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기사 본문] VR 기기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알아보면서, 기존 구매자들에게 자주하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안경 쓰고 메타 퀘스트(오큘러스 퀘스트 2) 착용하면 불편한 점은 없어요?”라는 질문이다. 모든 VR 기기에서 적용되는 질문이기도 하며, 보다 많은 보급이 이루어진 메타 퀘스트2 또한 이 질문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대답은 “할 만 하다. 그래도 불편하기는 하다”라는 점이다. VR HMD(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의 기본 구성품으로 안경 스페이서가 포함되어 있기에, 디스플레이와 안경 사이의 유격을 어느 정도는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두상이 다르듯이, 안경의 모양도 다르다. 따라서 안경과 VR 렌즈가 접촉할 때도 있으며, 안경에 김이 차거나. 플레이 도중 안경의 위치가 달라지는 등 여러모로 불편한 점들이 발생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즉, 안경을 쓰고도 플레이는 가능하다. 하지만 안경을 쓰지 않고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불편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안경을 착용하고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추가 액세서리 ’렌즈 가이드’의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위해 이번 글에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렌즈 가이드를 기준으로. 어떻게 구매를 해야하는지.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결국, 안경 알 두 개에 15만원을 쾌척한 이야기

● STEP 0 - 내가 렌즈 가이드를 구매한 이유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용자에 따라 필요성이 크게 달라진다. 누군가에겐 필요가 없을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에는 반드시 필요할 수도 있다. 여기서 실제 착용 시의 불편함에 따라서 개인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단, 작성자의 기준은 후자였다. 이유는 명확하다. 머리가 큰 편이기 때문이다.

작성자는 전역모 기준 59호를 착용하고. 전형적인 동아시아인의 단두형 머리다. 이러한 특징은 VR 착용 시에 몇 가지 단점으로 이어진다. (머리가 장두형이거나 작아본 적이 없어서, 두상이 다른 경우 안경 착용자의 불편함은 알 수 없다)

일단, 옆짱구 전역모 59호 기준으로는 그랬다는 이야기다

VR에서 몰입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외부 광원이 차단될 필요가 있다. 메타 퀘스트2를 비롯한 대부분의 VR이 얼굴에 밀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광원을 차단해야만 콘텐츠가 줄 수 있는 몰입감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안경을 착용하고 VR기기를 사용할 경우, 몇 가지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안경 다리 때문에 기기의 밀착이 어려워, 빛이 외부에서 유입된다. 여기에 안경알이 눈과 부딪혀 이물질 (피부 기름 등)이 안경에 묻어 나오고. 이로 인해서 VR 착용 시에 시야가 점점 흐려지는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사소한 부분들이지만, 이러한 점들이 VR 플레이에서 몰입감을 방해한다는 생각이었다. 플레이하는 타이틀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움직여야 하는 타이틀일수록 불편함은 배가 됐다. 플레이 하다가 안경을 닦고. 다시 착용하고. 이러한 과정이 매우 귀찮고 번거로웠다. 그래서 렌즈 가이드를 구매하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지름은, 결국 불편함에서 출발을 하더라

※ 렌즈 가이드 구매를 위한 사전 준비물 : 120달러 정도 지불이 가능한 자금 + 안경 처방전 + 시간적 여유


● STEP 1 - 메타 홈페이지 내 액세서리 주문

공식 렌즈 가이드의 주문은 일단, 메타 퀘스트2 홈페이지(구 오큘러스 퀘스트 홈페이지)에서 시작된다.

퀘스트2 홈페이지 내의 액세서리 주문창으로 접근하면, 하단부에 ‘Quest 2용 VirtuClear 삽입형 렌즈’라는 항목을 발견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이 안경 착용자를 위한 렌즈 가이드다. VR 기기 렌즈 위에 겹쳐서 장착하는 형태로, 안경을 착용하지 않더라도 초점이 맞는 화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군필자라면, 대충 방독면 안경을 생각하면 되겠다.

착용 방식이나 형태나. 고오급 방독면 안경. 그거다

삽입형 렌즈의 주문은 메타 홈페이지가 아닌, 안경 제작 전문업체 ‘Frames Direct’라는 곳을 통해서 진행된다. 이는 안경 제작이 전문가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필연적으로 렌즈 제작 및 판매 자격이 있는 업체를 거쳐야만 한다.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주문을 위해 ADD TO CART 버튼을 누르면 이제 본격적인 주문 과정이 진행된다. 공식 렌즈 가이드의 가격은 79.99 달러. 여기까지만 보면, 생각보다 낮은 가격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해외 배송비 40.9달러가 추가적으로 붙는다. 따라서 최종 가격은 120.89 달러로, 환율에 따라 한화 약 14~15만 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한다.

일단 렌즈 및 가이드 가격만 80달러라는 말

생각보다 가격이 있는 편이지만, 장점은 확실하다. 해당 업체를 통해서 제작을 들어가면 ‘도수가 있는 안경알 + 공식 안경 가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설 업체를 이용해서 렌즈를 맞출 때보다는 비쌀지라도, 공식 제품이기에 기기에 제대로 착용이 된다는 점. 추후 AS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주문 및 결제를 진행한 이후에는 FramesDirect에서 추가적인 메일이 도착한다. “주문은 접수되었으나, 주문한 제품은 렌즈에 도수가 들어가 있는 제품이므로 의사가 작성한 정확한 처방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메일이다.

해당 메일을 받은 이후에는 이제 안과를 방문하고 처방전을 받는 단계로 이어진다. 처방전을 받아야만 렌즈 제작이 들어가기에, 최대한 빠르게 처방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처방전을 보내달라는 메일이 바로바로 온다. 해외 치고는 답장도 빠른 편

● STEP 2 - 안과 방문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안경 처방전’이라는 문서를 받아야 한다. 솔직히, 이걸 주문하면서 안경 처방전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았다. 시력 교정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처방전이며, 여기에는 디옵터를 기준으로 표기한 근시 혹은 난시 수치. 난시 방향 / 동공 간 거리 등이 표시되어 있다.

이런 물건이 되시겠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안경을 제작할 때에 사용되지만, 안경 제작을 위해서 안경 처방전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관련해서 의사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경 처방전을 받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 보통 질문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경우 ‘영상 기기에 부착하는 렌즈를 해외 직구로 살 예정’이라고 하면 거기에 필요한 정보만을 기입해준다. 더불어, 동공 간 거리인 PD(Pupilary Distance) 값을 알려주는 지도 문의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PD값을 알아두면, 메타 퀘스트의 렌즈 간격 설정 기준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직접 해보면 편한 위치가 있기는 한데, 그래도 권장 IPD는 확인해보자

안경 처방전이 나오는 데에는 간단한 검사가 진행되며, 전체적으로 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처방전 가격은 병원마다 다르겠으나, 1만원 이내에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처방전을 수령한 다음에는, 해당 처방전의 앞 / 뒤를 찍어 홈페이지 내부의 메뉴에서 업로드를 하거나. 메일의 첨부파일로 회신을 보내면 끝이다. 처방전에 나온 수치들이 국제 공통이므로, 내 눈에 맞는 렌즈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주문을 한 뒤에는 처방전 업로드 메뉴가 따로 있다

기본적으로는 처방전만 보내면 처리가 되겠지만, 보다 원활한 처리를 위해서 본인의 이름 / 의사 이름 / 병원 주소 등은 기입해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처방전 확인을 위해서 전화를 할 수도 있다’고는 하지만, 렌즈 제작자들이 깨어있는 시간대에는 병원이 문을 닫을 것이므로. 일단 기입할 수 있는 는 정보는 기입을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메일을 발송한 뒤에는 확인했다는 회신 메일이 오며, 이후 FramesDirect의 내 주문 정보에 처방전 정보가 기입된다. 해당 정보를 기준으로 제작이 들어가므로, 여기서 오류가 있다면 수정 요청을 보내면 된다.

혹시 몰라서 홈페이지에도 업로드하고. 메일도 보내뒀다

배송지를 제대로 입력했는지도 반드시 확인하자. 추가적인 요청이 없을 경우, 기입된 정보대로 제작이 들어가고 10~14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면 배송 주소지로 도착한다. 정리하자면, 지금까지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메타 홈페이지를 통해 렌즈를 주문 

2. 제작업체에 요구하는 처방전(안경 처방전)을 안과에서 받아서 첨부하기

3. 배송 및 시력 수치 확인. 오류 시 수정

4. 10~14일. 2주 정도가 걸려서 수령. 장착 후 플레이

자. 이걸로 렌즈 가이드의 주문은 끝이며. 이제 기기에 장착하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렌즈 가이드는 왼쪽과 오른쪽 두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VR 렌즈의 하단부에 끼우는 형태로 장착하면 끝이다. 렌즈 가이드 장착 이후에는 안경을 쓰고 기기를 착용할 필요가 없이, 보다 편안한 형태로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 여담 - 공식 제품은 너무 비싸요. 다른 싼 것은 없나요?

외부 안경점을 통해서 제작되는 VirtuClear VR 렌즈는 사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다. 해외 업체의 경우 공식 몰딩을 지원할 뿐, 제작까지 소요되는 기간과 배송 일정 등을 고려하면 국내 제작이 저렴하거나 더 빠른 속도로 나오는 편이다.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다른 업체를 이용할 경우에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1.메타 퀘스트2 용 렌즈 가이드를 제작하는 안경점을 방문하는 방법. 2. 렌즈가 없는 가이드만을 구매한 뒤, 렌즈를 별도로 제작하거나 깎는 방법이다.

지금은 오픈마켓 등에서 여러 제품을 판매 중이다. 초기에는 없었는데...

가격은 안경점 별로 다르며, 일반적으로 렌즈가 없는 가이드 자체가 2만원 정도 + 렌즈 비용으로 구성된다. 그렇기에 공식 홈페이지 구매가 아니더라도, 렌즈 제작 비용으로 인해 높은 가격대가 발생할 수 있다.

VR 기기 위에 얹는 만큼, 렌즈의 두께가 얇아야 하기 때문에 근시 혹은 난시가 심각한 사람의 경우에는 압축 비용이 생각보다 비쌀수도 있으니 확인을 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안경을 맞췄을 때, 렌즈 압축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면. 퀘스트2의 렌즈 가이드에도 큰 비용이 지출이 따를 것이다.

일부 가이드의 경우, 공식 제품에서 지원하지 않는 자석 탈부착 / 렌즈 블루라이트 차단 등 추가적인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 또한 지원하는 업체 및 안경점마다 다르니, 추가적인 기능을 원한다면 외부 안경점에 문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