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림시커 사제 누빌루스입니다.
노이어페라로 파견된 그림시커 일당의 리더이자, 디레지에의 환영을 지키는 한편 모종의 실험을 하고 있던 분.
모건의 조사에 따르면 누빌루스는 노이어페라에서 차원의 틈을 열어 '위장자'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요, 구 스토리로 확인할 수 있는 그림시커의 기록에 따르면 실험결과로 이런 구절을 남겼습니다.
"우리가 예상했던 바와 같이 디레지에님의 전염병에 걸린 생명체와 위장자는 본질적으로 같은 기운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더욱더 중요한 발견은, 그들이 풍기는 기운이 바로 우리의 힘을 내려주신 사도 시로코님의 기운과도 본질적으로 같은 성질을 띄고 있음이다.
이는 굶어죽던 이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을 발견한 것과 같으니, 즉, 우리가 보존해야할 사도가 한명 더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만큼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생겨났다는 뜻이 된다.
이제 우리가 할일은 명확하다.. 이 차원의 틈 너머의 이공간 어딘가에 거하실 오즈마님을 모셔, 이 세계를 멸망으로부터 구원해야 한다..."
이걸 남긴 자가 누빌루스라고 명확하게 언급되는건 아닌데, 노이어페라에 파견된 그림시커 사제가 셋이고 그중 리더로 추정되는게 누빌루스이니 정황상 맞다고 봐야합니다.
실험을 주도하고 입증하고 결과를 남길만한게 얘밖에 없어요. 공홈만화인 에서도 이러한 해석을 토대로 누빌루스가 그림시커 파견사제들의 리더로 묘사됩니다.
여하튼 이 기록에 따르면 누빌루스는 가설단계에만 머물던 '오즈마는 사도'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한 중대한 업적을 세웠습니다.
또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주도하여 입증한 행적이 캐릭터가 굉장히 지적으로 보이게끔 해주는군요.
"이는 굶어죽던 이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을 발견한 것과 같으니" 의외로 감상적인 대사도 잘하는군요.
그림시커의 소속인물로서, 사도를 지켜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투철합니다.
이 모든 스크립트가 인게임에 등장하는게 아니라 그저 문서의 형식으로만 접할 수 있고, 누빌루스 자체는 대사 한 번 하고 사망하는 역할이지만 이정도 수준의 묘사로도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와닿습니다.
"후후... 역시나 우리 높으신 분들의 말대로 모험가들이 꼬이는군...
무지로 인한 너희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앞으로 어떤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깨닫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그냥 이곳에서 조용히 죽도록 하여라.
대신 네가 가진 그 넘치는 생명에너지는 나에게 바치라."
그 한번의 대사도 상당히 인상깊군요.
누빌루스가 스토리 상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그림시커 네임드라는걸 감안하면 대사를 적절히 떡밥성 있고 비장하게 잘 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리진에서 누빌루스는?
"누구냐! 여기서 멀쩡하게 움직이고 있다니… 감히 우리를 방해하러 온 건가.
방해받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위대한 그분을 위하여…!"
... 이게 누빌루스의 전체 대사입니다. 이 대사하고 바로 죽고, 문서 읽는거 그런 것도 없어요.
지적인 면, 사명감, 서사 상의 긴장감.
모든 게 다 날아갔습니다.
그렇다고 누빌루스를 갈아엎어서 뭔가 더 유의미한걸 얻었냐면 그런 것도 없습니다. 원래 대사 없던 노이어페라 몹들한테 스크립트 생긴거? 대사 수준이 죄다 없느니만 못합니다.
모건의 일지를 찾아 읽는 것도 생략되서 그림시커의 기원같은 것도 흐지부지됬구요.
그리고 후반부 스토리 설정변경으로 누빌루스의 입지가 굉장히 이상해졌는데..
누빌루스는 그림시커의 '강경파'입니다. 지금은 솔도로스 휘하 인물들이 사도를 다 죽여서 예언을 막겠다, 로 설정이 변경됬지만
초창기엔 '극단적인 수를 써서라도 사도를 지킨다'가 강경파의 모토였습니다. 이 역시 명확히 짚고 넘어간건 아니지만 그렇게밖에 해석이 안 됨. 던파 스토리에 관심있는 모두가 그리 해석했습니다.
근데 오리진은 얘가 강경파라는 설정을 남겨놨습니다. 강경파의 행동양식과 반대되는 사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요약하면 오리진 이후의 누빌루스는
개인 스크립트의 퀄리티도 하향되고, 행적의 의미도 상실되고, 캐릭터성을 추측할 수라도 있는 요소도 삭제, 설정변경으로 바보로 전락.
너프도 이런 너프가 없네요
가뜩이나 탈모라 서러울텐데.
개인적으로 오리진 이후에 등장한 그림시커 멤버 중 누빌루스와 가장 비슷한 인상을 받은 캐릭터입니다.
(IP보기클릭)180.67.***.***
지금나오면 무적떡칠되고 구석에 등대고 짱박힘으로 셰댄들 다 암걸려 죽어요
(IP보기클릭)180.67.***.***
지금나오면 무적떡칠되고 구석에 등대고 짱박힘으로 셰댄들 다 암걸려 죽어요
(IP보기클릭)14.45.***.***
(IP보기클릭)218.235.***.***
(IP보기클릭)223.38.***.***
(IP보기클릭)223.38.***.***
뭐 기존 스토리 세세하게 연구하고 겜사 자체에서 유저들 의견도 듣고 했으면 좋겠지만 일개 직원 한두명이 그정도 스케일 일을 벌일려고 할것같지도않고 네오플 직원들 행태보면 걍 최소한의 할일만하려는 공무원들 보는 느낌이라 | 21.02.01 01:08 | |
(IP보기클릭)118.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