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75 워울프
옛날 옛날 먼 옛날,
텍사스의 이름없는 촌동네로부터
상당히 떨어져있는 낡은 저택엔 평범한 일가족이 살았었어.
다정다감 멋진남편, 백발백중 만능아내, 재롱둥이 아들내미까지.
셋이서 가진건 없어도 큰 욕심부리지않고 행복하게 지내왔지.
아니, 지내왔었지.
그들이 오기 전까지는.
워울프가 무고한 이들을 해치고 빈곤한 이들을 학살하던 무법자 시절,
함께 지냈었던 동료들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거든.
마이클, 오드린, 에시디시, 콜리건, 브로포드, 쉬콜, 그들을 따르는 무뢰배 30여명.
에리조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바스타즈 갱단이,
잊고싶던 그날의 기억을 끌고온채로 말이야.
썩 달갑잖았지만,
그나마 옛정을 생각해서 얘기나 들어보고자 들여보냈지.
그녀의 첫 번째 실수였어.
무뢰배 30여명은 밖에서 망을 보고,
나머지 여섯은 남편이 내온 차를 마셨지.
한 잔을 비우고 두 잔을 채울 즈음
갱단의 우두머리인 마이클이 입을 열기 시작했어.
오스틴의 거대한 중앙은행을 털 계획인데
그곳의 철통같은 경비들을 뚫기위해선
그녀의 총솜씨가 필요하다고 말이야.
성공하면 보수의 25%를 떼어 주겠다는 말과 함께.
워울프는 거절했어.
미안하지만 두목, 난 손을 씻었어. 딴데가서 알아보라고.
두목은 있는 힘껏 설득하고 설득하고 또 설득했어.
그녀는 귀담아 듣지도 않았고말야.
갈 시간이야.
그녀가 문가로 걸어가 문을 열어주며 말했어.
그리고 내 집엔 다시는 찾아오지도마.
그녀의 두 번째 실수였지.
자신들의 요구가 먹히질 않자 마이클은 테이블을 뒤엎으며 소리쳤어.
이 빌어먹을 년이, 좋아. 네년이 자초한 일이다! 쓸어버려!
그러나 썩어도 준치고 물러도 이치니,
그녀는 번개같은 속도로 허리춤의 낡은 권총을 빼들어 다섯개의 머리에 구멍을 뚫었어.
오드린, 에시디시, 콜리건, 브로포드, 쉬콜.
에리조나를 뒤흔들던 거물들이 허무하게 가버린 순간이었지.
그리고 마지막 탄환을 발사하려던 그 때,
그녀는 총구를 내리고 말았어.
남편이 인질로 잡히고 말았거든.
혼자 남은 마이클이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외쳤어.
무기를 버려라!
남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에 손을 걸친채 말했지.
안 그러면 네년의 낭군의 불알에 바람구멍을 뚫어줄테다!
남편 역시 소리쳤어.
그냥 쏴 자기야! 난 괜찮아! 불알 한 두개 쯤은 없어도 되니까!
옛 동료와 남편의 외침 사이로 고민에 잠겼던 그녀는 결국 선택을 내리고 말았어,
평생을 후회할 마지막 실수를 말이지.
그녀가 무기를 버리자 그 버러지만도 못한 마이클이 곧 바로 워울프를 쏘았어.
무장을 해제한 그녀의 복부 한 가운데에.
탕! 끄아악!
납탄이 배를 뚫고 지나가자 워울프는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어.
곧이어 두 번째 총성이 울렸고 세 번째 총성도 울렸지.
오 맙소사
그녀는 두려움에 휩싸인 체 중얼거렸어.
여보? 여보?
곧바로 고개를 들던 그녀는 목도하고야 말았지.
그녀의 남편, 그녀의 아들. 그녀의 온 가족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을.
그녀는 울부짖었어. 아서! 여보!
아들의 이름도 외쳤지. 존! 아가야!
외치고 외치고 또 외쳤지만, 소용 없었어.
싸늘한 주검에다가 외치는 꼴이었지.
문이 벌컥 열리며 무뢰배들이 쳐들어오자
마이클이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어.
이 집에 불을 질러라. 흔적도 없이 전부 태워버려.
부하들이 움직이자 마이클은 워울프에게 다가가
쓰러진 그녀를 보며 조소를 건냈어.
네년이 자초한 일이야.
마이클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어.
그러게 기회를 줄 때 잡았어야지.
워울프는 증오로 가득찬 눈빛을 마이클에게 보냈어.
지금 날 죽이는게 좋을거야, 두목.
그녀는 이를 뿌드득 갈며 경고했지.
네놈의 눈깔을 잘근잘근 씹어버리기전에 말야.
마이클은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어.
당연하지, 울피. 난 누구완 다르게 거절하는 법이 없거든.
말을 마친 마이클은 그녀의 머리에 총을 갈겼어.
두 번을.
멀어져가는 그녀의 의식 사이로 마이클의 비열한 목소리가 흘러들어왔어.
제기랄, 별 수 없겠군. 우선 오스틴으로 간다. 수를 두배로 불려야....
끝내 다 듣지도 못한 채 눈을 감자 마이클은 워울프를 앞마당에 파묻어버렸어.
옛 동료에 대한 마지막 예우라는 그의 빈정거림과 함께.
그리곤 무뢰배들을 이끌며 석양 너머로 사라졌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일가족은 몰살당하고 터전은 불타올라 사라졌고
마지막 남은 육신은 차디찬 땅구덩이에 파묻혔으니,
이정도면 충분히 고통받은것 같지만,
변덕스러운 삶은 언제나 잔혹한 법.
그녀의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모두가 떠난 땅 위로 봉긋이 쌓여있는 흙무더기가 꿈틀거리더니
손 하나가 흙더미 위로 솟아올랐어.
그녀의 목숨이, 질기디 질긴 목숨이 끊어지질 않은거지.
곧이어 몸 전부가 땅 위로 올라오자,
워울프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신선한 공기를 맡았어.
잠시 숨을 고른 그녀는 정신이 반쯤 나간듯
타고남은 잔해를 뒤적였지.
모든 것이 타버린 후
오래된 낡은 권총 한 자루와 총알 몇 발 만이 남았지.
그녀는 타고남은 재로 눈가를 칠한 뒤 권총을 쥐며 맹세했어.
이 모든 일을 저지른 개새1끼 마이클,
그리고 그와 관련된 모든 이들을 죽이겠다고.
전부 죽여 불태워버리겠다고.
그리고 그녀는 오스틴을 향해 떠났어.
총알 두 발을 지닌 체로.
하나는 그 자를 위해.
다른 하나는 자신을 위해.
과연 그녀는 복수를 끝냈을까?
모든 일이 끝난 후 그녀는 가족들을 만나러 갈수 있을까?
글쎄... 부디 지옥이 그녀에게 자비를 베풀길 빌어야지…
노래나 한 곡 듣자고.
별 볼 일 없는 이야기, 부디 재밌었으면 좋겠네.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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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바이오로이드면 더 확실하게 마무리져야했는데 말이죠. 그대로 화장한다든가 공구리친다든가. 어쨌든 워울프가 지옥에 갈 짓을 저질렀던건 사실이니 인과응보라 해야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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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분위기가 내용은 아니긴 한데...무기여 잘있거라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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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바이오로이드면 더 확실하게 마무리져야했는데 말이죠. 그대로 화장한다든가 공구리친다든가. 어쨌든 워울프가 지옥에 갈 짓을 저질렀던건 사실이니 인과응보라 해야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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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른 일이 너무 많았으니 업보죠 뭐. | 20.10.17 12: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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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분위기가 내용은 아니긴 한데...무기여 잘있거라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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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있거라가 이런 느낌인가요? 그 소설은 본적이 없어서ㅋㅋㅋ 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생각하면서 썼거든요 ㅎㅎ | 20.10.17 12: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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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는 럼버제인, 악역은...알렉산드라? | 20.10.17 12: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