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r a g o n A g e 2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은 그야말로 엄청난 텍스트로 가득 찬 대서사시였다. 후속작 역시 10여년 간의 대모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전 게임과는 크게 바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매스이펙트화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기본적으로 메인 캐릭터인 호크(Hawke)의 인종은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성별과 클래스는 수정할 수 있다. 메인 캐릭터 호크의 음성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풀 보이스가 준비돼 있다. 드래곤 에이지2의 세계는 오리진과 동일하다. 모험은 블라이트와 커크월(Kirkwall)의 챔피언으로부터 가까스로 살아남은 메인 캐릭터 호크가 힘을 길러 역사를 바꿔가는 과정이다. 이 모험은 10년이 넘도록 진행되는 선택의 역사가 될 것이다. 오리진의, 어웨이크닝의 캐릭터를 불러와 반영할 수도 있다.
모험에서 만날 주요 주인공들은 다음과 같다.
호크: 라이즈 투 파워(rises to power)의 주인공은 프리 마치즈(Free Marches)의 챔피언이다.
베더니(Bethany, 예수가 나자로를 소생시킨 곳): 호크의 여동생은 메이지다.
칼버(Carver): 호크의 형제로 워리어다.
커샌드러(Cassandra): 호크에게 호감을 보이는 챈트리의 시커다.
배릭(Varric): 내레이터인 난장이 .
플레맷(Flemeth): 모리건의 어머니이자 악명 높은 와일즈의 마녀다.
웨슬리(Wesley): 호크를 도와 로더링을 탈출하는 동안 큰 부상을 당하는 템플러.
애블린(Aveline): 웨슬리의 부인
이자벨라(Isabela) 해적선장으로 오리진의 데네림에서 잠시 만났었던 인물.
드래곤 에이지의 플레이는 오리진에 비해 기본적으로 보다 시네마틱하고 액션이 강조됐다. 매스이펙트를 연상하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오리진에서의 대화는 주인공의 보이스 지원 없이 클로즈업과 약간의 모션에 의존한 다소 건조한 긴 이야기(텍스트)였는데, 라이즈 투 파워는 매스이펙트와 같은 시네마틱한 경험,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소리, 영상 등의 데이터로 처리되는 비선형(Non-Linear) 프레임으로 바뀌었다.
주요 플레이 특징은 아래와 같다.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 파티원 또는 파티가 아닌 캐릭터와의 로맨스가 가능
-액션 게임과 같은 새로운 전투 시스템과 새로운 마법들
-프리 마치즈, 커크월이라는 새로운 지역과 도시
-풀 보이스의 지원
-매스이펙트 시리즈 식의 대화 시스템
-엘프, 드워브, 쿠나리 등 종족의 새로운 디자인
-10년의 세월 동안의 모험
-전투 시스템은 이전의 PC 버전과 같을 것이지만 패드의 강점에 잘 맞도록 콘솔 버전에서는 차별화 될 것
모험은 10여간 지속되는데 주인공의 이동 시퀀스는 한해 한해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때 현재의 선택에 의한 과거의 결과들이 미래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화 시스템은 매스이펙트와 같은 휠 시스템으로 대체된다. 오리지날 버전과 다르게 휠의 선택에 따라 캐릭터의 음성 톤과 감정이 표출될 것이다.
▶M a s s E f f e c t 3
매스이펙트 세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다시 한 번 이 게임의 가치를 소개한다. 우선 최신작 매스이펙트2의 백미는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미션을 진행하는 장관이었을까. 유령선 같은 콜렉터 함선에서의 사투였을까?
필자는 최고의 대사, 최고의 장면으로 오메가 애프터라이프에서의 아리아의 "I AM Omega. and Don't FUCK with Aria(내가 오메가 자체야. 아리아를 엿먹이지 마!)"란 지문을 꼽는다. 이는 게임 초반부에 매스이펙트2가 매스이펙트1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캐릭터(인물 성격)들은 지문을 통해 개성이 대단히 강화됐고, 비중이 커졌다. 사건의 전개는 전편의 시타델과 비교해 보다 어드벤처적이고 드라마적인 스토리가 강화돼 있다.
매스이펙트1에서의 퀘스트들을 두고 다른 RPG와 비교하며 그저 왔다 갔다를 위한 무미건조한 대사가 아니라고 찬사했는데 매스이펙트2는 이를 더 능가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그동안의 게임에서는 전혀 맛볼 수 없는 전개방식을 채택했다.
매스이펙트는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의 게임판이다. 매스이펙트 1편은 게임화 된 어떤 스타워즈 시리즈보다도 완벽하며 심지어 영화를 능가하는 재미를 보여줬다. 또 2편은 영화적 구조에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화끈한 액션, 그리고 세부 에피소드를 강화하고 인물들에 더욱 집중하면서 드라마적인 재미를 보여줬다. 제작진들은 3편에서 보다 유머러스하면서 2편보다 더욱 어드벤처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어드벤처의 강화란 무엇을 의미할까? 필자는 매스이펙트1의 근본이자 매스이펙트2에서 강화한 모습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매스이펙트2의 탈리의 재판, 데인의 추적, 사마라스와 제이콥의 가족사 등등에서 보여준 드라마적인 상황, 지문, 사건 전개의 에피소드처럼 액션 비중이 덜하고 드라마틱하면서도 새롭게 라라 크로포드의 툼 레이더 혹은 환풍 통로를 이용해 제국의 함선을 탈출하는 스타워즈 1편과 같은 게임성이 추가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그러나 제작진은 최근 큰 틀은 아니지만 작은 선택에 따른 수천가지의 다른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말을 유추해 본다면 이제 아래 글에서 재차 찬사를 보내게 될 매스이펙트에 우리가 열광했던 컨셉들, 1편과 2편의 전체를 지탱한 ‘런앤건(건 파이트)’차원이 아닌 더욱 스크린에 가까운 게임성과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드렸다.
1, 2편에서 우리를 고민하게 한 “동료의 생사의 갈림”과 같은 큰 선택과 고통을 몇 배는 늘리겠다는 것이다. 액션이 끌어가는 게임이 아닌 우리가 열광한 ‘선택의 갈림’과 ‘캐릭터’가 끌고 가는 게임말이다.
[*이 글은 비평이라기 보다는 찬사다. 많은 콘솔게임을 해봤고 하고 있지만 이런 게임은 없었다. 예를 들어 베데스다 등에서 만든 다양한 작품들과 달리 캐릭터(성격)에 심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었고, 대서사는 있지만 즉각적이면서 다양한 피드백(움직임, 표정, 대사의 뉘앙스)이 없는 드래곤 에이지와도 차별화된 게임이었다)
■위대한 매스이펙트
우리가 매스이펙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매스이펙트는 바이오웨어의 게임으로는 유일무이하게 액션 어드벤처에 가까우며, 영화나 드라마란 컨텐츠로서는 단지 화면에 펼쳐지는 만들어진 영상을 보는 관객 입장이 아닌 유저가 주인공의 캐릭터(성격)를 만들어가고 그 반응에서 희열을 느끼는 제작자나 배우로 참여하는 '커넥티드한 게임’이란 점은 떠올릴 것이다.
매스이펙트의 액션(전투)들은 조작에서 그리 복잡하고 테크니컬 하지 않지만 기존의 RPG 게임들과 달리 머쉰건의 탁월한 타격감, 그리고 스타워즈의 ‘포스(Force)’와 같은 초능력의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를 위대하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자주 ‘연기를 한다’는 말을 하게 될 것인데 바로 이점이 위대한 것이다. 유저는 게임 속 대화에서 주인공이 말하게 될 지문을 선택함으로써 주인공의 성향(선량한, 악한, 냉소적인, 상냥한)을 만들어 가는 재미를 맛보게 했다. 지문 선택은 이어질 영상에서의 주인공 모습(표정, 동작)이나 음성을 바꾸며, 심지어는 사람의 생명까지 좌지우지할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반복하지만 전투 잘하기 보다는 지문 선택을 통한 영상 변화, 에피소드의 변화가 이 게임의 진정한 가치다).
[매스이펙트가 훌륭한 점]
-상당한 전투의 재미.
-영화에서나 볼 법한 숏(shot)들이 화면 가득. 대화로 들어가면 인물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고 세밀한 표정들이 연출.
-선택한 대사에 따라 주인공의 연기가 달라짐.
-음성은 성별, 캐릭터(성격)에 따라 몇 번씩 더빙.
-유저의 선택 하나로 사건의 결과가 바뀌고 이 영향은 시리즈 마다 이어짐.
-매스이펙트의 텍스트(대화)들은 단지 사건의 전개를 위한 무미건조한 나열이 아닌, 캐릭터를 부여한 스토리텔링.
[매스이펙트2 만의 장점]
-더욱 강렬해진 액션
-세계의 디테일 강화
-드라마적 요소가 늘어난 에피소드
-동료 선택의 폭
-전편과의 연계
[매스이펙트를 2~3회 이상 클리어 하는 플레이어들의 유형]
-무기의 종류, 클래스 선택, 동료의 조합 변화에 따른 새로운 액션 관점 접근(대부분의 유저들이 이를 이유로 다시 플레이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본적인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탁월하다는 것).
-캐릭터 성격에 따른 변화, 러브 스토리의 상대, 동료의 생과 사, 인류와 우주연합의 알력 다툼의 성패 등 에피소드, 줄거리의 주된 갈림길에서 보지 못한 스토리에 대한 탐구(언어가 문제되지 않는 일부의 다수 유저들은 필자처럼 인터랙티브한 이 게임의 가치를 더 높게 본것. * 레벨업 시에는 전투력보다는 일단 주인공의 매력과 관련된 부문부터 최우선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지문 생성과 직결되므로 더 많은 스토리와 선택의 고민을 맛보는 기회를 제공.
■Being Shephard(셰퍼드 되기)
롤플레잉(Role Playing)은 말 그대로 역할 놀이다. 이 장르는 방대한 미지의 세계를 창조해 그 안에서 소위 ‘산다’는 의미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추구하는 동시에, '롤=클래스(class)', 개개 캐릭터들의 역할 분담(전투)과 전술적 운용, 장비의 최적화, 스킬 트리의 완성에서 전투의 묘미를 배가한다.
그런데 매스이펙트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게임이다. 매스이펙트를 시작하는 유저는 비록 이 신작이 구공화국의 기사 등 바이오웨어의 전통적 롤플레잉 게임들과 많이 닮아 있지만, 오히려 게임이라기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란 영상 컨텐츠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매스이펙트를 최대한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 워커나 한솔로, 스타트렉의 선장이 된다는 좀 더 액션보다는 캐릭터 중심에서 디테일함을 즐길 필요가 있다.
총싸움의 즐거움, 무기 조립의 즐거움보다 “배우가 됐다, 또는 영화 감독이 됐다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사람들이라면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이다. 영어가 부족하다면 사전을 찾거나, 해석집을 꼼꼼히 보는 수고를 해서라도 이 맛을 느껴야 한다.
물론 매스이펙트는 머쉰건을 쏘고, 우주선을 조정하고, 차량을 모는 재미도 있다(대부분 유저들은 1편의 '마코'를 거슬려했지만). FPS, TPS라고 할 수 있는 슈팅, 방대한 우주 맵(스테이지 위주 맵) 속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 레벨 업하고 무기 장비를 조합하며, 전술적으로 팀원을 조화시키는 연구, 그리고 약간의 퍼즐과 길 찾기 등의 액서세리도 있다.
어쨌든 괜찮은 SF 영화에 몸값 비싼 배우인 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제작사가 제공한 대본을 '나 스스로 해석한 셰퍼드의 캐릭터에 맞춰 수정해 가는 재미’가 매스이펙트인 것이다. 수많은 대화 지문 선택에서 나만의 셰퍼드의 성격 연기를 해보자. 그리고 화면으로 어떻게 나의 셰퍼드가 연기하는지 보자(대단하게도 이벤트 동영상과 플레이 영상 간 퀄리티 차이가 거의 없다).
[필자가 강조하는 매스이펙트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솔직히 이 게임에 대해 ‘플레이 타임이 너무 짧아. 탐사할 만한 행성이 얼마 안 돼. 프레임 저하나 로딩 문제가 있어’, 엘리베이터 너무 오래 걸려‘라는 말은 너무 가혹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좋은 시나리오
영화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아무리 못 만들어도 괜찮은 영화는 된다’는 말이 있다. 매스이펙트는 일단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이 말은 매우 획기적인 ‘우주 음모론을 만들었다’는 말이 아니다. 매스이펙트의 큰 줄거리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SF물들의 에피소드들의 조합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시나리오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게임 입장에서).
시나리오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데는 여러 잣대가 있겠지만 우선 시작-중간-맺음이 분명하고, 적절한 플롯과 타이밍, 살아있는 갈등관계가 시종일관 시나리오 내 각각의 요소와 상호 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스이펙트는 시나리오의 정석을 충실히 이행한다. 시작 부문은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며 향후 어떤 일에 개입될 것인지를 암시한다. 지구 연합군의 우디나 대사와 앤더슨 함장, 그리고 스펙터(스타워즈의 제다이와 같은) 나일러스의 대화는 주인공 셰퍼드가 누구인가란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간접적으로 가르쳐준다.
갑판 윈도를 통해 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셰퍼드의 뒷모습이 클로즈 업 되면 예를 들어 “플릿츠에서 지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적의 군대를 저지한 것으로 쉐퍼드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였지요”란 제3자들의 대사가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 알려준다(이것은 게임 시작전 유저가 선택한 부문이다). 그리고 역동적인 음악과 함께 카메라가 셰퍼드의 뒤를 따라가며 그의 분신이자 스토리의 매개체인 노르망디호의 내부와 승무원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007’과 같은 화끈한 이든 프라임(인류의 우주 식민지)에서의 액션 시퀀스로 서막을 연다.
[이든 프라임 착륙 전 노르망디호에서의 등장인물과의 대화들은 향후 펼쳐질 상황을 감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스펙터란 어떤 존재이고, 주인공이 인류 최초의 스펙터가 될 기회를 맞고 있는 등 소소한 정보가 가득하다. 게임에서의 거의 모든 대화들은 이처럼 향후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암시들이거나 에피소드와 연관되는 것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첫 장면 사령실에서의 조커와의 대화를 유심히 들어보자. 대사 량이 많다는 기존 RPG 게임도 거의 이같은 대화를 담고 있지 않다. 대부분 진행에 필요한 내용만을 담을 뿐이다. 사령실의 대화에는 캐릭터들의 성격, 위트가 담겨있고, 3자의 감정을 통해 만나게 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드래곤 에이지의 경우엔 너무나 이야기가 길어져 일부 유저들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매스이펙트2의 경우엔 전체적으로 영화적 내러티브를 대입하진 않지만 게임 사상 유례없는 최고의 인트로를 보여준다(캐릭터 생성까지). 예를 들어 폴아웃3의 인트로도 나름 신선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최고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매스이펙트1의 시작 부문은 이든 프라임 시퀀스를 마치고 나서 혐오스런 거대 곤충 형상의 우주선과 스펙터 사렌, 그리고 아사리안 여왕이 등장하는 CG로 마무리된다. 좋은 시나리오는 처음에 모든 것을 함축해 놓는 데(The end is Begining) 바로 이 씬이 이에 해당한다. 두 인물과 우주선은 셰퍼드가 대적할 가장 큰 적들이다.
매스이펙트2의 시작은 캐릭터를 생성하고 탈출 미션을 거쳐, 탈리를 만나는 첫 번째 미션까지다. 역시 최대의 적(갈등의 원인)인 콜렉터와 일루시브 맨이 등장한다.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간 부문은 이든프라임 전투를 막 끝내고 ‘작전 실패와 사렌의 음모’를 알아차리는 부문이다. 중반 초반부는 할리웃 영화의 공식과 같은 동료 구하기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셰퍼드가 거대한 행성 시타델에 도착하면 영화, 아니 매스이펙트 게임은 본격적인 서막을 연다.
매스이펙트2의 중간 부문은 1과는 조금 다르다. 이는 에피소드들의 볼륨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매스이펙트1은 재빠르게 동료들을 모은 후 몇 개의 큰 시퀀스로 마지막 부문까지 간다. 이 시퀀스들은 액션이나 무대 장치 면에서 헐렁하지만 어드벤쳐(서브 퀘스트) 요소들을 다수 포함하면서 매우 큰 볼륨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매스이펙트2는 에피소드들, 시퀀스는 매우 많다. 동료 캐릭터 한명 당 만남과 충성심 얻기란 2개의 에피소드들을 지니는데 굉장한 액션과 어드벤처 요소들을 포함하며 엄청난 볼륨을 자랑한다. 결과적으로 서너 개의 커다란 시퀀스로 진행되는 영화적 내러티브가 아닌 10개 이상으로 된 드라마가 됐다. 제작진이 강조한 캐릭터의 강화가 바로 동료 한명 한명에 대한 디테일, 성격, 볼륨 강화를 말하며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전개식이 됐다.
때문에 매스이펙트2는 동료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진행되는 일정 시점에서 전체적인 음모 스토리를 강제로 진행시킬 두개의 미션을 포함시켰다. 이는 모두 콜렉터 함선과 관련된 시퀀스다. 이같은 진행 방식은 스타트렉이나 X파일과 같은 단편들이 이어지는 시리즈물에서의 연속성 있는 스토리와 같다. [매스이펙트2는 X파일과 많이 닮아있다. 일루시브맨은 스모킹맨처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이며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X파일 시리즈는 매주 단절된 에피소드로 진행되다가 중간 중간 거대한 외계 음모 이야기가 진행되며 시청자들을 자극한다]
시작과 중간 부문을 예로 들었는데 이처럼 매스이펙트는 공식화된 3분할 체계가 뚜렷하다. 그렇다고 이 때문에 매스를 치켜세우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매스이펙트를 플레이하면 개개의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들은 단순히 그 순간에만 국한하지 않고, 분명 어떤 사건에 직접적 관계를 맺거나, 그 배경을 제공한다. 이것은 개인들의 스토리일수도 있고, 종족과 국가, 우주의 역사와 관계된 이야기 일수도 있다.
■시나리오의 통일성
시나리오의 최대 중요성은 연결된 통일성에 있다. 영화가 한 가지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통일성은 유저들을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사실 롤플레잉 게임의 최대 강점이자 단점은 세계의 창조와 떠도는 재미를 추구하다보니 통일성을 잃는다는 점이다. 분명 하나의 최종 목표를 향하는 테마가 있지만, 존재하는 공간들과 인물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또 최종 목표 수행을 위한 레벨 업 장치를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서브 퀘스트들을 양산하면서 자칫 플레이어가 “내가 뭘 하려고 하는 거지?”란 집중력 분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매스이펙트1은 분산을 최소화 하고 있다. 서브 미션들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오히려 이 때문에 더 많은 재미를 부여한다. 또 존재하는 서브미션들은 단순히 ‘왔다 가는 길 찾기’ 수준이 아닌 읽을거리와 선택의 재미를 준다. 매스이펙트2의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많은 에피소드들은, 통일성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긴 하지만 동료 캐릭터에게만 완전히 집중된 이야기도 있다. 또 이들의 볼륨이 워낙 커 전체적인 진행을 느슨하게 만든다.
[게임을 플레이 하다보면, 경험을 친절하게 기록해주는 코덱이란 우주 사전이 있다. 이는 매니이펙트의 세계관에 관한 내용들이 기록돼 있는데, 모든 팩트들은 향후 일어날 사관에 대한 영향을 주는 배경 자료들이다. 예를 들어 렉스란 크로건 종족 외계인이나 인간인 윌리엄스와의 대화에서 크로건 종족의 운명, 윌리엄스의 가족사 등을 통해 그들의 적개심의 근원과 캐릭터(성격)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으며, 동시에 이들에게 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또 이런 사유들은 게임 내에서 지속적으로 특정 종족이나 인물과의 갈등을 유발하며 때론 메인스토리에서 매우 큰 임팩트를 주기도 한다. 게다가 매스이펙트1에서의 사건들의 결과는 소소하게나마 2에서도 영향을 한다. 예를 들어 매스이펙트1에서의 의회의 존속과 파괴의 여부, 의회의 우두머리가 누가되는냐에 따라 시타델에서의 상반된 씬이 연출된다]
다시 퀘스트 이야기로 돌아가면 매스이펙트는 방대한 맵(맵 또한 스테이지 개념으로 실제 가볼 수 있는 행성은 한정돼 있다)에 비해 반응하는 npc나 사물들도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기존 RPG 게임을 기대한 유저들은 "게임 배경이 썰렁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쓸모없는 엑스트라들을 최소화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서브 퀘스트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게임 난이도 설정에 따라 비중은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만일 난이도가 어느 정도 플레이어에게 어렵게 설정되고, 유저가 전투적 요소를 중시한다면 중요도는 매우 높아진다. 레벨 업과 아이템 획득, 그리고 영화 Dune(사구)에서 봤을 만한 거대 우주 괴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스이펙트2에서 서브 퀘스트란 것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매스이펙트1의 경우 메인스토리에 대한 집중도를 잃고 싶지 않거나, 몰입해 빠른 진행을 원한다면 매우 부수적이고 반복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인스토리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유저라도 대부분 퀘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고, 그렇게 많지도 않다. 몇몇 주요 캐릭터나 주요 조직들과 관련된 멋진 이야기들을 놓칠 수 것이며, 2편의 연결도 끊길 것이다.
매스이펙트1에서의 통일성은 음모를 풀기 위한 사전 배경들의 연속성일 것이다. 반면 매스이펙트2에서는 지문들에 단서들이 묻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상 약화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마지막 미션 수행을 위한 스타쉽과 동료들의 업그레이드라는 또 다른 장치도 존재한다. 게임 내의 툴로 존재해 임팩트는 약하지만 결과는 강렬하게 나타난다.
[서버러스(Cerberus):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지옥의 문지기로 뱀의 꼬리에 머리 셋이 달린 개임)는 얼라이언스(Alliance: 지구연합)의 한 부문으로 비밀 작전을 수행하던 조직이었지만 현재는 얼라이언스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들은 현재 인간 종족의 전문 테러리스트들, 불법 무장 단체로 규정되고 있다.
서버러스는 인간이 전 우주(galactic community) 사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또 법적, 공공적 제약으로 시타델에서 얼라이언스가 이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없어, 서버러스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인류가 우주 경찰국으로서의 지위를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불법적인 유전자 조작과 같은 위험한 실험들, 테러, 납치, 암살 등을 정당화한다.
매스이펙트 1에서 경험했던 라크나이(rachni) 종이나 소리안(Thorian)인에 대한 생체실험은 물론 샤스카 허스크(husk)의 존재 등 또한 서버루스의 비밀 프로젝트들이었다. 죽은 쉐퍼드 중령의 부활도 비슷한 맥락의 비밀 프로젝트였다.
거대지렁이를 유인해 아쿠즈(Akuze) 식민지를 초토화하고 대학살을 자행한 것도 서버러스의 소행이었다. 이 사건과 관계돼 가호쿠(Kahoku) 제독의 암살도 이뤄진다. 이 과정에는 쉐도우 브로커가 연관돼 있다. 쉐퍼드는 서버러스가 유인한 거대지렁이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서버러스와 관련된 전편의 미션들은 아래와 같다.
UNC: Missing Marines
UNC: Dead Scientists
UNC: Cerberus
UNC: Hades' Dogs
UNC: Colony of Dead
UNC: Listening Post Theta
UNC: Depot Sigma-23
■ 캐릭터
-캐릭터의 비쥬얼
유명배우의 출연은 그 배우 한 명에 대한 관객 충성도만으로도 더 많은 표를 팔아치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단지 배우에 집중해 영화를 즐기는 팬들도 많다.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배우의 비중은 그만큼 대단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예고편에서 봐왔던 커멘더 셰퍼드는 한 번의 플레이 이후엔 버렸으면 좋겠다. 새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좀 더 감정 이입을 하자. 영화의 주인공을 유저가 직접 캐스팅(창조)하고 그가 어떻게 연기하는 지 관찰하는 것이 게임의 큰 재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가능하면 심혈을 기울여 선남 선녀, 아님 브루스 윌리스나 시고니 위버와 같은 전사를 만들자. 2편까지 이어지니 몇시간 공을 들여서라도 최고의 배우를 창조하자)
혹시나 기존의 셰퍼드만큼 내가 창조한 인물이 멋진 그래픽으로 구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주름, 흉터, 주근깨, 피부톤, 피부의 나이, 메이크업 등은 거의 CG에 가깝고, 이를 조합해 만들면 그대로 게임 내에서 구현된다.
셰퍼드가 창조됐다면 이제 그의 연기를 볼 차례다. 셰퍼드가 느끼는 상대에 대한 존경심, 조심스러움, 아이러니, 의문, 호감, 깔보기, 적대심, 동정 등 헤아릴 수 없는 모든 감정 표현이 얼굴에 나타난다. 미간, 이마에 살짝 주름이 잡히거나(간혹 몇 장면에서는 보기 흉하게 찡그려 지기도 한다), 응시하는 시선, 눈빛의 강약, 눈의 깜빡 등을 묘사하고 있다.(때론 지긋이 눈을 감으며 유혹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시종일관 유저의 선택(대답에 따라)에 따라 미세한 표정 변화, 행동으로 연기를 한다. 카메라 또한 영화의 화면처럼 보이기 위해 다양한 구도로 캐릭터를 조명한다. 연기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 옳지 않지만, 거의 모든 대사에 대한 입 모양의 동기화, 100% 음성화, 말의 뉘앙스 등에 제작진은 어마어마한 CG 수준의 동작 패턴과 음성 톤을 마련해놨다. 이 정도의 엄청난 ‘노가다’를 해놨기 때문에 연기라고 업그레이드해 부를만 하다.(CG 등 이벤트 씬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엘더스크롤, 구공화국의 기사들의 대화 씬은 움직이나 표정의 변화까지는 구현하지 못했다. 그저 입이 뻥긋대는 클로즈업이었을 뿐이다)
-캐릭터 연기론
처음 주인공을 생성할 때 주인공의 과거를 고르게 한다. 매스이펙트2에서 역시 그의 태생적 배경과 매스이펙트1에서의 활약이 이어진다. 예를 들어 고아로 성장해 갱과 함께 살았지만 이들을 피해 입대했거나, 우주식민지 출신으로 가족이 몰살되는 상황을 겪었다는 식의 출생 배경을 정한다. 또 군복무에서는 전투에서 전멸의 상황에서 홀로 살아나왔다거나 전쟁 영웅이었다는 과거를 설정한다.(영화 시나리오를 쓸 때 작가들은 이런 식으로 인물의 과거가 게임에 영향을 미치든 아님 그저 과거에 머물던 간에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스토링텔링을 한다)
매스이펙트는 분명히 인물들의 과거를 게임에 반영한다. 주변 인물들이 단순한 대사를 통해 내 주인공의 커리어를 말해 주기도 하고, 때론 과거에 알고 지내던 인물이나 사건으로 인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의 선택은 캐릭터의 성격을 반영하는 만큼 다양한 음성 톤으로 연출됐다. 감정이 절제되고 임무에만 충실한 캐릭터가 됐다면 음성 톤도 매우 딱딱하고 건조할 것이다. 100% 음성화된 지문들은 물론 캐릭터 성별, 과거에 따라 총 6가지 유형의 주인공 음성이 준비돼 있다.
유저들은 시나리오의 작가로서, 또 대본을 해석하고 연기하는 배우로서 캐릭터의 배경과 성격에 맞는 '대사 선택'으로 매스이펙트란 시리즈의 완성도와 재미를 높여야한다. 저지드레드의 실베스타 스탤론처럼 연기할 수도 있고, 엄격함 속에 따뜻한 마음을 숨긴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같이 기대치 않던 유머를 날려줄 수도 있다(매스이펙트2에서의 트리거 소품은 더 큰 재미를 준다).
그리고 커다란 사건을 겪으며 성격이 변하는 인물로 연기할 수도 있다. 선한 캐릭터(Paragon)로 정의를 실현할 수도 있으며, 야비한(Renegade)자로 위압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도 있다. 또 이 두 가지 면이 특정 사건을 계기로 변하거나, 처음부터 공존하는 주인공으로 할 수도 있다. 유저가 맘대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갈등의 작용
갈등이란 것은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인류 대 외계인, 종족 대 종족 간 갈등, 시섹과 스펙터(예를 들면 CIA 대 FBI의 대결), 얼라이언스와 서버러스 등과 같은 권력, 조직, 인종 간 암투와 갈등이 존재한다. 주인공과 함께 노르망디 호에 탑승한 동료 간에도 갈등은 존재한다. 상대 종족을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과거의 경험이 개개인들에게 존재하며, 이 감정은 상황에 따라 악화되거나 호전되기도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호감을 얻어가기 위한 대화의 시도는 때로는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단순한 군인들의 자존심 대결이 될 수도 있고, 복잡한 러브 스토리가 전개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러브 스토리는 1:1의 이야기가 아닌 질투와 선망이 뒤섞인 애증의 3각 관계일 수도 있다. 심지어 극악의 인물이 주인공의 설득으로 회개할 수도 있다.
*** 매스이펙트1에서 사렌, 그리고 그를 조정하는 고대 외계 종족과의 싸움이 드러난 최대 갈등이라면 숨겨진 진짜 갈등은 인류 대 외계의 갈등이다. 매스이펙트2의 최대 갈등은 셰퍼드와 일루시브맨(서버러스)이지만 미완의 스토리로 인해 다소 약화돼 있다.
이같은 다양한 갈등을 좀 더 맞보려면 결론을 보기 이전까지 더 많은 우주를 여행하며 끊임없이 노르망디 호의 승무원들, 그리고 전 우주의 주요 등장인물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한다(큰 사건을 마치면 귀챦더라도 반드시 노르망디 호에서 동료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노르망디 호에서 동료들을 찾아가 1:1 대화를 하기도 하고, 매스이펙트1의 경우 노르망디 이외의 장소에서도 동행한 이들 간의 대화에 집중해야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전망이 좋은 곳에서, 전투 중일 수도 있다. 직접 그들의 반응을 체크해야 할 때도 있다. 어쨌든 많은 모험과 다양한 로테이션으로 그들을 접해봐야 한다(필자는 다양한 동료들 간 대화를 듣기 위해 악명 높은 시타델의 엘리베이터를 타기 싫어도 많이 탔다).
갈등의 클라이막스는 간혹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정해진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손에 조직의 운명, 심지어 인물들의 생사가 달려 있어 최고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이같은 점에서의 최고의 장면들은 매스이펙트1이 보여준다.
서버러스와 일루션맨은 셰퍼드, 기타 동료들, 얼라이언스 등과 다각적인 갈등 구조를 가져갈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일루션 맨과 셰퍼드 간의 갈등은 시종일관 미미하고 그나마 폭발해야 할 중반부의 유령선 시퀀스 이후에서도 거의 임팩트 없이 넘어가 버린다. 서버러스의 존재는 1편 전반에 걸쳐 각종 사건에 연루돼 표출되기도 했지만 이것만으로 2편에서 아무런 조치없이 넘어가기엔 부족했다.
[구조적 문제로 인해 매스이펙트2의 세부적 갈등은 너무나 다양하다. 대개는 동료 캐릭터들의 사적인 경우다. 그러나 미란다와 서브젝트 제로의 경우처럼 포커스된 경우도 있다. 또한 모르딘 솔러스와 같이 매스이펙트의 갈등 구조, 세계관과 매우 밀접한 에피소드들도 있다]
■다 시 보 기
매스이펙트는 적어도 두 번 이상 플레이 해봐야 한다. 형편없는 영화가 아니라면 영화도 반복해 볼수록 새로운 점과 어떤 요소들이 배치되고 상호작용하는지 새로 발견하게 된다. 두 번 할 만하다는 것은 단순히 파라곤(선)과 레니게이드(악)란 이분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매스이펙트란 영화(게임)를 만들었냐를 느껴보란 것이다.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은 그야말로 엄청난 텍스트로 가득 찬 대서사시였다. 후속작 역시 10여년 간의 대모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전 게임과는 크게 바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매스이펙트화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기본적으로 메인 캐릭터인 호크(Hawke)의 인종은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성별과 클래스는 수정할 수 있다. 메인 캐릭터 호크의 음성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풀 보이스가 준비돼 있다. 드래곤 에이지2의 세계는 오리진과 동일하다. 모험은 블라이트와 커크월(Kirkwall)의 챔피언으로부터 가까스로 살아남은 메인 캐릭터 호크가 힘을 길러 역사를 바꿔가는 과정이다. 이 모험은 10년이 넘도록 진행되는 선택의 역사가 될 것이다. 오리진의, 어웨이크닝의 캐릭터를 불러와 반영할 수도 있다.
모험에서 만날 주요 주인공들은 다음과 같다.
호크: 라이즈 투 파워(rises to power)의 주인공은 프리 마치즈(Free Marches)의 챔피언이다.
베더니(Bethany, 예수가 나자로를 소생시킨 곳): 호크의 여동생은 메이지다.
칼버(Carver): 호크의 형제로 워리어다.
커샌드러(Cassandra): 호크에게 호감을 보이는 챈트리의 시커다.
배릭(Varric): 내레이터인 난장이 .
플레맷(Flemeth): 모리건의 어머니이자 악명 높은 와일즈의 마녀다.
웨슬리(Wesley): 호크를 도와 로더링을 탈출하는 동안 큰 부상을 당하는 템플러.
애블린(Aveline): 웨슬리의 부인
이자벨라(Isabela) 해적선장으로 오리진의 데네림에서 잠시 만났었던 인물.
드래곤 에이지의 플레이는 오리진에 비해 기본적으로 보다 시네마틱하고 액션이 강조됐다. 매스이펙트를 연상하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오리진에서의 대화는 주인공의 보이스 지원 없이 클로즈업과 약간의 모션에 의존한 다소 건조한 긴 이야기(텍스트)였는데, 라이즈 투 파워는 매스이펙트와 같은 시네마틱한 경험,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소리, 영상 등의 데이터로 처리되는 비선형(Non-Linear) 프레임으로 바뀌었다.
주요 플레이 특징은 아래와 같다.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 파티원 또는 파티가 아닌 캐릭터와의 로맨스가 가능
-액션 게임과 같은 새로운 전투 시스템과 새로운 마법들
-프리 마치즈, 커크월이라는 새로운 지역과 도시
-풀 보이스의 지원
-매스이펙트 시리즈 식의 대화 시스템
-엘프, 드워브, 쿠나리 등 종족의 새로운 디자인
-10년의 세월 동안의 모험
-전투 시스템은 이전의 PC 버전과 같을 것이지만 패드의 강점에 잘 맞도록 콘솔 버전에서는 차별화 될 것
모험은 10여간 지속되는데 주인공의 이동 시퀀스는 한해 한해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때 현재의 선택에 의한 과거의 결과들이 미래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화 시스템은 매스이펙트와 같은 휠 시스템으로 대체된다. 오리지날 버전과 다르게 휠의 선택에 따라 캐릭터의 음성 톤과 감정이 표출될 것이다.
▶M a s s E f f e c t 3
매스이펙트 세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면서 다시 한 번 이 게임의 가치를 소개한다. 우선 최신작 매스이펙트2의 백미는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미션을 진행하는 장관이었을까. 유령선 같은 콜렉터 함선에서의 사투였을까?
필자는 최고의 대사, 최고의 장면으로 오메가 애프터라이프에서의 아리아의 "I AM Omega. and Don't FUCK with Aria(내가 오메가 자체야. 아리아를 엿먹이지 마!)"란 지문을 꼽는다. 이는 게임 초반부에 매스이펙트2가 매스이펙트1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캐릭터(인물 성격)들은 지문을 통해 개성이 대단히 강화됐고, 비중이 커졌다. 사건의 전개는 전편의 시타델과 비교해 보다 어드벤처적이고 드라마적인 스토리가 강화돼 있다.
매스이펙트1에서의 퀘스트들을 두고 다른 RPG와 비교하며 그저 왔다 갔다를 위한 무미건조한 대사가 아니라고 찬사했는데 매스이펙트2는 이를 더 능가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그동안의 게임에서는 전혀 맛볼 수 없는 전개방식을 채택했다.
매스이펙트는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의 게임판이다. 매스이펙트 1편은 게임화 된 어떤 스타워즈 시리즈보다도 완벽하며 심지어 영화를 능가하는 재미를 보여줬다. 또 2편은 영화적 구조에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화끈한 액션, 그리고 세부 에피소드를 강화하고 인물들에 더욱 집중하면서 드라마적인 재미를 보여줬다. 제작진들은 3편에서 보다 유머러스하면서 2편보다 더욱 어드벤처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어드벤처의 강화란 무엇을 의미할까? 필자는 매스이펙트1의 근본이자 매스이펙트2에서 강화한 모습을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매스이펙트2의 탈리의 재판, 데인의 추적, 사마라스와 제이콥의 가족사 등등에서 보여준 드라마적인 상황, 지문, 사건 전개의 에피소드처럼 액션 비중이 덜하고 드라마틱하면서도 새롭게 라라 크로포드의 툼 레이더 혹은 환풍 통로를 이용해 제국의 함선을 탈출하는 스타워즈 1편과 같은 게임성이 추가될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그러나 제작진은 최근 큰 틀은 아니지만 작은 선택에 따른 수천가지의 다른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말을 유추해 본다면 이제 아래 글에서 재차 찬사를 보내게 될 매스이펙트에 우리가 열광했던 컨셉들, 1편과 2편의 전체를 지탱한 ‘런앤건(건 파이트)’차원이 아닌 더욱 스크린에 가까운 게임성과 선택의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드렸다.
1, 2편에서 우리를 고민하게 한 “동료의 생사의 갈림”과 같은 큰 선택과 고통을 몇 배는 늘리겠다는 것이다. 액션이 끌어가는 게임이 아닌 우리가 열광한 ‘선택의 갈림’과 ‘캐릭터’가 끌고 가는 게임말이다.
[*이 글은 비평이라기 보다는 찬사다. 많은 콘솔게임을 해봤고 하고 있지만 이런 게임은 없었다. 예를 들어 베데스다 등에서 만든 다양한 작품들과 달리 캐릭터(성격)에 심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었고, 대서사는 있지만 즉각적이면서 다양한 피드백(움직임, 표정, 대사의 뉘앙스)이 없는 드래곤 에이지와도 차별화된 게임이었다)
■위대한 매스이펙트
우리가 매스이펙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매스이펙트는 바이오웨어의 게임으로는 유일무이하게 액션 어드벤처에 가까우며, 영화나 드라마란 컨텐츠로서는 단지 화면에 펼쳐지는 만들어진 영상을 보는 관객 입장이 아닌 유저가 주인공의 캐릭터(성격)를 만들어가고 그 반응에서 희열을 느끼는 제작자나 배우로 참여하는 '커넥티드한 게임’이란 점은 떠올릴 것이다.
매스이펙트의 액션(전투)들은 조작에서 그리 복잡하고 테크니컬 하지 않지만 기존의 RPG 게임들과 달리 머쉰건의 탁월한 타격감, 그리고 스타워즈의 ‘포스(Force)’와 같은 초능력의 재미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를 위대하다고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 자주 ‘연기를 한다’는 말을 하게 될 것인데 바로 이점이 위대한 것이다. 유저는 게임 속 대화에서 주인공이 말하게 될 지문을 선택함으로써 주인공의 성향(선량한, 악한, 냉소적인, 상냥한)을 만들어 가는 재미를 맛보게 했다. 지문 선택은 이어질 영상에서의 주인공 모습(표정, 동작)이나 음성을 바꾸며, 심지어는 사람의 생명까지 좌지우지할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반복하지만 전투 잘하기 보다는 지문 선택을 통한 영상 변화, 에피소드의 변화가 이 게임의 진정한 가치다).
[매스이펙트가 훌륭한 점]
-상당한 전투의 재미.
-영화에서나 볼 법한 숏(shot)들이 화면 가득. 대화로 들어가면 인물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고 세밀한 표정들이 연출.
-선택한 대사에 따라 주인공의 연기가 달라짐.
-음성은 성별, 캐릭터(성격)에 따라 몇 번씩 더빙.
-유저의 선택 하나로 사건의 결과가 바뀌고 이 영향은 시리즈 마다 이어짐.
-매스이펙트의 텍스트(대화)들은 단지 사건의 전개를 위한 무미건조한 나열이 아닌, 캐릭터를 부여한 스토리텔링.
[매스이펙트2 만의 장점]
-더욱 강렬해진 액션
-세계의 디테일 강화
-드라마적 요소가 늘어난 에피소드
-동료 선택의 폭
-전편과의 연계
[매스이펙트를 2~3회 이상 클리어 하는 플레이어들의 유형]
-무기의 종류, 클래스 선택, 동료의 조합 변화에 따른 새로운 액션 관점 접근(대부분의 유저들이 이를 이유로 다시 플레이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본적인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탁월하다는 것).
-캐릭터 성격에 따른 변화, 러브 스토리의 상대, 동료의 생과 사, 인류와 우주연합의 알력 다툼의 성패 등 에피소드, 줄거리의 주된 갈림길에서 보지 못한 스토리에 대한 탐구(언어가 문제되지 않는 일부의 다수 유저들은 필자처럼 인터랙티브한 이 게임의 가치를 더 높게 본것. * 레벨업 시에는 전투력보다는 일단 주인공의 매력과 관련된 부문부터 최우선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이는 새로운 지문 생성과 직결되므로 더 많은 스토리와 선택의 고민을 맛보는 기회를 제공.
■Being Shephard(셰퍼드 되기)
롤플레잉(Role Playing)은 말 그대로 역할 놀이다. 이 장르는 방대한 미지의 세계를 창조해 그 안에서 소위 ‘산다’는 의미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추구하는 동시에, '롤=클래스(class)', 개개 캐릭터들의 역할 분담(전투)과 전술적 운용, 장비의 최적화, 스킬 트리의 완성에서 전투의 묘미를 배가한다.
그런데 매스이펙트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게임이다. 매스이펙트를 시작하는 유저는 비록 이 신작이 구공화국의 기사 등 바이오웨어의 전통적 롤플레잉 게임들과 많이 닮아 있지만, 오히려 게임이라기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란 영상 컨텐츠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매스이펙트를 최대한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 워커나 한솔로, 스타트렉의 선장이 된다는 좀 더 액션보다는 캐릭터 중심에서 디테일함을 즐길 필요가 있다.
총싸움의 즐거움, 무기 조립의 즐거움보다 “배우가 됐다, 또는 영화 감독이 됐다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사람들이라면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이다. 영어가 부족하다면 사전을 찾거나, 해석집을 꼼꼼히 보는 수고를 해서라도 이 맛을 느껴야 한다.
물론 매스이펙트는 머쉰건을 쏘고, 우주선을 조정하고, 차량을 모는 재미도 있다(대부분 유저들은 1편의 '마코'를 거슬려했지만). FPS, TPS라고 할 수 있는 슈팅, 방대한 우주 맵(스테이지 위주 맵) 속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 레벨 업하고 무기 장비를 조합하며, 전술적으로 팀원을 조화시키는 연구, 그리고 약간의 퍼즐과 길 찾기 등의 액서세리도 있다.
어쨌든 괜찮은 SF 영화에 몸값 비싼 배우인 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제작사가 제공한 대본을 '나 스스로 해석한 셰퍼드의 캐릭터에 맞춰 수정해 가는 재미’가 매스이펙트인 것이다. 수많은 대화 지문 선택에서 나만의 셰퍼드의 성격 연기를 해보자. 그리고 화면으로 어떻게 나의 셰퍼드가 연기하는지 보자(대단하게도 이벤트 동영상과 플레이 영상 간 퀄리티 차이가 거의 없다).
[필자가 강조하는 매스이펙트의 장점을 생각한다면 솔직히 이 게임에 대해 ‘플레이 타임이 너무 짧아. 탐사할 만한 행성이 얼마 안 돼. 프레임 저하나 로딩 문제가 있어’, 엘리베이터 너무 오래 걸려‘라는 말은 너무 가혹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좋은 시나리오
영화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아무리 못 만들어도 괜찮은 영화는 된다’는 말이 있다. 매스이펙트는 일단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이 말은 매우 획기적인 ‘우주 음모론을 만들었다’는 말이 아니다. 매스이펙트의 큰 줄거리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SF물들의 에피소드들의 조합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시나리오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게임 입장에서).
시나리오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데는 여러 잣대가 있겠지만 우선 시작-중간-맺음이 분명하고, 적절한 플롯과 타이밍, 살아있는 갈등관계가 시종일관 시나리오 내 각각의 요소와 상호 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스이펙트는 시나리오의 정석을 충실히 이행한다. 시작 부문은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며 향후 어떤 일에 개입될 것인지를 암시한다. 지구 연합군의 우디나 대사와 앤더슨 함장, 그리고 스펙터(스타워즈의 제다이와 같은) 나일러스의 대화는 주인공 셰퍼드가 누구인가란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간접적으로 가르쳐준다.
갑판 윈도를 통해 우주를 바라보고 있는 셰퍼드의 뒷모습이 클로즈 업 되면 예를 들어 “플릿츠에서 지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적의 군대를 저지한 것으로 쉐퍼드는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였지요”란 제3자들의 대사가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지 알려준다(이것은 게임 시작전 유저가 선택한 부문이다). 그리고 역동적인 음악과 함께 카메라가 셰퍼드의 뒤를 따라가며 그의 분신이자 스토리의 매개체인 노르망디호의 내부와 승무원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007’과 같은 화끈한 이든 프라임(인류의 우주 식민지)에서의 액션 시퀀스로 서막을 연다.
[이든 프라임 착륙 전 노르망디호에서의 등장인물과의 대화들은 향후 펼쳐질 상황을 감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스펙터란 어떤 존재이고, 주인공이 인류 최초의 스펙터가 될 기회를 맞고 있는 등 소소한 정보가 가득하다. 게임에서의 거의 모든 대화들은 이처럼 향후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암시들이거나 에피소드와 연관되는 것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첫 장면 사령실에서의 조커와의 대화를 유심히 들어보자. 대사 량이 많다는 기존 RPG 게임도 거의 이같은 대화를 담고 있지 않다. 대부분 진행에 필요한 내용만을 담을 뿐이다. 사령실의 대화에는 캐릭터들의 성격, 위트가 담겨있고, 3자의 감정을 통해 만나게 될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드래곤 에이지의 경우엔 너무나 이야기가 길어져 일부 유저들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매스이펙트2의 경우엔 전체적으로 영화적 내러티브를 대입하진 않지만 게임 사상 유례없는 최고의 인트로를 보여준다(캐릭터 생성까지). 예를 들어 폴아웃3의 인트로도 나름 신선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최고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매스이펙트1의 시작 부문은 이든 프라임 시퀀스를 마치고 나서 혐오스런 거대 곤충 형상의 우주선과 스펙터 사렌, 그리고 아사리안 여왕이 등장하는 CG로 마무리된다. 좋은 시나리오는 처음에 모든 것을 함축해 놓는 데(The end is Begining) 바로 이 씬이 이에 해당한다. 두 인물과 우주선은 셰퍼드가 대적할 가장 큰 적들이다.
매스이펙트2의 시작은 캐릭터를 생성하고 탈출 미션을 거쳐, 탈리를 만나는 첫 번째 미션까지다. 역시 최대의 적(갈등의 원인)인 콜렉터와 일루시브 맨이 등장한다.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간 부문은 이든프라임 전투를 막 끝내고 ‘작전 실패와 사렌의 음모’를 알아차리는 부문이다. 중반 초반부는 할리웃 영화의 공식과 같은 동료 구하기 에피소드의 연속이다. 셰퍼드가 거대한 행성 시타델에 도착하면 영화, 아니 매스이펙트 게임은 본격적인 서막을 연다.
매스이펙트2의 중간 부문은 1과는 조금 다르다. 이는 에피소드들의 볼륨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매스이펙트1은 재빠르게 동료들을 모은 후 몇 개의 큰 시퀀스로 마지막 부문까지 간다. 이 시퀀스들은 액션이나 무대 장치 면에서 헐렁하지만 어드벤쳐(서브 퀘스트) 요소들을 다수 포함하면서 매우 큰 볼륨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매스이펙트2는 에피소드들, 시퀀스는 매우 많다. 동료 캐릭터 한명 당 만남과 충성심 얻기란 2개의 에피소드들을 지니는데 굉장한 액션과 어드벤처 요소들을 포함하며 엄청난 볼륨을 자랑한다. 결과적으로 서너 개의 커다란 시퀀스로 진행되는 영화적 내러티브가 아닌 10개 이상으로 된 드라마가 됐다. 제작진이 강조한 캐릭터의 강화가 바로 동료 한명 한명에 대한 디테일, 성격, 볼륨 강화를 말하며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전개식이 됐다.
때문에 매스이펙트2는 동료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진행되는 일정 시점에서 전체적인 음모 스토리를 강제로 진행시킬 두개의 미션을 포함시켰다. 이는 모두 콜렉터 함선과 관련된 시퀀스다. 이같은 진행 방식은 스타트렉이나 X파일과 같은 단편들이 이어지는 시리즈물에서의 연속성 있는 스토리와 같다. [매스이펙트2는 X파일과 많이 닮아있다. 일루시브맨은 스모킹맨처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인물이며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X파일 시리즈는 매주 단절된 에피소드로 진행되다가 중간 중간 거대한 외계 음모 이야기가 진행되며 시청자들을 자극한다]
시작과 중간 부문을 예로 들었는데 이처럼 매스이펙트는 공식화된 3분할 체계가 뚜렷하다. 그렇다고 이 때문에 매스를 치켜세우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매스이펙트를 플레이하면 개개의 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들은 단순히 그 순간에만 국한하지 않고, 분명 어떤 사건에 직접적 관계를 맺거나, 그 배경을 제공한다. 이것은 개인들의 스토리일수도 있고, 종족과 국가, 우주의 역사와 관계된 이야기 일수도 있다.
■시나리오의 통일성
시나리오의 최대 중요성은 연결된 통일성에 있다. 영화가 한 가지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통일성은 유저들을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사실 롤플레잉 게임의 최대 강점이자 단점은 세계의 창조와 떠도는 재미를 추구하다보니 통일성을 잃는다는 점이다. 분명 하나의 최종 목표를 향하는 테마가 있지만, 존재하는 공간들과 인물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또 최종 목표 수행을 위한 레벨 업 장치를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서브 퀘스트들을 양산하면서 자칫 플레이어가 “내가 뭘 하려고 하는 거지?”란 집중력 분산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매스이펙트1은 분산을 최소화 하고 있다. 서브 미션들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오히려 이 때문에 더 많은 재미를 부여한다. 또 존재하는 서브미션들은 단순히 ‘왔다 가는 길 찾기’ 수준이 아닌 읽을거리와 선택의 재미를 준다. 매스이펙트2의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많은 에피소드들은, 통일성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긴 하지만 동료 캐릭터에게만 완전히 집중된 이야기도 있다. 또 이들의 볼륨이 워낙 커 전체적인 진행을 느슨하게 만든다.
[게임을 플레이 하다보면, 경험을 친절하게 기록해주는 코덱이란 우주 사전이 있다. 이는 매니이펙트의 세계관에 관한 내용들이 기록돼 있는데, 모든 팩트들은 향후 일어날 사관에 대한 영향을 주는 배경 자료들이다. 예를 들어 렉스란 크로건 종족 외계인이나 인간인 윌리엄스와의 대화에서 크로건 종족의 운명, 윌리엄스의 가족사 등을 통해 그들의 적개심의 근원과 캐릭터(성격)의 당위성을 찾을 수 있으며, 동시에 이들에게 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또 이런 사유들은 게임 내에서 지속적으로 특정 종족이나 인물과의 갈등을 유발하며 때론 메인스토리에서 매우 큰 임팩트를 주기도 한다. 게다가 매스이펙트1에서의 사건들의 결과는 소소하게나마 2에서도 영향을 한다. 예를 들어 매스이펙트1에서의 의회의 존속과 파괴의 여부, 의회의 우두머리가 누가되는냐에 따라 시타델에서의 상반된 씬이 연출된다]
다시 퀘스트 이야기로 돌아가면 매스이펙트는 방대한 맵(맵 또한 스테이지 개념으로 실제 가볼 수 있는 행성은 한정돼 있다)에 비해 반응하는 npc나 사물들도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기존 RPG 게임을 기대한 유저들은 "게임 배경이 썰렁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쓸모없는 엑스트라들을 최소화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서브 퀘스트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게임 난이도 설정에 따라 비중은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만일 난이도가 어느 정도 플레이어에게 어렵게 설정되고, 유저가 전투적 요소를 중시한다면 중요도는 매우 높아진다. 레벨 업과 아이템 획득, 그리고 영화 Dune(사구)에서 봤을 만한 거대 우주 괴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스이펙트2에서 서브 퀘스트란 것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매스이펙트1의 경우 메인스토리에 대한 집중도를 잃고 싶지 않거나, 몰입해 빠른 진행을 원한다면 매우 부수적이고 반복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인스토리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유저라도 대부분 퀘스트를 해보는 것이 좋고, 그렇게 많지도 않다. 몇몇 주요 캐릭터나 주요 조직들과 관련된 멋진 이야기들을 놓칠 수 것이며, 2편의 연결도 끊길 것이다.
매스이펙트1에서의 통일성은 음모를 풀기 위한 사전 배경들의 연속성일 것이다. 반면 매스이펙트2에서는 지문들에 단서들이 묻어 있다고는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상 약화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마지막 미션 수행을 위한 스타쉽과 동료들의 업그레이드라는 또 다른 장치도 존재한다. 게임 내의 툴로 존재해 임팩트는 약하지만 결과는 강렬하게 나타난다.
[서버러스(Cerberus):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지옥의 문지기로 뱀의 꼬리에 머리 셋이 달린 개임)는 얼라이언스(Alliance: 지구연합)의 한 부문으로 비밀 작전을 수행하던 조직이었지만 현재는 얼라이언스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들은 현재 인간 종족의 전문 테러리스트들, 불법 무장 단체로 규정되고 있다.
서버러스는 인간이 전 우주(galactic community) 사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또 법적, 공공적 제약으로 시타델에서 얼라이언스가 이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없어, 서버러스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인류가 우주 경찰국으로서의 지위를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불법적인 유전자 조작과 같은 위험한 실험들, 테러, 납치, 암살 등을 정당화한다.
매스이펙트 1에서 경험했던 라크나이(rachni) 종이나 소리안(Thorian)인에 대한 생체실험은 물론 샤스카 허스크(husk)의 존재 등 또한 서버루스의 비밀 프로젝트들이었다. 죽은 쉐퍼드 중령의 부활도 비슷한 맥락의 비밀 프로젝트였다.
거대지렁이를 유인해 아쿠즈(Akuze) 식민지를 초토화하고 대학살을 자행한 것도 서버러스의 소행이었다. 이 사건과 관계돼 가호쿠(Kahoku) 제독의 암살도 이뤄진다. 이 과정에는 쉐도우 브로커가 연관돼 있다. 쉐퍼드는 서버러스가 유인한 거대지렁이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서버러스와 관련된 전편의 미션들은 아래와 같다.
UNC: Missing Marines
UNC: Dead Scientists
UNC: Cerberus
UNC: Hades' Dogs
UNC: Colony of Dead
UNC: Listening Post Theta
UNC: Depot Sigma-23
■ 캐릭터
-캐릭터의 비쥬얼
유명배우의 출연은 그 배우 한 명에 대한 관객 충성도만으로도 더 많은 표를 팔아치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단지 배우에 집중해 영화를 즐기는 팬들도 많다.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배우의 비중은 그만큼 대단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예고편에서 봐왔던 커멘더 셰퍼드는 한 번의 플레이 이후엔 버렸으면 좋겠다. 새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좀 더 감정 이입을 하자. 영화의 주인공을 유저가 직접 캐스팅(창조)하고 그가 어떻게 연기하는 지 관찰하는 것이 게임의 큰 재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가능하면 심혈을 기울여 선남 선녀, 아님 브루스 윌리스나 시고니 위버와 같은 전사를 만들자. 2편까지 이어지니 몇시간 공을 들여서라도 최고의 배우를 창조하자)
혹시나 기존의 셰퍼드만큼 내가 창조한 인물이 멋진 그래픽으로 구현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주름, 흉터, 주근깨, 피부톤, 피부의 나이, 메이크업 등은 거의 CG에 가깝고, 이를 조합해 만들면 그대로 게임 내에서 구현된다.
셰퍼드가 창조됐다면 이제 그의 연기를 볼 차례다. 셰퍼드가 느끼는 상대에 대한 존경심, 조심스러움, 아이러니, 의문, 호감, 깔보기, 적대심, 동정 등 헤아릴 수 없는 모든 감정 표현이 얼굴에 나타난다. 미간, 이마에 살짝 주름이 잡히거나(간혹 몇 장면에서는 보기 흉하게 찡그려 지기도 한다), 응시하는 시선, 눈빛의 강약, 눈의 깜빡 등을 묘사하고 있다.(때론 지긋이 눈을 감으며 유혹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시종일관 유저의 선택(대답에 따라)에 따라 미세한 표정 변화, 행동으로 연기를 한다. 카메라 또한 영화의 화면처럼 보이기 위해 다양한 구도로 캐릭터를 조명한다. 연기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 옳지 않지만, 거의 모든 대사에 대한 입 모양의 동기화, 100% 음성화, 말의 뉘앙스 등에 제작진은 어마어마한 CG 수준의 동작 패턴과 음성 톤을 마련해놨다. 이 정도의 엄청난 ‘노가다’를 해놨기 때문에 연기라고 업그레이드해 부를만 하다.(CG 등 이벤트 씬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엘더스크롤, 구공화국의 기사들의 대화 씬은 움직이나 표정의 변화까지는 구현하지 못했다. 그저 입이 뻥긋대는 클로즈업이었을 뿐이다)
-캐릭터 연기론
처음 주인공을 생성할 때 주인공의 과거를 고르게 한다. 매스이펙트2에서 역시 그의 태생적 배경과 매스이펙트1에서의 활약이 이어진다. 예를 들어 고아로 성장해 갱과 함께 살았지만 이들을 피해 입대했거나, 우주식민지 출신으로 가족이 몰살되는 상황을 겪었다는 식의 출생 배경을 정한다. 또 군복무에서는 전투에서 전멸의 상황에서 홀로 살아나왔다거나 전쟁 영웅이었다는 과거를 설정한다.(영화 시나리오를 쓸 때 작가들은 이런 식으로 인물의 과거가 게임에 영향을 미치든 아님 그저 과거에 머물던 간에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스토링텔링을 한다)
매스이펙트는 분명히 인물들의 과거를 게임에 반영한다. 주변 인물들이 단순한 대사를 통해 내 주인공의 커리어를 말해 주기도 하고, 때론 과거에 알고 지내던 인물이나 사건으로 인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과거의 선택은 캐릭터의 성격을 반영하는 만큼 다양한 음성 톤으로 연출됐다. 감정이 절제되고 임무에만 충실한 캐릭터가 됐다면 음성 톤도 매우 딱딱하고 건조할 것이다. 100% 음성화된 지문들은 물론 캐릭터 성별, 과거에 따라 총 6가지 유형의 주인공 음성이 준비돼 있다.
유저들은 시나리오의 작가로서, 또 대본을 해석하고 연기하는 배우로서 캐릭터의 배경과 성격에 맞는 '대사 선택'으로 매스이펙트란 시리즈의 완성도와 재미를 높여야한다. 저지드레드의 실베스타 스탤론처럼 연기할 수도 있고, 엄격함 속에 따뜻한 마음을 숨긴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또 상황에 따라서는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같이 기대치 않던 유머를 날려줄 수도 있다(매스이펙트2에서의 트리거 소품은 더 큰 재미를 준다).
그리고 커다란 사건을 겪으며 성격이 변하는 인물로 연기할 수도 있다. 선한 캐릭터(Paragon)로 정의를 실현할 수도 있으며, 야비한(Renegade)자로 위압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도 있다. 또 이 두 가지 면이 특정 사건을 계기로 변하거나, 처음부터 공존하는 주인공으로 할 수도 있다. 유저가 맘대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갈등의 작용
갈등이란 것은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인류 대 외계인, 종족 대 종족 간 갈등, 시섹과 스펙터(예를 들면 CIA 대 FBI의 대결), 얼라이언스와 서버러스 등과 같은 권력, 조직, 인종 간 암투와 갈등이 존재한다. 주인공과 함께 노르망디 호에 탑승한 동료 간에도 갈등은 존재한다. 상대 종족을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과거의 경험이 개개인들에게 존재하며, 이 감정은 상황에 따라 악화되거나 호전되기도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호감을 얻어가기 위한 대화의 시도는 때로는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단순한 군인들의 자존심 대결이 될 수도 있고, 복잡한 러브 스토리가 전개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러브 스토리는 1:1의 이야기가 아닌 질투와 선망이 뒤섞인 애증의 3각 관계일 수도 있다. 심지어 극악의 인물이 주인공의 설득으로 회개할 수도 있다.
*** 매스이펙트1에서 사렌, 그리고 그를 조정하는 고대 외계 종족과의 싸움이 드러난 최대 갈등이라면 숨겨진 진짜 갈등은 인류 대 외계의 갈등이다. 매스이펙트2의 최대 갈등은 셰퍼드와 일루시브맨(서버러스)이지만 미완의 스토리로 인해 다소 약화돼 있다.
이같은 다양한 갈등을 좀 더 맞보려면 결론을 보기 이전까지 더 많은 우주를 여행하며 끊임없이 노르망디 호의 승무원들, 그리고 전 우주의 주요 등장인물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한다(큰 사건을 마치면 귀챦더라도 반드시 노르망디 호에서 동료들을 찾아보길 바란다).
노르망디 호에서 동료들을 찾아가 1:1 대화를 하기도 하고, 매스이펙트1의 경우 노르망디 이외의 장소에서도 동행한 이들 간의 대화에 집중해야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전망이 좋은 곳에서, 전투 중일 수도 있다. 직접 그들의 반응을 체크해야 할 때도 있다. 어쨌든 많은 모험과 다양한 로테이션으로 그들을 접해봐야 한다(필자는 다양한 동료들 간 대화를 듣기 위해 악명 높은 시타델의 엘리베이터를 타기 싫어도 많이 탔다).
갈등의 클라이막스는 간혹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정해진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손에 조직의 운명, 심지어 인물들의 생사가 달려 있어 최고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이같은 점에서의 최고의 장면들은 매스이펙트1이 보여준다.
서버러스와 일루션맨은 셰퍼드, 기타 동료들, 얼라이언스 등과 다각적인 갈등 구조를 가져갈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일루션 맨과 셰퍼드 간의 갈등은 시종일관 미미하고 그나마 폭발해야 할 중반부의 유령선 시퀀스 이후에서도 거의 임팩트 없이 넘어가 버린다. 서버러스의 존재는 1편 전반에 걸쳐 각종 사건에 연루돼 표출되기도 했지만 이것만으로 2편에서 아무런 조치없이 넘어가기엔 부족했다.
[구조적 문제로 인해 매스이펙트2의 세부적 갈등은 너무나 다양하다. 대개는 동료 캐릭터들의 사적인 경우다. 그러나 미란다와 서브젝트 제로의 경우처럼 포커스된 경우도 있다. 또한 모르딘 솔러스와 같이 매스이펙트의 갈등 구조, 세계관과 매우 밀접한 에피소드들도 있다]
■다 시 보 기
매스이펙트는 적어도 두 번 이상 플레이 해봐야 한다. 형편없는 영화가 아니라면 영화도 반복해 볼수록 새로운 점과 어떤 요소들이 배치되고 상호작용하는지 새로 발견하게 된다. 두 번 할 만하다는 것은 단순히 파라곤(선)과 레니게이드(악)란 이분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매스이펙트란 영화(게임)를 만들었냐를 느껴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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