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러브라이브! - https://bbs.ruliweb.com/family/3094/board/181035/read/9507607
“저희가 시오리코씨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오리코씨는 심지가 굳은 분이니까 그걸 잘 표현하려면 가사를 이렇게 고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앞으로 내디디면 내일은 다르겠지’에서 ‘앞으로 내디딘 내일은 변할 거야’라는 식으로 하고, 그리고……, 가족분들께는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을 찾으며’, 그리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찾았어’라는 식으로요.”
우미와 시오리코가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시오리코가 진녹색 수성펜으로 쓴 가사를 우미가 파란색 수성펜으로 고쳐가고 있었다.
“그러면 의상도……, 연한 파랑색 베이스로 의상을 만들고 진한 바닷빛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좋아 보여. 더해서 시오리코쨩은 모란꽃처럼 우아하고 당당해 보이니까 의상에다 모란꽃을 그려넣는다든가, 그리고 소매는 토시처럼 자르고 통은 넓게 가는 게 좋을 거 같아.”
아유무가 파란색 천을 가져와서 비취색의 천에 꿰매고 있었다. 그리고 유우와 리나가, 두 사람이 쓰고 있는 가사를 흥얼거리면서 헤드폰을 끼고 키보드를 치고 있었다.
“자아, 이만하면 될 거 같아! 이제부턴 시오리코쨩의 몫이 될 테니까, 난 모레 대강당 쓸 수 있는지 학생회에 물어보고 올게!”
“나도 같이 갈게!”
유우와 아유무가, 연습실을 나서서 학생회실로 향했다.
“아, 나나에게서 연락이 왔어. 자네 딸이 내일 수업 끝나고 나서 학교 대강당에서 솔로 공연을 한다고 했어.”
나카가와 행장이 미후네 의원에게 전화기를 내밀었다.
“그래도 아예 들어보지도 않고 판단하는 건 아니겠지? 난 그때 선택의 여지가 없긴 했지만…….”
조용히 문자를 들여다 보던 미후네 의원이 화면 위의, '1'이라고 쓰여진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자신의 딸에게 문자를 넣었다.
‘모레 강당에서 보기로 하자. 그때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미후네 의원이 짤막한 문자를 딸에게 보내고 전화기를 집어넣었다. 그러다가 다시 전화기를 꺼내었다.
‘스즈키씨, 말하기 미안하다만 모레 오후 일정이 어떻게 되지?’
‘교육위원회 분들하고 면담이 있습니다. 혹시 다른 일정이 있으신지요?’
‘그럼 그날 일정 말이지, 그날 오전으로 당기거나 다음날로 미뤄줄 수 있겠나? 내일 오후에 중요한 스케줄이 생겼다네.’
‘쉽지 않겠습니다만…….’
‘쉽지 않다는 소리는 하지 말고 되는지 안 되는지만 말하게. 어서.’
‘그럼 어떻게든 일정을 변경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 너머로, 일정을 글피 오후로 변경시켰다는 지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국 자식에게 지고 말았군. 아니 졌다고 하면 안되는 거지. 부모라면……,”
미후네 의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카가와 행장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졌다고 하지 말게. 그냥 기회를 주는 것이었을 뿐이야. 첫째딸에 이어서 둘째딸에게까지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는 싫었으니까."
미후네 의원이 정색을 하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카가와 행장이 보이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모레 오후에 니지가사키 학원 대강당으로 오라고 해줘.”
스즈키라고 불린 남성이 미후네 의원의 눈과, 전화번호를 번갈아보면서 말했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의원님께서 직접 전화하시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리 하지 않으면 오지 않을 겁니다.”
“내 명령을 거부하겠다는 건가?”
“전화 거는 거야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삼자가 이야기를 해서는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할 뿐입니다.”
“이미 해봤다고. 이때까지 전화를 걸어 봤는데 받은 적이 없어!”
“그렇다면,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보셨습니까?”
“…….”
비서의 말에 미후네 의원이 입을 다물었다. 카오루코가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사실 전화를 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나가 보도록.”
미후네 의원이 전화기를 들고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른 후, 신호음이 들려오는 수화기를 귀에 대었다. 그리고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분노로 떨리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만 모레까지라면 너무 빡빡한 거 아닐까? 새로 노래를 만들고, 의상까지 만들어서 연습해야 하는데.”
“그래서 제가 가장 자신있는 쪽으로 하려고 한 것입니다. 여기 의상도, 우미씨께 도움을 받아서 쓴 가사도, 그리고 아유무씨나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만든 멜로디도요.”
연한 비취빛 바탕에 파란색의 모란이 그려진 원피스 모양의 의상을 바라보면서 시오리코가 결의에 가득찬 눈으로 말했다. 그리고 의상으로 갈아입은 시오리코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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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쿠스타를 해보신 분이면 아시겠지만 미후네 의원이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는 대충 짐작하셨을 것입니다.
- 전 아예 한술 더 떠서, 후계자 자격만 날아간 것이 아니라 아예 의절해 버린 것으로 썼죠. 물론 미후네 의원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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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사라든가, 의상 디자인이라든가 이런 기획안은 퍼스널 컬러 별로 다른 색의 펜을 사서 표시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면 퍼스널 아이콘이라든가.... 그리고 원래 니지동은 "하나만 고르세요!"가 컨셉트였지만 니지동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런 개인활동 컨셉트는 사실상 유보되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 21.01.17 12: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