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마블판 엑스컴이라고 불렸던지라 마블과 엑스컴 둘 다 좋아해서 지르긴 지르려고 했는데, 마블 어벤저스 건도 있고 해서 예구는 안하고 뒤늦게 구매한 뒤 한 10시간 좀 넘게 했습니다. 구입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도움이 될까 하여 간단히 소감 남깁니다.
1. 장점
일단 게임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엑스컴마냥 명중률을 부여했다가 지구 최강의 히어로들이 '감나빗' 같은 걸 보여주면 안 되니, 영웅의 스킬을 '카드'라는 형식을 빌려 랜덤으로 부여하고, 그것을 통해서 전투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형식인데, 이게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사용 가능한 스킬의 랜덤성이 카드를 사용하기 위한 자원(카드 사용 횟수, 필살기로 불리는 특수 카드나 맵 오브젝트 등을 사용하기 위한 '영웅심' 등)의 제한과 얽히니 언제 어떤 카드를 누구에게 쓸 것인지 전략을 고민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전투에 긴장감이 생기는 느낌이에요.
그에 맞게 카드도 전략적인 옵션을 제공하는데, 주변 지형이나 적들의 위치를 이용하는 '넉백', HP 1짜리 적들(잡졸이든 피를 깎아 놓은 고급 몹들이든)마저 전략적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속행' 같은 옵션 덕분에 은근히 머리를 쓰게 만듭니다. 게다가 적이 각자 '누구를 공격할 것인지'를 표시해 주고 있기 때문에, 아군의 HP 등도 확인하면서 공격 대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여기에 오브젝트들의 특성(범위 폭발, 기절, 직선 구간에 데미지+넉백 등)까지 이용하자면, 적응에 조금 애를 먹을 수는 있지만 전투 자체가 상당히 재미있어집니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각자 원작의 설정을 따라가면서, 스킬 등으로 특성을 잘 잡아 두었다고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캡틴 마블의 경우 설정이 소위 '존나 셈'인데, 게임 내에서도 탱커(딜탱?)로서 활약합니다. 가격한 적에게 도발을 걸어 어그로를 끌고, 가한 데미지만큼의 방어 포인트를 얻어 탱킹을 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스킬을 3번 사용하면 발동할 수 있는 '바이너리 모드'는 방어 포인트와 약간의 공격력 상승을 얻어서 빡신 탱킹을 가능하게 하구요.
또, 동일한 '서포터'라고 하더라도 닥스는 아군의 공격 카드에 데미지를 부여하거나, 다음 턴의 카드 사용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니코의 경우 적군에게 랜덤한 디버프를 걸거나 하는 방식으로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딜러진도 자신의 피를 깎으면서 적에게 깡뎀을 주는 고스트 라이더, 한방 데미지는 적은 대신 다인 공격이 많고 출혈을 부여해서 지속뎀을 유도하는 블레이드, 오브젝트 이용에 특화된 스킬이 있는 스파이더맨(이지만 사실상 속행과 넉백도 많아서 딜러 라인 적폐급....) 등 팀 구성에서부터 전투 운영까지 고려하고 계산할 요소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는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전투 외의 상황에서 나누는 캐릭터들 간의 대화나 친밀도 피라메터를 상승시키기 위한 이벤트 등 소소한 재미들이 있습니다. 약간 '니들 얘가 어떤 캐릭터인지는 알고 있지?'를 전제로 하고 있는 터라 마블 콘텐츠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혹은 MCU로만 마블을 접한 분들께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뭔데 X덕들아" 같은 상황에 처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게임 내의 캐릭터 소개만 간단히 보고 대화만 잘 따라가도 충분한 수준이에요.
2. 단점
일단 그래픽은 처참합니다. 저는 PS5로 하고 있는데, 솔직히 모바일로 돌려도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긴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그래픽에 엄청 민감하지 않은지라 엑스컴 하면서도 그래픽에 대해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건 좀 심하다 싶게 느껴지긴 합니다. 헌터가 기지개를 켜면서 몸을 푸는데 팔 그래픽이 몸이랑 겹쳐지는 건 좀 심하지 않나 싶어요.
시스템도 살짝 어설프게 불편한 부분이 많습니다. 터치패드로 불러오는 메뉴도 반응이 살짝 느린 편이고, 커스터마이징의 커서가 움직이는 방식도 뭔가 불편해요. 의상의 색 팔레트를 미리 보기 위해서는 해당 의상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든가...정확히 왜인지는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버튼의 부여나 동작도 뭔가 불편해서, 원치 않게 특정 메뉴를 들어가거나 혹은 나가게 되는 일이 잦은 편입니다.
결정적으로 아직은 오류가 많네요. 다른 것도 그렇지만 세이브할 때 튕기는 건 정말 빡치는데, 자동저장이 미묘하게 텀이 길어서, 튕겼다가 다시 시작했을 때 "아니 여기서부터 해야 돼?" 같은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어젯밤과 오늘 낮에 필드 돌아다니면서 시약 재료 파밍하고, 전투 들어가기 전에 저장하다가 튕겼다? 재료가 싹 날아가버리더군요. 비전투 필드를 돌아다니는 게 그렇게 쾌적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세이브로 튕기면 진짜 빡침이 굉장합니다.
덧붙여서 한글 더빙은 정말정말 고맙긴 한데, 성우분들께 전체 스크립트 안 줬다는 게 티가 나네요. 너~~무 어색합니다. 대화라기보단 문장별로 녹음한 거 잘라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영어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어는 모국어처럼 뉘앙스를 다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니(저를 포함) 영문 음성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 취향인 것 같긴 한데, 마블 어벤저스도 그렇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서 얻을 수 있는 의상 같은 것들이...도대체가 욕심이 나질 않네요. 디자인들이 왜 다 이런....소위 '양키센스' 같은 느낌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전체적으로 오래 붙잡고 할 만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데드풀이라는 너무 센 인질이 있어서 평소답지 않게 시즌패스 포함된 디럭스로 질러버렸는데, 지금까지는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드네요. PC판은 모드나 그런 걸로 그래픽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픽만 빼면 나머지 뭐 버그 같은 것들은 패치로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니까 곧 해결되지 않을까 합니다. 엑스컴 재미있게 하셨다면 후회는 안 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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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그래픽 흠잡는분들이 많네요.. 이회사작품은 다그래픽구리고 버그많은데라서 그러려니할줄알았는데 ㅋㅋㅋ 저는 택오하다가와서 그래픽나쁜거 잘모르겠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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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처럼 아예 모르는놈들 모델링이 구리면 그냥 그런갑다하는데 이건 아는놈들인데다 스토리,대화씬,컷씬이 드럽게 많이나와서 더 그럴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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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그래픽 흠잡는분들이 많네요.. 이회사작품은 다그래픽구리고 버그많은데라서 그러려니할줄알았는데 ㅋㅋㅋ 저는 택오하다가와서 그래픽나쁜거 잘모르겠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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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처럼 아예 모르는놈들 모델링이 구리면 그냥 그런갑다하는데 이건 아는놈들인데다 스토리,대화씬,컷씬이 드럽게 많이나와서 더 그럴거같네요. | 22.12.06 13: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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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말하면 그래픽만 빼면 다른 건 준수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ㅋㅋㅋ 저도 솔직히 기대 안 했고, 민감하진 않아서...단점으로 써놓긴 했지만 딱히 신경은 안 쓰고 있어요. 근데 스샷 찍을 맛이 안 나는 건 사실(...) | 22.12.06 14: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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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키메라 스쿼드처럼 컷씬이나 대화 같은 건 코믹스 형태로 처리했어도 어울렸을 것 같긴 해요 저도 | 22.12.06 14: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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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아무래도...저도 게임하는 데 딱히 신경 쓰지는 않는 수준이긴 합니다. 근데 이거 직전에 갓옵워가 나와서...격차가 좀 크게 느껴지긴 하네요 ㅋㅋ | 22.12.06 14: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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