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헤드에 이번 시네마틱 해설이 잘 올라와 있어서 한글판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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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패치에 대한 스포일러입니다.
첨부한 출처로 가시면, 지난 이야기에 대한 글도 한글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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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7장에서 플레이어는 훌른 하이마운틴의 도움을 받아 살아생전 밤 전사의 힘을 사용했던 인물들인 말드락서스의 칼리크, 그리고 레벤드레스의 돌장인을 찾아갑니다. 플레이어 일행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티란데가 가지고 있는 밤 전사의 힘을 정화할 수 있는 의식을 치루나, 밤 전사의 힘을 제어하지 못한 티란데는 그 힘에 집어 삼켜지기 시작하는데요. 이 때 재생되는 시네마틱에서는, 몽환숲에서 자매의 힘을 느낀 겨울 여왕 역시 등장합니다.
이 시네마틱에서 엘룬은 티란데를 매개체로 겨울 여왕과 대화를 나누며, 겨울 여왕의 고뇌를 느꼈고 나이트 엘프의 영혼들을 몽환숲으로 이끎으로서 자신의 자매가 겪고 있는 령 가뭄을 도와주리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엘룬은 이런 영혼들이 바로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네마틱의 단어 선정은 꽤 모호한 편이라 얼핏 보기엔 엘룬이 겨울 여왕을 돕기 위해 텔드랏실을 불태우는 것을 지지했다고 착각할 수도 있으나, 이를 큰 재난이라 언급하고 엘룬의 목소리에서 슬픔이 묻어나는 것을 보면 실바나스의 행동을 묵인했다기 보다는, 영혼들을 몽환숲으로 이끌어 뒷일을 수습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둠땅 사전 소설인 깨어나는 어둠에서 브원삼디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트롤 영혼들을 보호했었는데요. 다만 엘룬과는 달리, 브원삼디는 죽음의 기계가 고장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브원삼디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건 죽음의 로아로서 어둠땅과 가지고 있는 연결 고리 때문으로 보이며, 엘룬이 알지 못한 건 간수가 오랫동안 자신의 계획을 감춰왔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어 역시 레벤드레스 막바지에 대영주 데나트리우스가 사실 모든 령을 나락으로 향하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히기 전까진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고, 겨울 여왕마저 데나트리우스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었으니 말이죠. 다만 엘룬이 어둠땅에서의 도움 요청을 인식하고 영혼들을 몽환숲으로 보내고는, 그들이 잘 도착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약간 어폐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영혼들이 몽환숲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겨울 여왕의 고뇌는 계속되었을 테니 말입니다.
예전 이야기들을 돌아보면, 엘룬은 실바나스가 간수와 맺은 계약을, 그리고 영혼들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만큼 몽환숲의 전투 시네마틱에서 티란데를 막고자 했던 것이 조금 더 이해가 됩니다. 비록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직 가려져 있을지언정, 이러나 저러나 엘룬이 영혼들을 인도한 만큼 델라린이나 시라 문워든처럼 되살아난 나이트 엘프들이 엘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 역시 이해가 되고 말이죠.
그 외에도 이번 시네마틱에서는 마침내 겨울 여왕이 언급하던 자매가 정말로 엘룬임이 드러나게 되며, 신규 도서에서 등장한 어둠땅 버전의 우주론 도표에선 죽음과 생명이 서로 상대되는 힘으로 표기되는데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베일에 쌓여 있던 엘룬의 존재가 마침내 죽음의 판테온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향후 엘룬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리라 추측됩니다.
시네마틱은 엘룬이 흘린 눈물이 몽환숲의 새로운 인장으로 변모하며 끝이 나며, 이후 티란데는 복수귀였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시네마틱 이후 티란데와 샨드리스가 나누는 대화에 따르면, 티란데는 겨울 여왕과 엘룬이 나눈 대화를 모두 인지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