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스트랜딩(이하 데딩)에서는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널리 알려져있습니다.
실제로 게임속에서도, 코지마감독 본인피셜로도 연결이라는 키워드에 메시지를 담았음을 노골적으로 말하고있구요.
그리고 게임 세계관과 인물들을 이용하여 그 연결에 디테일과 의미를 부여하는데 게임내의 인물들은 각자의 상실이 있고 그 상실은 대다수가 공격으로 인하여 가족을 잃은 경우입니다. (데드맨은 만들어진 인간이기에 이런 상실을 공감하지못하고 비비를 도구로 여기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는데 결국엔 그 비비..루 덕분에 타인을 사랑하고 공감하는법을 배웁니다)
게임속 BT라는 존재는 화장되지 못한 시신이 변화되는것으로 이는 사람들간의 단절로인해 죽음마저도 고독하게 맞이하고있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며 이 소통의 부제는 보이드아웃이라는 재앙을 통해 공동체의 위기를 대처하지못한다는 경고로서 전달됩니다. 참고로 화장은 죽은자 스스로가 할수없는 타인에 의한 추모행위죠. 화장을 통해서만 BT가 되지않는것은 그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카이랄 네트워크를 통해 타인과 소통할때만 발생하는 알러지 반응으로 눈물을 흘리는것 역시 타인과의 소통이 전쟁,증오,분노를 통해서가 아니라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는 공감을 통해 "연결"지어진다는 메시지일것입니다.
때문에 게임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테러를 당했거나 재앙에 의해 가족을 잃었고 이 인물들은 주인공과의 대화에서 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네트워크 알러지든 자기 상실의 과거를 털어놓는것이든 이는 모두 자신들의 아픔을 주인공 샘과 소통을 할때 이루어지는것이죠.
실제로도 소통, 대화는 인류사에서도 항상 평화를 가져왔습니다.
오히려 전쟁을 통해서 이루어졌던 잠깐의 평화보다도 오래갔고 전쟁은 또다른 전쟁, 분쟁을 이어갔죠.
게임속의 아멜리, 브리짓은 대통령이자 멸종체입니다.
실제로 빗대어보면 전쟁을 결정할수있는 결정권자에 가까운것이고 전쟁은 우리 스스로를 파멸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있는것입니다.
마지막에 종말을 막을수있는 샘의 선택지는 두가지였습니다.
그냥 방관하거나, 방아쇠를 당기거나.
그리고 이 두선택은 어느것도 종말을 막지 못하죠.
실제로도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홍콩이 당하고있는 것을 방관만하고 있고 그들의 전쟁은 끝나지않습니다. 총을 당기는것 역시 마찬가지의 결과를 낳는다는건 설명하지않아도 되겠죠.
하지만 게임속 샘의 선택은 그 어느것도 아닌 아멜리를 껴안아주고 대화하는것이었습니다.
실제 미시적으로도 술취해 난동을 부리거나 총을들고 사람을 겨눴던 자들이 상대가 껴안아주고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주자 폭력적인 행위를 그만두고 함께 껴안고 눈물흘린 사례들이 더러있었고 거시적으로도 앞서 설명했듯 대화는 높은 확률로 평화를 지속시켜왔습니다. 엔딩파트에서 샘이 대통령이 된 다이하드맨에게 그가 사랑했던 아멜리가 했던말이라며 총을 건내며 말하죠.
"이곳에서 총의 소용없어"
게임속에서 대통령으로서의 브리짓은 오롯이 조국만을 위해 거짓된 가면을 쓰고 모든건 국가를 위한거라며 타인을 희생시키는것도 서슴치않았던 인물입니다.
그랬던 그녀가 변하게 된 계기가 자신의 신념때문에 죄없는 아기에게까지 총탄이 관통했다는 죄책감.
그 죄책감으로 인해 아멜리가 샘을 살렸고 이 죄책감은 샘을 아들로 받아들이는 사랑으로 승화되어 이후엔 종말까지도 막게됩니다.
그들의 인연이 밧줄이 되어 연결되었고 막대기가 된 총은 무기가 아니라 그들을 지탱하는 매개가 되어주었죠. 인류의 종말을 막은것은 총이 아닌 이해와 공감을 통한 사랑이었던것입니다.
코지마감독은 이런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클리포드 엉거라는 인물을 통하여 인류 전쟁의 역사를 그려냈습니다.
엉거 자체가 우리 인류사를 상징하는 인물인셈이죠.
때문인지 반복해서 지나다니는 월드맵에 비해 하나의 에피소드 용도에 불과하며 잠깐 체험하고 지나가는 엉거의 전장은 게임내에서 가장 자세하고 무서우리만치 현실감있는 표현력을 자랑합니다. 마치 진짜 전장 한가운데에 휘말린것처럼요. 또한 의도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연출을 가미하며(탱크에 내장과 뼈가 걸쳐있다거나)전장의 공포와 끔찍함을 한층 강조하지요.
그리고 이 전장은 총3번에 걸쳐서 등장하는데 순서대로 각각 실제 전쟁이었던 세계 1차대전, 2차대전, 월남전을 담고있습니다.
코지마감독은 확실히 데딩을 통해서 게임을 즐긴다는 감각보다는 "체험"한다는 감각을 핵심요소로 넣었다는게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다고 봅니다. 악몽같았던 13챕터 마지막의 도르마무 크레딧 해변(?)도 아마 자신의 해변을 닫고 영원히 그곳에 스스로를 가둔 아멜리의 희생을 직접 느껴보라는 의도였을것이고요(하트맨의 설정을 미루어 볼때 현실에서 한달간 해변에 머물럿던 샘은 수십년을 해변에서 보낸셈)
그리고 엉거는 사람들을 갈라놓던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며 모두를 이어주는 역할을 자신의 아들에게 맡깁니다.
다른 비비들 처럼 시스템에 결속되어 부품처럼 이용당하는게 아니라 포드밖으로 나와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인물로서.
이는 설국열차에서 봉준호감독이 전달하려던것과 비슷한 연출이자 메시지였다고 봅니다.
과오를 경험삼으 미래에 전하고 미래의 아이들이 옳은 선택을 할수있도록 기회를 주는것. 그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비비의 용도는 정말로 시스템의 키 역할과 감지를 위한 도구였지요. 이는 현실을 반영하면 지금 우리 사회 시스템에 결속되어 사회의 부품처럼 자라나는 아이들을 그대로 투영한것이라 봅니다.
이 기존의 룰(엉거, 도구 비비)을 탈피하고 모두를 평화로 이어줄수있는 우리들의 미래. 아이들(포드 비비, 샘).
코지마감독은 우리의 파멸이 우리 스스로에 의해 초래될것이라는 경고를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참혹한 파멸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고 소통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지구촌으로 진화해야된다는 이상향을 데스스트랜딩의 멸종설정을 통해 전달하고있지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해변으로 표현한것도 흥미로웠는데 이점은 게임내 인터뷰 설정으로도 나와있지만 모든 생명은 바다에서 탄생했고 진화를 통해 점차 물밖으로도 나오게 되었는데 물밖의 생물은 물속에 잠기게되면 죽고 물속의 생물은 물밖으로 나오면 죽습니다. 때문에 육지와 바다가 이어지는 경계인 해변을 삶과 죽음의 경계로 묘사한듯 합니다.
죽은자들이 모두 바다로 돌아가는것은 모든 생명의 시초가 바다였기때문이구요.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면서까지 코지마감독이 전달하고자했던것은 사실 정말 단순하면서도 의미깊습니다. 현실과 그대로 맞닿아 있기에.
한편으로는 이런 철학을 가진 사람이 자국의 현재 행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본인은 트럼프를 통해서 이번작의 메시지를 뒷바침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국가와 대통령을 사랑하던 다이하드맨이 자신의 신념을 믿고 따르다가 죄없는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엇던 자신의 과거를 국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위치에 올라간후 피해자였던 샘에에 후회의 눈물과 함께 엎드려 사죄하던 부분이 어쩌면 그 대답이 될수도 있을듯 합니다.(다이하드맨 해석에 큰 도움을 주신 LEADKUN님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게임이 코지마작품을 처음으로 즐긴것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팬이 될듯합니다.
세간의 다소 불호가 있더라도 본인의 뚝심을 밀고나갔기에 결국 이런 작품도 세상에 내놓을수 있었을것이고 저 역시 현세대에서 이런 새로운 게임을 즐길수있었다고 봅니다.
소문에는 공포게임을 개발할거라던데 정말 기대되네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었으면 합니다.
(IP보기클릭)118.238.***.***
훌륭한 해석 잘 봤습니다. 현실에 기반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창조한 세계관이라는 부분에 저도 깊이 공감하고,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코지마 감독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느낀 메시지 관련 사항을 좀 풀어 보자면... 1. 다이하드맨 아멜리를 차기 대통령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건 다이하드맨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고작 브리짓의 딸이라는 거죠. 세습제로 대통령을 세운다니 무슨 왕인가요? 실제로 다이하드맨은 브리짓에게 사랑에 가까운 충성심을 가지고 있고, 그 충성심으로 브리짓의 딸(이라고 알고 있던) 에밀리를, 카이랄 네트워크 연결로 다시 건설될 새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딩 직전에 다이하드맨은 자신의 충성심 때문에 샘과 클리프에게 닥치게 된 비극에 대하여 눈물로 고백하게 되죠. 브리짓 개인을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브리짓이 쓰던 가면을 이어서 쓰고 있는 게 그 상징이라 볼 수 있죠)에서 벗어난 다이하드맨이, 가면을 벗고 새 대통령(주권자)으로 거듭나고 나서야 샘에게 사죄하는 장면은, 본문에서 말씀하셨던 '코지마 감독이 자국의 현재 행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이하드맨의 일본판 더빙 성우가 메탈 기어 시리즈의 주인공 스네이크와 동일 인물인 것도 의미심장하죠. 2. 카이랄리움 카이랄리움은 그야말로 마법의 결정체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특성 덕에 공중에 떠 있는 도로나 부식을 되돌리는 스프레이도 만들 수 있고,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는 장소인 해변을 통해 데이터를 보내서 아무리 복잡한 물건이라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카이랄 네트워크와 카이랄 프린터에도 쓰이죠. 하지만 카이랄리움이 주는 피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카이랄 농도가 짙어지면 카이랄 구름이 생겨서 주변 날씨가 어떻던 간에 시간을 빼앗아 가는 비(타임폴)가 내리고 BT라는 유령이 출현합니다. 카이랄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기 때문에 우주로 갈 수도 없고, 인공위성과의 통신도 할 수가 없어서 지상의 기상 관측소를 통한 일기예보에 의존해야 하죠. 제가 생각하는 카이랄리움의 정체는 사람의 의지/염원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의지나 염원 말이지요. 화장터에서 시체를 태우면 연기에서 카이랄리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장터 주변에는 비가 내리거나 BT가 출현하기 쉽다는 게 제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의지나 염원은 인류가 진보하기 위한 밑받침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그러한 진보를 막는 집착이나 원념이 되기도 하지요. 게임 상에서 타임폴에 노출된 사람은 실제 나이와는 상관 없이 신체가 노인으로 변해 버리지만, 사실 정 반대로 과거의 원념에 사로잡히면 신체는 젊어도 마음은 노인이 되어 버린다는 것에 대한 풍자 아닐까요? 이승과 묶은 탯줄(미련)을 끊어 BT를 해방시켜 주면 감사의 뜻으로 좋아요와 카이랄리움 결정을 주는 이유도, 그 카이랄리움 결정이 서로 닮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사람의 양손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상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118.238.***.***
3. 거미줄 상징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카이랄리움과도 이어지는 부분인데, 이 게임에서 '연결'은 대부분 줄/끈의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일반적인 줄이 아닌 거미줄 형태로 표현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브릿지스 로고가 미국 지도+거미줄이고, 클리프는 등장할 때마다 아기 인형이 매달린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거미줄을 달고 나오고, 아멜리도 정체가 밝혀지고 나서 자신을 중심으로 한 거미줄에 걸려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일반적인 줄과 거미줄의 차이점은, 거미줄은 거미가 적극적으로, 사냥을 위해 치는 줄이라는 것인데, 게임 상에 거미줄로 표현되는 상징도 이러한 '적극성'과 '목적 실현을 위해서'라는 점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릿지스는 미국의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샘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이어가려는 조직이고, 클리프는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움직이며, 아멜리도 멸종체라는 사실(목표)이 밝혀진 다음부터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죠. 4. 무지개 무지개 관련 상징 중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구약 성서에 나오는 무지개일 것입니다. 대홍수를 일으켜 인류를 멸종으로 몰고 가려던 신이, 다시는 비로 인류를 벌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상징이지요. 근데 이 게임에서의 무지개는 정 반대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인류의 멸종을 가져오는 비가 내릴 것을 약속하는 상징이고, 그래서인지 방향도 뒤집혀 있는 U자형 역 무지개입니다. 실제 자연 현상으로도 역 무지개가 발생하는데, 비가 내린 후가 아니라 구름 속에 들어 있는 미세한 얼음 결정이 햇빛에 반사되어 발생한다고 하는군요. 즉 게임 상의 역 무지개는 구름 속에 들어 있는 미세한 카이랄리움 결정 때문에 생긴다고 볼 수 있겠죠. 엔딩 장면에서 더 이상 타임폴이 아니게 된 비가 그치고 나서야 일반적인 무지개가 나타나는 장면에서 절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IP보기클릭)116.123.***.***
데스 스트랜딩은 저에게도 있어서 기존의 가치관마저 뒤흔든 인생게임입니다.
(IP보기클릭)116.123.***.***
데스 스트랜딩은 저에게도 있어서 기존의 가치관마저 뒤흔든 인생게임입니다.
(IP보기클릭)14.39.***.***
(IP보기클릭)118.130.***.***
(IP보기클릭)223.38.***.***
(IP보기클릭)118.238.***.***
훌륭한 해석 잘 봤습니다. 현실에 기반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창조한 세계관이라는 부분에 저도 깊이 공감하고,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코지마 감독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느낀 메시지 관련 사항을 좀 풀어 보자면... 1. 다이하드맨 아멜리를 차기 대통령으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건 다이하드맨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고작 브리짓의 딸이라는 거죠. 세습제로 대통령을 세운다니 무슨 왕인가요? 실제로 다이하드맨은 브리짓에게 사랑에 가까운 충성심을 가지고 있고, 그 충성심으로 브리짓의 딸(이라고 알고 있던) 에밀리를, 카이랄 네트워크 연결로 다시 건설될 새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딩 직전에 다이하드맨은 자신의 충성심 때문에 샘과 클리프에게 닥치게 된 비극에 대하여 눈물로 고백하게 되죠. 브리짓 개인을 향한 맹목적인 충성심(브리짓이 쓰던 가면을 이어서 쓰고 있는 게 그 상징이라 볼 수 있죠)에서 벗어난 다이하드맨이, 가면을 벗고 새 대통령(주권자)으로 거듭나고 나서야 샘에게 사죄하는 장면은, 본문에서 말씀하셨던 '코지마 감독이 자국의 현재 행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이하드맨의 일본판 더빙 성우가 메탈 기어 시리즈의 주인공 스네이크와 동일 인물인 것도 의미심장하죠. 2. 카이랄리움 카이랄리움은 그야말로 마법의 결정체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특성 덕에 공중에 떠 있는 도로나 부식을 되돌리는 스프레이도 만들 수 있고,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는 장소인 해변을 통해 데이터를 보내서 아무리 복잡한 물건이라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카이랄 네트워크와 카이랄 프린터에도 쓰이죠. 하지만 카이랄리움이 주는 피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카이랄 농도가 짙어지면 카이랄 구름이 생겨서 주변 날씨가 어떻던 간에 시간을 빼앗아 가는 비(타임폴)가 내리고 BT라는 유령이 출현합니다. 카이랄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기 때문에 우주로 갈 수도 없고, 인공위성과의 통신도 할 수가 없어서 지상의 기상 관측소를 통한 일기예보에 의존해야 하죠. 제가 생각하는 카이랄리움의 정체는 사람의 의지/염원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의지나 염원 말이지요. 화장터에서 시체를 태우면 연기에서 카이랄리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화장터 주변에는 비가 내리거나 BT가 출현하기 쉽다는 게 제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의지나 염원은 인류가 진보하기 위한 밑받침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그러한 진보를 막는 집착이나 원념이 되기도 하지요. 게임 상에서 타임폴에 노출된 사람은 실제 나이와는 상관 없이 신체가 노인으로 변해 버리지만, 사실 정 반대로 과거의 원념에 사로잡히면 신체는 젊어도 마음은 노인이 되어 버린다는 것에 대한 풍자 아닐까요? 이승과 묶은 탯줄(미련)을 끊어 BT를 해방시켜 주면 감사의 뜻으로 좋아요와 카이랄리움 결정을 주는 이유도, 그 카이랄리움 결정이 서로 닮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사람의 양손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상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IP보기클릭)118.238.***.***
LEADKUN
3. 거미줄 상징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카이랄리움과도 이어지는 부분인데, 이 게임에서 '연결'은 대부분 줄/끈의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일반적인 줄이 아닌 거미줄 형태로 표현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브릿지스 로고가 미국 지도+거미줄이고, 클리프는 등장할 때마다 아기 인형이 매달린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거미줄을 달고 나오고, 아멜리도 정체가 밝혀지고 나서 자신을 중심으로 한 거미줄에 걸려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일반적인 줄과 거미줄의 차이점은, 거미줄은 거미가 적극적으로, 사냥을 위해 치는 줄이라는 것인데, 게임 상에 거미줄로 표현되는 상징도 이러한 '적극성'과 '목적 실현을 위해서'라는 점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릿지스는 미국의 재건이라는 목표를 위해 샘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이어가려는 조직이고, 클리프는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목표를 위해 움직이며, 아멜리도 멸종체라는 사실(목표)이 밝혀진 다음부터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죠. 4. 무지개 무지개 관련 상징 중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구약 성서에 나오는 무지개일 것입니다. 대홍수를 일으켜 인류를 멸종으로 몰고 가려던 신이, 다시는 비로 인류를 벌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상징이지요. 근데 이 게임에서의 무지개는 정 반대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인류의 멸종을 가져오는 비가 내릴 것을 약속하는 상징이고, 그래서인지 방향도 뒤집혀 있는 U자형 역 무지개입니다. 실제 자연 현상으로도 역 무지개가 발생하는데, 비가 내린 후가 아니라 구름 속에 들어 있는 미세한 얼음 결정이 햇빛에 반사되어 발생한다고 하는군요. 즉 게임 상의 역 무지개는 구름 속에 들어 있는 미세한 카이랄리움 결정 때문에 생긴다고 볼 수 있겠죠. 엔딩 장면에서 더 이상 타임폴이 아니게 된 비가 그치고 나서야 일반적인 무지개가 나타나는 장면에서 절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 19.11.26 10:46 | |
(IP보기클릭)175.223.***.***
(IP보기클릭)223.38.***.***
Diru
일단 저도 그 해석과 같은 해석인데 오해를 하신듯합니다. 제가 본문에 적은것은 코지마감독이 그 해변을 무한히 반복하는 연출로 무엇을 의도하였는가입니다. 단순히 아멜리가 해변 닫고 끝이 아니라 그 선택이 얼마나 고통을 수반하는것인가를 플레이어도 체험해보라고 반복되는 해변과 설명을 크레딧과 함께 넣었을것이라는 의견이죠. 그리고 저는 샘이 갇힌 그 해변은 아멜리의 해변이 아니라 클리포드 엉거와 샘의 해변이라고 봅니다. 아멜리는 샘을 밀었던 시점에서 자신의 해변을 닫았고 샘이 흑백으로 나온 그 해변은 샘 본인의 해변이라고 봅니다. 그 증거로 샘이 비비로서 배에 총을맞고 죽었을때도 아기 시체가 샘의 해변과 같은 해변에 있었고(함께 죽은 엉거도 같이 있었죠) 다이하드맨이 브리짓에게 총을쐈던 해변도 마찬가지로 샘이 마지막에 머무르던 해변과 같은 해변이었습니다. (아멜리의 해변은 무수한 고래들이 죽어있는 리얼 데스스트랜딩) 만약 아멜리의 해변이었다면 아멜리가 해변을 닫은 시점에서 다른 해변보다 상위였던 아멜리의 해변에 샘의 동료들이 들어올수가 없었을겁니다. 하지만 샘의 해변이었기에 권총을 통해 샘을 찾아낼수있던거죠. 같은 해변에서 같은 권총으로 브리짓이 다이하드맨을 데려온것이나 클리포드가 소환된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구요. | 19.11.26 19: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