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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로라는 두 손을 위로 올렸다. 뒤통수에 권총이 달라붙었는데 뭐 어쩌겠는가. 그러나 그녀도 항의 정도는 하고 싶었다.
“보안관이 노상에서 강도질이라니, 언어도단 아니야?”
“뭐 어때. 예전 세상은 망했어. 이렇게라도 살아야지”
냉소적인 말투에 아우로라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래, 그렇지. 멸망 후의 세상은 가혹하다. 분업과 교환에 기반하던 인류의 사회체계는 무너졌다. 서로 간에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게 해주던 질서와 규칙은 사라졌다. 더 이상 자신의 본업만으로는 살아갈 수가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아우로라 자신도 그렇지 않은가. 그녀 자신도 많이 바뀌었다. 원래 요리만 할 줄 알던 그녀는 이제 운전도 할 줄 알고(물론 면허는 없다!) 대충대충 주먹구구식 야매긴 하지만 이젠 기계도 좀 만질 줄 안다. 사회와 질서가 사라지면, 뭐든지 다 스스로 해야 하니까.
“너 아우로라지? 염력이나 역장 같은 거 쓸 생각 버려”
“안 해, 안 해.”
“낌새만 보이면 바로 뇌가 바람을 쐬게 될꺼야”
그러니 질서와 규칙이 사라지면 자유로운 폭력으로라도 먹고살아야지. 본업이 질서와 규칙의 수호자였던 보안관이래도 말이다. 어쩌겠는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니.
“바이크 고장났다는 것도 거짓말이야?”
“아. 그건 진짜야. 어제오늘 하던 애가 오늘 드디어 퍼진 게지. 가까운 곳에 너네들이 있던 건 천운이었어”
“아아, 약탈할 천운 말이지? 죽이고 빼앗을 행운? 우리에겐 불운이네”
그러니까 법의 수호자인 보안관이 멸망 후에 법의 위반자로 변절한다고 해서 뭐 탓할 일은 아니다. 그걸 탓할 인간도 사법부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그 희생자가 된 아우로라는 탓하고 싶었다.
“진짜 너무하네. 같은 바이오로이드끼리 이러기야?”
“우리가 언제부터 아는 사이였다고”
“야, 인간도 없고 철충뿐인 세상에서 서로 돕고 살진 못할망정...”
“너 혓바닥 진짜 기네. 총 안 무섭냐?”
“......”
애니가 아우로라의 뒤통수를 총구로 쿡, 찌르자 아우로라는 입을 다물었다. 어쩌겠는가. 지금 칼자루, 아니 총자루를 쥔 쪽은 저쪽인데.
“그만 떠들고 가진 거나 다 꺼내놔. 너네들 뭐뭐 갖고 있어”
“으...경유 약간이랑, 어제 잡은 사슴고기, 차량용 배터리, 속옷 몇 벌...바니걸 옷도 있긴 한데...”
하, 하고 애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게 느껴졌다.
“뭐야, 참치캔 같은 거 없어? 그게 더 유용한데. 교환수단도 되고.”
멸망 후에 그게 거의 화폐처럼 쓰인다는 걸 - 심지어 먹을 수도 있다. 얼마나 실용적인 화폐인가 - 아우로라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불행히도 그녀들도 그렇게 풍족한 건 아니었다.
“없어. 우리 떠돌이라고.”
보이진 않아도 애니의 얼굴에 실망감이 떠오른 건 아우로라도 알 것 같았다.
“진짜 별볼일 없는 애들이네. 차랑 연료나 가져가야겠다”
“아, 그리고 7.62mm 저격소총용 탄약”
“필요없어. 내 총이랑 규격 안 맞...응? 저격소총?”
아우로라가 저격소총을 쓰던가? 하는 애니의 당황스런 말투가 끝나기가 무섭게 탕 - 하고 묵직한 총성이 울려퍼졌다.
애니의 권총에서 발사된 건 아니었다. 그녀가 자기 카우보이 모자를 쏴 날릴 이유는 없을 테니까. 구멍 뚫린 채 날아간 보안관 모자가 먼지를 일으키며 황무지를 굴렀다. 이것이 괜히 길게 떠들어 가며 아우로라가 시간을 끈 이유였다. 총을 쥔 쪽은 애니지만, 이쪽도 총자루를 쥔 자가 없는 건 아닌 것이다.
“그녀를 놔주십시오”
애니의 측면에서 덤불숲이 흔들리더니 그녀에게 똑바로 총을 겨눈 채 발키리가 나타났다.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음에도 흔들림 하나 없는 그 정밀한 조준선에 애니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찬사받을 만한 사격술이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인질극은 인질극이지.
“싫은데? 내가 왜 내 카드를 포기해야 하지?”
“원했다면 초탄에 머리를 맞췄을 겁니다”
“아아, 그랬겠지. 그게 네 실수야. ”
실수는 사실 내가 더 많이 하는데. 엉뚱한 생각을 하는 아우로라에게 여전히 총을 겨눈 채, 솔직히 속으론 방금 전 사격에 오금이 저려왔지만, 애니는 짐짓 허세를 부렸다.
“너무 맘씨가 여리구만. 정체를 드러내기 전에 날 쐈어야지”
“솔직히 후회중입니다. 꽤 독실한 분 같아서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면서 그는 곁눈질로 애니의 손목을 쏘아보았다. 빛의 교단, 아자젤을 신의 사자로 섬기는 코헤이 교단의 묵주가 애니의 손목에 감겨 있었다.
“이런 짓이 신에게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신앙은 신앙이고 밥벌이는 밥벌이지. 그리고 내 죄는 신께서 정해. 네가 아니라”
“네. 그렇지요. 하지만 이대로면 제가 당신과 신의 만남을 주선해드릴지도 모르겠군요”
발할라, 그 북구 신화의 찬바람처럼 차갑게 내뱉는 그녀의 말에 아우로라도 같이 몸이 떨리는 것 같았다.
발키리는 인간의 뇌파를 내뿜는 철충을 무서워한다.
바꿔 말하면, 그녀는 인간과는 구분되는 뇌파를 가진 바이오로이드는 얼마든지 쏴죽일 수 있다. 어제 그녀가 아무런 흔들림 없이 사슴을 쏘아맞추었듯이. 그녀는 인간이나 철충만 아니라면 아무 흔들림도 아무 망설임도 없이 냉혹하게 방아쇠를 당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입술을 적시며 애니를 설득하는 쪽을 택했다. 그게 더 나은 선택일지는 모르지만.
“이러지 맙시다. 저도 공연히 사람 죽이긴 싫습니다.”
아우로라를 죽이기도 싫고 말이다. 그러나 애니의 대답은 퉁명스러웠다.
“첫째, 우린 사람이 아니고 바이오로이드야. 둘째, 미안한데, 나도 소녀가장이라서 말이지. 먹여살려야 할 식구들이 있어서.”
그러나 발키리도 아우로라의 목숨 대신 건네줄 것은 있었다. 거래할 것 말이다. 식구가 있다고 했던가? 이 근처에 동료들이 있는가 보다. 그렇다면 발키리의 설득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무슨 소리야?”
“어제 철충을 봤습니다. 이 근처를 지나가더군요. 이 지역도 이젠 놈들에게서 자유롭지 않단 얘깁니다”
“뭐...?”
그건 지금까지의 어줍잖은 설득보다 더 효과가 있었다. 애니가 눈에 띄게 당황했다. 뒤통수에 총구가 달라붙은 아우로라조차 얘가 왜 이래? 할 만큼.
“철충을 봤다고? 얼마나 있었는데?”
“한 무리...이십여 기 정도요. 아마 정찰대가 아닐까 합니다만.”
정찰대라면 앞으로도 더 많은 철충이 이 지역에 몰려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건, 아니 사실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에게 그렇겠지만 특히나 이 애니에게는 더 나쁜 소식이었다.
“어디로 갔지?”
“그것까지 알려주기에는 우리 사이에 우호도가 많이 부족하군요”
그리고 발키리는 입을 다물었다. 애니를 겨눈 그 총끝만이 계속 말하고 있었다. 결정하라고. 그 냉혹한 통첩(通牒) 앞에 애니는 마지막 항변을 시도했다.
“흥, 글쎄, 명심하라고. 나한텐 인질이 있어. 허튼 짓하면 당신 친구 다신 못 볼 줄 알아”
아우로라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녀라고 별로 여기서 세상 하직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그러나, 애니를 겨눈, 평소의 온화한 그녀라고는 믿지 못할 만큼 날카로운 안광을 내뿜는 발키리의 대꾸는, 놀라울 정도로 냉정했다.
“네. 당신은 그녀를 죽일 수 있습니다. 제 총보단 당신 총이 그녀 머리에서 더 가까우니까.”
"하우우우..."
담담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발키리가 야속해져서 아우로라의 얼굴이 더더욱 울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무미건조하게 뒷말을 이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차례엔 당신 머리에 구멍이 뚫릴 겁니다. 이 거리라면 저는 좁쌀도 맞힐 자신이 있으니까요”
“.....”
“집에 기다리는 식구들이 있다면서요? 잘 생각하시죠”
승산이 없었다. 애니도 발키리가 태생부터 저격수로 태어난 기종인 걸 안다. 상황파악도 실력도 상대방 손아귀에 있다면, 남은 것은...출구전략을 위한 최후협상 뿐이다.
“...내가 이 총을 치워도 날 안 쏠 거라고 어떻게 보증하지?”
“말했잖습니까. 죽일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초탄을 머리에 맞췄을 겁니다”
“.....”
어쩐지 인질극을 벌이는 애니를 허탈하게 하는 발언이었다. 실제로 발키리는 애니가 아우로라와 떠드는 시점에서 곧바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그녀의 머리를 날려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내가 이길 수가 없는 싸움이었던 거군.’
그러면 인질극이고 뭐고 필요없었을 테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키리가 스스로 몸을 드러냈다는 건 그녀도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아서였으리라. 그 자비에 반항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 애니는 결국 권총을 거두었다.
“제기랄, 좋아. 알았어. 항복”
아우로라는 자기 뒤통수에 겨누어진 총구가 떠나가는 걸 느꼈다. 죽을 위기에서 벗어나자 그제야 제대로 숨이 쉬어졌다. 긴장이 풀려 한꺼번에 올라오는 호흡을 몰아쉬며 그녀는 뒤돌아 애니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원망 가득한 시선을 콧방귀로 무시한 그녀는 발키리에게 재차 물었다.
“그래서, 말해 줘. 철충들이 어디로 갔는데?”
발키리는 여전히 그녀를 향한 총구를 거두진 않았지만, 약속대로 쏘진 않았다. 그리고, 역시 약속대로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
“서쪽으로 갔습니다. 해 지는 방향에서 조금 북쪽. 다만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으니 아직 멀리 가진 않았을 겁니다”
그 말에 애니가 눈에 띄게 불안해하는 것이 보였다. 아마 철충이 그쪽 방향이나 놈들의 경로 상에 이 애니가 말하는 ‘집’이나 ‘식구’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고보니 근처의 마을에서 왔다고 했지. 그게 서쪽에 있나 보군. 아우로라는 방금 전 애니의 말을 떠올렸다.
“근방에 바이오로이드들의 정착지가 있는 모양이지?”
“그래.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동네지만, 덕분에 숨어 있긴 좋았지”
“마을에는 뭐가 있지?”
“흠, 멸망 전의 부속설비랑 기타 시설물이 약간...아니 근데 내가 왜 이걸 너네들에게 말하고 있지?”
술술 답변해주다가 투덜거리는 애니를 뒤로 하고, 아우로라는 발키리에게 고개를 돌렸다.
“잘 됐어. 동쪽으로 가기 전에 얘네 마을에 들러서 물자 좀 보급받고 가자”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애니가 펄쩍 뛰었다.
“미쳤어. 누가 내준대?”
“우린 누구 씨랑 달라서 약탈할 생각은 없거든? 사슴고기랑 가죽 약간이랑 그 동네 보안관 신병(身柄)을 돌려주는 대가면 꽤 공평한 거래가 되지 않을까?”
“와 진짜 도둑년들이 따로 없네”
조금전까지 진짜 ‘도둑’이었던 그녀가 할 말인진 모르겠지만, 이제 오히려 반대로 뻔뻔한 쪽이 된 아우로라는 그저 어깨만 으쓱하고선 애니의 손목을 붙잡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딴 짓 못하게 만들려면 묶어야지”
“이씨, 아까 전이랑 말이 다르잖아!”
“‘쏘진’ 않는다고 했지. 대신 ‘묶을’ 거라고”
“젠장, 그건 무슨 궤변이야, 윽!”
애니가 몸부림쳤지만 곧이어 찾아드는 보이지 않는 물리력에 그녀의 팔이 홱 돌아갔다. 파티시에로 만들어진 아우로라는 염동력과 역장을 다룰 줄 안다. 본격 전투용으로 써먹기엔 무리지만, 꽤 무거운 요리도구도 들어서 옮길 수 있는 그녀이니, 바이로오이드 치고도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애니를 압박하기엔 충분했다.
“빌어먹을...염동력....”
“남을 겁박한 대가는 치르셔야지. 마을까지 안내해.”
“싫다면?”
손목이 묶인 채 어쩔 거냐며 뻗대는 애니를 두고, 발키리는 약간 곤란한 표정으로 아우로라를 돌아보았다. 어쨌든 항복한 그녀를 쏘지 않겠다는 건 약속이니까. 그러나 이번에는 아우로라가 애니를 갈굴 차례였던 모양이다. 그녀는 악마 같이 비죽거렸다.
“바이크 고장난 건 사실이라고 했지? 여기 버려 두고 갈까?”
“......”
“고장난 거 끌고 너네 마을까지 늦지 않게 갈 수 있겠어?”
죽일 듯이 노려보는 애니에게 아우로라는 크게 선심 쓰듯이 느물거렸다.
“마을까지 견인은 해줄게”
“제기랄, 당신들이 이겼어. 맘대로 하라고.”
“그러셔야지”
부르릉! 거칠게 시동이 걸리며 쉐보레 임팔라가 애니만큼이나 불평하듯이 크게 진동했다. 녀석이 자기는 이 바이크 꽁무니에 달고 끌기 싫다는 듯이 마구 덜컹거리자 뒤에 매달린 바이크 역시 따라서 덜걱거렸다. 아우로라가 투덜거리며 엑셀을 밟자 뒤따라 끌려오는 애니의 바이크가 격하게 위아래로 우당탕 쿠당탕 와장창 들썩들썩했다. 황무지에 거칠게 박고 비비며 질질 끌려오는 그 꼴에, 털털거리는 고물차 안에서 양 팔이 묶여 무력한 애니의 최후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으아아악! 내 애마 그렇게 다루지 마!”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10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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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에 대한 이야기
1) 삽입된 첫번째 곡은 고전 서부영화 '황야의 무법자' (1964)의 OST, Ennio Morricone가 작곡한 'Titoli'입니다(https://youtu.be/yy9jEHxIPlw). 하지만, 듣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2) 삽입된 두번째 속은 게임 '로스트사가' (2009)의 OST로서, 서부 마을의 BGM "Wild west'입니다( https://youtu.be/SyxmlJHdInc).
그렇습니다. 암요 서부극 풍의 이야기에는 모름지기 서부영화풍 음악이 나와야 제격이겠죠.
1. 설정에 대한 이야기
1) 아우로라가 자기가 가진 것을 말할 때 언급한 '바니걸 옷'은 아우로라 스킨을 의미합니다(...). 스토리적으로는, 맥거핀이긴 하지만 발키리와 아우로라가 북미 대륙을 떠돌다 얻은 겁니다.
2) 7.62mm라는 탄약 구경은 소련제 저격총인 모신나강의 구경입니다. 캐릭터 소개를 보니 발키리의 무기 이름이 모신나강이더군요. 22세기에도 구소련제 저격총이 쓰이는지는 모르지만...일단 이 설정을 따랐습니다. 발키리의 총 구경에 대한 정확한 설정을 아시는 분은 알려 주세요.
2. 잡담
1) 럼버제인 이야기는 오늘 밤이나 내일 밤에 올라오겠습니다.
2) 아우로라의 저 눈 뱅뱅 표정을 넣고 싶어서 정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아우로라 표정들은 하나같이 귀엽지 않나요.
제 서투른 글들을 항상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이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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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무법자 애니도 매력적인 설정이죠. 원안에서는 지켜야 할 담당마을을 잃고 떠도는 보안관이었습니다만, 이야기가 길어져서 수정했습니다 | 21.07.12 21: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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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의 발키리들은 22세기 기준 200년 전 무기를 (개조를 거쳤을진 몰라도) 쓰고 있는 거군요... 음.... 발키리, 쑤까 불럇? | 21.07.12 2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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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진다" | 21.07.12 2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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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믿음직한 발키리! | 21.07.13 01: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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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을 기대해 주십시오 ㅎㅎㅎ | 21.07.13 15: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