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PC로도 드래곤본이 발매되었군요. 아직은 한글화를 기다리고 있는 관계로 많은 분들이 접해보지 않으신듯 합니다만, 몇개월 먼저 접해봤던 콘솔유저로써 아직 구매전이신 PC유저님들에게 살짝 뽐뿌질을 하는 의미로 드래곤본의 메인퀘스트에 대한 소감을 적어볼까 합니다. 뭐, 개인적으로 메인퀘스트가 무척 흥미로웠기도 했고...
장대한 판타지 모험물이였던 본편, 음울한 고딕판타지였던 던가드에 이어 이번 '드래곤본'은 마치 본편의 판타지 모험물로 회귀하는듯 보여집니다. 최초의 도바킨이 세상에 돌아오려 하고 그것을 막기위해 영웅이 다시금 일어난다...라고하면 판타지 장르가 생긴 이래 몇번이고 동어반복해온 '부활하는 마왕의 위협'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거기에, 발매전 공개된 프로모션 영상에서도 최초의 드래곤본은 현세에 부활하려는 대마왕다운 아우라를 풍기고 있던데다, 드래곤본과 드래곤본의 정면대결이라는 점 역시 뭔가 열혈경파한 구석이 있던지라 스카이림과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간직한 솔츠하임에서의 신나는 영웅담을 기대하는것이 인지상정이란 겁니다. 바로 그렇기에 메인퀘스트가 끝나는 순간 뒷통수를 크게 한방 쳐맞게 되는 것이죠. 왜냐하면.........................
(스포일러를 마음껏 포함하고 있으므로 원치 않으시면 지금 바로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번 '드래곤본'의 장르는 마왕에 맞서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절대적인 초월자앞에 헛된 발버둥을 치는 필멸자의 이야기 - 바로 코스믹호러이기 때문입니다.
위에도 적었다시피 이번 '드래곤본'은 일견 부활하려는 마왕-바로 최초의 드래곤본 '미락'의 위협에 맞서는 영웅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마왕의 권능앞에 사람들은 하나씩 둘씩 마왕의 노예로 전락해가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마왕의 음모를 막기위해 이 세상밖의 존재의 힘을 빌어 마침내는 마왕을 무찌르고 평화를 회복한다... 는것이 표면적인 이야기 얼개이지만, 실은 이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 오랜세월 수많은 세대를 거치며 탐욕스러운 초월자로부터 소중한 무언가를 지켜오던 일족이 있었다. 어느날, 세상은 마왕의 부활이라는 중대한 위협에 처하게 되지만, 난세는 영웅을 낳는법. 마왕의 위협에 맞설 영웅이 나타난다. 일족의 계승자는 마왕의 부활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희망인 영웅의 편에 선다. 그런데, 최후의 희망인줄만 알았던 영웅이 바로 그 탐욕스러운 초월자로부터 힘겹게 지켜온 그것을 초월자에게 넘기라고 한다. 계승자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희생을 결정하고, 마침내 마왕을 막아내는데에 성공하지만, 실은 마왕도 영웅도 초월자의 장난감에 지나지 않을뿐. 마왕의 위협은 지나갔지만, 초월자는 일족이 대대로 지켜오던 그것을 빼앗는데에 성공한다......-
애초에 최초의 드래곤본 따위는 찻잔속의 태풍같은 위협이고, 기실은 그 뒤에 더욱 거대한 존재가 있으며, 이 존재야말로 바로 그 최초의 드래곤본이 현세에 다시 나타날수 있는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자 이것을 미끼로 영웅에게 일족이 지켜오던 지식을 넘기라고 종용했으며 필요없어진 최초의 드래곤본을 처단하는 진정한 흑막이고, 그 흑막이 작지만 중요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는 것이죠. 결국 마왕도 영웅(즉 플레이어 자신)도 인간으로써는 어찌할 방법이 없는 초월자에 놀아난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는것이 바로 메인퀘 클리어시 느끼게 되는 멘붕의 정체인 것입니다. 꿈도 희망도 없어요.
길이가 좀 짧은감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로운 메인퀘스트였습니다. 마왕에 맞서는 영웅의 모험담을 기대했다가 뒷통수를 거하게 맞은것이 저로써는 '기분좋은 통수' 였습니다만, 코스믹호러 장르의 꿈도 희망도 없는 찝찝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시라면 오히려 배신감이 들수도 있겠다 싶긴 하군요. 아무튼 크툴루 신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시라면 마음에 드실겁니다. 헤르메우스 모라의 '심연의 어둠'이 눈깔과 촉수가 물결치는 형태로 바뀐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거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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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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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부분이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작위적이긴 했죠. 비록 결과적으로는 스톤의 희생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충분한 여유를 두고 인과관계를 설명했더라면 그나마 만들다 말았다는 느낌은 덜했을텐데 말입니다. | 13.02.09 07: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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