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가 말한다.
예로부터 과학의 발전은 곧 무기의 발전이라고.
인류가 공동체 사회집단을 이루기 시작한 순간부터 인류는 전쟁으로부터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를 이루어 나가기 시작했고, 인류는 전쟁을 치르면서 언제나 적으로부터 승리하기 위한 묘수를 생각해왔다. 더 많은 병력을 증원하기도 하고, 지형과 지물을 이용하여 적을 교란시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적으로부터 승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적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갖는 것이었다. 전쟁에서 승리하길 원했던 인류는 적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기 위해 기술을 발전시켰고,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인류는 과학의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나갔다.
칼로 시작된 인류의 전쟁은 활과 화살이 만들어지며 멀리에 있는 적을 제압할 수 있게 되었고, 화약의 발명으로 활과 화살을 대신하여 화승총이 만들어지면서 화살보다 더 멀리에 있는 적을 보다 정확하게 쓰러뜨릴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약실과 노리쇠를 만들어 화약의 힘 뿐만 아닌 기계의 힘을 통해서 탄약을 발사하는 화기인 기관총을 만듬으로서 더 많은 적들을 빠르게 쓰러뜨릴 수 있게 되었고, 그 기관총을 바퀴달린 마차와 배, 나아가서 장갑을 덧 댄 자동차에 선박에 올림으로서 인류의 전쟁의 양상은 소모전으로부터 대규모 기동전과 화력전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장갑을 덧 댓 자동차와 선박에 기관총 대신 화포를 올리기 시작하여 전차와 군함을 만들어낸 인류는 보병 대신 기갑장비를 탑승하여 적과 싸웠지만, 전장의 공간이 지상과 바다로 한정된 싸움으로는 적들을 쓰러뜨리기 부족하다 느낀 인류는 전장을 하늘로 옮기기 시작하였다.
이 무렵의 인류는 하늘을 나는 기계에 폭탄을 매어 지상의 적들을 향해 떨어뜨리기 시작한 것으로 비행기를 최초로 전쟁에 사용하기 시작하며 하늘을 새까맣게 에워쌓았고, 이후 거듭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현대에까지 그 양상이 고정된 채 이어지면서 누가 먼저 하늘을 점령하는가로 전쟁의 승패를 가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 텅! 텅!! 텅!!! 텅!!!! 텅!!!! 텅!!!!
- 투쾅!!! 투콰아앙!!! 콰과아아앙!!!!
“크오우와아아아악~!!!!!!!!!!!!!!!!!!!”
- “목표에 명중했다. 반복한다, 목표에 명중했다.”
- “강아지가 암만 짖어봐야 결국 강아지지.”
인류가 멸망한 지금도 통용되는 말이었다.
AC-130J 건쉽 고스트라이더에서 발사된 40mm 보포스 기관포와 120mm 박격포탄은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벼락처럼 지상으로 떨어져 타이런트의 등줄기를 매섭게 강타하였다. 전차포로는 겨우 장갑에 흠짓만 내었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벼락 같은 매서운 공격에 타이런트도 쉽사리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적을 상대하는 데에는 적보다 더 높은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타이런트의 머리 위 수천 미터 상공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배회비행을 하는 건쉽은, 당연하지만 지상의 전차들보다도 훨씬 타이런트로부터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일반적인 지상 공격기나 공격헬기에 비한다면 공격의 지속성이 넘사벽 수준인 병기였기에 타이런트를 상대하기에는 매우 안성맞춤인 무기라 할 수 있었다. 이 세상 어디를 가도 야포를 비행기에 달고서 지상 공격을 할 수 있는 무기는 건쉽 말고는 없을 것이다.
타이런트를 향한 첫 번째 싸이클이 끝난 후, 곧 이어서 기관포와 박격포의 재장전이 슬슬 끝나가자 최유빈 대위는 다시 對지상 모니터에 비춰진 타이런트를 바라보았다.
해군의 F-14E 슈퍼톰캣의 조종사인 그였지만, 건쉽의 무장관제 자체는 톰캣의 콕핏의 그것보다 훨씬 단촐한 편이었기에 단 시간에 익숙해지는 데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건쉽 동체의 왼쪽 방향으로 장착되어져 있는 30mm 발칸포, 40mm 기관포, 120mm 박격포와 더불어서 날개 밑에 달린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은 지상 관제 모니터에 화기 통제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게임용 콘솔같이 생긴 조이스틱으로 무장관제사가 직접 조준하여 격발하는 방식이었다.
좀 까놓고 말해서, 마치 모니터 앞에 콘솔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하였다. 최유빈 대위가 건쉽에 탑승하여 무장관제사로 좌석에 앉았을 때의 첫 감상이 이거였다. 차마 아니라고 말은 못하겠는 것이, 무장관제사의 화기 통제 시스템 콘솔과 모니터 좌석이 딱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포스 포 장전 완료!!!!”
“박격포 재장전 완료!!!!”
“좋아, 다시 가보실까?”
120mm 박격포와 40mm 기관포의 재장전이 완료되고, 건쉽의 화기 통제 시스템 조이스틱을 바로 잡은 최유빈 대위는 모니터에 비춰진 타이런트의 등어리를 향해 다시 한 번 야포와 기관포를 조준하였다.
암만 장갑 단단한 타이런트라 할 지라도 공중에서 퍼붓는 공격까지 막아낼 정도로 온 몸의 곳곳이 단단한 장갑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공중에서 쉬지않고 연속으로 퍼붓는 야포 공격은 제 아무리 타이런트라 할 지라도 확실하게 먹혀 들어가는 효력사렸다. 자신은 포병도 아니고 육군도 아니지만, 작은 아버지가 으레 지나가면서 하던 말씀인 포병이 전장의 신이라는 말은 공중에서도 통용되는 말인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어디 얼마나 버티나 한 번 보자.”
“헬파이어 미사일도 같이 준비해!”
“알겠습니다!!”
톰캣의 콕핏과는 전혀 다른 건쉽의 무장관제석의 조이스틱을 매만지며, 최유빈 대위는 지상의 타이런트를 향한 두 번째 공격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한 편, 그 시각 지상에선...
- 텅!! 텅!! 텅!! 텅!! 텅!! 텅!! 텅!! 텅!! 텅!! 텅!!
- 투쾅!!! 투콰앙!!!! 투콰아앙!!! 콰콰아아앙!!!!
- 푸슈우우우우웅~!!!!
- 콰콰아아아아앙!!!!
“끼에에에에엑!!!!!!!!!!!!!!!!!!!!!!!!!”
“효과 확실하구만, 역시 건쉽을 끌고 오길 잘 했어.”
“최초 목적은 그게 아니었지 않습니까?”
“음, 그렇기는 하다만 결과만 좋으면 뭐든 좋은 게 아니겠는가?”
“극단적 결과지상주의는 원인에서 결과까지 이어지는 중간과정에서의 오류를 묵과해버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잔소리 하기는.”
눈 앞에서 떨어지는 불벼락을 맞으며 정신을 못차리는 타이런트를 보며 민하준 원수가 건쉽을 끌고온 것은 자신의 마치 선견지명이었다는 듯 포장하며 말하자, 불가사리 소령이 거짓말 하지 말라는 듯 빙 돌려가며 한참 높은 상관을 깠다.
전차 포탄으로는 겨우 흠짓 낼 정도인 타이런트를 향해 하늘에서 불벼락을 쏟아내고 있는 건쉽이지만, 사실 전차 부대의 입장에선 변명으로 들릴지 몰라도 할 말은 많았다. 일반적인 평지도 아니고 야자수랑 관엽식물들이 코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열대우림에서는 전차가 기동전을 펼치기 상당히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드 넓은 열대림의 식생 때문에 조준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럼에도 전차 80대가 무한궤도로 열대림을 어거지로 밀어버리면서까지 타이런트에게 흠짓이라도 낸 것이 용할 정도였다.
뭐, 타이런트가 있을 지도 모른다고 밝혀진 시점에서 이미 선택지는 없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불가사리 소령의 말대로, 건쉽이 이 곳 하와이까지 온 이유는 원래 타이런트를 상대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아들들이 훈련 중에 사라진 것을 두고 펙스, 특히나 레몬테이드 오메가와 관련이 있을 경우 아예 펙스의 진을 초토화 시켜버리기 위해서 가져온 물건이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민하준 원수의 의도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맞았다. 괜히 태평양 한 가운데의 섬에 타이런트가 있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인류가 멸망하고 버려진 외딴 섬에 타이런트가 있는 이유는 펙소 콘소시엄, 적어도 오메가의 영향이 어떤 방식으로든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렇게 멀쩡한 타이런트 한 마리가 날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니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 할 지라도, 결과적으론 아이들이 사라진 것부터 시작하여 일련에 벌어진 모든 사건들이 전부 펙소 콘소시엄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민하준 원수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이 주장에 대해서 만큼은 태클을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늘에서 건쉽이 퍼붓는 불벼락을 맞으며 주축해 하는 타이런트를 눈앞에 두고, 민하준 원수는 건쉽의 등장으로 타이런트가 저 몸뚱이 챙기느라 한 눈을 파는 사이 전열을 다시 다잡는 전차 부대의 전체 통신 채널에 대고 말하였다.
“좋아, 전 부대 주목.”
“다시 강아지 피터지게 두들겨 팰 준비되었나??”
- “예, 그렇습니다!!!”
“전 차량, 안전 거리 확보하며 적과 다시 교전할 수 있도록.”
“괜히 효력사 넣어보겠다고 타이런트한테 가까이 붙어서 건쉽한테 아군 킬 마크 그리게 하지 말고.”
“혹시라도 그러고 싶은 사람 있으면 니들도 나처럼 살아나올 자신 있으면 데인저 클로즈 박던가.”
- “...”
- “어... 어...”
“... 진짜 얼탱이가 없습니다, 진짜...”
“부인 분들께서 왜 그렇게 차장님을 팰려고 벼르시는 지 알 것 같습니다.”
“크흠!!...”
“전 대원, 사격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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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요정마을도 끝나가는 군용.
극적인 승리?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무조건 머릿 수와 화력으로 밀어부칩니다.
댓글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되어준답니다!
가시는 길에 댓글 꼬옥! 추천 꼬옥 한 번 부탁드리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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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 어떤 전략 전술도, 롸끈한 무력과 화력앞에선 어쩔 수 없죠... | 23.09.21 12: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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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독과 도독 둘 다 감독할 독 자를 쓰긴하나, 도독의 경우는 군인인 지휘관 보다는 지방의 군통수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관리의 의미가 더 강하죠. 제독은 해군의 장성급 장교를 장군이란 말 대신 사용하는 단어이구요. 영어로도 장군은 General이지만, 제독은 Admiral로 나눈것처럼용. 통령이란 말도 사실 인게임의 설정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라비아타 통령이라고 하는거지만, 실제론 라비아타 대통령이라고 하는게 맞긴합니다. 비슷한 의미로 작중 요안나는 오르카 부통령이고, 콘챠는 총리 직책에 앉아있습니다. | 23.09.21 1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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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나중에 펙스에서 직책 불만같은게 나오려나싶네요. | 23.09.21 12: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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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책 불만이라고 하기엔 레모네이드들이 너무 꽉 잡고 있는데다, 회장 독재인 펙스에서 과연 불만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23.09.21 12:31 | |
(IP보기클릭)119.206.***.***
제 의미는 오르카 내 펙스 구성원들 얘기였습니다. 알파가 오메가에게 밝히고 정식으로 오르카 합류하면 라비아타를 대신할 통령이 되야 한다 뭉쳐 투표를 요구한다든지요. 블랙리버는 군인 집단이니 무적의 용이 대표가 된다면 퇴역한다든가 해야겠지만. 인게임은 사령관이 1인자라 그럴 일이 없지만, 여기는 명목상 대표가 라비아타라 떠올렸네요. | 23.09.21 12: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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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 그래도 현재 생각 중인 것으로는 알파가 차기 대통령으로 나갈 것이긴 합니다. 굳이 다음 대선에서 경합을 벌인다면 현 시점 부통령인 요안나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요안나 본인이 안 그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정확하게 짚으셨네요. 오메가 측 펙스를 향한 선전 효과도 있지만, 오르카 내의 펙스 인원들의 대한 목소리를 더 높이기 위한 것도 있긴 합니다. 다만 단순 명목상 대표일 뿐만 아니라 엄연히 실질적으로도 국군통수권은 라비아타가 쥐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대표라고도 봐도 무방합니다. 용은 아마 유진 원수의 뒤를 이어서 차기 오르카 합동참모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또한 현재 생각 중인 스토리이구요. 이렇게 되면 퇴역을 하는 아버지들은 아마 각각 정부 부처 장관급 인사가 될 터이지만, 하준 장군의 경우에는 평소 소원이 완전한 퇴역이었던 만큼 관직도 마다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흐린기억까지 다 끝나고 오메가가 끝내 오르카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 8지역에 알래스카에 가서 오르카와 펙스 측 평화회담 같은 것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 때 오르카 측 평화회담에 참석하는 것은 의전서열 3위인 콘챠 진아 의장과, 군내 서열 3위인 라자르 본부장이 갈 것입니다. | 23.09.21 22:11 | |
(IP보기클릭)223.62.***.***
평화회담이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기다려봐야겠네요. 늘 고생 많으십니다. | 23.09.21 23:21 | |
(IP보기클릭)125.179.***.***
| 23.09.21 23: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