운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플레이 도중 캐릭터가 신규 카라쿠리에 대한 발상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것이 몬스터의 패턴 일부를 파훼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카라쿠리를 소개하는 기능과 같다.
전투 도중 QTE가 발동된다. 이걸 봐야만 해당 카라쿠리 조합을 습득할 수 있다
와일드 하츠에서 가장 다른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카라쿠리의 존재가 크다. 무기별로 파생되는 액션의 가짓수가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케모노와 플레이어의 액션만을 두고 봤을 때, 각자의 공방이 치밀하게 짜여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무기만을 사용해서 수렵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는 케모노의 패턴 자체가 무척 불합리해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액션의 가짓수를 늘리고 플레이어가 택할 수 있는 회피 / 방어 액션을 강화하는 것. 케모노의 패턴을 조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개발진은 케모노의 불합리함을 그대로 두고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하고자 했다. 연결 카라쿠리로 만드는 각종 건축물은 이렇게 탄생했으며, 명확한 사용처를 통해 가치를 증명한다.
순간적으로 건축물을 만들어 사냥에 도움을 받는다는 개념은 ‘패턴을 파악한다’는 대전제와도 맞물린다. 기존 타이틀이 잘 짜여진 공방을 만들기 위해서 적의 움직임을 관찰한다는 측면이었다면, 와일드 하츠의 패턴 파악은 ‘어떤 카라쿠리를 써야 하는가 / 언제 카라쿠리를 설치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벽을 이용해 돌진을 막는다는 발상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제왕 멧돼지 선생
기본적인 납도 후 슬라이딩 회피도 판정이 너그러운 편이지만, 전투 중 활용하는 ‘용수철 카라쿠리’에 무적 판정이 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이 판정은 길다. 즉, 캐릭터와 무기 중심으로 케모노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카라쿠리를 사용해서 피하라는 의미다. 그렇기에 전투는 쉴 새 없이 진행된다. 적의 공격을 눈으로 보는 과정 - 카라쿠리로 방어 / 회피를 선택하는 순간의 판단이 특유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시에 개발진은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도록 유도한다. 이는 단순히 카라쿠리로만 사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카라쿠리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실’이라는 자원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는 전투 중에는 몬스터를 공격하는 것으로 수급이 이루어진다. 공격을 쏟아낼수록 카라쿠리를 사용할 기회가 더 부여되며, 부위 파괴된 적의 상처에 손을 집어넣어 한계치 이상의 실을 획득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빈틈을 만들고 실 한도를 넘어 보유할 수 있는 '사냥꾼의 팔'
연결 카라쿠리만이 전투에 이점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한 용수철 카라쿠리 외에도 무기에 화상 피해를 부여하는 횃불. 공중으로 떠오르는 활개 등도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 손대포를 들고 활개를 펼처 공중에서 적을 포격하거나. 실패를 설치한 뒤 빠른 기동성을 확보하거나. 공격 모션을 캔슬하는 등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활용처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카라쿠리를 활용한 전투는 멀티 플레이를 통해서 더욱 빛나기 시작한다. 싱글 플레이에서 나에게만 집중되던 어그로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수렵 시간이 크게 단축되는 이점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와일드 하츠의 게임 플레이가 더 강조되는 지점이다. 어그로가 분산되며 카라쿠리를 활용할 기회를 더 갖게 되고 비는 시간 없이 하나의 수렵이 이루어진다.
이건 꽤 각별한 경험이다. 다른 플레이어를 부활시킬 수 있기에 멀티 플레이 실패 경험이 크게 줄었고. 각자 다른 빌드와 연결 카라쿠리를 사용하기에 필드 상황이 플레이마다 달라진다. 서로 연계를 통해서 장시간 빈틈을 만들어내는 한편, 기초 카라쿠리를 제대로 활용해 패턴을 피한다거나. 체력 회복 등 부가적인 효과를 설치하는 등 대화 없이도 서로 상황을 보고 협력하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와일드 하츠는 거대한 몬스터 ‘케모노’와 무기에 따른 액션이 주가 되어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타이틀이 아니다. 지향점을 달리하여 카라쿠리라는 설치물을 통해서 플레이어가 상황을 치열하게. 그리고 능동적으로 이끌어가도록 만든다. 불합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고 강한 적들의 패턴은 카라쿠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의미이며, 일반적으로는 카라쿠리를 사용하는 것에 따라서 전투의 양상이 크게 바뀐다. 여기서 와일드 하츠만의 새로운 재미가 창출되고 몰입할 수 있는 순간들이 계속해서 플레이를 수놓는다.
파티원끼리 합심해서 순간 카라쿠리 폭딜을 하는 맛이 있다
● 전투와 액션 외적인 문제점들 -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설픈 모습
각자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무기들. 그리고 카라쿠리를 이용하여 진행되는 전투까지. 와일드 하츠의 게임 플레이는 비슷하되 다른 느낌을 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결과물 또한 긍정적이다. 몬스터의 공격력이 높기에 긴장감은 유지되며,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빈 틈을 만들어나가는 플레이가 이어진다. 손은 바쁘고. 빠른 상황판단과 전략적 접근을 모두 사용하는 플레이인 셈이다.
하지만 액션과 플레이 외적으로는 지적할 수 있는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현재 PC 플레이어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최적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빠른 상황 판단과 조작이 필요한 타이틀에서 프레임 드랍 등으로 제대로된 플레이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프레임 드랍 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PS5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멀티 플레이 시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면서 카라쿠리 순서가 꼬인다거나. 싱글 플레이 시 피했을 타이밍이지만 멀티 플레이에서는 타격을 당하거나 하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이는 매칭 옵션을 변경하면 한결 나아지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멀티 플레이가 아주 쾌적한 경험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멀티 플레이는 정말 재미있고 보람차다. 문제만 없었다면 더 괜찮았을 것 같은데
마지막 보스를 앞둔 최후반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시각 효과 때문에 어려워지기도 한다. 시야의 확보가 중요한 타이틀에서 눈이나 비가 화면을 가리기 때문이다. 비는 그나마 괜찮은데, 눈이 특히나 문제다. 필드에 눈이 내리는 느낌이 아니라 플레이어를 비추는 카메라에 효과가 적용되어 있기에 모든 화면이 뿌옇게 변한다. 적의 패턴을 알아보기 어려워지며, 시각적으로 눈이 아파진다. 게다가 효과 추가 탓에 핑 문제에 프레임 드랍이 더해지므로 파밍 과정이 고통스러워 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스토리 진행 도중 매칭 측면에서의 문제가 있다. 퀘스트 기반의 매칭과 필드 매칭이 갈리는 문제로 보인다. 퀘스트 기반 매칭이 타겟을 정하고 사냥에 돌입하는 것이라면, 필드는 조우하는 몬스터를 상대하기에 벌어지는 문제다.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맵 - 퀘스트 또는 목표 선택’의 구조와 함께, 필드 내에서 특정 몬스터를 선택하고 매칭을 돌리는 시스템으로 이원화되어 있어서다.
폭설 효과는 실 플레이에서 너무 눈이 아프다. 이거 싫으면 빨리 엔딩을 보라고 조용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
그러므로 필드에서 진행되는 스토리 진행 도중에는 다른 플레이어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빠르고 편하게 목표를 정할 수 있는데, 굳이 필드 매칭을 위한 ‘사냥꾼의 문’을 이용해서 별도 매칭을 돌릴 이유가 없다. 어찌 됐든 한 번 사냥해야만 지도에 목표로 추가되므로, 스토리 진행 도중에는 대부분이 솔로 플레이로만 진행하게 되는 문제를 낳는다. 스토리 진행 도중 지원 요청이 큰 의미가 없기에, ‘황금 폭풍’과 같이 장벽이 되는 몬스터와 전투 시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아마 개발진의 의도 또한 스토리는 싱글 플레이에 집중하라는 의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부 연결 카라쿠리의 경우에는 진행 도중 영감을 떠올리는 것으로 플레이를 배우게 되는데, 상시 어그로가 고정이 되어 있어야만 영감을 떠올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멀티 플레이로 전투를 클리어하면서 올라올 때 일부 연결 카라쿠리를 배우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참고로 엔딩 이후임에도 대포 카라쿠리를 배우지 못했다. 어차피 쓸 것 같지 않으니 상관은 없지만
몇 가지 버그 / 편의성 측면도 플레이의 경험을 깎아내린다. 플레이 도중 경험했던 것 중에는 온라인 매칭이라서 컷신 스킵이 안되는 관계로 전투 이후 5분가량을 컷신만 보고 있어야 하거나 / 대기 모드로 진입했다가 게임을 플레이하면 온라인 매칭이 끊겨 게임을 다시 구동해야 한다거나 / 몬스터가 지형에 끼어 너무 쉽게 클리어 된다거나 하는 상황들이 있었다.
특히, 케모노를 마무리하고 바로 컷신이 나올 때에는 드랍한 소재를 채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컷신 이후 보상창이 나오는 아마테라스의 경우, 컷신 도중 오류가 난다면? 아무 보상 없이 세이브 지점으로 돌아가는 분노유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엔딩 이후 콘텐츠도 당황스러운 어려움을 자랑한다. 도전적인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겠지만, 20분 제한 / 1회 사망 제한이라는 조건이 너무도 벅차다. 처음 목표로 제시되는 케모노를 사냥해야만 덧입기 기능이 개방되기에 무시하고 플레이 하기에는 아쉬움을 남긴다. 아마 플레이 목표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보이지만, 도전 과정이 스트레스다. 그 결과 디럭스 에디션에서 제공되는 덧입기 장비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갖게 됐다.
덧입기가 엔드 콘텐츠에 붙어있는 이유 = 방어구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괴상하기에 목표를 주기 위함
● 결과적으로 ‘다른 맛’으로 완성된 헌팅 액션
정리하자면, 와일드 하츠는 벤치마킹한 타이틀이 너무도 뚜렷하게 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궁극적인 지향점은 지금까지 헌팅 액션 장르가 추구하던 것과 다르다. 본질적인 게임 플레이가 다른 경험으로 마감되고 있으며, 자신만의 특색과 독자적인 게임 플레이가 자리한다.
수렵 도중 몬스터와 플레이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층위의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 언제 어떤 카라쿠리를 사용할 것인지. 멀티 플레이에서 동료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공격으로 얻은 카라쿠리 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단기간에 빠른 판단이 오고 간다.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서 다소 비합리적 패턴을 가진 케모노를 상대하게 되고, 전투 중에는 쉬지 않고 고민하며 집중하는 플레이가 자리를 잡게 된다.
최적화나 당황스러운 버그들이 있기는 하지만, 와일드 하츠가 보여준 지향점은 분명히 흥미로운 것들이다. 물론, 운영이나 후속 업데이트는 별개의 이야기이기에 장기적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오는 3월 업데이트를 이미 예정해둔 만큼, 새로운 맛과 새로운 경험이 만들 수렵 경험이 각별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이라는 작은 컨셉이 얼마나 흥미로운 사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를 증명한 와일드 하츠. 다소 비합리적이거나 불편한 지점이 있음에도 카라쿠리가 만든 새로운 경험들은 빛나는 것이 분명하다. 이후 후속 업데이트 등으로 롱런하는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성 및 편집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221.150.***.***
모든게 다 좋음 최적화 빼고
125.142.***.***
어제 막 엔딩 보고 왔습니다만, 여러모로 참 아쉬움이 남는 타이틀이네요. 단순히 몬헌 아류작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재미를 잘 구축했고, 무척 재미있는 게임인데 최적화를 비롯해서 잔버그나 어설픈 마감이 깎아먹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번작이 어느정도는 흥해서 후속작이 나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그 때는 최적화도 잘 해서 나오고...
124.58.***.***
최적화 논란에 그래픽 논란이 있음에도 그딴거 다 뒤덮어 버릴 정도로 재밌어서 답이없음. 그냥 개꿀잼
110.9.***.***
최적화만 빼면 진짜 재밌게 할 수 있는데...
119.192.***.***
재밋다~
221.150.***.***
모든게 다 좋음 최적화 빼고
49.175.***.***
119.192.***.***
재밋다~
110.9.***.***
최적화만 빼면 진짜 재밌게 할 수 있는데...
125.142.***.***
어제 막 엔딩 보고 왔습니다만, 여러모로 참 아쉬움이 남는 타이틀이네요. 단순히 몬헌 아류작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재미를 잘 구축했고, 무척 재미있는 게임인데 최적화를 비롯해서 잔버그나 어설픈 마감이 깎아먹는게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번작이 어느정도는 흥해서 후속작이 나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그 때는 최적화도 잘 해서 나오고...
39.118.***.***
124.58.***.***
최적화 논란에 그래픽 논란이 있음에도 그딴거 다 뒤덮어 버릴 정도로 재밌어서 답이없음. 그냥 개꿀잼
125.135.***.***
121.153.***.***
211.229.***.***
59.10.***.***
125.136.***.***
223.38.***.***
39.7.***.***
119.196.***.***
1.227.***.***
쫌 어렵습니다 전 호랑이랑 원숭이가 가장 힘들었네요 | 23.02.24 19:57 | |
119.196.***.***
전 못하겠네요. 상대적으로 쉬워졌다는 몬헌 라이즈로도 쌩고생 했었는데 | 23.02.27 13:58 | |
116.122.***.***
116.41.***.***
121.156.***.***
49.142.***.***
119.198.***.***
112.164.***.***
59.15.***.***
125.183.***.***
121.172.***.***
223.62.***.***
119.202.***.***
와일드 하츠 올해 2월에 출시된 게임들 중 가장 AAA급 초우주갓겜임. 검 타격감, 근접 타격감도 최고였고 조작감이나 근접전투도 매우 뛰어났음. 엄청 강력하고 간지나고 검과 무기들과 갑옷들도 많고 그리고 죽음 사냥꾼 같은 간지나는 늑대형 적군들도 강함. 몬헌 라이즈 느낌이 강하면서도 원령공주(모노노케히메) 같은 전쟁 배경과 세계관이 간지남. 사무라이들의 침략전쟁으로 서식지를 잃은 케모노들과 사무라이 군대의 공격에 의해 퇴각한 이주민들간의 전쟁이라는 원령공주(모노노케히메) 느낌이 강한 그런 AAA급 초우주갓겜이었는데 게다가 엄청나게 강력한 근접 타격감으로 근접전투와 백병전투가 진심 최고임. 근데 적군의 강함이 진짜 몬헌류를 초월해 소울류에 비견될 만큼 겁나게 강함 ㄷㄷ
125.180.***.***
18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