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이터 3 캐릭터 노벨
제 2장 룰루 바란 편
「반딧불의 기억 3화」
낮에는 고 스승님의 훈련, 밤에는 니케의 수업을 받는 나날이 시작됐다.
스캐빈저로서 폐자재를 이용해 살아온 니케는 놀라울 정도로 여러 기술이나 지식에 정통해 있었다.
누더기를 이어서 멋진 옷을 만들거나,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식품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다.
전장에 남겨진 신기 파츠를 회수한 적도 있고, 정찰이나 은밀 행동의 스킬까지 가진 니케는 그걸 닥치는대로 내게 전수해줬다.
"언젠가 전장에 나간다면 남겨진 신기의 조각만이라도 꼭 주어와! 엄청 비싸게 팔리니까! 아는 행상인들이 모두 나를 흉내낼 땐 참 우스웠거든."
돈 이야기를 할때는 눈이 너무 빛나서 무서웠지만.
어쨌든, 살아나가는 기술이 거의 없던 내게 니케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AGE가 되고 얼마되지 않을 무렵에는 니케도 스승님에게 전투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니케가 사용하는 기술은 스승님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 아저씨, 괴물처럼 강하니까. 어쨌든 나는 그 아저씨보다 강해지고 싶었어. 그러면 누구도 나를 잡을 수 없잖아?"
그런 신념 아래, 니케는 스승님을 쓰러뜨리기 위한 아류 기술을 계속해서 터득했다고 한다.
타고난 유연함을 살린 새처럼 가볍고 날카로운 전투법.
컨테이너에서 컨테이너로 날아다니며 양손의 나이프로 아름다운 은섬을 그리는 니케의 모습은 그야말로 자유로운 새였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은 반드시 있어. 어쨌든 다리를 멈추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 방향을 잃으면 한걸음 전진! 그러면 보이는 경치도 달라질 거야."
높은 컨테이너 위에 올라선 니케가 달빛을 받으며 내게 말한다.
내가 올려다보는 앞에는 항상 니케의 미소와 채광에서 들어오는 아름다운 밤하늘이 있고.
"방향을 잃으면... 한걸음 전진...!"
언젠가 니케와 함께 저 하늘을 날기 위해서.
나도 차가운 바닥을 발로 차서 있는 힘껏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동경으로 손을 뻗어나가며 순식간에 수 개월이 지났다.
"하아아아앗!"
훈련장에 상대의 기백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겁먹지 않았다.
휘두른 블레이드를 근소한 차이로 회피했다. 설마 빗나갈 거라고는 예상치 못한 상대의 경악한 표정이 지금은 아주 잘 보인다.
니케와 함께 보낸 나날은 나의 관찰안을 매우 날카롭게 만들어주었다.
니케의 화려한 움직임을 흉내내고 싶다고 생각해서 매일 그 아름답고 호쾌한 움직임을 넋을 잃고 바라본 결과, 내 눈은 날아가는 새의 날갯짓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집중하는 것으로 보이게 되는 자잘한 움직임의 버릇이나 찰나의 표정.
자신에게만 보이는 경치를 발견한 순간의 고양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전부 보여!"
니케에 비하면 훈련장 아이들의 움직임은 멈춰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 스승님의 가르침에 니케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이 더해져, 춤을 추는 듯한 전투로 상대를 농락해가며 만들어낸 틈을 향해 신기를 꽂아넣는다.
『이기기 위해서 상대를 쓰러뜨릴 필요는 없어. 그저 졌다고 말하게만 하면 돼!』
니케의 가르침은 정확했고 실제로 상대의 전의를 빼앗는 이 전투 방법은 내게 안성맞춤이었다.
상대의 접근을 허락치 않으며 전투불능에 몰아넣는 기술을 획득한 나는 어느샌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을 자랑하게 되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주위에서 피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게 됐다.
훈련의 성적이 좋은 날은 니케가 웃으며 날 안아주니까.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는 니케의 팔에 감싸인 순간이 그 무엇보다도 행복했다.
"들떠있지 마라. 상대의 허를 찌른 것에 불과해. 진정으로 상대를 상처 입힐 각오가 되어있지 않은 칼로는 아무도 지킬 수 없다."
훈련 후, 나를 자재 보관고에 데려다 주는 도중에 스승님은 나를 타박했다.
"아라가미가 상대라면 죽일 수 있습니다. 그걸로는 안 되나요?"
"전장의 현실도 모르는 녀석이 입은 잘 놀리게 됐군."
괜찮아. 지금의 나라면 어떤 아라가미와도 싸울 수 있어.
니케가 기다려주니까.
"니케! 나 왔어!"
자재 보관고에 내 들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그날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구석 컨테이너의 기대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니케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니, 니케!? 왜 그래!?"
"아...... 미안해, 룰루... 돌아온 줄도 몰랐네..."
생기가 없는 얼굴로 미소 짓는 니케의 모습은 지금껏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분명히 혼자서 강한 아라가미와 싸웠던 걸 거다.
가까이 온 스승님이 니케의 곁에 쭈그려 앉았다.
"반동인가."
"그런가봐... 생각보다 강렬해... 크헉, 크헉!!"
니케가 쏟아낸 피가 차가운 바닥을 붉게 물들였다.
"스, 스승님! 니케를 구해주세요!"
"이미 손은 써 놨다."
"에...?"
"괜찮아, 룰루. 곧 나을 거야."
입가를 닦으며 니케는 평소처럼 미소지었다.
"그런 것보다, 아저씨. 룰루는 어때? 졸업할 수 있겠어?"
"훈련 성적은 우수하다. 상층부에서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
"그건 좋네... 두고 봐, 룰루라면 아저씨도 쓰러뜨릴 정도로 성장할 테니까."
언제나처럼 장난스럽게 웃는 니케를 보며, 스승님은 일어나 뒤돌아섰다.
"졸업 시험의 날짜는 결정됐다. 각오를 해두도록."
그런 말을 남기며, 스승님은 문 너머로 사라졌다.
"니케, 괜찮아... 반드시, 반드시 이곳에서 나가게 해줄게."
더 강해지겠다. 한시라도 빨리. 누구보다 높은 곳으로.
니케를 자유로운 푸른 하늘로 이끌어주기 위해.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도록.
"하하... 정말로... 넌 상냥해..."
날 살며시 끌어안으며 니케는 작은 숨을 내쉬었다.
차가워진 니케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 날 밤은 계속 니케에게 안겨있었다.
안겨있던 내 눈에 문득 니케의 귀에서 흔들리는 붉은 마름모 형태의 귀걸이가 비친다.
"이 귀걸이 예쁘다."
"응? 이거? 미안하지만 줄 수 없어. 다이아의 에이스는 내 부적이니까."
그때 처음으로 이 귀걸이가 트럼프의 다이아를 본뜬 것임을 알았다.
"다이아의 원석이라는 말이 있잖아? 묻혀있다고 해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빛날 가치가 있는 것... 나는 줄곧 내가 그렇다고 믿어왔으니까."
멋진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나 태양 같은 니케가 자신을 파묻힌 다이아에 비유한 게 조금 의외였다.
"니케는 묻혀있지 않아. 자유롭게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는 사람이야."
"룰루에겐... 내가 그렇게 보여?"
당연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니케는 언제나 나의 세계를 넓혀주니까.
"난 있잖아, 어렸을 때 쓰레기 더미에 버려진 상태에서 주워진 거야."
"에...?"
"여기저기에 팔려서 물건처럼 취급되고 솔직히 좋은 기억은 하나도 없어. 그래도 나는... 이런 나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증명하고 싶었어. 자신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
처음 니케를 만난 날.
그때 내 마음 속에서 조그맣게 타올랐던 감정.
나와 같은 걸 니케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날 쓰레기처럼 다룬 이 별의 바다를 넘어서 저 멀리 하늘의 저편까지 아름다운 걸 찾으러 떠난다... 이게 내 나름대로의 세계에 대한 복수야."
아름다운 금색 눈동자에 깃든 결의의 빛.
비록 그것이 복수라는 말로 장식한 것이라고 해도.
지금 내 눈에 비친 불굴의 반항심은 그 무엇보다 고귀한 것으로 보였다.
"있잖아, 룰루. 반딧물을 알고 있어?"
"반딧물...?"
"아저씨가 예전에 극동 이야기를 해줬어. 깨끗한 물에서만 살 수 있는 벌레로 금방 죽는다는 것 같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굉장히 예쁘게 빛을 낸대. 한 번 보면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니케는 마음을 날리는 것처럼 채광에서 들어온 달에 손을 뻗었다.
"언젠가 내 눈으로 보고 싶어..."
"그게 니케의 소원이라면... 내가 니케를 데려갈게."
니케를 옭아맨 과거 있다면 내가 잘라내버리겠다.
니케가 땅 밑으로 가라앉으면 빛이 닿는 세계로 내가 이끌어주겠다.
니케가 내게 해준 것처럼.
"내가 니케의 가치를 증명할 거야. 약속할게. 그러니까... 같이 반딧불을 보러 가자."
힘 있는 말로 감사와 용기를 전해주고 싶었다.
"고마워, 룰루..."
힘 없이 미소지으며, 니케가 나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때.
"어...!?"
보석 같았던 니케의 금빛 눈동자가 검붉게 변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룰루?"
몇 번 깜빡이니 눈동자는 원래의 금빛으로 돌아왔다.
잘못 본 게 분명하다. 그런 불안을 억누르며 그 날 밤은 니케가 잠들 때까지 옆에서 안아주었다.
저자 : 카와세미 히스이 (주식회사 테일 포트)
원안 : 요시무라 히로시 (주식회사 반다이 남코 스튜디오)
역자 : ei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