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4331
1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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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매사는 번듯한 장소에서 믿음직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 매일매일 야지에서 탄매 먹어 가며 씨름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카센터의 구색이라도 갖추고 있는 장소(원래는 멸망 전 탄광의 기계장치 정비실)에서, 그래도 기름밥 좀 먹어 본 더치걸에게 자동차 수리를 맡기는 게 훨씬 나은 것이다. 아, 물론 애니는 옆에 붙잡아두고 있어야 했다. 언제 다시 뒤통수 칠지 모르니.
자기 마을 대장인 애니의 바이크를 먼저 손봐준 더치걸이 머뭇거리며 쉐보레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엉뚱한 짓을 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딱히 다른 할 일도 없어 아우로라는 인질인 애니를 옆에 둔 채 시간이나 때우고 있었다. 철충 놈들이 오기 전에 수리가 끝나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그녀의 눈에, 문득 남색 머리의 여성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오, 부촌장 나으리! 무슨 일이야? 음, 사슴고기 좀 사갈래? 참치랑 교환할 수 있어”
“그거 떄문에 온 거 아냐”
“그러면?”
“대장을 놔줘”
익스프레스가 굳은 표정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그 앞에서 아우로라는 오히려 느물거렸다. 정말, 이래서야 누가 악당 포지션인지 모르겠다.
“뭘 믿고?”
“대장은 나쁜 사람이 아니야”
“길거리에서 남에게 총을 겨누고 물건 강탈해가는 사람을 보통은 ‘나쁜 놈’이라고 하지. 아. 이 경우는 나쁜 ‘년’이네.”
“그건....”
아우로라의 신랄한 지적에 익스프레스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결국 애니와 아우로라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선 약간 자신 없는 듯 말했다.
“대장은...아마 죽이기까진 하지 않았을 거야”
“얼씨구, 퍽이나”
“마을 사람들 먹여살리려면, 어쩔 수 없었을 거라고...”
“하. 60년동안 너네 대장이 강도질 하고 다닌 걸 모르셨다? 그리고 이젠 변호까지 하시겠다?”
애니에게 머리에 바람구멍이 뚫릴 뻔한 당사자인 아우로라는 냉소적으로 대꾸했다.
“뭐, 우린 너네 대장 같은 악인은 아니야. 이거 수리만 제대로 끝난 거 확인하면 놔줄 테니까 그 동안 딴 짓이나 하지 마”
그리고 아우로라는 저편에서 다른 더치걸들과 화기애애하게 담소하고 있는 발키리를 가리켰....
“아--! 발러 너 언제 걔들이랑 친해진 거야? 방심하지 마!”
“다들 괜찮으신 분들 같은데요?”
“.....아, 아무튼, 봤지? 허튼 짓하면 내 친구가 너네 촌장을 촌장이었던 걸로 만들 거라고”
헤실헤실 웃으며 어린 더치걸들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발키리가 그렇게 무서워보이진 않았지만, 그녀 손에 들린 저격소총이 장난인건 아니었으므로 익스프레스는 - 그리고 아우로라 옆에 억류되어 있는 애니는 -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결국 익스프레스는 한숨을 쉬고 두 손을 들었다.
“알았어...대장에게 이상한 짓만 하지 마. 그랬다간 온 마을을 적으로 돌릴 줄 알아....최대한 빨리 수리를 끝내줄게.”
“연료 채워주는 것도 잊지 말라고.”
“...알았다고.”
멀어져 가는 익스프레스를 바라보던 아우로라가 고개를 돌려 애니를 바라보았다.
“너 꽤 사랑받고 있었네”
“.....다들 착한 애들이야. 정말로.”
온 마을이 나서서 그녀를 걱정하는 걸 보면 말이다. 애니도 약간 감동받았는지 살짝 코를 훌쩍였다.
“정작 본인은 흉악한 노상강도인데 말이지”
“.....”
반박하지 못하고 애니는 고개를 돌렸다.
“쳇, 떠나기 전에 마지막 한탕 하려고 했는데”
양손이 묶인 채 아우로라에게 붙잡혀 있는 그녀가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그 말에 더치걸들의 머리를 땋아 주던 발키리가 돌아보았다.
“떠난다고요?”
“그래. 원래 어차피 며칠 안으로 다 여길 뜰 생각이었어”
“어디로 갈 생각이었는데?”
아우로라의 물음에 양손이 묶인 애니는 대신 턱짓으로 바다를 가리켰다. 그녀의 턱을 따라, 마을의 야트막한 언덕 위의 정비실에 있는 두 바이오로이드의 시선이 돌아갔다. 바다안개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바다를 살펴보는, 발키리의 그 저격용 눈에는 보였다. 멀어서 아주 작게 보였지만, 바다 위에 거대한 함선이 떠 있는 것이. 발키리의 눈이 커졌다.
“저게 뭐죠?”
“무적의 용 휘하의 호라이즌 함선이야. 자율항행하는 무인 AGS 수송선이지.”
“그걸 어떻게 알았죠?”
“며칠 전부터 저기 떠서 통신을 뿌려대고 있었으니깐.”
그러고선 애니는 어깨를 으쓱했다.
“저쪽에 여기 우리가 있다는 통신을 보내고 싶었지만 우린 수신기밖에 없어서. 송신기는 고장났거든”
그리고서 그녀는 이번엔 턱으로 정비소의 한켠을 가리켰다. 돌아본 그녀들의 눈에 꽤 큼지막한....
“통신기?”
“어. 우리 마을엔 유미가 없어서. 야매로 통신기를 만들려다 보니까 크고 투박해졌어”
확실히 그랬다. 꽤나 육중해 보이는 통신장치는 아마도 마을에 남아 있던 구닥다리 저출력 통신기 - 즉, 원래는 장거리 통신용이 아닌 - 를 고치고 개조한 것 같았다. 그러고보면 송신장치가 고장났다고 했지. 애니와 마을 사람들이 나름대로 손보려고 했지만, 통신 전문가도 아닌 그녀들이 그 작업을 효과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게 분명했다. 뭐, 어찌저찌 완성은 되어가는 듯 보이지만, 덕분에 컴팩트하게 만들진 못해서 덩치가 커지는 건 피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저거 작동은 해? 저 배까지 전파가 닿아?”
“....아마도. 완성되면 그럴 거라고 기대해. 여기선 안 되고 해안까지 가지고 가야 닿겠지만.”
저걸 해안까지 가지고 가는 것도 일이겠지만. 체구에 맞지 않게 힘 좋은 더치걸들이 나선다면 거기까지 들고 갈 수야 있겠지만, 확실히 기술의 부족이 한이 될 만했다. 수리도 개조도 제작도 운반도 힘들 테니. 어쨌든 아우로라가 알 바는 아니라서 그녀는 어꺠를 으쓱하고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렸다.
“무적의 용이 지휘하는 부대면 어디 소속이지? 블랙리버?”
일단 기본적으로 블랙리버의 재산이었던 아우로라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애니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통신에 따르면 무적의 용은 라비아타의 저항군에 합류했다나 봐”
“라비아타?”
“그래. 극동 지방에서는 꽤 유명한 애들이지.”
들어본 적은 있는 부대였다. 주 활동 지역이 아시아 쪽이라 그녀들로서는 실제로 마주쳐 본 적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그 지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고 그래서 이쪽에도 알음알음 이름이 알려질 정도는 되는 바이오로이드 집단이었다. 뭣보다 삼안의 라비아타라는 이름은 멸망 전 바이오로이드라면 모를 수가 없으니깐, 하지만 마지막에 들은 소식은 철충들이 날뛰어서 거의 와해되었다는 얘기였는데...그런 꿈도 희망도 없는 저항군에 무려 무적의 용이 들어갈 만한 이유가 있나? 곰곰이 생각하던 아우로라가 문득 물어보았다. 그런, 저 멀리 바다 건너,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어떤 바이오로이드들이 모여 있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세력에 의지하기보다는, 더 쉬운 선택지가 있지 않나?
“흠. 레모네이드네 영역은 생각 안 해봤어? 육로니까 이주하기는 그쪽이 더 편할 텐데?”
“그년들 쪽으로는 절대 안 가!”
갑자기 애니가 으르렁거려서 오히려 아우로라 쪽이 놀랐다. 발키리도 화들짝 놀라서 소총을 고쳐잡을 정도였고 그 바람에 쉐보레 밑에서 불안한 듯 둘을 흘끔거리던 더치걸이 놀라서 일어나려다 그만 자동차 바닥에 이마를 찧었다. 흘러나오는 그녀의 신음에 애니가 화들짝 돌아보았지만 - 정말로 그녀는 마을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 같았다 - 곧 다시 그 증오스럽다는 눈빛을 내보이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펙스 소속 애니들에 대한 징집이 있었어. 아무튼 우리도 전투능력은 있으니까”
“너도 전쟁에 참가했었어?”
“그럼 안 했을 거 같애?”
아우로라는 고개를 저었다.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인류가 멸망하기 바로 직전, 궁지에 몰린 인간들은(그리고 그 수하 바이오로이드들은) 그야말로 손에 잡히는 것은 닥치는 대로 다 꺼냈다. 절박하게, 절망적으로, 멸종의 공포에 질려서.
바이오로이드라면, 그리고 권총 이상의 무기만 들 수 있다면 군용이고 민간용이고 가리지 않고 전장에 투입되었다. 인류 멸망이 임박한, 혹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그것은 도살장으로 끌려간다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거기서 애니는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레모네이드들이 가차 없이 애니들을, 그리고 무고한 민간 바이오로이드들을 철충 앞에 내던지는 모습을. 고작, 이미 무덤으로 들어가버린, 펙스 콘소시엄의 자신들의 주인을 위하여. 고작, 휩노스병에 죽어버린 시체 몇 구를 지키자고. 그 시체들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산 자들이 죽어야 했는지 모른다.
그 불합리한 틈바구니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애니는 상처 입고 지친 채, 남루한 행색으로 터덜터덜 마을로 돌아왔다. 낙오된, 버려진, 탈주한 그녀가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곳. 그녀를 받아들여 줄 수 있는 유일한 곳. 모든 것을 잃은 보안관에게 이제 남은 것은 그녀가 지켜야 할 마을밖에 없었다.
“...좋아, 이해는 가네”
그것만큼은 아우로라도 수긍이 갔다. 그녀는 원래 펙스가 아니라 블랙리버 소속이긴 했지만, 레모네이드들 인성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란 건 이미 멸망 전부터 유명했다. 타 기업에도 알려질 만큼 말이다. 그리고 그녀들이라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눈썹 하나 꿈틀하지 않고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를 사지로 몰아넣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녀들이라면 애니가 지켜 온 마을 사람들도 가차없이 소모품으로 쓰고 버릴 것이다. 틀림없이. 애니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니까 좀 번거롭지만 우리가 이 기회를 잡으려는 거야.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을 거야”
라비아타의 저항군이 이곳보다 더 나은 곳일지는 모른다. 저항군에 합류한 이상 그녀들도 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거긴 악마 같은 레모네이드는 없을 것이다. 라비아타의 저항군은 바다에서 활동한다고 하니, 철충의 위협도 한결 덜할 테고. 그리고 무엇보다....
“뭐....?”
“인간이 있다고 했어”
“......”
아우로라는 할 말을 잃었다. 인간이 사라진 지 60년이 넘었다. 전부 다 철충의 발톱과 휩노스 병 아래 죽어 사라졌다. 이제 인간이란 종족은 어디 동화책이나 전설 속에서나 등장해야 할 환상종쯤으로 취급해야 할 지경이다. 아무리 잘 봐줘도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생물종 아닌가? 그런데 지금 이 빨간 머리 보안관이 뭐라는 거야? 혹시 얘도 멸망 전 인간들 사이에도 자주 있었던 음모론자 같은 부륜가? 그러나 애니의 눈은 확고해 보였다.
“무적의 용이 라비아타 쪽에 합류한 이유도 그거 때문이라고 했어.”
“...믿기 어려운데. 말이 돼? 인간? 인간이 있다고? 그새 인간 머리털도 안 보이다가 왜 이제 와서?”
“낸들 알아? 궁금하면 너도 같이 가보든가”
무적의 용을 직접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블랙리버 소속 바이오로이드로서 아우로라는 블랙리버 플래그십 바이오로이드의 판단력을 의심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믿기 어려운 사실이다. 혹시 라비아타 저항군이 바이오로이드를 끌어모으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닐까?
“상관없어. 어차피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없어”
그러나 애니에게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철충과 레모네이드, 둘 다 끔찍하다. 애니로서는 임박해 온 철충들의 공격과 레모네이드 둘 다 피할 수 있다면 일단 그것으로 족했다. 그것들은, 그녀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마을 사람들을 파괴할 테니까. 마을 사람들을 지켜야 했다. 그것이, 그녀에게 남겨진 오직 하나의 그녀의 존재 이유이자 의무였다.
“그러셔. 우린 사양할래”
하지만 아우로라와 발키리는 그렇지 않다. 진위확인도 안 된 정보를 위해 너무 판돈이 큰 도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녀들은 그냥 떠나면 그만이다. 그게 60년동안 두 콤비의 삶의 방식이었다. 오직 서로에게만 의지하며, 떠돌이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낫다. 존재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인간에게 기대하며 부질없는 희망을 붙잡고 사는 것보다는. 그리고, 인간이 실제로 저 바다 건너에 있다 해도 그게 무슨 소용인가? 그가 과연 좋은 사람이라는 보장이 있는가? 아우로라는 애니에게 마지막 경고를 날렸다.
“너, 뭔가 잊고 있나 본데, 멸망 전 인간들도 우리에게 그렇게 좋은 주인은 아니었다?”
“적어도 인간이라면 레모네이드 년들보다는 우리에게 더 정당한 명령권자지.”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의 도구였고 인간은 바이오로이드를 말 그대로 도구처럼 대했다. 개중에 좋은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몇몇 예외사례가 전체를 일반화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어쩌면 애니는 도박수를 거는 셈이다. 확실히 나쁜 레모네이드와 철충을 피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그러나 사실은 진짜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 말이다. 그것이 지금 상황에서 보안관이 마을 사람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전부였다. 그러므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애니는, 부러 밝은 어조로 설명을 끝마친다.
“저 통신기를 해안가에 설치하면 간신히 연락이 닿는 거리가 돼. 거기서 구조 신호를 보낼 거야. 저쪽이 뿌리는 통신에 따르면 자기들은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고 했어.”
그러니, 살아있는 자들이 있다면 연락을 해오라고 말이다. 애니는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 어쩌면 그녀가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모처럼 찾아온 이 행운을 말이다.
그러나 발키리는 그녀들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착잡한 시선으로 머나먼 배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 정도로 거대한 함선이 나타나서 사방팔방으로 신호를 뿌려대는 게 좋은 소식만은 아닐 터다.
“제 말을 취소해야겠군요”
“응?”
“제가 아까, 마을이 찾기 힘든 곳에 있으니 철충들이 지나칠지도 모른다고 했잖습니까”
“아아, 그랬지. 그러면 오늘내일 등화관제(燈火管制)잘 하고 쥐죽은 듯이 숨어있으면 잘 하면 넘길 수도 있...”
“안 될 겁니다. 놈들은 반드시 이리로 올 겁니다”
“뭐...?”
당황하는 애니를 뒤로 하고 발키리는 손으로 저 멀리 떠 있는 배를 가리켰다.
“요 며칠 새 철충들이 왜 준동하는지 알겠군요. 자기 구역에 저런 커다란 게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서 요란하게 전파를 뿌려대고 있으면, 거슬리지 않을 수 없겠죠. 경계할 겁니다. 감시를 하러 올 것이고, 순찰대가 오겠죠.”
“그..그럼...”
“네. 놈들은 저 배를 감시하기 위해서라도 틀림없이 해안과 가까운 이곳으로 접근해 올 겁니다. 그러면 여긴 발각되겠죠”
애니의 얼굴이 충격 속에 일그러졌다.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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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1) 삽입된 곡은 게임 '리틀 빅 타운(Little Big Town)'의, "Boondocks" (2005)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kAOb_EUE_M). 즐거운 느낌이 물씬 나는 컨트리 음악이죠. 사실 곡이 많이 유쾌하긴 하지만, 뭐, 뜨거운 맛 보기 전에 잠시 즐거운 시간도 있어야죠.
2) 먼 바다에 배가 떠 있는 사진은 구글에서 무료 이미지를 퍼온 거긴 한데...사실 좀 아쉽습니다. 제가 생각한 정확한 풍경은, 훨씬 먼 거리에서 작게 보이는 군용 함선이 바다의 물안개에 흐릿하게 가려진 광경이기 때문이죠.
1. 설정에 대한 이야기
1) 즉, 2편(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104564)에서 발키리가 올해의 날짜를 말한 것이 이번 화의 복선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무적의 용이 사령관을 만나고(8지역 스토리), 그녀의 명령에 따라 파견되어 서부 해안선을 돌며 바이오로이드 난민을 구출하는 수송선이라는 설정입니다.
2) 멸망 전쟁 중에 북미를 담당하던, 펙스의 레모네이드들이 어떤 지휘를 했는지는 모르나 그녀들의 성격 상 인산적이고 인도적인 지휘를 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주인을 지키기 위해서(주인들이 이미 무덤에 들어갔든 아니든) 펙스 콘소시엄의 가용한 자원(바이오로이드)을 다 동원해서 냉정하게 철충 앞에 내던졌겠죠.
3) 무적의 용은 호라이즌, 머메이든, 포세이돈 세 함대의 지휘자죠.
4) 아우로라가 블랙리버 소속이라는 언급은 그녀의 제조사가 블랙리버라는 것이 아니라, 2화를 보시면 아시듯이 그녀가 일하던 곳이 블랙리버 연구소 본부였기 때문입니다.
5) 라비아타의 이름을 모르는 멸망 전 바이오로이드는 없었겠죠. 당시 세계 최강기업 삼안의 플래그쉽 바이오로이드였으니까요. 다만, 북미는 펙스의 레모네이드들 영역이기도 하고, 태평양이 가로막고 있어서 주로 삼안 영역인 극동에서 활동했을 듯한 라비아타가 쉽게 접근하지 못했을 것 같고, 삼안의 주 영역이 아시아였고 또 사령관도 8지 이전까지는 주로 아시아(중에서도 극동)에서 활동했던 걸 생각해 보면 8지역 이전까지 라비아타 저항군의 주요 활동 무대를 아시아(중에서도 아마도 극동)로 잡아도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6) 마찬가지로, 아우로라가 언급한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은 철충에게 박살났다는 이야기였다' 운운하는 이야기는, 공식 스토리 상에서 21스쿼드가 사령관을 발견하기 직전에 라비아타 저항군이 철충의 공세를 받고 거의 와해되어버린 공식설정 상의 사건을 이야기합니다.
7) 무적의 용이 보낸 함선 때문에 철충들이 준동하는 것이라는 발키리의 추측은 타당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이제 아시겠지만 이 소설은 공식 스토리 라인 상으로는 8지역이 끝난 직후의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즉, 별의 아이가 튀어나오고, 철충들의 동면기가 끝나가는 시기죠. 다시 말해 굳이 저 수송선이 아니더라도 철충들이 더 활발하게 날뛸 것은 예정되어 있었다는 이야깁니다. 거기까지 발키리가 알 리는 없었겠지만.
2. 잡담
1) 늦어서 죄송합니다. 대신 길게 썼으니 오늘(금요일)은 발키리 편을 두 편 올리겠습니다.
2) 럼버제인 이야기는 주말에 올라오겠습니다.
소설은 읽는데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제 서투른 글들을 항상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이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달아주시는 댓글에 모두 빠짐없이 답글을 단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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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더 써주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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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그리고 덧글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 21.07.16 1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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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본인이 아무래도 삼안이나 라비아타쪽에 마음 쓰인것도 대다수 애니웨어 시리즈들이 실제로 삼안과 뭉치거나 라비아타에게 합류했다는 설정이 있고요. 여기 애니는 같은 애니웨어 시리즈인 아우로라에게 총을 들이대긴했지만. https://m.cafe.naver.com/lastorigin/7362 인간의 멸망 이후, 애니웨어 시리즈는 대부분 다른 삼안 산업의 바이오로이드들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많은 애니웨어 시리즈의 바이오로이드들이 라비아타의 저항군에 합류했고 화력이 충분하다면 전투용으로 그게 아니라면 서포트를 위한 바이오로이드로 활약했다. | 21.07.16 08: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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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의 주 활동 무대는 북미라고 생각했고, 북미는 펙스 영역이니, 펙스 콘소시엄이 대량 구입했던 애니를 레모네이드들이 동원했던 거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말씀하신 대로 어차피 딴 회사 제품이니까 딱히 걸릴 이유도 없고, 그리고 자기들 주인을 지키기 위해 이놈 저놈 다 무차별적으로, 가차없이, 마구마구 갈아넣는 과정에서 펙스가 보유한 애니 기종들(원래는 기업국가로서의 펙스가 소유한 거주지들에 보안관으로 파견되었다가 소집되었을)도 예외는 아니었겠죠 | 21.07.16 1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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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대로 철충들이 오기 전에 빨리 구조신호를 보내서 이주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걸릴 테고 누군가는....시간을 벌어야겠죠. | 21.07.17 01: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