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이터 3 캐릭터 노벨
제 3장 클레어 빅토리어스 편
「때묻지 않은 선택 4화」
신규 항로 개척 작전의 당일.
우선 애로우헤드로부터 각 방향으로 일제히 전투 부대를 태운 캐러밴을 진행시켜 비콘 설치 예정지와 주변의 안전을 확보.
그 뒤에 지원 부대가 후방에서 합류하여 보급을 마친 후, 다시 전진. 이것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 나간다.
내가 지원 부대로서 향하는 루트는 애로우헤드로부터 남동쪽. 폐기된 지하 연구시설에서 구시가지 방면으로 이어지는 수시로 비콘 정보가 상실되는 위험한 루트다.
그리고 우연히도 그 루트의 선두에 선 것이 에일의 부대가 있는 캐러밴이었다.
"역시 너와는 묘한 인연이 있어, 클레어, 후방은 네게 맡길게."
작전 개시 직전, 에일은 후방을 맡은 나를 만나러 와 주었다.
"가장 위험한 루트라고 들었어... 무리하지 마, 에일."
"고마워, 라고 해야하나..."
우리의 시선은 양팔에 붉은 팔찌를 찬 아이들에게로 향했다.
"최전선으로 향하는 건 AGE 꼬마들이지만... 우리는 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오래 싸우도록 동행할 뿐이야."
고개를 숙이고 배에 탑승할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AGE의 행렬을 에일은 슬픈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클레어는 AGE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이 잔혹한 시대가 낳은 슬픈 산물.
AGE가 없다면 회역에서의 작전 대부분이 성립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취급은 마치 노예를 다루는 것 같았다.
전장에 나가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아이들이 선택하는 길.
그 중에는 강제로 AGE의 적합시험을 받은 아이들도 많다고 들었다.
불안한 듯이 서있는 그 모습이 나는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나는... AGE와도 평등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해. 힘든 일도, 기쁜 일도."
"그래... 너답네."
그때, 뒤늦게 온 AGE의 무리가 일제히 달려왔다.
"에일 누나! 오늘 임무에 같이 나가는 거야?"
"있잖아! 나... 무슨 일이 있어도 누나를 지킬 테니까! 정말이야!"
갑자기 AGE들에게 둘러싸인 에일을 보자 어안이 벙벙해졌다.
"후훗, 모두들 믿고 있을 게, 힘내렴. 직무상, 이 아이들의 메디컬 체크도 우리의 일이거든. 자꾸 얘기하다보니 따르게 되서."
"그랬구나... 얘들아, 누나를 꼭 지켜줘야 돼?"
"응!"
시선을 맞추고 작은 기사들에게 미소를 보냈다.
그 순수한 눈동자는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빛나고 있었다.
이 아이들도 분명 어둠 속에서 그녀에게 희망을 받았을 것이다.
"흥. 마음이 빈곤한 녀석들끼리 죽이 잘 맞는 것 같군."
그때, 그런 말을 하면서 우리 곁을 지나가는 남자가 있었다.
얼마 전에 내게 말을 걸어왔던 거만한 귀족이다.
"저 녀석이 우리 루트의 지휘관이야. 상승 지향이 강한 남자로, 위험한 루트를 답파하는 것으로 이름을 날릴 생각이 가득한 것 같아. 뭐, 나도 동류지만."
남자의 등을 노려보며, 에일은 조용히 그렇게 말했다.
"출세에 방해가 되는 녀석들에게 닥치는대로 시비를 걸어오는 녀석이야... 내게 있어서도 저게 사라져주면 좋을 만큼."
저 남자는 에일에게도, AGE들에게도 좋은 감정은 전혀 없어 보였다.
어떻게 되든 자신에게 이익이 없는 사람에게 예사롭지 않은 악의를 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나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정말로 조심해야 돼... 에일."
"그래, 클레어도. 임무가 끝나면 또 같이 차라도 마시죠?"
그렇게 미소지으며, 에일은 AGE 소년들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작전이 개시되었다.
우리 후방지원부대는 전선부대가 출발하고 수 시간이 지나서 뒤를 쫓는다.
선행하는 회역답파선은 두 척.
지휘관들과 AGE들이 탑승한 전투부대와 그것을 엄호하는 에일의 위생부대다.
"너는 에일 알베르트와 아는 사이냐."
항행 중 갑자기 대장이 그런 것을 물어왔다.
"충고해두지만, 그 여자도, 그 여자의 집안도 평판이 아주 나쁘다. 관계를 이어나갈 생각이라면 각오해두는 게 좋아."
"알베르트 가의 평판... 말인가요?"
"몰랐나? 금을 노리는 악마로 유명하다고. 자금 조달에 필사적인 귀족가라는 게 요즘 세상에 드문 일도 아니지만... 이만큼이나 악평이 퍼지고 있다는 건 상당한 일이지."
에일은 전혀 나쁘지 않은데.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얼마나 혹독할지 생각하면 괴로워진다.
고개를 떨군 그 순간.
"긴급 연락! 진행 방향의 비콘 정보가 갑자기 소실되었습니다! 선행하는 회역답파선의 좌표, 로스트! 이쪽에서의 통신에 응답이 없습니다!"
경보와 함께 비상사태를 알리는 방송이 울려퍼졌다.
즉시 대장과 함께 브릿지로 가서 상황을 정리한다.
"선행 중인 두 척의 반응이 동시에 사라졌다. 이쪽에서 레이더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로 회역 농도가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어... 그게 아니라면 회역종이 나왔겠지."
팔짱을 낀 대장이 우리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고농도의 회역 속에서 에일의 배가 로스트. 작전 전에 봤던 에일과 AGE들의 미소가 사라졌을 생각에 나는 전신을 긴장시켰다.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이곳에서 정지해 원군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우리들 뿐이다. 전진할지, 돌아갈지, 의견을 듣고 싶다."
누구보다도 먼저 나는 목소리를 높였다.
"가야 합니다. 구조가 필요한 사태일 경우 지금 우리가 가지 않으면 너무 늦습니다!"
평소 자기주장을 하지 않는 나의 강한 어필에 부대원들이 모두 숨을 삼켰다.
하지만 다른 대원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알겠다. 마지막으로 반응이 확인된 좌표까지 배를 이동시키겠다. 그 후에는 회역 내에서의 조사가 된다. 신기를 준비하도록."
기도하는 마음과 함께 나는 신기 격납고로 향했다.
좌표의 포인트에 도착한 우리들은 그 자리의 참상에 숨을 삼켰다.
남겨진 것은 대파된 회역답파선. 그것도 한 척뿐이었다.
주변에는 엄청난 수의 아라가미들이 이동했을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부대원들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산개했고, 나는 대장과 함께 선내로 들어갔다.
"이것 참, 성가신 일이 되버렸군..."
대파된 배 내부에는 생존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코를 찌르는 듯한 쇠의 냄새와 함께 글레이프니르의 제복을 입은 대원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다.
"선내에서 죽어서 그런가, 이 회역 농도에서도 아직 시체가 남아있다. 잘 봐라. 이놈이고 저놈이고 신기를 이용한 공격에 살해됐다."
동포의 시신을 살피며, 대장은 그렇게 말했다.
그 중에는 지휘관을 맡고 있던 그 남자의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에일의 시신은 어디에도 없다.
그뿐 아니라 에일이 이끌던 위생부대의 모습도, 동승하고 있었을 AGE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그럼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불온한 공기에 숨이 막혔다.
나는 단서를 찾아서 겨우 전원이 살아있던 터미널을 필사적으로 살폈다.
"이건... 선내의 녹화영상? 대장! 영상을 출력하겠습니다!"
커다란 모니터에 음성이 흐트러진 노이즈 섞인 영상이 표시되었다.
"아라가미에게 습격당한 탓에 데이터가 파손된 것 같군..."
간신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구간까지 기록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는 진행 방향에서 회람을 확인하고 어수선해진 선원들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회람...?"
회람은 다른 방향으로 향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여파로 회역 농도가 상승. 무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이대로는 회람에 내몰린 아라가미의 대군과 정면으로 격돌한다.
그것에 어떻게 대처할지 협의하는 것 같다.
"에, 에일!"
영상에 에일과 그 부하들, 그리고 AGE들이 나타났다.
지휘관인 남자와 말다툼을 하는 모습의 에일. 여기서 영상이 크게 흐려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피로 물든 브릿지 안에서 털썩 주저 앉은 지휘관의 가슴에 가차없이 신기를 꽂아넣는 에일의 모습이 표시됐고 거기서 영상이 끊어졌다.
"이, 이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말을 잇지 못하고 있자 동료 부대원들이 바깥의 상황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대장님, 다른 한 척의 회역답파선의 흔적이 이곳에서부터 북쪽으로 뻗어있습니다. 그리고 지하 연구시설의 내부로 이어지는 트레일러의 흔적도 발견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대장은 무거운 목소리로 모두에게 지시를 내린다.
"당장 이 회역에서 이탈하겠다. 애로우헤드로 귀환 후 상관 살해 혐의로 에일 알베르트를 수배한다."
"뭣...!?"
대장의 결론에 나는 반발했다.
"기다려주세요!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오죠!?"
"회람으로 혼잡한 틈을 타 출세에 방해가 되는 상대를 살해. AGE들을 미끼로 연구시설로 보내고, 자신들은 배로 이 자리를 떠났다... 이치에 맞는다."
"전혀 아니에요! 전부 추측일뿐입니다!"
그럴 리가 없다. 너무 안이한 결론이다.
그런데도 대장은 한숨을 내쉬며 다른 부대원들에게 철수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뭔가 진실로 이어질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야만 한다.
눈을 부릅뜨고 다시 한 번 영상 기록을 재생했다.
그때, 마지막 순간에, 영상이 끊기기 전 1초도 되지 않는 찰나.
모니터 속의 에일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에일은... 기록되고 있다는 걸 알고서...?"
그렇다면 어째서 결정적인 증거를 남기고 현장을 떠났던 것일까.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걸까? 아니면 자신에게 의심이 향하길 원했던 걸까?
의심받거나 악의를 받는 걸 서슴지 않던 그녀의 모습이 뇌리에 떠올랐다.
곧바로 살해된 지휘관의 시신을 확인했다.
언뜻 보면 알 수 없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흉터가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심장까지 도달해 있으니 이것이 치명상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 더. 영상 속에서 에일이 신기를 꽂았던 부위의 상처는 마치 먼저 생긴 상처를 숨기는 것처럼 되어 있었다.
"대장! 저는 지하 연구시설의 수색을 건의합니다!"
시취가 가득한 선내에서 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대장은 질렸다는 듯 돌아보고는 실망한 듯한 시선을 내게 보내왔다.
"그만둬라. 동료를 살해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그걸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이야기다. 뭘 어떻게 하든 그것이 옳바른 흐름이 되지. 억지를 부려 감싸봤자 네 집안의 이름만 더럽혀질 뿐이다."
이런 때에도 또 빅토리어스 가.
평소에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이 순간 분노와 함께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내가 짊어지고 있는 건 친구의 무죄를 믿는 것 정도로 상처입는 것이 아니야!"
근거 없는 소문에 놀아나 제대로 확인해보지도 않고 진실을 왜곡한다.
성가시고 귀찮은 것을 배제하고 조직 내의 안정을 우선하기 위해서.
"무엇이 옳다는 겁니다! 이게... 이딴 게 정의라고 한다면!"
그런 건 전부 버리겠다.
그 순간, 과거 아버지의 말씀이 뇌리에 되살아났다.
그런가... 그런 거였어.
과거로부터 용기를 얻은 나는 신기를 움켜쥐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 이봐! 어디를 가는 거냐!"
"시설 내를 수색하겠습니다! 에일 알베르트는 그곳에 있습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회역 농도가 너무 높다! 기다려!! 너도 죽고 말거다!!"
누구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나는 대파된 배에서 뛰쳐나왔다.
기다려줘.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반드시 그곳에 있을 테니까.
생명의 기척이 전혀 없는 섬뜩한 연구 시설 안을 필사적으로 달려나갔다.
꽤 무리하게 주행했는지 트레일러는 연구 시설의 후미진 장소에서 불타고 있었다.
트레일러에는 대아라가미용 유인 페로몬이 실려 있어 상당수의 아라가미를 시설 안으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을 것이다.
정말이지 빈틈이 없다. 그런 부분도 이 앞에 그녀가 있다는 확신을 강하게 했다.
그녀를 돕고 싶다... 그날 내 마음을 구해준 그녀의 힘이 되고 싶다.
나의 시작은 그 마음이었으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그 마음만은 버리지 않는다.
"아..."
향하는 길에 아라가미의 유해가 보였다. 이런 회역 농도 속에서 유해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은 전투가 벌어진 게 아주 조금 전이라는 것이다.
"에일!!"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아라가미의 유해를 뛰어넘었다.
그 앞에는.
"놀랐어. 설마 네가 오다니."
제복을 피로 물들인 에일의 모습이 있었다.
축 늘어지듯 배리언트 사이드에 기대면서 에일은 지친 듯이 내게 미소지었다.
"에일, 심한 상처... 기다려! 지금 바로..."
"가까이 오지 마."
짧게, 그러나 절대적인 거절의사가 느껴지는 박력으로 에일은 나를 노려보았다.
"배의 모습은 보고 왔어?"
"응. 영상 기록도 전부."
"그래. 그렇다면 너는 나를 구출하는 게 아니라 신병 확보를 위해 온 거겠지?"
정적이 가득한 연구시설에 에일의 쉰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자백할게. 내가... 눈에 거슬리는 상관을 죽였어. 출세를 위해서."
숨이 끊어질 듯이 에일은 그럴 듯한 진상을 말했다.
"부하는 내 방식에 질려서 날 버려두고 갔지만... 뭐, 동료를 죽인 자에게 어울리는 말로려나."
"에일..."
"글레이프니르에는 네가 증언해. 그걸로 깨끗하게 정리될 거야. 난... 이제 오래 못 버틸 테니까... 어서, 여기서 도망가."
지친 듯이 눈을 감는 에일을 마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그래. 자, 같이 가자."
그렇게 말하고는 만신창이가 된 에일에게 다가갔다.
"이, 이야기 듣고 있었어!? 나 같은 걸 감싸줘봤자, 네게는 아무런 이득도 없어!"
"난 손익을 생각해서 이곳에 온 게 아니야."
"클레어! 내게 우정 같은 걸 느끼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면 민폐야! 난 너를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 단 한 번도...!"
이 국면에서 그 마지막 한 마디를 하지 못한다.
그런 에일을 의심할 수 있을 리 없었다.
"난 거짓말을 간파할 정도로 능숙하진 않지만, 그래도 에일이 열심히 거짓말을 하려고 한다는 건 알 수 있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넌 항상 솔직했으니까.
"에일이 뭘 숨기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그걸 밝혀서 행복해지는 사람은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에일, 혼자서 괴로워하진 말아줘..."
에일의 등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그날, 에일이 내게 해줬던 것처럼.
"나도 같이 짊어질 테니까. 그러니까, 진실을 말해줘."
"정말이지... 그 울보가 이렇게까지 말하게 되다니."
"우, 울보는 아니야..."
그때였다. 복잡한 시설의 옆길에서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맹렬하게 달려왔다.
"읏!?"
"클레어!"
번쩍거리는 은색의 블레이드가 살짝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에일이 감싸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목이 날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크롬 가웨인...!?"
흑수 크롬 가웨인. 그 사나운 눈빛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아... 모두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귀찮은 게 남아있었네."
그렇게 말하며, 신기를 기둥 삼아 일어난 에일은 허리춤에서 대량의 알약을 꺼내 단숨에 깨물었다.
"그거... 설마 강제해방정!? 아, 안돼! 그렇게 한꺼번에 먹으면!"
"당연히 죽겠지. 그래도 괜찮아. 동료를 죽인 인간으로 죽는 것보다 친구를 지키다가 죽는 게 훨씬 나으니까!"
인체의 한계로 여겨지는 버스트 레벨 3. 하지만 지금의 에일은 그 이상의 활성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돌진하는 크롬 가웨인의 거구를 에일이 신기를 이용해서 받아냈다.
"크윽...! 여기는 내가 막을 테니까... 빨리 피해, 클레어!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전해야 할 말은 확실하게 전부 전했으니까!"
그게 에일의 목숨을 건 바람이라는 사실이 전해져 온다.
하지만.
"말했잖아. 난 너와 함께 돌아갈 거야! 에일!
신기를 휘두르며, 에일의 몸을 찢어발기려 하는 크롬 가웨인의 팔에 창끝을 찔러 넣었다.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 그게 내가 목표로 하는 빅토리어스 가 본연의 자세니까! 네가 뭐라고 말해도 이게 내가 정한 삶의 방식이야!"
창의 묻은 피를 털어내며, 나는 내가 가진 신념을 토해냈다.
빛나는 창끝에는 지켜야 할 자와, 쓰러뜨러야 할 자가 또렷하게 비춰졌다.
"손해보는 방식이야... 그렇게까지 말하면 불쌍해서 죽을 수가 없게 되잖아."
드디어 에일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마지막 한 개지만... 클레어! 이것에 맞춰!"
"그건... 알겠어!"
에일이 던진 비장의 카드. 그것이 발동하기 전, 공세로 돌아서려는 크롬 가웨인을 내 총격과 에일의 배리언트 사이드로 견제한다.
잠시 주춤했던 칠흑의 거구가 힘차게 돌진해 오는 그 순간.
그 발밑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크롬 가웨인에게 작렬한다.
대신 지뢰. 완벽한 타이밍에 발동하여 크롬 가웨인의 몸이 크게 젖혀졌다.
"이야야야아앗!!"
에일과 함께 흑수의 품에 파고들어 그 양팔을 어깻죽지부터 단숨에 꿰뚫었다.
흑수의 단말마와 함께 찾아온 정적은, 간신히 희망이 연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다.
"해냈어... 해냈어, 에일!"
대형 아라가미를 쓰러뜨렸다는 고양감으로 나도 모르게 기뻐했다.
하지만, 시선 너머에는 에일 역시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에, 에일!?"
흔들어도, 불러도, 반응이 없다.
넘쳐나는 피와 사라져가는 온기.
그걸 인식한 순간, 뇌리에 「모르는 광경」이 떠올랐다.
피로 물든 꽃밭. 아버지의 유해. 그리고, 오빠의...
『정 말 고 마 워 클 레 어』
비웃는 것 같은 오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뇌리를 관통하는 것 같은 격통이 나를 덮쳤다.
"아... 아아아아아아악!?"
이를 악물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어째서, 이런 환상이 보이는 거야?
"윽... 으으... 지지 않아...!"
그래. 그 시절부터, 나는 줄곧, 무력하고, 어리석고, 어리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여기에 있는 내 친구가 이런 내 등을 밀어줬어.
그 한걸음부터 이어져온 지금 이 순간을 무의미한 걸로 만들지 않겠어.
"죽게 하지 않을 거야... 절대로!"
결의와 함께, 나는 엄습해 오는 격통을 떨쳐냈다.
저자 : 카와세미 히스이 (주식회사 테일 포트)
원안 : 요시무라 히로시 (주식회사 반다이 남코 스튜디오)
역자 : ei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