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적힌 내용과 생각은 온전히 저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취향이 가득하여,
여러분들이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플레이 인증>
플레이 시간에 다들 놀라실까봐 조금 줄여서 적었습니다.
뭐 남들이 얼마나 즐겼건 질리던 말던 저는 제 나름의 동기를 가지고 이 게임을 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도대체 이 시간동안 뭐했냐고 물어보시면,
80시간은 스토리, 50시간 정도를 어비스, 나머지는 서브퀘스트와 캠프 돌리려고 별의별 고생을 다 해봤습니다.
물론 아시겠지만, 저는 공략을 보지 않고 플레이해서 여러분보다 느리게 플레이하고 있다는 점.
가급적이면 어비스 흔적보다 말을 타고, 큰 길을 달리며, 주변의 파이웰 주민들을 구출하기도 하고, 괜히 시비거는 건달들을 잡고, 간혹 적들이 길가를 점거하여 시비를 걸면 혼내주고, 보이는 족족 황천길로 보내주며 플레이했습니다.
물론 악행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해서, 훔치기는 진짜 필요한 부분에서만 진행(제작법 위주)했습니다.
간혹 게시판에 물어보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직접 이전 세이브파일을 불러다가 다시 해당 구간을 플레이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드리고자 매번 리플레이를 수십번 오가면서 진행했고, 필요하면 영상까지 찍어서 올렸습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그냥 이 게임에서 오래된 고전게임의 향수가 났습니다.
이 게임은 재밌고 마치 예전 고전게임들이 가졌던 그 날것(Raw) 그대로의 느낌이 강해서 좋았습니다.
요즘 게임에는 없던 새로운 시도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스템은 유명 게임들의 그것들을 가져와서 만들었지만, 그 게임의 시스템을 100% 따라하지 못하고 약 70-80% 따라한 조금은 미흡한 부분들부터, 오히려 물리엔진을 위해 과감하게 모든 물리적 요소를 상호작용하도록 만든 부분과 그런 부분으로 생기는 놀랍기도 하면서 때로는 실소가 나올 법한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마치 과거 90-00시대에 느꼈던 엉성하면서도 그게 마냥 즐겁게 느껴지는 요소들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이 게임은 많은 분들이 혹평하시던 최근 게임들의 검증된 편의성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간혹 이 게임은 최신 게임들에 적용된 많은 편의성, 암묵적으로 유지하던 유저편의성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 일관된 주장입니다.
그런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게임이 개발사에 따라, 혹은 디렉터에 따라 독특하게 설계된 것들이 많았고, 그게 마치 당연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공격 버튼도 □이기도 하고, ○이기도 했고, L1, R1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게 게임마다 달라도 그 시절은 유저들이 그걸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 저는 그랬습니다. 그냥 이 게임에서는 이렇게 했으니 이렇게 게임하면 되는구나 하면서 즐겼죠.
그러다보니 발매 당시 조작키 배열과 조작 방식에 따른 욕이 게시판을 도배했을 때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그건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 당연히 제가 둔하다 생각했지만, 아마 요즘 게임들이 암묵적으로 오랜시간 지켜진 조작 방식과 배열의 편의성이 가져온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거기다 게임이 주는 재미도 매우 근본적으로 탐험이라 이야기합니다만, 엘든링도 탐험에 대한 재미를 주지만 붉은사막은 그것과 조금 다릅니다.
엘든링은 무언가 의도적으로 그 지역과 장소를 유저에게 알려주는 방식이 매우 직관적이라면, 붉은사막은 직관적이라기보다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엘든링은 유저에게 학습을 위한 퍼즐이라면, 붉은사막은 순수하게 퍼즐로 표현하였습니다.
때문에 엘든링은 유저가 이런 경우 이런 것이 통하는 것이란 학습을 설계하면서 퍼즐을 만들었다면, 붉은사막은 그냥 학습보다는 퍼즐을 위한 퍼즐로 존재합니다. 때문에 붉은사막의 수많은 퍼즐이 존재한 이유는 그냥 이 게임의 기능적인 요소에서 그걸 구현해놨고, 그걸 써먹을 수 있는 퍼즐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능이 추후 메인스토리 혹은 어떤 주요 퍼즐에 적용시키기 위한 학습이 아닌 그저 퍼즐로 존재하는 것이죠.
그래서 마치 유저가 게임 내에서 다른 장르로서 퍼즐을 즐기는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이 퍼즐이 왜 존재하고 내가 왜 이런 퍼즐을 풀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 그리고 짜증나는 이유도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퍼즐을 좋아하는 분들은 평소에도 퍼즐 문제 혹은 도형 퍼즐같은 것들에 호기심이 많거나 좋아하는 분들이 다수이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제가 그런 부류이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퍼즐에서도 언급했지만 마치 한 게임에다 게임과는 별개로 즐길 수 있는 다른 장르의 미니게임들이 다수 포함된 게임입니다.
마치 미니게임 합본을 별도로 게임 안에 넣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러다보니 이 게임은 플레이타임을 가볍게 100시간을 넘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이런 미니게임을 즐기지 않는다면 솔직히 이 게임은 매우 낮은 점수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은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미국 드라마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마치 한 챕터가 그 챕터만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각 챕터가 서로에게 큰 영향이나 시간적 연속성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한마디로 챕터마다 조금 비어있는 시간과 공간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러다보니 그 비어있는 구간을 유저가 상상으로 채워야 하거나 혹은 상상하기 귀찮으면 그냥 쌩뚱맞은 이야기가 갑자기 나오게 되는 거죠.
마치 만화영화 코난에서 OOO편 이야기 이후 다시 OOOO편 이야기가 진행될 때 그 사이의 이야기는 없지만 그냥 우리는 그 각 에피소드가 가진 이야기만을 독립적으로 보고 결과적으로 비어있는 시간과 공간을 추측하거나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때문에 개연성이 크게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 각 챕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게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메인스토리를 이끌어가기 빈약하게 느껴집니다.
연출은 마치 연출을 위해 기획된 것을 충실하게 재연하고, 캐릭터들은 게이머인 유저를 외면한 상태에서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만약 내가 이 파이웰이란 세계에 대해 이미 많은 기본적인 지식을 그리고 각 캐릭터들의 배경을 알고 있지 않으면, 도무지 이들이 가볍게 말하며 넘기는 과정에서 오가는 반응에 유저는 이해할 수 없는 소외감을 가지게 되고, 그 결과 유저는 이 이야기에서 너무 먼거리에서 구경하는 방관자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명확하고, 그 명확한 주제를 위해서 깔아놓은 장치들은 유저에게 상상력을 요구하고, 그걸 게임 내에 구비된 지식 혹은 특정 장소에 비치된 기억과 책들로 짜맞추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이 자연스럽기보다 마치 유저가 궁금해서 직접 찾으려고 해야 가능하고, 그게 아니라면 알 수 없게 되죠. 그런데 이런 과정을 이끌어가기 위한 장치가 게임 내에 잘 설계되지 않으니 그런 것들이 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오히려 이 게임에서 많은 유저들이 스토리에 대해 평범하다 혹은 스토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평이 나뉘는 이유라고 봅니다.
때문에 저도 스토리에 있어서 좋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좋다고 하기에는 너무 평범한 내용들이고, 독창적이거나 획기적이거나 짜임새가 있거나, 반전이 매력적인 스토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 어떤 분들은 "나는 다르게 생각해"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게임은 사실 구매 후부터 유저의 것이고, 그걸 어떻게 즐길지 그리고 열린 스토리에 대한 상상도 유저가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르다고 상대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저도 그런 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혹여 아니라는 의견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 것이 그런 생각을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저에게 이 게임을 추천할 것인지 물어보신다면, 저는 당연히 추천할 가치는 있다고 보고, 지금 사는 것이 어떤지 물어보신다면, 만약 지금 하고 싶은 게임이 있다면 그걸 즐기고 와서 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현재 게임이 6월까지 패치를 공개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6월까지 패치가 적용되기 전에 급하게 게임을 해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패치라는 것은 무언가를 나쁘게 만드는 과정보다 개선하고 좋게 만들려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확정적으로 정해진 패치 일정이 있다면, 무리하게 패치 전에 즐기려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게임 자체는 훌륭하나, 최고의 경험을 원한다면 6월 패치 이후를 권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눈에 밟혀서 다른 게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저는 지금 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게임이 주는 재미는 순수하게 재미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것이 무언가를 예견하거나 의미를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오래된 게이머라면 ps2 시절 혹은 ps3까지, xbox로 말하면 xbox1부터 xbox360시절에 게임이 진짜 재미를 위해서 그 어떤 것들과 타협을 하지 않고 단순하게 설계되고, 불편함 조차도 독창적이라 받아들여지던 그 시절의 향수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ps2 이전의 게임들도 그랬지만, 진정 ps시절의 황금기라면 ps2이기 때문에 여기에 비유하여 설명했으니 혹시라도 불편한 분들이 있다면 미리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겨우 300시간(?) 남짓 플레이한, 아주 라이트하고 평범한 유저의 중간 평가였습니다.
그리고 당부를 하자면 이번 공개된 패치가 전부 진행되기 전에 퀘스트는 최대한 아끼면서 깨시면 될 거 같습니다.
어차피 각 지역마다 퀘스트가 반복적이고 유형도 비슷해서 학습되고 노련해지면 깨는 시간이 빨라져서 콘텐츠 소비도 빨라집니다.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지금 할 게 없고, 회색갈기 캠프는 인구가 200명이 넘어가면서 부족한 것은 임무 파견 지역과 창고 공간이고, 답답한 것은 시간이죠.
여튼 지금까지 그냥 두서없이 끄적인 내용이기에 솔직히 제가 이 게임으로 느낀 것들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럼 저는 이만 글을 마치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4월 17일 프래그마타가 출시되기 때문에 많이 기대되네요. 솔직히 붉은사막을 지금까지 하고 있을거란 생각은 못했고, 최근에는 오히려 프래그마타 출시 때도 딴 게임 안하고 붉은사막만 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한가로운 상황이라, 17일에 프래그마타를 즐길 생각에 벌써부터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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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300시간이랑 450시간이랑 넘 다르잖아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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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시간이면 토끼겅듀에 등극하실만 하네요. 프래그마타 하시면서 좀 쉬다가 다시 오실 듯 ㅋㅋ
(IP보기클릭)222.117.***.***
공감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프래그마타 때문에 잠시 쉬면서 조금씩 아껴서 하려고 합니다. ㅎㅎ
(IP보기클릭)119.201.***.***
이 글 보고 눈팅만하다가 어쩔수 없이 회원가입하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플스2까지 플레이하고 최근 스팀에 입문한지 1년된 새내기입니다. 저는 붉은사막 처음 시작하고 조작 버튼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 보고 의아했습니다. 마치 언제부턴가 약속된 일정 패턴의 버튼이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연 여러가지 게임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붉은 사막 조작법이 마냥 불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게임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 이 버튼은 이런 의도로 배정됐구나 하고 느끼게 됐죠. 솔직히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진 조작법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의 필요에 맞게 버튼 변경할 수 있도록 옵션으로 제공하는게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게임을 개발한 회사는 뭔가 외곬수 느낌입니다. 개발자들의 프라이드는 좋지만 자존심을 조금만 내려놓아도 대중적이 될 수 있는데 말이죠. 게임 전반에 그러한 프라이드가 녹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건 퍼즐입니다. '이걸 어떤식으로 풀라는거지?' -> 다양한 상호작용을 다 사용해봄 -> 조금씩 출제자의 의도를 알아감 -> 클리어로 오는 쾌감 맞습니다. 저는 퍼즐 푸는건 좋아합니다. 그래서 전 공략 안보고 해요. 저는 80시간 플레이 했는데 아직 데메니스에 있네요. 그냥 하루에 의뢰 조금씩 해나가면서 그냥 조금씩 즐기고 있습니다. 최대한 블렉스페이스 엔진을 만끽하면서 말이죠. 요즘 펄어비스 행보를 보면 소문과는 다르게, 그리고 처음 게임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게 외곬수의 모습을 과감히 포기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긍정적인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게임이 많아 많이 다운로드 한 덕분에 시간이 부족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엔딩이라는 게 정해져있어서 엔딩보고는 다시 붉은 사막으로 돌아올 거 같아요. 순수하게 그냥 '게임'을 즐긴다는 느낌을 주는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IP보기클릭)118.235.***.***
아 뭔가 낯익은 맛이다 했더니 숙성된 장맛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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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 300시간이랑 450시간이랑 넘 다르잖아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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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가 있네요. 데메니스가 아닌 에르난데스에 있습니다 ㅋ | 26.04.15 23:5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