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프래그마타”는 개인적으로 올해 발매 예정작 중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독특한 비주얼과 RE 엔진의 성능을 한껏 보여주는 그래픽, 그리고 귀여운 다이애나까지, 여러 요소가 첫인상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2020년 첫 공개 이후 무기한 연기라는 난관을 겪었지만, 올해 초 체험판을 통해 마침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다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캡콤의 대표적인 게임 시리즈를 꼽자면 단연 “바이오하자드”이다. 그중에서도 “바이오하자드 4”는 현대적인 ‘숄더 뷰’ 시점을 정립하며 이후 후속작은 물론, 타사 비서럴 게임즈의 “데드 스페이스” 등 타사의 TPS 액션 게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캡콤은 TPS 액션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개발사이며, 최근에는 리메이크 작품들을 통해서도 꾸준히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프래그마타”에는 이러한 캡콤의 TPS 노하우가 짙게 드러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바이오하자드 RE:2”의 화면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이오하자드 RE:2”의 사격 화면은 크게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캐릭터 공간, 조준 공간, 시야 공간이다.
캐릭터 공간은 말 그대로 캐릭터를 표시하는 영역이다. 캐릭터가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을 통해 조준 상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지만, 그 외의 정보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캐릭터의 신체가 화면 일부를 가리면서, 플레이어의 시야에서 사각지대로 작용한다.
조준 공간은 총알이 실제로 날아가며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영역이다. 적이나 아이템처럼 중요한 정보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되며,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이 공간에 시선을 고정하게 된다.
시야 공간은 조준 공간 외의 정보를 담당한다. 현재 노리고 있지 않은 적, 지형, 장애물, 그리고 최소한의 UI 정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UI를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이처럼 화면을 분리하는 이유는 시야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우리는 평소 모든 것을 동시에 보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대상에 초점을 맞춰 시야를 좁힌다. 게임 플레이처럼 집중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그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 만약 화면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동일한 중요도로 받아들이려 한다면, 정보 과부하로 인해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진다.
게임 화면은 현실의 시야와 일체화된 것이 아니기에 초점 조절을 인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캐릭터 공간은 의도적으로 배제되는 영역이며, 조준 공간은 집중을 유도하는 영역이다. 시야 공간은 그보다 중요도가 낮은 정보를 제공해 이후의 행동을 계획하도록 돕는다.
“바이오하자드 RE:2”는 여기에 호러 장르적 특성을 더한다. 어둠과 벽은 조준 공간과 시야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제한하며 공포와 몰입감을 증폭시킨다. 어둠은 먼 거리의 정보를 차단해 미지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고, 벽은 물리적 이동과 시야를 제한하며 압박감을 조성한다.
전투 외의 평시에도 캐릭터의 다리를 가리거나 바닥 정보를 제한함으로써 기동성을 체감상 낮추고, 빠르고 화려한 액션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플레이를 의도적으로 억제한다.
(이를테면 슈퍼마리오를 플레이하는데 바닥과 다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면 마리오가 달릴 때의 속도감이 떨어지고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워지며 기동성이 낮아진 느낌이 든다.)
또한 이때에도 어둠과 벽을 활용해 정보를 제한하고, UI를 최소화시킨다. 그러면서 게임 내에 제한된 정보를 개인의 눈으로 파악해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몰입도와 공포감을 상승시킨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최근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TPS 액션 게임이자 호러 게임으로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첫째, 초점 이동의 문제다. 본래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캐릭터 공간에 퍼즐을 배치할 경우 적응 난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총기 UI와의 거리도 멀어져 정보 확인이 어려워진다.
둘째, 몰입감이다. 사격 시에는 캐릭터의 반응과 총기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퍼즐이 이를 가려버리면 ‘쏘고 있다’는 감각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셋째, 긴장감의 유지다. 퍼즐을 축소하거나 시야 공간 외로 밀어낼 경우 지나치게 개방되어 정보 습득이 자유로워진다. 프래그마타는 호러 게임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밝은 톤을 유지하기에, 미지에서 오는 긴장감이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퍼즐을 일종의 ‘어둠과 벽’처럼 활용해 시야를 제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넓은 시야를 통해 공간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며, 지형 활용이나 적 패턴 분석이 쉬워진다. 다양한 U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고, 다리까지 드러난 캐릭터와 점프 액션을 통해 빠르고 경쾌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이로써 프래그마타는 평시와 전투 시의 리듬을 명확히 구분한다. 넓은 시야 속에서 속도감 있게 움직이다가, 사격과 해킹에 돌입하는 순간 강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마치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몸을 피하다가, 리볼버를 장전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오셀롯이 느낄 법한 순간과도 같다.) 메기솔 3 참고
본격적인 평가는 본편 출시 이후로 미루고자 한다. 다만 체험판만으로도 캡콤이 바이오하자드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어떻게 변주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사격 시의 긴장감과 평시의 경쾌함이 명확히 대비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프래그마타는 올해 출시작 중 충분히 기대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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