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었다.
강인했던 몸은 서서히 쪼그라들었으며, 수정과도 같았던 광채는 어느센가 사라져 있었다.
그는 평생 느껴본 적 없는 추위에 몸을 덜덜 떨었다. 또한 그 육체엔 어둠만이 남았으므로 한치 앞도 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것이 군중의 윤곽이라는 것 만을 희미하게 인지할 뿐이었다.
그들은 누구일까. 자신을 도우러 온 이들일까?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하지만 이내 그 기대는 산산히 조각났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말뚝에 꿰뚫린 상태였다. 가슴의 자상에서 어둠의 기운이 바람 빠지듯 뿜어져 나온다.
높이 솟아오른 그는 몸부림을 치며 비명을 지르지만 군중들은 그를 말없이 구경할 뿐이었다.
그 시선이 두렵고 공포스러웠다.
죽음의 순간을 목도했을 때, 어느덧 그의 저항은 사그라들었다. 그는 초점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골고타, 칼바리, 나의 아이들.. 그는 마지막 순간 자식들의 모습을 꿈에 그렸다.
하지만 눈이 감기기 직전 그의 눈에 보인것은 헤블론의 자랑스러운 쌍둥이가 아니었다.
눈동자.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차가운 눈동자..
루크는 잠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