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일이 있었군요 모모. 듣는 저도 놀랄 정도로 말이죠."
"정말 한 순간이었어요 아저씨."
모모하고 라인 타이거는 저택 뒷마당에 있는 정원에 앉아서 같이 티타임을 하고 있었다. 마법 소녀의 옆에는 그녀만의 매직 젠틀맨이자 마법 소녀로서의 금기를 깨버리게 한 남자도 홍차를 마시고 있었고.
"모모가 말한 그 여자가 제 눈에 띄지 않은 것을 매우 감사해야 합니다. 감히 모모에게 손찌검하다니."
말을 잇기 전에 그의 입에서 그르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라색 눈동자가 밝게 빛나면서.
"물어뜯어 죽여도 시원찮겠군요."
"워 워 아저씨 진정하세요. 진정. 굳이 피볼 필요까지..."
"걱정마시길 모모. 명예 중 하나인 인간을 지킨다를 어기게 되니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 아저씨가 정말 그러시면 여기 서울 패닉 상태에 빠질 거예요. 아저씨 목숨도 장담 못 하고요."
"혼나야 하는 것은 도련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라인 타이거는 이번에는 도련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으르렁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으며 번쩍이는 보라색 눈동자로 도련님을 노려보았다.
"도련님의 명예롭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모모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하마터면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수도 있었습니다. 내 도련님에 대한 모모의 평가가 매우 높아서 안심했건만 이거 정말 실망이군요."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끝날 문제가 아닌 거 같습니다만? 더 혼나야 합니다."
으르릉-하는 라인 타이거 앞에 도련님은 곧바로 고개 숙인 체 끓었고 모모는 이 광경을 보면서 푸훗-하면서 입을 가린 체 작게 웃었다.
얼핏 보면 애지중지 키운 딸아이가 다치고 돌아와서, 그녀를 다치게 한 남자친구를 향해 호통을 치는 장인 어르신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았다. 얼굴이 검치호처럼 거대한 이빨이 달린 호랑이였지만 그래서 뭔가 더 무서웠고.
"그래도 모모를 트럭에서 치이기 전에 몸을 날려서라도 구해준 것은 감사함을 표해야겠군요. 아예 명예 같은것이 없으신줄 알았는데."
"가…. 감사합니다…. 저는 단지 모모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
"그렇다고 완전히 용서 한 건 아니니 기억해 두시길."
말을 잇기 전에 라인 타이거가 그대로 잘라버렸고 모모는 결국 참지 못해 좀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라인 타이거의 기에 눌러 여전히 고개를 숙이는 도련님이 보였었고.
"아저씨도 그만 진정하시고요. 도련님이 겁먹으셨잖아요. 잘못하다가 우시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내가 애야 모모? 울긴 뭘 울어."
"도련님은 말이죠 가끔 어린아이 다우셔서 그런겁니다아? 바닐라 언니에게도 혼날 때도 기 팍 죽으시던데."
"....흥."
여전히 미덥지 않으신 듯 짧게 대답한 장인어른…아니 라인 타이거였다. 잠시 눈을 뗀 사이 모모에게 여러 가지 일이 생겼고 그것도 모자라 명예라는 것도 모르는 여자에게 얻어맞고 트럭에 치일 뻔했으니...
"이번 한 번만입니다."
라인 타이거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체 앉아 있는 도련님을 노려보았고 그 와중에 모모는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은 뒤 그대로 도련님의 팔을 안았다. 착하죠 착하죠 라면서 쓰다듬어 주면서.
"오늘부로 도련님도 지켜 볼것입니다. 또다시 한번 명예를 어기는 순간 그때는 저 또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니 그리 아시길."
"명심하겠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물어보고 싶었는데 혹시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시면 지켜드리실 건가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모는 도련님의 볼을 자신의 분홍색 입술로 쪽-하고 맞춘 뒤 말을 이어갔다.
"이젠 도련님하고 저는 사귀는 사이인데요."
"그건 그렇지만 제가 맹세한 것은 마법 소녀를 지킨다는 거였지 도련님을 지킨다는 것까지는 없었습니다. 도련님이 모모를 나 몰라라 하면서 방치하시면…뭐 나머지는 아실 거라 믿습니다."
"알고 말고요 아저씨."
대답하는 도련님을 한 번 더 노려본 뒤 크릉-하면서 고개를 홱 돌리는 라인 타이거였다.
모모는 알 수 있었다. 왜 저리 까칠하신지. 그날 퍼레이드 때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인해 얼굴에 상처가 났을 때 아무것도 못 했다는 사실에 자기 자신을 책망하고 계신게 아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명예라면 목숨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는 분인데.
'그래도 인정 할 건 인정해야겠군요.'
라인 타이거는 모모로부터 다독임을 받은 채 쓴 웃음을 짓고 있는 도련님을 힐끗 바라보면서 그 때 일을 회상했다.
그날 모모가 평소보다 일찍 돌아오길래 혹시나 해서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서 마중 나왔는데 멀리서 트럭이 오는 것을 발견했다.
강아지랑 노느냐 알아채지 못했던 모모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려 했지만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온 힘을 다해도 제때 도착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이때 검은색의 교복을 입은 도련님이 나타나 그대로 몸을 날려 모모를 덥쳤다. 도련님과 굴러간 모모를 다행히 트럭은 그대로 지나갔고 동시에 모모도 도련님도 무사하다는것 확인 할수 있었고.
'도련님이 진심으로 모모를 생각해주고 있다는것을 말이죠. 단순히 마법 소녀에게서 보호 받는게 아닌 지키시려는 면도 가지고 계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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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후기때 올리지 못한 엑스트라 에피소드 올립니다.
58.227.***.***
72.136.***.***
라인리터 외전 스토리가 너무 멋져서 이렇게라도 스토리에 안 넣을수가 없더군요. 듬직하고 멋진 호랑이 아저씨 라인리터. | 23.03.25 19:20 | |
222.237.***.***
216.181.***.***
라인 타이거가 모모의 이해자 이자 보호자 인것을 생각하면 딱 장인 어른 포지션으로 어울린다 생각했음. 얼핏 보면 미소녀 딸을 가진 무뚝뚝하지만 듬직한 아빠 같은? | 23.03.26 12: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