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해도 이제 24시간도 채 안 남았네요...
참 빨리도, 동시에 허무하게도 흐른 해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 하고, 대인관계는 거의 건들지도 못했죠.
제가 다크 소울 3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심심했는데, 제 플레이스테이션 라이브러리에 깔려있길래 시작한 것 이었습니다. 어렵다는 건 듣고 했었죠,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 하던 기억이 아직 나네요. 혼자 깨기 힘들때에는 본적도 없는 영체분들이나 이 게시판 회원분들이 와서 도와주시기도 했죠(영웅 군다 도와주러 오셔서 태양의창 6발에 끝장내고 가신 그분 감사합니다) 뭐 필요하다고 하면 막 주시고 도와달라 하면 바로 도와주시고. 정말 따뜻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곳 같습니다.
한동안 여기에 안 들어와서 계정을 잃어버려 바꿔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있는 사람들은 다 비슷비슷하더군요. 오히려 그 점이 저를 여기에 머물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현재에서 변하지 않고 늘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여기에 들어와서 의미없는 글을 적더라도, 징징대더라도(파리), 살짝 무리한 요구를 했더라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아주셨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이 이런 것이었거든요,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곳, 서로 존중하고 존중 받는 곳.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 여기에 와 있거나 다크소울을 하고 있을 때 저는 정말 편안했었습니다. 앞에 있는 암령한테 내가 언제 썰릴지, 어디서 기습이 들어올지. 이런 것에 몰입을 하게 되니 말 그대로 저에게 다크소울이란 게임은 다른 생각 다 잊고 쉴 수 있는 화톳불이 되어주었습니다. 폰으로 들어왔을때 이 커뮤니티는 숨을 돌릴 수 있게 해주는 에스트가 되어주었습니다. 어떤 게임 하나를 이렇게 진득하고 오랫동안 한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거의 200시간 가까이 하고있는 닼린이로써 느낀 점은 참으로 따뜻하다는 점이네요. 이렇게 따뜻한 커뮤니티가 있다는 것이 놀랍고 기뻤습니다. 이 게임의 상징이 화톳불 인것이 절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게임과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을 이제야 찾은 것이 한일 정도에요.
이렇게 왜 길게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았냐고요? 그냥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 전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모든 의미로요. 부족한 저를 도와주신 것도 물론 있고, 4년이 지나서 사그라 들 수도 있었던 이 게임을 유지시켜 주신것도 감사드리고, 다크 소울의 시간이 멈추지 않게 계속 여기 머물러 주시는 분들도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스크린샷이다 영상을 공유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설정집이나 그림들 공유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솔직히 내년 이 시간에도 제가 여기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업데이트가 더이상 되지 않고있고, 모드를 못 쓰는 플레이스테이션 유저인 저 입장에서는 컨텐츠도 어느 순간 고갈될 것 이니까요. 하지만 갈땐 가더라도, 최대한 재미있게, 따뜻하게 있다 가야겠죠. 최소한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입니다
모든 분들 내년에 하는 일 다 잘 되기를 바라며 이만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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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지금처럼 내년에도 딴겜에 조금 맘 흔들렸다가 닼소겜 하고싶은 맘이 드릉드릉 하셔서 돌아오실겁니당.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연휴 잘보내세용.