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테라의 한 섬나라에는 '사자 뱃 속의 벌레' 라는 속담이 있었다.
깨달음을 탐구하는 자가 부정을 저지른다는 '사자신중충'에서 유래한 말로
내부의 우환을 미쳐 알지 못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파멸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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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침하여 빛 한점 없는 지하 속에는 전경에 걸맞는 초라한 노옹과 그에 대비되는 화려한 차림세의 여성이 있었다.
그는 낡아빠진 멜빵을 주워입어 추위를 감내하고 있었다.
힐더가 주위를 둘러보자 벽에는 돌칼로 휘갈겨 놓은 정체불명의 그림들로 빼곡했다.
탑 처럼 보이는게 있는가 하면, 불에 휩쌓여 절규하는 파충류의 모습과 검은 눈을 가진 자도 보였다.
이 뒤죽박죽인 벽화에서 맥락을 찾기란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만족스러운 듯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당신의 이름은?"
노인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의 지팡이는 수정의 빛으로 방주변을 조금이나마 밝혔는데,
빛에 비춰진 노인은 생명체라는 감각이 희미할 정도로 미동이 없어 그야말로 녹슨 불상을 연상케 했다.
얼마나 오랜 시간 이곳에 갇혀 있었던 걸까.
"당신의 고향은?"
이번에도 노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당신은 누구죠?"
꽤나 본질적인 물음이었지만 역시나 노인은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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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 샹련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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