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강구정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쪽수 - 324쪽
가격 - 22,000원 (정가)
삶과 죽음, 의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반세기 가까이 치열하게 고민한
외과 의사 강구정의 에세이집
생사의 갈림길에서 매일 치열하게 고민한 한 의사가 있다. 자신을 ‘메스를 든 육체 노동자’라 자조하면서도, 뜻대로 수술이 마무리되었을 때의 기쁨이 천하를 얻는 것보다 크다고 고백하며 “나는 외과 의사다.”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한 그는, 이제 인간의 몸을 깊이 이해하고 최신 의학을 익히며, 연구와 혁신을 거듭해 한국 간담췌 외과의 거목이 되었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그날까지 외과 의사: 차트에 담지 못한 기록들』은 2003년 『나는 외과 의사다』로 민음사 ‘올해의 논픽션상’ 생활과 자연 부문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강구정 교수의 신작으로, 그가 간담췌 외과 의사로서 지난 30년간 매일같이 마주한 수술실과 연구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로 빚어낸 자전적 에세이다.
강구정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의학 한림원 정회원이자 계명 대학교 동산 병원 외과학 교실(간담췌 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간, 담, 췌장을 다루는 이 전문 분야에서 그는 간암, 췌장암, 간문부 담관암 같은 고난도 질환과 맞서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 왔다. 1999년 미국 듀크 대학교 병원과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 각각 간 수술과 췌십이지장 수술을 연수하며 세계적 수준의 수술 기법을 익혔고, 귀국 후에는 간 절제술과 췌십이지장 절제술의 안정화와 표준화에 힘쓰며 동산 병원 간담췌 외과의 기반을 닦았다. 이후 생체 간 이식과 뇌사자 간 이식을 안정적으로 시행하고,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같은 최소 침습 기법을 적극 도입해 한국 간담췌 외과의 임상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한국 간담췌 외과 학회 제14대 회장에 선출되었으며, 《헬스 조선》이 추천하는 간담췌 외과 명의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계명 대학교 동산 병원은 1994년 국내 다섯 번째로 뇌사자 간 이식 수술을 시작한 데 이어, 그의 주도 아래 2004년에는 생체 부분 간 이식, 2015년에는 혈액형 부적합 간 이식으로 고난도 수술의 영역을 넓혀 왔다. 그는 또한 간암 유전자의 분자 생물학적 분석 연구에도 매진해, 미국 국립 보건원(NIH)이 주관하는 ‘암 유전체 지도’ 국제 프로젝트에 한국 대표로 참여했다. 간 손상 기전에 관한 연구 결과도 꾸준히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그날까지 외과 의사』는 이렇게 치열했던 그의 삶을 담은 책이다. 듀크 대학교, 메이요 클리닉, 스탠퍼드 대학교 같은 세계 의학 최전선에서의 경험과 세계적 명의들과의 교류, 간 이식과 간암 연구에 몰두하며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순간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의 더 큰 가치는, 그가 수술 도구 대신 펜을 들어 써 내려간 ‘차트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에 있다. 그가 기록한 생명과 시간, 사랑과 죽음,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들은, 과학과 인문이 만나는 지점에서 의술이 어떻게 ‘치유의 예술’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한 외과 의사가 자신의 손과 마음으로 환자의 삶을 어떻게 어루만져 왔는지를 기록하고, 우리가 어떤 의료를 꿈꿔야 할지를 묻는 이 책은, 의료 종사자는 물론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차례
머리말: 바뀐 것과 바뀌지 않은 것 7
1부 나를 찾아가는 여정
외과 의사 인생의 전환점 21
다시 찾아온 기회 31
간암 유전자를 찾아서 39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다 51
명의보다 명(名)시스템의 시대 59
까칠한 의사, 인자한 의사 71
수술보다 어려운 싸움 79
청진기 하나로 얻은 행운 91
코로나 바이러스 전투의 최전선에서 101
격리된 외과의: 코로나와 함께한 15일 111
2부 메스 하나로 죽음에 맞서며
나눔으로 피어난 생명 133
간 이식이 바꾼 한 가정의 운명 141
생사를 가른 간 이식의 순간들 153
혈액형의 벽을 넘어 173
치열한 고민과 값진 기쁨 181
무엇을 희생할 것인가? 191
환자와 신사용 가방 199
그리고 평화한 나날이 207
설악산 산행과 간암 환자 치료 215
3부 치유를 향한 길, 의술과 예술
치유의 예술 231
거장의 지혜, 천재의 선율 239
외과 의사, 역량의 절정기는 언제일까? 247
세렌디피티 255
예정인가 우연인가? 263
의사와 전문가 정신 275
무너진 필수 의료 283
한국 의료의 도약과 도전 289
한국의 의료 황금닭을 더 키우려면 297
아름다운 마무리 309
맺음말: 그것이 인생이지 317
후주 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