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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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파 스토리 총정리 1부 - 현재 페이지 ●
- 던전 앤 파이터 : 세계관
■ 던파 스토리 총정리 2부
- 아라드 역사 전반기 (아라드력 0~600년)
■ 던파 스토리 총정리 3부
- 아라드 역사 후반기 (아라드력 650~1000년)
■ 던파 스토리 총정리 4부
- 모험가 이야기 1 (엘븐 가드~시간의 문)
■ 던파 스토리 총정리 5부
- 모험가 이야기 2 (안톤~루크)
■ 던파 스토리 총정리 6부
- 모험가 이야기 3 (천계 내전~제2차 마계회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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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위대한 의지 칼로소가 탄생했다.
칼로소는 수많은 별과, 우주와, 존재함을 창조했다.
위대한 의지 <칼로소>에 의해 창조된 세계
창조의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칼로소의 면면들은 각자의 차원에 존재하는 신이 되었다. 죽음의 신 우시르, 미의 여신 베누스 등 수많은 신들이 창조주의 의지 아래 세상을 구성해 나갔다. 또한 위대한 의지와 닮은 수많은 생명들도 태어났다. 그들은 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각자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 냈고, 선택과 결과에 따라 인간, 요정, 난쟁이, 용, 악마 등 다른 모습이 되기도 했다. 신들은 하나의 세계에서 파생된 여러 차원을 거닐며 그 피조물들의 위에 서는 법칙으로써 존재했다.
여러 차원으로 분화된 우주
수십억 년 뒤, 수많은 피조물 중에 특히 두각을 보인 문명이 있었다.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인 <테라>의 ‘인간’들이었다. 그들의 문명 발전 속도는 매우 놀라웠다. 고도의 과학 문명을 이루며 번성한 그들은 그러나 점점 오만해졌고, 급기야 우주를 떠돌던 창조주 칼로소의 힘을 ‘인공생명체’에 주입하여 스스로 <고대 12사도>를 창조하기에 이른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 <고대 12사도>
칼로소의 힘을 가진 막강한 열두 존재는 이후 테라인들의 신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주입된 칼로소의 힘은 어둡고 사악한 일면이었다. 그들은 테라의 땅속에 자신들과 동일한 기운을 지닌 무언가가 있음을 깨닫고 이내 ‘13번째 사도’를 깨우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인간들을 부추겨 전쟁과 혼란을 초래했다. 그것은 이른바 핵전쟁이었다. 결국 참극을 보다 못한 위대한 의지 칼로소가 테라의 상공에 직접 강림한다.
12신의 앞에 몸소 강림한 칼로소
‘보라, 이들이 형상을 얻고 생각하는 존재가 되어 부정한 훤화를 꾀하니
이들이 얽매인 그 형상과 의지를 버리고 태초의 빛으로 회귀함이 옳음이로다.’
칼로소는 12신들에게 육체를 버리고 자신의 힘으로 다시 돌아오라 일렀다. 하지만 자아가 있는 열두 신은 이를 거부하고 칼로소와 대적했다. 이러한 신들의 싸움의 여파로 테라 행성은 결국 산산이 파괴되었고, 열두 신들도 육체가 소멸했다. 다시 무형의 힘으로 돌아간 이들은 이후 새로운 육체를 찾으며 우주를 떠돌게 된다.
인공 신들의 오만으로 산산이 부서진 테라 행성
열두 신과의 싸움으로 칼로소 역시 큰 상처를 입었다. 이에 칼로소는 자신을 나눠 수많은 파편으로 만든 후 여러 우주에 퍼져 나갔다. 분열된 칼로소의 파편들은 한동안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태초의 지혜를 지닌 여신 네메르의 도움으로 칼로소는 비로소 자신을 자각하고 흐트러진 우주의 질서를 바로세우기 위해 온 우주를 떠돌며 파편을 찾아 나섰다. 이후 네메르는 자신의 형상을 빚어 나이트라는 존재를 만들어 그를 돕는다.
네메르의 의지 아래 칼로소의 파편을 찾아 나선 나이트들
한편 테라가 폭발할 때 떨어져 나간 행성의 한 파편 위에 수많은 테라인들이 살아남았다. 훗날 ‘마계(Evildom)’라 불릴 땅이었다. 하지만 마계의 생존자들은 우주 방사능에 의해 흉측한 괴물 또는 짐승의 모습으로 변이되었으며, 또한 우주를 떠돌며 외계의 위협에도 끝없이 고통 받았다. 이때 테라인들의 고통을 보다 못해 나선 자가 있었다. 바로 우는 눈의 힐더였다.
그녀는 과거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테라의 생존자 중 하나였다. 또한 자연의 힘을 통해 ‘마법’을 이용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발견한 최초의 엘레멘탈 마스터로도 알려져 있었다. 그녀는 마법을 통해 마계를 이차원에 전이시켜 우주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는 등 마계 안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마계는 본래의 불규칙한 소행성의 모습에서 정팔면체의 형태로 변모했으며, 이후로 시공을 떠돌며 다른 세계와 연결과 이탈을 반복하는 기이한 장소가 된다. 이때 힐더는 이러한 과정 중에 조우한 한 행성에서 ‘영원수(생명수)’를 발견하여 불로장생의 생명력도 얻는다.
두 가지 얼굴에 찬연히 빛나는 이슬을 감춘 자, 우는 눈의 힐더.
그러던 중 마계는 또 한 번의 위기를 겪는다. 우주를 떠돌며 만난 거인들의 야만적인 행성 <그랑블라드>와 접촉한 사건 때문이었다. 그랑블라드의 거인과 괴수들은 마계로 뛰어들어 마계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재앙의 여파 속에서 허덕이고 있던 마계는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때, 뜻하지 않게 무한한 힘을 가진 강대한 존재가 나타나 초고층 빌딩보다도 거대했던 거인들을 일거에 쓸어버린다. 전 우주 최강의 생명체, 숙명의 카인이었다.
죽음이 두려워하는 자, 숙명의 카인.
홀연히 나타나 마계를 구원한 카인은 더 이상 흥미가 없다는 듯 다시 그랑블라드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나 카인의 막강한 힘을 지켜본 힐더는 그에게 마계에 머물 것을 제안했고, 카인은 그녀와 ‘모종의 대화’를 나눈 뒤 마계에 남는다.
그 후로도 마계는 이공간을 떠돌며 수많은 이계의 존재들에게 침략을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 카인에게 격퇴당했다. 마계인들은 무적의 힘을 가진 카인을 두려워했으나 동시에 마계의 분쟁을 막아주는 억제력이기도 했기에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마계인들의 두려움이자 영웅이 된 카인
하지만 카인에게도 적수가 없는 건 아니었다. 단 한 번, 그는 누군가와 싸워 무승부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저 멀리 금빛 행성 <테이베르스>에서 찾아온 창공의 이시스 – 프레이였다.
프레이의 모성 테이베르스는 찬란한 금빛으로 가득 찬 평화로운 곳이었다. 조용히 넘실거리는 투명한 금색 바다에서 아이들은 아직 채 여물지 않은 날개를 파닥이며 물장난을 쳤고, 청년들은 커다란 나무를 차지하기 위해 거센 바람을 헤치며 목숨을 건 경주를 하곤 했다. 하지만 아무도 ‘가장 높은 자’를 이길 수는 없었다.
프레이는 위대한 자였다. 모든 것을 얼리는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솟아올라 하늘에 박힌 별의 노래를 들으며 잠을 잤다. 그를 따라가려다 쓰러진 자가 셀 수 없으며, 그의 날카로운 깃털에 눈을 다쳐 떨어진 자 역시 셀 수 없었다. 가장 먼 곳을 보았으며, 별빛 너머의 미래를 볼 줄 알았다. 그는 빛의 샘물을 마신 자였다. 금빛 찬란한 세상에서 그는 온전히 홀로 빛나는 자였다. 사람들은 그를 바다로 내려온 태양이라 불렀다. 누구나 그의 노래와 아름다운 날개를 사랑했다.
땅에 발을 딛지 않는 자, 창공의 이시스 - 프레이
하지만 이 평화로운 세계에 어느 날 보라색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물의 맛은 씁쓸하여 모든 나무의 과실을 시고 떫게 만들었다. 황금의 바다는 사납게 몰아쳤고, 노란 들판은 금이 가더니 급기야 갈라지고 무너졌다. 무언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푸른불의 어머니 루프송은 프레이를 불러 이변을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프레이는 날개를 펼쳐 단번에 붉은 하늘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별빛 사이에서 불길하게 흔들리는 어떤 조각 – 마계를 발견했다.
기괴한 조각은 그의 고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프레이는 망설임 없이 조각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성이라 생각하여 파괴할 생각이었지만, 가까워질수록 저 어둡고 더러운 조각 속에 어떤 ‘강력한 의지’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프레이는 루프송에게 말했다.
“저 검은 조각에 위험이 있으니 제거하고 돌아오겠다. 내가 곧 돌아오지 못하면 모두 피하라.”
하지만 이는 루프송이 들은 그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보라색 비는 곧 멈추었으나 구름 너머로 보이던 검은 조각은 어느 순간 어디론가 빨려가듯 사라졌고, 이시스-프레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고향을 지키기 위해 테이베르스에서 마계로 올라탄 프레이
프레이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는 그가 감지했던 강력한 의지, 카인 때문이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는 카인의 모습을 본 프레이는 그가 테이베르스에 위협이 될 것이라 오해했고, 이 위협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곧장 카인에게 전력으로 돌진했다. 프레이는 싸움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큰 착각이었다. 프레이와 카인은 닷새가 지나도록 치열하게 싸웠음에도 승부를 내지 못했다.
두 최강자의 격돌
뒤늦게 이 싸움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은 프레이는 다시 테이베르스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싸움이 끝난 시점에서 마계는 이미 테이베르스에서 벗어난 상태였다. 프레이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 역시 힐더의 제안으로 마계에 머문다.
강대한 생명력을 가진 프레이는 마계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남겨두고 온 고향에 대해 걱정이 한 가지 있었다. 사실 창공의 이시스 - 프레이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본래 선과 악이 하나를 이루고 있는 존재였으며, 과거 자신의 안에서 악의 축을 담당하는 ‘이시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끼고 이를 분리하여 봉인해둔 바 있었다. 바로 이 고향에 남겨두고 온 이시스가 자신이 없는 사이 혹여 봉인을 풀고 테이베르스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되었던 것이다.
두 가지 이면을 가진 ‘창공의 이시스 – 프레이’
프레이 외에도 카인에게 도전한 자가 있었다. 전투 민족 ‘귀면족’ 출신의 정복자 카시야스였다.
카시야스의 고향 <에컨>은 투쟁만이 가득한 약육강식의 행성이었다. 카시야스는 에컨의 노예 출신이었으며, 그의 주인인 야신은 다섯 살 때부터 적수가 없는 천재로 ‘달빛을 걷는 자, 야신’이란 이명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카시야스는 그 야신마저 뛰어넘었다. 카시야스는 특별한 능력 없이 오로지 검 한 자루와 자신의 노력만으로 산을 베어넘기고 땅을 가르는 경지에 도달했다. 어느 날 그는 야신에게 진검승부를 제안했고, 대결 이후 야신은 상심하여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이제 귀면족의 최강자는 카시야스였다.
피로 강철을 적시는 자, 정복자 카시야스.
카시야스는 에컨에서 더 이상의 적수를 찾지 못하고 더 강한 자와 싸우기 위해 마계로 건너갔다. 그를 찾아온 힐더의 제안 때문이었다. 힐더는 카시야스에게 마계가 우주를 떠도느라 온갖 강자들이 모여드는 곳이라 알려주었고, 이에 카시야스는 망설임 없이 마계로 뛰어들었다. 그는 한동안 마계에서 날고 긴다는 강자들을 찾아가 무참히 베어버렸다. 다만 프레이만큼은 카시야스가 싸움을 걸어도 무시하고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았기에 승부를 가릴 수 없었다. 아마도 프레이 입장에선 카시야스가 약자를 괴롭히는 악인이 아니었기에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대신 카시야스는 직접 겨뤄본 강자들과의 싸움에선 모두 승리했다. 적어도 카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카시야스는 카인을 만나 난생 처음으로 엄청난 무력감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전투기술을 동원했으나 그중 어느 것도 카인에게 닿지 못한다는 깨달았다. 이에 전의를 상실한 카시야스는 결국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났다. 그는 좀 더 수련이 필요했다.
뭐.. 뭐야 저 사기캐는...
마계에 다섯 번째로 올라탄 강자는 변이세계 <주알라바돈>에서 온 무형의 시로코였다. 그녀의 고향 주알라바돈은 에너지를 양분으로 삼는 존재들이 살고 있었으며, 시로코는 그중에서 특출나게 강한 존재였다. 한번은 주알라바돈의 하수구에 살고 있던 더 세븐 미스트랄이 우연찮게 시로코의 사념을 먹고 정신지배 능력을 얻게되어 하수구의 지배자가 됐으나,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시로코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간단히 제압당해 얼음감옥에 갇히는 형벌을 받기도 했다.
시로코 역시 모종의 이유로 마계에 올라탔다. 하지만 에너지를 끊임없이 갈구해야 하는 그녀로써 마계는 너무나 춥고 척박한 땅이었다. 그나마 마계에서 유일하게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은 마계의 8개 지역 중 하나인 맨해튼의 <메트로센터> 뿐이었기에 그녀는 곧 그곳에 자리 잡았다.
수백의 얼굴을 가졌으되 보이지 않는 자, 무형의 시로코.
어느 날 마계에 극한의 더러움을 품은 두 마리의 괴물이 전이된다. 하나는 검은 질병의 디레지에였고, 다른 하나는 더러운 행성의 관리자인 공작 유리스였다. 힐더는 이 괴물들에게 형용할 수 없는 사악한 기운을 느끼고 이들을 약화시키기 위해 둘의 싸움을 유도했다. 디레지에와 유리스는 3일 밤낮으로 싸웠다. 승리자는 디레지에였다. 이후 유리스는 반 강제적으로 디레지에의 하수인이 된다.
사실 디레지에의 전투력은 다른 강자들만큼 강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진면목은 무력이 아닌 피아구분 없이 모든 것을 병들게 하는 강한 독기에 있었다. 이는 디레지에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후로 디레지에는 마계의 끝자락에서 온갖 역병과 참사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더러운 피를 흘리는 자, 검은 질병의 디레지에.
한편 시로코는 메트로 센터의 에너지를 독점할 수 없었다. 경쟁자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몸집으로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존재, 불을 먹는 안톤이었다.
안톤이 살던 거대 행성 <아고라골라>는 거대 종족 ‘울루’와 인간처럼 작지만 총명한 종족 ‘타르탄’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타르탄은 한때 울루와 대립했으나 패배하고 이후로 울루를 신처럼 섬겼다. 이들은 곧 공생관계가 되었다. 타르탄은 자신들의 특징인 정신감응 능력으로 울루와 정신을 연결하여 그들이 사냥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울루의 커다란 신체는 작은 먹이를 찾아 움직이기엔 너무나 컸으며 움직이기만 해도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빠져나가는 등 매우 비효율적이었기에 행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점점 타르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타르탄은 그러한 울루와의 정신감응으로 점차 울루를 닮아 강인한 육체를 갖게 되었다.
울루와 공생하는 타르탄 종족
그러나 그러한 효율적인 사냥은 곧 생태계 자체의 재앙을 초래했다. 그들이 지나치게 에너지를 먹어치운 나머지 행성의 멸망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멸망의 문턱에서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타르탄들은 다행히 그들을 구제할 어떤 계시와 마주했다. 그것은 정팔면체의 기이한 땅, 마계에서 건너온 힐더의 메시지였다.
생존한 타르탄들은 울루족 중에 가장 어리고 몸집이 작아 그나마 기동력이 뛰어난 안톤의 몸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가까스로 마계에 올라탔다. 직후 안톤이 살던 행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안톤은 울루족 최후의 생존자가 되었다. 이후로 안톤은 시로코와 마찬가지로 마계에서 그나마 에너지가 모여 있는 지역인 메트로센터로 향해 그녀와 끊임없이 충돌하게 된다.
몸을 뻗어 능히 세상 끝에 닿을 수 있는 자, 불을 먹는 안톤.
마계의 여덟 번째 방문자는 해양세계 <솔라리스>에서 온 긴 발의 로터스였다. 대부분의 지형이 바다로 이루어진 솔라리스의 생물들 중 독보적으로 강했던 로터스는 마계에 올라탄 후로도 그곳의 해양을 지배하며 심해의 제왕으로써의 면모를 보였다. 다만 그는 한 번씩 긴 동면에 들어가 잠을 청하곤 했는데, 때문에 그와 대결하기 위해 찾아온 카시야스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간 적도 있었다. 어차피 로터스는 물 밖에서 힘을 쓰기 어렵고 카시야스는 반대였기에 성립되기 어려운 싸움이기도 했다.
한 번에 수천의 무기를 쥘 수 있는 자, 긴 발의 로터스.
이즈음 마계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한 명의 위인이 건너온다. 빛과 어둠의 지배자, 헤블론의 위대한 군주, 루크였다.
루크는 태양신의 은총을 받은 예언가이자, 뛰어난 건축가이자, 또한 창조주였다. 그는 빛과 어둠으로 양면이 나뉜 자신의 행성 <헤블론>에서 성군의 덕목으로 행성의 균형을 완벽하게 조율하여 다스리고 있었으며, 가공할 과학력으로 문명을 건축하고 자신이 만든 기계 피조물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었다.
헤블론의 왕, 루크.
그러나 힐더의 꼬드김으로 마계에 건너온 후로 루크는 급속도로 힘을 소진하게 된다. 척박한 땅 마계는 그의 힘의 근원이 되는 빛이 닿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막지 못한 루크는 자신에 대한 기억을 모조리 잃고 작은 노인의 모습이 되고 말았다. 힐더의 속삭임이 무엇이었는지, 왜 자신이 이곳으로 오게 됐는지도 물론 기억하지 못했다. 그의 정신은 말 한마디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혼잡했으며 그저 떠오르는 단편적인 장면들을 본능적으로 설계도에 옮겨 그것을 만드는 과정만을 반복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잃어버린 기억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루크는 한동안 계속해서 땅을 파고 기둥을 올리고 벽돌을 쌓고 미장을 하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지어냈다. 마계에 우뚝 솟은 <죽은 자의 성> 역시 그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루크의 이러한 행위는 의도치 않게 마계에 큰 이로움을 가져오게 된다. 루크는 무너진 마계를 일부 재건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등 마계인들의 추앙을 한 몸에 받을 만한 업적을 이뤘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지도자를 잃은 헤블론은 균형을 잃고 불안정한 상태에 빠져 결국 멸망하고 만다.
루크가 건설한 <죽은 자의 성>
그렇게 수십 수백년이 지나 본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어버릴 무렵, 루크는 오랜 시간 죽어 있던 메트로센터를 가동하면서 그가 진정 필요로 했던 것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수백 년만에 마계에 나타난 깨끗한 빛이었다. 순간 루크의 정신은 맑아졌고 전신에 힘이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빛의 힘을 흡수하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은 것이다.
“나는 루크다!”
긴 세월 말 없이 흙을 만지던 그가 정신을 차린 순간에 내지른 말이었다. 빛은 오래가지 못해 힘은 금세 사그라들었지만 루크는 이제 자신이 무엇이었고 또 무엇을 해야할지를 깨달았다. 이후로 그는 다시 본색을 숨기고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한 ‘하나의 계획’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예지한 어떤 미래를 바꿀 방법이 필요했다.
말 없이 흙을 만지는 자, 건설자 루크.
마계의 변화는 루크로 인한 것 뿐만이 아니었다. 이 시기 마계인들은 최초의 마법 창시자 힐더의 가르침 아래 서로의 마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테라코타>, <서클메이지>, <고대도서관>, <수호자들>과 같은 마법사 단체들이 있는가 하면, 척박하고 암울한 마계의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연스레 발생한 폭력 조직 <카쉬파>와 같은 범죄 단체들도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마계인들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착취당하고 고통 받았다.
뉴욕을 모티브로 한 마계.
기본적으로 카쉬파는 마법의 지식이나 재능이 부족하여 주류 마법사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나마 쓴다는 마법들도 원소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 탓에 낮은 성공률과 떨어지는 위력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는 카쉬파의 모아라는 마법사가 ‘어비스(Abyss)’라는 에너지를 발견하면서 완전히 바뀌게 된다.
모아는 연구를 통해 어비스를 신체의 한 부분으로 대체하면 엄청난 마법력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그 성공률은 극도로 낮았다. 어비스로 인해 어떠한 부작용이 생길지도 불확실했다. 때문에 모아는 어비스의 이식을 꺼려했다. 그러나 삶 자체가 고통인 마계에서 어비스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달콤한 것이었다. 마계인들, 특히 카쉬파의 일원들은 실패의 공포보다는 강해질 것이라는 유혹에 이끌려 앞다투어 어비스 이식을 자원했다. 당연하게도 수많은 이들이 이식에 실패해 목숨을 잃거나 다시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하지만 몇몇의 마법사는 이식에 성공하여 염원대로 무한에 가까운 생명력과 마력을 가진 강력한 마법사로 다시 태어났다. 한 가지 원소를 극단적으로 단련해 물질의 기본적인 한계까지 극복할 수 있게 된 빙결사, 바람이라는 기상 현상마저 제어하는 스위프트 마스터, 마법을 마치 폭격하듯 난사할 수 있는 엘레멘탈 바머, 혈기를 이용해 적의 피를 흡수하여 더 강해지는 블러드 메이지, 차원 너머의 독기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비스의 힘을 이용하는 디멘션 워커... 이외에도 챌린져, 크로스 카운터, 마인드 컨트롤러, 할로우 할로우스, 그라비톤, 언서머너 등등 어비스로 인해 새롭게 파생된 마법 스타일은 수도 없이 많았다.
마법에 일대 변혁을 가져온 <어비스>
브롱크스 외딴 지역에서 하급 2류 마법이나 다룬다고 무시받던 카쉬파는 이 어비스를 이식받은 소수의 마법사들을 필두로 조직을 개편하여 세력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맨해튼 북부의 할렘 지역은 물론이고 브루클린 지방까지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급기야 마계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 중 하나로까지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마계에서 세력 간의 충돌이 심해지자, 이들을 중재하기 위해 나선 자가 있었다. 테라코타 소속의 마법사이자 음유시인, 아이리스였다. 그녀는 각 집단의 영역, 정보, 권한 등을 조율하기 위해 그 모든 것을 걸고 ‘제1차 마계회합’을 주최했다. 회합의 형태는 일종의 전투 토너먼트로, 원칙은 간단했다. ‘승리자의 말을 무조건 따른다’는 것. 또한 우승 상품으로 마계 지식의 독점권과 ‘영원수’의 정보가 주어졌기에 모두가 기꺼이 참여를 원할 만한 회합이었다.
마계회합을 주최한 음유시인이자 점술가, 아이리스.
곧 마계에서 내로라 하는 단체들의 대표들이 모여들었다. 고대 테라의 과학문명을 연구하는 <고대도서관>에서는 이키가, 정령의 힘을 운용하는 방법을 깨우친 소환사들의 모임 <서클메이지>에서는 룸이, 4원소의 힘을 순수하게 다루는 것에 매진하는 전통의 조직 <테라코타>에서는 아이리스가, 최근 격상한 범죄 조직 <카쉬파>에서는 히카르도가, 그리고 마계의 시민 자경단 <수호자들>에서는 니우가 출전했다.
마계회합에 참전한 배틀메이지 니우와 카쉬파 수석 전투조 리더 히카르도.
마계회합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최초의 배틀메이지 니우였다. 그녀는 일전에 카쉬파의 습격을 받던 중 원소의 힘을 잠시 형체화하여 묶어둘 수 있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수호자들 고유의 전투 방식에 응용하여 배틀메이지의 첫 탄생을 알린 바 있었다. 그녀는 그 전투 방식의 뛰어남을 마계회합에서 증명했다. 니우는 준결승에서 만난 히카르도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경쟁자를 멋지게 물리치고 우승을 목전에 두었다.
하지만 그녀는 우승할 수 없었다. 결승에서 만난 아이리스 때문이었다. 초반 강력한 체이서를 펼치며 밀어붙인 건 니우였지만 아이리스가 자신의 비장의 악기 ‘마레리트’를 꺼내들자 전세는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평범한 현악기처럼 생긴 마레리트는 사실 모든 마법 데미지를 무효화하고 연주로 상대방의 감정을 조절할 수도 있는 강력한 아티팩트였다. 그녀가 마레리트를 연주하자 회합장에 몰려있던 마계인들의 다수가 패닉 상태에 빠지거나 실신했다. 니우도 예외 없었다. 그녀 역시 악기의 영향으로 쓰러지면서 결국 패배하고 말았고, 최종 우승자가 된 아이리스는 약속대로 영원수에 대한 정보와 함께 모든 권한을 가졌다. (영원수 정보를 힐더가 준 건지 어쩐 건지는 모르겠다.) 물론 카쉬파는 곧이 곧대로 따를 생각이 없었지만 이후 할렘과 이스트할렘 등 맨해튼 북부 지역의 관할권을 암묵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어느정도 만족하게 된다.
서로의 영역과 위치를 재설정한 마계의 세력들
한편 마계의 마지막 외지 방문자는 용족들의 아버지, 폭룡왕 바칼이었다.
그는 <드락발트>라는 행성에 살던 용족의 왕이었다. 성정이 지극히 잔인하고 포악하여 하루에도 수십의 백성들을 별다른 이유없이 살해하는 폭군이었으나 그럼에도 삶이 무료한 탓에 어떤 행위도 그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때문에 마침 마계가 나타나자 그는 주저없이 마계로 올라탔다. 그가 창조한 용인들도 함께였다. 이번에도 그에게 마계로의 이주를 권한 것은 힐더였다.
불의 숨결을 내뿜는 자, 폭룡왕 바칼.
하지만 바칼은 마계에서 곧 생각지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가 마계에 올라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그는 무미건조한 마계의 하늘을 날아다니다 도심 속의 어떤 ‘그림의 형상’이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내 빛이 꺼지자 바칼은 그 그림을 선명하게 보기 위해 마계의 재건을 맡고 있는 루크를 찾아가 메트로 센터에 불이 들어오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루크가 몇 개의 스위치를 만지작거리자 곧 메트로 센터에 전력이 공급되었고, 바칼은 그때서야 그림의 형상을 똑똑히 목격하게 된다. 그림 속엔 거대한 용이 불속에 휩싸여 죽어가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그것은 바칼 자신이 분명했다.
자신의 죽음을 목격한 바칼
“바칼, 잘 보아두어라. 이것이 너의 죽음의 모습이다.
자네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니 보여주네만... 과연 자네가 감당해 낼 수 있겠는가...?”
그것은 루크가 마계에 올라탄 일군의 강자들의 죽음을 예언하고자 새겨넣은 그림이었다. 그림속엔 용 뿐만 아니라 형상이 모호한 어떤 자(시로코)와 다리가 여러 개인 자(로터스), 그리고 네 다리로 걷고 입이 삐쭉 튀어나온 자(디레지에)의 죽음도 함께 그려져 있었다. 루크의 예언 능력을 잘 알고 있었던 바칼은 그림에서 의미심장함을 느끼고 이후에도 루크가 그린 그림들을 찾아 다니며 의미를 해석했다. 그림들의 내용은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하나의 결과를 가리켰다.
바칼이 발견한 마지막 그림
그림엔 남녀 한 쌍이 풍요로워 보이는 세상을 굽어보고 있는 장면이 광대하게 펼쳐져 있었다. 남녀가 각각 누구인지는 정확하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카인과 힐더의 죽음이 그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바칼은 아마도 그들일 것이라 추정했다. 그리고 바칼은 그제서야 비로소 힐더의 진정한 목적을 눈치챘다.
사실 우주 곳곳의 강자들이 마계에 모인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오래전, 힐더는 마계를 재건하여 테라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언제나 부진하게 끝났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테라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고대의 유적지에서 한 비문을 발견한다. 바로 예언서 <창신세기>였다.
고대 비문 <창신세기>를 발견한 힐더
◆ 세상의 끝에 ‘위대한 의지’로부터 수많은 신이 태어나니
◆ 그들은 하나이자 무한이요 무한이자 하나이되 능히 그 의지와 권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더라.
◆ 그들 중 하나가 문득 슬퍼하여 가로되 원통하고 원통하다 우리가 능히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으되 우리를 찬양하는 이가 없고
◆ 영원 속을 떠돌되 임하여 뜻을 이룰 곳이 없노라 하니 그들 중 나머지가 함께 슬퍼하더라.
◆ 또한 그들 중 하나가 입을 열어 가로되 우리가 스스로 우리를 영광되게 할 사랑할만한 것과
◆ 거하고 안식할 곳을 새로이 만들자 하니 이윽고 그들 중 나머지가 함께 기뻐하더라.
◆ 이 말을 한 자는 ‘두 가지 얼굴에 찬연히 빛나는 이슬을 감춘 자’였더라.
◆ 그가 다시 슬픔에 젖은 소리로 말하기를 창조는 곧 소멸이거니와 오직 우리 중 일부의 소멸로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으리니 과연 우리 중 누가 ◆ 이를 위해 소멸하여 위대한 의지로 회귀할 것인가 하니
◆ 그들 중 나머지가 무한의 목소리로 탄식하며 궁리하고 마침내 그들 중 열둘이 선택되어 앞으로 나왔더라
◆ ‘두 가지 얼굴에 찬연히 빛나는 이슬을 감춘 자’가 눈을 들어 열둘을 바라보니
◆ ‘죽음이 두려워하는 자’와 ‘불의 숨결을 내는 자’와 ‘땅에 발을 딛지 않는 자’와
◆ ‘피로 강철을 적시는 자’와 ‘수 백의 얼굴을 가졌으되 보이지 않는 자’와 ‘죽음에서 일어난 자’와
◆ ‘한 번에 수천의 무기를 쥘 수 있는 자’와 ‘더러운 피를 흘리는 자’와 ‘몸을 뻗어 능히 세상 끝에 닿을 수 있는 자’와
◆ ‘말 없이 흙을 만지는 자’와 ‘진실을 꿰뚫어 보는 자’와 ‘비밀을 알고 있는 자’였더라.
◆ ‘두 얼굴을 가진 자’가 그들에게 외쳐 가로되
◆ 선포하노니 희생은 거룩한 것이요 우리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을 것이매
◆ 오직 ‘시련으로 연단된 칼’만이 우리의 심장을 꿰뚫어 위대한 의지에 회귀토록 하리로다.
◆ 이것이 참 희생이요 소멸은 곧 창조이리니 우리가 임재할 곳과 우리로 하여금 영광되게 할 것들이 이로부터 창조되리라 하니라
본래 고대 테라에는 창세기, 종세기, 창신세기 3권으로 이루어진 ‘성서’가 존재했다. 하지만 창세기와 종세기는 유실되었고 3번째 창신세기의 일부가 비문의 형태로 오랜 시간이 지나 발견된 것이다. 힐더는 창신세기에 거론되는 수많은 이명들이 곧 고대 테라에 존재했던 12사도가 다시 환생한 존재들임을 알아챘다. (당시 만나지 못했던 13번째 사도 포함) 따라서 예언의 내용인즉, 자신을 포함해 열셋의 사도와 하나의 세상을 희생시킴으로써 그 터전 위에 테라를 ‘재창조’하게 된다는 뜻이었다. 이날, 힐더는 예언을 반드시 실현시키리라 다짐했다. (예언서에 ‘우리’라는 표현이 나오기는 하지만 희생될 사도가 정확히 몇 명일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힐더가 고대 12사도에 포함되는 자인지 아닌지, 누가 땅속에 묻혀 있던 13번째 사도인지도 현재로썬 명확하지 않다.)
새로운 터전 위에 테라가 부활할 것이라 예언한 창신세기.
그동안 힐더는 우주 곳곳에 마계를 결착시켜 지금까지 아홉의 사도를 모았다. 이제부터는 좀 더 신중한 준비가 필요했다. 예언서가 이르기를 ‘우리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을 것이매’란 구절이 있었는데, 그 말대로 열두 사도는 서로를 해칠 수 없었으므로 사도들이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예언에 대해 눈치채면 일이 틀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힐더는 늙고 노쇠한 모습이 된 루크를 제외하고 여덟의 이방인들을 불러모아 마계의 최강자들을 엄선했다는 명목으로 그들에게 처음 ‘사도’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마계라는 공동의 터전을 위해 서로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힐더 자신을 포함해 총 아홉 명의 새로운 사도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물론 마계를 위하자는 힐더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 이는 별로 없다.
그러나 루크에게 내리쬐였던 작은 빛의 나비효과로 바칼은 힐더의 의도를 알아채고야 말았다. 그게 테라의 부활이던 뭐던 그건 상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죽음을 그 재료로써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 괘씸할 뿐이었다. 그림으로 추정컨대 힐더, 카인 둘이 짜고 작당한 게 분명했다. 이에 바칼은 자신의 용인을 모아 사도들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 정확히는 카인을 상대하기 위함이었으나 바칼의 의중을 눈치챈 힐더가 ‘바칼이 영원수를 쟁취하여 마계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는 모함으로 사도들을 선동했기 때문이었다. 곧 바칼을 위시한 용족과 여덟의 사도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훗날 용의 전쟁, 또는 마계대전이라 일컬어질 싸움이었다.
바칼과 사도 사이에 발발한 <용의 전쟁>
“내가 만든 용인들은 모두 죽었는가? 하긴 사도들을 이길 수는 없었겠지.”
전쟁 초반 바칼은 막강한 힘으로 마계의 연합군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카인을 필두로 한 사도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다만 바칼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는 따로 힐더의 계획에 대해 조사했던 정보를 믿고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 홀로 카인에게 돌진했다. 그것은 사도끼리는 절대 죽일 수 없다는 규율이었다. 일종의 도박과도 같았지만 바칼은 이 검증으로 그 규율이 확실히 실재함을 확인했다. 바칼의 숨통을 끊을 카인의 마지막 일격이 알 수 없는 억제력으로 가로막혀 그가 주먹을 거둔 것이다.
최강의 드래곤 바칼조차 범접할 수 없는 강대함을 지닌 사도, 카인
이후 살아남은 바칼은 마계에서 도망쳤다. 직후 힐더는 바칼을 사도에서 제하고 대신 마계의 재건에 큰 역할을 맡고 있는 루크를 <제9사도>에 봉했다. 다행히 카인은 말이 많은 타입이 아니라서 그가 알 수 없는 규율로 마지막 일격을 거둔 것에 대해 크게 의문을 가지는 이는 없었다. 힐더는 비록 의도하지 않았던 전쟁이었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이 순리대로 가고 있음을 알았다. 바칼이 도망친 곳이 마침 그녀가 테라의 부활을 위해 희생시킬 새로운 터전으로 목표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힐더는 격렬히 살아 숨쉬는 그 아름다운 행성에 마계를 결착시켰다. 그리고 은밀하고도 치밀한 계획을 세워 ‘한 명의 여인’을 자신의 대리인으로써 그곳에 내려보냈다. 바로 <아라드 행성>이었다.
<2부에서 계속>
125.137.***.***
아뇨 던파는 재전이등으로인해서 스토리 꼬인거 엄청 많았습니다...
175.112.***.***
사실 시간의 문만 조지면 얼추 맞아돌아감. 그 구간이 고치고 고쳐도 기본이 구려서 커버가 안됨ㅋㅋ
58.225.***.***
빡대갈 하나가 자케딸 친다고 + 그당시 이슈였던 대격변 따라한다고 대전이라는 이상한 짓거리 하는 바람에 개판났지 원레 스토리 자체는 좋은편에 들었음
211.169.***.***
항상 재밌게 잘읽고 있습니다!
175.200.***.***
찐
211.169.***.***
항상 재밌게 잘읽고 있습니다!
222.237.***.***
220.81.***.***
39.7.***.***
카시야스야 뭐 강자와 싸울수만 있다면 싸우다 죽는것따위 기껍게 여길테니... | 19.01.24 05:27 | |
221.156.***.***
살아 남을겁니다 왜냐면 소환사의 부름에 응해야 하기 떄문입니다. | 19.01.27 04:32 | |
1.252.***.***
소환사로 퀘스트 진행하다보면, 카시야스가 자신 없이도 자신의 분신을 부를 수 있을거라고 했습니다. 사망 플래그인지 스토리 진행을 위한 보험인지는 모르지만 카시야스가 없더라도 소환사가 카시야스의 분신은 부를 수 있습니다. | 19.01.27 20:09 | |
49.164.***.***
사실 카시야스가 본체 친히 강림하는 경우는 구 이계 오즈마전뿐입니다,신 이계는 제가 접어서 잘 모르겠고[...]그 외엔 그냥 이빨이였나 뭐였나를 매개로 강림하는 (설정상)카시야스의 일부,혹은 잔재 비슷한거에요 | 19.01.28 03:52 | |
182.232.***.***
이계에서 나오는 카시도 분신입니다. 그나마 스토리상에서 나오는 실체는 마계 센트럴파크 메인퀘에서 루크공략 직전에 플레이어랑 대련하는게 유일 | 19.01.28 10:49 | |
49.164.***.***
그냥 오토돌리는거랑 본인이 컨트롤하는거 차이였나요(...) | 19.01.28 12:47 | |
211.181.***.***
이좋은 스토리가지고 겜 그지같이 만들고 참 뻑이가요 뻑이 | 19.01.30 20:52 | |
211.181.***.***
이런 스토리에 겜 거지같이 만드는 뇌없풀 클라스 | 19.01.30 21:11 | |
124.194.***.***
카스야스가 검마 다이무스랑 싸울 때 본체로 찾아갔었습니다. | 19.01.31 12:42 | |
125.137.***.***
220.118.***.***
스토리 작가들 머리 좋습니다. 형이 생각하는 두뇌와는 좀 다름. | 19.01.24 01:53 | |
125.137.***.***
슬픈단잠
아뇨 던파는 재전이등으로인해서 스토리 꼬인거 엄청 많았습니다... | 19.01.24 08:41 | |
175.112.***.***
뭔가함
사실 시간의 문만 조지면 얼추 맞아돌아감. 그 구간이 고치고 고쳐도 기본이 구려서 커버가 안됨ㅋㅋ | 19.01.24 09:44 | |
121.173.***.***
(구)대전이랑 시간의 문 때문에 평가 다 깎아먹는중 | 19.01.27 10:04 | |
221.147.***.***
아 그래서 마수 앞에서 사도들을 찐으로 만들었나? | 19.01.29 17:59 | |
175.112.***.***
욕처먹고 본썹올땐 수정되서 오긴했죠ㅋㅋ | 19.01.30 12:08 | |
220.118.***.***
일반적인 스토리 작가를 이야기한 것 뿐이고, 전 던파는 1도 몰라서 뭐라고 답변해드려야할지...?! | 19.02.02 01:19 | |
221.14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던파 작가 스토리 얘기하는 덧글에 갑자기 일반 스토리 작가 덧글을 달았다고? 내가 뭐라고 답변해야할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9.02.02 02:19 | |
220.118.***.***
뉘예뉘예. -ㅁ-)b 제가 뻘댓글을 적었군요.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 19.02.02 21:21 | |
175.200.***.***
슬픈단잠
찐 | 19.02.04 15:27 | |
221.153.***.***
124.194.***.***
124.194.***.***
근거로는 위대한 의지 스토리에서 칼로소가 모든 힘을 되찾으면 수 없이 나뉘었던 우주가 다시 하나로 합쳐진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 19.01.24 08:42 | |
222.112.***.***
그게 설정이 여러번 바뀜.. | 19.01.24 09:39 | |
124.194.***.***
마계회합이 어느 시점에서 벌어진 건지는 한번도 나온적 없습니다. 던파가 다중 우주 세계관이라는 설정도 칼로소때 처음 나왔구요 저 둘은 바뀐적이 없는 설정입니다. | 19.01.24 12:28 | |
222.112.***.***
다중우주가 칼로소와 고대신의 싸움으로 생겼다는 설정이 여러번 바뀌었다는 말임 | 19.01.24 12:29 | |
124.194.***.***
글쎄요 그 설정은 칼로소가 처음 등장한 대전이 시점부터 지금까지 공식 홈페이지 단편 소설란에 떡하니 있는걸요. | 19.01.24 13:08 | |
222.112.***.***
2016년 10월 20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위대한 의지에 관한 배경스토리에 따르면, 테라인들이 칼로소의 사악한 기운으로 만든 인공 신(고대 12사도)과의 싸움에서 칼로소가 패하여 다른 차원에 가둬졌고, 이후 테라인들과 인공 신들이 서로 싸우다 테라가 멸망했다고 함. 또한 칼로소가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면서 수많은 평행우주를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칼로소의 패배로 평행우주(필멸로 이르는)가 만들어졌다는 리부트 초기 설정과 대조됨. 그리고 2017년 기준 위 개편된 리부트 스토리는 없어지고 기존 위대 의지 칼로소와 고대 12사도의 공멸에 관한 스토리가 남아있음. 단편 소설란은 원래 본 게임에서 오즈마, 미카엘라, 바칼 스토리 통째로 다 들어내고 삭제해버렸을 때도 바칼 홈피 내용은 그대로 남아 있었음. 원래 그런 처리가 허술해서 나중에 본 게임서 어떻게 리메이크되서 나올지나 보면 될듯. 뭐가 맞다 아니다 깊게 따져봐야 결국 또 시시각각 이랬다 저랬다 바뀔 게 뻔하니 | 19.01.24 13:19 | |
59.31.***.***
175.112.***.***
223.62.***.***
182.212.***.***
14.35.***.***
ㅇㅈㅋㅋㅋㅋㅋ | 19.01.24 23:40 | |
14.35.***.***
223.62.***.***
175.223.***.***
네 대전이의 세계는 다른차원의 아라드로 분류되었고 시나리오던전에서도 조금 체험할수있습니다 | 19.01.25 13:37 | |
223.62.***.***
역시 똥을 치우는 좋은 방법은 다른 차원이군요 | 19.01.25 13:55 | |
218.233.***.***
다만 그 다른차원으로 해서 시나리오로 편입된 구간이 별 내용도 없으면서 쓸데없이 구간이 길어서 앞뒤 구간 급전개를 초래하는게 사소하다면 사소한 흠 | 19.01.25 14:16 | |
220.119.***.***
게다가 대전이 레벨 구간은 레벨업권 으로 스킵도 안됨ㅋㅋㅋ 다돌아야함ㅋㅋ 개갓은게임 | 19.01.31 20:23 | |
175.117.***.***
겐트 지역이라든지 다른 구간에서 루즈한 부분이 없는건 아닌데 그런거랑 비교해봐도 대전이 구간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재미없음. | 19.01.31 2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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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9.***.***
던파는 초창기만해도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중 하나였어요. 일반 퀘스트 , 아이템의 플레이버 텍스트로 NPC간의 스토리도 간간히 볼수있었고 현재 던파의 뼈대인 사도 설정도 초창기엔 뭐 알려진게 크게 많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짜임새있었고 .. 캐릭터별로 전직스토리등(지금은 어썬을 돌면 암튼 힘이 생긴다지만) 각성 스토리도 캐릭터별로 달랐고 모아오라는 재료도 던전마저도 다를정도였고 메이플 스토리와 같은 한국 RPG 전성기 게임중 하나이기때문에 그 당시 RPG들이 중요시 여겼던 스토리가 충실한 편이었던편 | 19.01.27 03:28 | |
58.225.***.***
청의목소리가들려
빡대갈 하나가 자케딸 친다고 + 그당시 이슈였던 대격변 따라한다고 대전이라는 이상한 짓거리 하는 바람에 개판났지 원레 스토리 자체는 좋은편에 들었음 | 19.01.27 16: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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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패치로 지금은 스토리 자체는 개연성이 잘맞는데 그래도 옛날 스토리의 요소들이 더 재밌었던거같음 | 19.01.27 15:39 | |
58.225.***.***
초창기 그 분위기에 비할바는 못하지만 그나마 대전이 초중반에 그 끔찍한 수준에 비하면 지금은 환골탈태 수준이죠 | 19.01.27 16: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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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증이 있는 물증이 없는 상황이랄까 | 19.02.01 0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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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야스 설정 바뀐적 없습니다. 프레이와 로터스를 제외한 모든 사도들과 싸워봤지만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압도한적이 없다는게 초기 설정이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 19.02.12 18:36 | |
203.221.***.***
그 설정은 사도나오는 던전에서 카시야스 분신부를때 나오는 상호대사로 오류라고 판단할수 있음. 오즈마와의 상호대사는 둘이 싸워본적이 없음을 유추할수 있고 바칼의 경우도 마찬가지임. 다만 바칼 상호대사는 바칼의 캐릭터성에도 약간 오류인게 느껴지는게 될성싶어서 카인이랑 싸우다가 무승부로 돌아간 프레이나 일단 휘두르다가 패배선언한 카시야스와 달리 바칼은 카인을 보자마자 죽음을 느꼈으니 사도중에서도 남다른 눈썰미를 지녔다고 볼수있는데 분신인걸 단번에 파악한 다른사도들과 달리 그런것도 몰랐으니까 | 19.02.19 12:02 | |
61.83.***.***
112.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