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화 링크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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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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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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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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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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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와중에도 서로 공기 사출식 니들건과 권총으로 공격해, 한쪽에서는 흉부 장갑판에 손상을 입혔고, 반대편은 왼팔에 큰 상처를 입혀 바닥에 피가 흩뿌려지게 했다.
사람들은 바이오로이드의 피가 경기장 바닥을 적시자, 환호성을 울리며 더 진한 피가 많이 흐르기를 원했다.
하지만 팬텀은 피가 흐르는 상처 부위를 바로 초고열 나이프로 지져 출혈을 막았다. 그리고 부상을 입은 곳마저 디지털 위장으로 숨기고 다시 모습을 감췄다.
쉐이드 역시 손상된 장갑판을 미체로 가린 뒤 팬텀을 향해 달려들었다.
뒤이어 다시 한번 둘의 칼이 부딪치자, 이번에는 쉐이드의 다리 관절에서 스파크와 함께 윤활유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총성이 터지며 쉐이드의 파손된 다리 관절 부분에 불똥이 튀었다. 그러자 쉐이드의 다리가 부러지면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이제 동력로나 메인 CPU에 칼만 꽂아 넣어도 팬텀이 이길 판이었다.
바이오로이드가 이길 것처럼 보이자 사람들은 다소 실망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쉐이드의 등 위로 올라탄 팬텀이 황급히 뒤로 물러나자, 사람들이 다시 흥분에 잠겼다.
쉐이드의 등에서 쇠말뚝이 튀어나와, 팬텀의 가슴에 박혔고 그녀는 황급히 놀라 뒤로 재빨리 물러났다.
동시에 쉐이드는 허리를 회전시키며, 팔에 내장된 나이프로 그녀의 복부를 베어버렸다.
빨갛게 달궈진 고열 나이프에 썰린 팬텀은, 그대로 허리가 갈라진 채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하반신은 나무 밑동처럼 꼿꼿하게 서 있었고, 바닥에 엎어진 상반신은 피도 흘리지 않은 채. 극심한 고통으로 손톱이 뒤집힐 때까지 바닥을 긁어대며 입에 거품을 물었다.
“으악 으아아아아!!!”
인간이라도 출혈 없이 허리가 잘려나가면 꽤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하물며 인간보다 훨씬 강화된 바이오로이드라면 훨씬 더 오래 살아남을 게 분명했다.
여기까지 계산하고 초고열 나이프로 베어낸 거라면, 확실히 이런 경기에 아주 익숙한 기체라고 볼 만했다.
“역시 경기 한 두 번 치러본 솜씨가 아니라니까.”
노인과 청년까지 환호성을 지르며, 많은 판돈을 따낸 것에 기뻐했다. 하지만 스파르탄 옆에 앉아 있는 아쿠아는 왠지 모르게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건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이에 청년은 황급히 놀라며 아쿠아를 달래주려 했다. 그때 스파르탄이 조용히 한마디 했다.
“그렇군. 차라리 AGS가 박살 난다면 고통은 느끼지 않을 테니까.”
그 말에 아쿠아와 청년마저 얼굴이 굳어지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쿠아는 마치 인간이나 바이오로이드를 보는 것 같은 스파르탄의 모습에,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의 흔들림을 느꼈다.
아무튼 경기는 팬텀을 퇴장시킨 쉐이드의 승리로 끝났다. 관객들은 바이오로이드의 피가 또 흐른다는 사실에 즐거워했다. 다만 두 사람과 바이오로이드 하나. AGS 하나만 무덤덤하거나 불편한 표정을 짓게 되었다.
경기 종료를 알린 순간. 경기장 측의 더치 걸이 무감각한 표정으로 달려와,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된 팬텀을 들것에 싣고 생명 유지장치를 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텀이 고통에 비명을 지르자, 전기 충격으로 기절시킨 채 그대로 경기장 밖으로 빼냈다.
“뭐 굉장히 고통스럽기야 하겠지만, 죽는 건 아니니까. 수복제를 사용하면 잘려나간 곳도 다시 붙일 수 있고, 고통도 순식간에 사라질 거야.”
노인은 별 것 없다는 투로 셋에게 말했다. 스파르탄은 이전에 자신이 봤던 경기를 떠올리며, 노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승자가 관객들의 요청에 따라 선수를 죽이는 게 아닌가? 그냥 저렇게 끝내는 건가?”
여기에 스파르탄이 질문을 던지자, 이런 풍경에 익숙한 노인과 청년마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그래도 실전 매치는 자주 보고 싶진 않지. 나도 실전 매치 따위로 힘들게 구해온 선수들 날려 먹는 건 별로고.”
먼저 노인이 혀를 차면서 한탄하듯 한마디 했다. 그리고 청년은 아쿠아를 가리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아쿠아가 바이오로이드의 실전 매치를 아주 싫어해서 말이야. 얘도 보다시피 바이오로이드거든.”
스파르탄은 카메라를 몇 번 깜박거리며 아쿠아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아쿠아는 이전보다 조금은 달라진 시선으로 스파르탄을 올려다봤다.
“난 저런 데 참가하지 않을 거지만, 그래도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니까.”
스파르탄은 카메라를 깜박이며 그녀에게 사과했다.
“실례했군. 사과하지 아쿠아.”
아쿠아는 스파르탄이 사과를 하는 모습에 그가 AGS가 아닌 장갑판을 몸에 입은 인간이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무튼 아쿠아는 경기를 보기 싫으면 한숨 자는 게 어때?”
노인이 그렇게 얘기하자 아쿠아는 고개를 저으며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안 보려고 한다 해서 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차라리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야. 이런 도시 소모라에서는 말이지. 거기 스파르탄 너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스파르탄은 다른 생각에 잠겨 있는 중이었다.
‘이미 지겹도록 봐왔어. 이제는 조금 다른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정작 다른 풍경에 서게 되면 두려움밖에 못 느끼겠지.’
스파르탄은 문득 작전지역에 투입되기 전에 들렸던 평화로운 바닷가와 숲길. 도시의 풍경 등을 떠올렸다.
뒤이어 자신이 레이시와 함께 화약 냄새가 풍기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생각해봤다.
‘역시 어울리지 않는군.’
스파르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음 경기를 알리는 목소리에 불쾌함을 느꼈다.
“자 그러면 다음 경기입니다! 이번에는 여러분들이 기대하고 기대하던 실전 매치!! 브라우니 1개 분대와 정체불명의 신기한 능력을 쓰는 바이오로이드입니다!”
사람들은 바이오로이드와 바이오로이드의 대결. 그것도 일대 다수의 경기에 미친 사람처럼 날뛰고 열광했다.
심지어 서로 죽고 죽이는 게 가능한 실전 매치였다.
그만큼의 피와 살이 튀고, 화약 냄새가 그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할 것이다.
관객들은 어느 쪽이 되었건 처참하게 찢겨 나갈 모습을 상상하며, 머릿속에 기분 좋은 약물이 퍼지는 것처럼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우선 우측에서 브라우니 다섯 명이 각자 개인 화기와 분대 지원 화기를 들고 걸어왔다.
반대편 바이오로이드는 구속복을 입은 상태에 팔다리까지 묶여 있었고, 얼굴은 두꺼운 철가면으로 가려진 상태였다. ‘두 눈’까지.
이미 그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녀가 이번에는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얌전히 지켜봤다.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좌측 코너에서 나온 바이오로이드를 보고 실망했다는 듯. 야유하고 쓰레기를 던졌다. 저래서는 일방적으로 브라우니 분대에 잘게 썰려 나갈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관중들이 던진 쓰레기는 그녀에게 하나도 닿지 않았다. 전부 다 다른 곳으로 튕겨 나가거나 허공에 둥둥 떠오르다가 찌그러지며 바닥에 떨어졌다.
“저건?!”
스파르탄은 그 바이오로이드의 능력. 머리카락의 색. 그리고 머리에 붙인 금속 구조물을 보고, 그녀가 누구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왜? 아는 바이오로이드야?”
스파르탄이 이상한 반응을 보이자, 가장 먼저 눈치채고 물어본 게 아쿠아였다. 청년은 그녀의 눈에서 불안함과 위기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바로 아쿠아 대신 그 바이오로이드에 대해 설명했다.
“팬텀 레이디.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오로이드로 유명하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타입의 바이오로이드라고 해서 다들 신기하게 여기고 있지.”
청년의 설명에 스파르탄은 왜 그녀가 이런 도시의 불법 투기장에 있는지, 뭣 때문에 선수로 나섰는지 의문을 품을 뿐이었다.
‘분명 레이시일 것이다. 그런데 대체 어째서?’
“그녀도 이 투기장에 등록되어 있는 건가?”
스파르탄의 질문에 청년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기계임에도 절박해 보이는 모습이 드러나, 자신이 아는 대로 전부 다 얘기했다.
“정식 선수는 아니고, 스폰서나 매니저가 누구인지도 불명이래. 하지만 그녀가 나오는 싸움은 단순하게 이기는 게 아니라, 정말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이기는 것 때문에 인기가 높아. 역시 뭔가 아는 거라도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체불명의 바이오로이드였지만, 스파르탄은 그녀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저 셋 앞에서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다. 처음 보는 바이오로이드다.”
노인은 허탈하게 웃으며 스파르탄에게 한마디 했다.
“너도 참 싱거운 구석이 있구만 스파르탄.”
스파르탄은 재빨리 노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내가 생각해도 그런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그 모습에 아쿠아는 역시 뭔가 숨겨둔 게 있다고 생각하며, 영 시원치 않은 표정으로 스파르탄을 쳐다봤다.
뒤이어 경기 시작을 알리는 공포탄 소리가 나왔고, 스파르탄은 아무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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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한 달쯤 뒤에 또 SF 소설 공모전이 있네요. 다음달부터 아마 후기 대신 새 공모전 도전작 홍보가 올라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한 주는 아마 팬텀과 쉐이드의 할로윈 이야기를 연재한 후. 다시 스파르탄 시리즈로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앞으로의 계획은 다음주에 다시 이야기할테니 오늘도 장갑 AGS 스파르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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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작중에 철충은 안 낼 생각입니다. 인간들끼리 이 와중에도 추하게 싸우는 모습을 주로 낼 생각이니까요 | 20.11.06 12: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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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멸망 후의 세계에선 둘이 친구인데 여기서는 참...그러네요 | 20.11.06 15: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