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함이 어려있던 루크의 풍채는 보다 주름져 있었다.
찬란하게 휘날리던 머리칼은 마구잡이로 헝클어졌고, 또한 그의 노쇠함을 증명하듯 검버섯도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백년의 세월은 단 하나의 미약한 생물에겐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었기에, 사람들은 루크의 변화를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힐더는 그것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루크는 빵 한조각을 나눠주는 성인처럼 여전히 마계를 가꾸고, 빛을 심었으며 지금도 변함없이 마계인들에게 의로움을 내려주는 존재였다.
이는 그들을 가여히 여기는 그의 순수한 이타심 때문이었다. 루크는 마계의 주민들을 언제나 애처로이 여겼다.
처음엔 그들이 처한 가혹한 환경과 기근이 안타까웠으나, 지금은 이런 여자를 지도자로서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왔다.
"진전은 있소?"
루크는 지금에 와서 더는 의미도 없는 질문을 흘렸다.
"죄송합니다.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그리 대답하겠지.'
루크가 조용히 미간을 구겼다. 명백한 불신의 표명이었다.
그는 더 이상 스스로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와서 외교가 무슨 상관이고 왕의 체면이 무슨 상관인가.
힐더도 알고있을 것이다. 이미 자신이 루크의 신뢰를 져버렸다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 하여 늙고 병든 사자가 어쩔 수 있단 말인가. 이곳은 마계고, 마계는 그의 영토가 아니지 않은가.
"....."
루크의 시들해진 눈동자가 힐더의 가면을 조용히 주시했다.
꿈에서 봤던 차가운 눈동자,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명백백했다.
그의 예언은 어떤 방식으로든 찾아온다.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으로서, 또는 한폭의 화상으로서, 또는 서사를 가진 꿈으로서,
자신의 죽음을 굽어보고 있던 눈동자는 틀림없이 힐더의 가면에 새겨진 그것이었다.
의심이 확신이 된 순간, 루크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의 예언은 백발백중, 틀리는 일이 없다. 때문에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루크는 위대한 왕이었기에, 주저없이 자신의 운명에 대항하고자 한것이다.
그는 모종의 결의를 가슴깊이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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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5 로 바꿔야 합니다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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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 | 19.11.21 17: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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